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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2일 (토)

法, 불법으로 침놓은 양의사에게 ‘유죄’

法, 불법으로 침놓은 양의사에게 ‘유죄’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침을 놓고, IMS시술을 했다고 주장한 양의사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IMS 시술은 한의학적 침요법과 유사해 그동안 논쟁이 지속돼 왔고, 대법원이 지난 9월, 침을 놓고 IMS 시술이라 주장했던 양의사에게 유죄를 선고한데 이어 같은 판결을 내렸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소영)는 면허 범위 외 의료 행위로 고발된 양의사 선 모(47)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로 판결한 1심과 달리, 피고인을 벌금 100만원에 처하고 유죄를 선고하기로 한 2심을 확정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피고인인 양의사 선 씨는 지난 2011년 5월, 고양시의 한 정형외과의 물리치료실에서 IMS 시술이라며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침대에 엎드리게 한 후, 허리 부위에 여러 개의 침을 꽂은 채 적외선을 쪼였다가 약 5분 후 뽑아, 한의사 면허를 취득해야 가능한 침술의료행위를 한 혐의로 대한한의사협회로부터 고발됐다.



재판부는 “구 의료법에서 한의사와 양의사가 동등한 수준의 자격을 갖추고 면허를 받아 각자 면허된 것 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이원적 의료체계를 규정한 것은 한의학이 서양의학과 나란히 독자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 국민들이 서양의학 뿐 아니라 한의학의 발전에 따른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한의사와 의사가 각자의 영역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국가로부터 관련 의료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검증받은 범위 외의 의료행위를 할 경우 사람의 생명, 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료법령에 한의사와 의사의 의료행위를 정의한 바 없으므로 구체적 사안에 따라 파악해야 하는데 해당 피고인의 시술행위가 IMS 시술이라기보다 한의 침술로 판단한 2심은 법리에 부합되며, 상고에서 제기한 주장과 같이 한의의료의 개념과 의료행위의 재량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형사법에서의 유추 해석, 확장해석 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부분이 없어 상고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박정연 대한한의사협회 법제이사는 “그동안 양의사들이 무분별하게 침을 놓고 IMS라고 우기면 경찰 단계에서 무혐의로 처분이 나 기소가 안 되는 경우가 잦았는데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을 내려 앞으로 양의사들이 침을 놓고, 무조건 IMS라고 우기는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 같다”며, “한의계의 의권이 양의계의 학문적 표절에 의해 침해당하는 잘못된 행태를 좌시하지 않고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피고인인 선 씨는 해당 의료행위가 IMS 시술로써 한의학의 전통적 침술행위와는 별개인 양의학적 의료행위라고 주장해 왔다.



1심에서는 해당 진술이 받아들여져 무죄가 선고됐다. 피고인이 침을 이용해 시술했다는 점만으로는 한의학에 기반한 침술행위를 했다고 단정지을 수 없고,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는 허리 근육 부위에 두께 0.25mm, 길이 40mm 정도의 호침 9개를 IMS 시술 이론에 따라 통증 유발점을 자극할 수 있는 약 40mm정도의 일정한 깊이로 꽂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2심에서는 한의사와 의사의 면허범위를 구별해 이원적인 의료법 체계를 유지하는 우리나라의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피고인의 시술 행위는 IMS 시술이라기보다 한의사 면허를 취득해야만 가능한 한의침술행위로 판단된다고 판단,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9월 양의사 정 모 씨에 이어 IMS 시술이 한의침술 행위에 가깝다는 판결이 잇달아 선고돼, 향후 재판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은 왜 유죄로 봤나?

재판부는 “당시 환자에게 침이 꽂혀 있던 부위들은 한의 침술 행위에서 통상적으로 시술하는 부위인 경혈과 거의 다르지 않고, 침이 꽂혀 있던 방법도 경혈 부위를 따라 일렬로 꽂혀 있었는데 이는 한의학적 침술인 자침법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40mm정도의 호침을 통증유발점에 약 40mm정도의 깊이로 꽂은 사실을 근거로 한의침술이 아니라고 하지만, 한의침술 중에는 100mm가 넘는 장침도 있고, 한의 침술도 환자의 상태나 증상에 따라 찌르는 깊이를 달리 할 수 있어 40mm정도로 찔렀다는 사실만으로 한의침술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침을 놓은 위치 및 침 놓는 법 등을 감안할 때 한의침술 행위와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재판부는 피고인인 양의사가 사용했던 침도 한의에서 사용하는 침과 동일했다고 지적했다. 대한통증학회 소식지에 따르면 IMS시술의 경우, 침술용 침이나 침통을 사용할 수 없고,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IMS용 플런저와 바늘을 사용해야 하는데, 피고인은 한의치료에 사용되는 침을 썼고, 침을 삽입하면서 플런저 등의 도구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피고인이 침을 꽂은 부위에 적외선을 쪼인 것도 문제가 됐다. 한의침술에서 주로 쓰이는 시술방법일 뿐더러 일반적인 IMS 시술에서는 상당한 자극을 가하지 않는 상태에서 침을 꽂아둔 채로 적외선을 쪼이도록 하는 방법은 상정되지 않고, 침을 삽입한 후 전기자극이나 자입, 자출, 회전 등 물리적 자극을 최소 20분 이상 가해 단축된 근육의 이완을 돕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피고인은 손으로 침을 왕복운동 해 근육에 자극을 주었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환자가 아니라고 증언했고, 전기자극을 가하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IMS, 선진국에서도 침 요법의 하위 범주로 분류



