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7일 열린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천연물 신약의 총체적인 부실을 질타한데 이어 대한의원협회도 천연물신약의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때 적은 투자비로 한해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리던 천연물신약이 존폐기로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의원협회는 지난 15일 “천연물신약의 벤조피렌 검출량이 안전한 수준이라는 식약처의 주장은 거짓임이 밝혀졌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통해 “WHO 자료를 왜곡해 국민들에게 거짓 정보를 퍼뜨린 식약처 공무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고 식약처장은 대국민 공개사과 및 자진사퇴 해야 하며, 정부는 벤조피렌 등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된 천연물신약들을 모두 판매중지 및 허가취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원협, 천연물신약 안전성 "더 나빠졌다"
의원협회가 지난 7일 발표한 천연물신약 3종에 대한 발암물질 분석결과에 따르면 1년 전과 비슷하거나 일부 제품에서는 더 많은 양의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벤조피렌의 검출량은 스티렌정이 19ppb로 제일 높았고, 조인스정에서는 0.74 ppb가 나왔다. 포름알데히드의 검출량은 신바로캡슐이 21ppm, 조인스정에서 9ppm, 스티렌정에서 8ppm이 검출됐다. 스티렌은 벤조피렌과 포름알데히드 모두 더 많이 검출됐고 조인스는 지난해 검출량과 비슷했다. 신바로는 벤조피렌의 경우 거의 검출되지 않았지만 포름알데히드는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협회는 “식약처와 제약사의 대책에도 결과적으로 천연물신약의 발암물질 검출량이 줄지 않았고 오히려 증가했다”며 “천연물신약 장기복용에 따른 위험성 평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약처가 내세운 WHO기준은 조작된 것”
벤조피렌 검출 등으로 천연물신약의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올랐을 때 식약처가 검출된 양이 WHO 기준 1일 섭취허용량 이하라며 안전하다고 해명한 발표에 대해서도 거짓 해명 논란이 일고 있다.
의원협은 “검출된 벤조피렌을 매일 평생 복용해도 안전하다”고 해명한 식약처의 주장에 대해 “WHO 기준이라고 내세운 기준은 동물실험에서 얻어진 '벤치마크용량'을 안전기준으로 둔갑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독성물질을 평생 섭취해도 유해하지 않은 하루 섭취허용량을 산출하려면 벤치마크용량을 계량화하고 종간 변이에 따른 편차를 보완하기 위해 불확실성 계수로 벤치마크용량을 나눈다.
그런데 식약처는 불확실성 계수로 벤치마크용량을 나누지 않고 벤치마크용량을 1일 허용치로 그대로 인용해 안전기준을 작위적으로 높였다는 의혹이다.
그 결과 성인기준 벤조피렌 섭취허용량이 한국인 벤조피렌 하루 평균 섭취량인 37ng보다 16만2162배 높은 6mg으로 둔갑했다는 게 의원협의 주장이다.
의원협은 식약처에 자료 출처를 묻는 정보공개청구를 했으며 공개된 출처를 근거로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 의원협회은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벤조피렌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해 극미량으로 인체에 유해할 수 있어 1일 섭취허용량 기준 자체를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양의사 3명 중 1명 천연물신약 처방 줄여
천연물신약의 발암물질 검출이 논란이 되자 양의사들의 처방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의협신문이 지난 7월말 천연물 신약과 관련한 논란이 의사들의 처방패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기 위해 개원의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천연물신약을 처방하고 있던 의사 3명 중 1명은 논란 이후 천연물 신약 처방을 줄였거나, 5명 중 1명은 처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약품 처방데이터 IMS 헬스데이터에 따르면 스티렌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95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30억 원보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조인스 역시 올 상반기 11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124억 원보다 줄어들었다. 다만 녹십자의 신바로는 올 상반기 252억 원을 기록해 2013년 247억 원보다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