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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2일 (토)

2014년 인천 장애인 아시안 게임을 마치고

2014년 인천 장애인 아시안 게임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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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진 부회장(대한스포츠한의학회)



2014년 10월 18일부터 24일 까지 41개국 6,000명 정도 선수단 규모의 대회 기간 동안 한국 선수단은 486명(선수는 335명)이 참가하였는데 팀닥터 2명과 함께 팀닥터 한의사로 의무지원 업무를 수행하였다

한국은 금메달 67개, 은메달 54개, 동메달 72개로 종합순위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1위, 라이벌 일본은 3위, 이란이 4위를 차지했다.



광저우 장애인 아시아 게임에서 막판까지 경합을 벌이다 아슬아슬하게 2위를 차지한 경험이 있어 홈에서의 긴장도는 더 했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대회 3일 경부터 3위와의 격차를 벌이기 시작해서 여유 있게 2위 자리를 수성 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불완전한 신체이지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 주기 위해서 극도의 신체활동을 한다. 보는 이는 탄성을 지르기도 한다. 불안과 예상치 못한 격렬함에 놀라서 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바퀴가 빠지고 휠체어끼리 부딪혀 사람이 바닥에 내팽겨 쳐지기도 한다. 누군가 일으켜 세워주지 않으면 바닥에서 일어서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나 나의 염려와는 다르게 묘기를 부리듯 휠체어를 다리삼아 공중부양 하듯이 벌떡 몸을 일으켜 세운다. 오래전부터 몸으로 마음으로 단련이 되었을 것이다. 이 ‘휠체어 럭비’ 장애인 경기 중 가장 격렬한 경기일 거라 짐작이 든다.



장애인 게임은 처음부터 경쟁이 되지도 않을 게임이 많다. 애초부터 월등한 신체적 차이로 승부가 거의 결정 나는 경기도 있다. 장애인 게임은 처음부터 불공정하다. 기량의 차이보다도 등급분류 과정에서 벌써 승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더 많아 보인다.



참고로 일반인들에게는 승부의 경쟁을 ‘게임’이라 부르지만 장애인게임에서는 이를 ‘이벤트’라 부른다. 장애의 종류가 참가하는 선수만큼이나 다양하고 폭이 넓기 때문에 공정한 승부가 되지 않아 정상인 선수들과 대비해서 이런 이름을 붙였으리라 짐작된다.



사마천이 사기를 쓰던 2000여년 전에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도 불평등한 부분은 여전히 존재한다. 인간의 역사를 통하여 만민이 평등했던 시절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불평등을 인정한 후에야 평등하고 공정한 세상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다. 사마천은 불평등한 현실을 인정하고 열심히 노력하여 성공하라 한다.



5년 동안 선수들과 함께 했고 실질적인 치료와 기능 개선 등의 도움과 혜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형태의 팀닥터가 아니라, 선수와 감독 그리고 관계자들의 적극적 추천과 도움으로 만들어진 불평등한 팀닥터였다. 공식적 팀닥터는 아니지만 선수와 감독들의 요청에 의해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나와 한의치료적 방법들이 이들로부터 요구 받았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종합대회의 ‘팀닥터 한의사’로 실질적 인정을 받고 활동을 하게 된 것 같다.



지난 광저우 장애인 아시안 게임 이전부터 선수들과 함께 해왔고 수많은 ‘놀라운 사실’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 그때 있었던 ‘사건’으로 묻어 버렸던 과거가 약간은 억울하기도 하다. “근면이란 그저 쉼 없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있는 발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힐티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제부터는 ‘놀라운 사실’들을 그냥 묻히게 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함께하는 이들과 표현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하겠다. 나와 우리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장애인과 선수들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우리의 장점을 알려야 하고 우리의 가치와 장점이 표현되고 알려져서 널리 이용되어지면 이처럼 보람된 일이 있겠는가?



다행히도 시각축구 선수의 충돌로 인한 코뼈의 골절, 뇌성마비 선수의 힘겨운 시합으로 인한 경련, 요도 감염으로 인한 발열 이외에는 대회 마지막 날까지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비교적 잘 정비된 체계와 의료접근성, 또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약간의 무리한 일정 때문에 밤늦게 까지 대회가 치러지기도 하였으나 선수들이 잘 견뎌준 몫도 있을 것이다.



인생은 의지와 관계없이 그냥 왔듯이 갈 때도 그냥 가는 것이 아닌가. 이들도 의지와 관계없이 장애를 가지게 된 것이리라.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하는지? 이런 고민을 멈추면 인생은 축제가 된다고 한 릴케의 시 한 구절이 생각난다. 아마도 이들은 훨씬 더 이런 질문을 했으리라. 아마 지금도 이런 고민은 진행 중일 것이라 짐작된다.



두 발도 땅을 디딜 수가 있어서, 두 눈과 빛의 결합으로 볼 수가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 ‘일상’과 ‘감사’를 나의 밥상과 가슴에 놓을 것이다. 매일 곱씹고 매일 가슴에 새기는 훈련을 할 것이다. 또 존재와 관계에 대하여 생각할 것이다. 그들이 나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아무런 주저함 없이 ‘예’라고 대답한 것처럼 앞으로도 그들이 나의 이름 불러주면 또 ‘예’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거북이와 토끼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경쟁이 되지 않은 게임인데 거북이가 이기게 된다. 거북이는 경쟁자인 토끼를 바라본 것이 아니라 목표지점을 바라본 것이다. 영원한 승자는 없지 않는가? 어제는 승자는 내일의 패자 되기 마련이다. 인생을 이렇게 한 뼘의 승부로 살수는 없지 않은가? 경쟁보다 목표하는 말을 하기 위함이다. 거북이는 단지 자신의 길을 느리게 간 것 뿐이다. 그들은 그들을 구속하는 몸과 마음과 남들의 시선 극복하는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었고 나는 그들의 도움이가 되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었던 힘은 뜻을 함께한 친구들이 있어서 가능했다. 스포츠한의학회 친구들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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