미국 내 침구 및 전통의학 협의회(CCAOM;Council of college of Acupuncture and Oriental Medicine)가 'dry needling(건식 바늘 시술)'에 대해 입장을 밝힌 문건을 살펴보면 “dry needle(건바늘)을 사용하는 어떠한 행위도 그 행위를 기술하는 언어와 상관없이 침술”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견해에 따르면 IMS 또한 dry needle을 이용하여 시술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침술이라 할 수 있다.



침구 및 전통의학 협의회는 미국 교육부로부터 인증받은 조직으로 미국 내 침구과 대학 및 전통의학과 관련한 대학을 인증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CNTC(Clean Needle Technique Course)로 알려진 국제적 침 안전 과정을 운영하고, 미국 내에서 침 시술과 관련한 거의 모든 단체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표성 있는 조직이다.



한의계 관계자에 따르면 IMS는 말레이시아 화교 출신 양의사 Gunn이 캐나다에서 학문적으로 침 이론 및 술기의 일부인 경근자법과 아시혈요법을 모방해 만든 것으로 침술의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처럼 별도의 한의사 면허제도가 없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양의사들이 IMS와 같은 별칭으로 침 시술을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같은 선진국인 독일 등에서 수 만 명의 양의사들이 침 시술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결국 국내에서 IMS 시술을 하는 것은 캐나다에서 동양의 침 이론 및 술기를 모방해 만든 시술을 우리나라의 양의사들이 역수입하는 방식으로 들여와 시술한 것에 불과한 셈이다.



IMS가 서양의학? 법원 판결로 의협 입지 좁아질 듯



그동안 대한의사협회는 IMS가 전문적인 임상 경험을 이용해 근육에 존재하는 운동점이나 근육 구축현상을 풀어주는 지극히 과학적인 방법에 근거한 의료행위이며 서양의학이라고 주장해 왔다.



지난 9월 법원에서 양의사의 IMS시술이 ‘한의 침술’이라고 판결이 난 후에 대한의사협회에서 발표한 ‘의사의 의료법 위반 관련 대법원 판결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도 “해당 의사가 의료행위인 IMS 시술을 한 것이 아니라 한의 침을 이용해 IMS의 목표점에 해당하지 않는 지점에 침을 놓는 등 한의 의료행위인 침술행위를 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IMS라는 시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피고인인 양의사가 예외적으로 잘못된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조정훈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간사도 “IMS는 침술과 아무 상관없는 치료로 한의계의 억지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고, 차의과대병원 안강 외래교수 역시 “IMS와 침술은 명백히 다른 치료”라며 “침술은 목적점 없이 피부에 있는 경혈점을 따라 시술하지만 IMS는 비정상적으로 근육이 긴장해 섬유화된 부위, 즉 목적점에 바늘을 주입, 전기자극을 이용해 치료하게 돼 있다”는게 그간 양의사들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과, 지난 9월에 있었던 판결에서 보듯, 법원은 일관되게 “의료법령에 한의사와 의사의 의료행위를 정의한 바 없으므로 구체적 사안에 따라 파악”해야 한다면서 결론적으로는 양의사들의 의료행위가 한의치료에 가깝다고 판시했다. 일선 의료현장에서 통증 부위에 바늘을 꽂는 행위 자체가 사실상 한의치료에 가깝게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전호성 대한한의사협회 법제부회장은 “이번 대법원 판결은 IMS의 행위정의에 맞지 않는 양의사들의 무분별한 침 시술에 경종을 울릴 단초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으며 대한한의사협회는 원칙적으로 IMS시술 자체가 한의 의료행위인 침술의 일종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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