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좌담회
-이용운 부회장(한의협 한의약폄훼 대응 법률대책특별위원장)
-김지호 기획이사(한의신문 편집위원)
-손창규 교수(대전대 한의대 간계내과)
-이은용 교수(세명대 한의대 침구과)
-선재광 원장(대한한의원·한방고혈압연구회장)
-박경철 원장(소나무한의원·중앙대의원)
-안종주 위원(한국사회정책연구원·전 한겨레신문 보건복지전문기자)
한의신문은 10일 양의사들의 극에 달한 한의약 폄훼 사태와 관련해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양의사들의 한의약 폄훼와 증오, 그 근본적 원인과 대책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 좌담회에는 대한한의사협회 이용운 부회장, 김지호 기획이사, 손창규 대전대 한의대교수, 이은용 세명대 한의대교수, 선재광 대한한의원장, 박경철 소나무한의원장, 안종주 한국사회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참석해 양의사들의 한의약 폄훼 원인을 진단하고, 그에 따른 대책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또한 본지에서는 좌담회 이후 각 참석자들이 발표한 양의사들의 폄훼 원인과 대응 방안을 후속적으로 지면에 소개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김지호 이사 : 최근 언론이나 전문지를 보면 무조건 한의학은 안된다고 부터 시작해 한방대책특별위원회 등 의협 산하단체에서는 매번 한의학은 말살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한약 먹지마라’, ‘침 맞지마라’, ‘모유수유 중 한약안된다’는 등 환자들이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고자 좌담회를 기획하게 됐다.
이용운 부회장 : 양의사들의 한의학 폄훼가 도를 넘고 있다. 올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3년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의원은 1,536개소, 하루 평균 4.2개 꼴로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방 개원가가 심각한 경영난으로 인한 어려워지자 그 돌파구를 엉뚱한 곳에서 찾고자 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몰락하는 양방 개원가 현실을 개선할 대책이 결코 한의약 폄훼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한의약 폄훼가 진정한 해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의사협회 산하 한특위를 비롯해 많은 양의사들이 엉뚱한 방향으로 자신들의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려고 하고 있다.
현재 양의사들은 한약 복용 금지와 수술전후 침 시술 금지를 비롯해 한의사는 의료인도 아니라는 막말까지 하고 있다. 의료체계의 두 주인의 위치인 한의사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군림하겠다는 노골적이고 편협한 시각으로는 국민들의 외면을 불러와 더더욱 양방의료의 몰락을 재촉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양의사들이 이토록 한의약을 폄훼하고자 하는 것인지, 또한 어떤 대응책을 통해 한의약의 권익을 수호할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대응 방안이 있어야 할 것 같아 오늘과 같은 좌담회를 마련하게 됐다. 오늘 좌담회가 한의약 수호의 새로운 시발점이 되는 불씨로 작용했으면 한다.
이에더해 간계내과와 침구과 교수님을 비롯해 각계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침 맞는게 왜 문제없나, 간질환과 한약이 왜 상관이 없는지 등 전문적인 얘기들을 해봤음 좋겠다.
박경철 원장 : 불과 십몇년 전만 해도 자기의 영역에서 충실히 진료하기만 하면 경제적인 면에서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몇 차례의 경제적 위기를 겪으며, 의료기관 경영에 있어 수익창출의 어려움이 나타났고, 의료정보 또한 손쉽게 파악되는 과정에서 양약의 위험성과 독성이 쉽게 노출돼 이를 전환하기 위한 방편으로 양의사들의 한의약 폄훼가 극에 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의료일원화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훗날 의료일원화 내지 협력진료 체계를 구축하는데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한의학을 폄훼함으로서 필요한 부분은 흡수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의 한의학을 버리고자 하는 목적이 깔려 있다고 생각한다.
손창규 교수 : 양의사들의 한의약 폄훼는 한약에 대한 정복욕(?)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특히 천연물신약의 증가와 침의 유용성이 증가하면서 한국에서의 한의사의 입지를 축소시키려는 의도가 작용됐다. 이를 통해 향후에 한의약 분야에 있어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정책을 펴고자 하는 것도 한 원인이다.
선재광 원장 : 이러한 행태는 서양의학의 이론과 임상이 한계에 왔음을 자인하는 것이다. 한의적인 치료를 무시하는 정도에서 한의약 치료의 우수성이 드러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데카르트적이고 뉴톤적인 사고에서 출발한 이원법적이고 환원적인 과학적인 서양의학은 이 시대에 맞지 않은 생명관으로 만 천하에 드러나고 있으니, 한의약을 그들의 영역으로 편입시키려는 고도의 전략이 들어가 있다.
안종주 위원 : 한의학의 두 축은 침뜸과 한약(첩약)이었으므로 그 가운데 한 축인 한약에 대해 공격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약은 독이다’라는 생각이 강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양약은 때론 문제가 심각하게 될 수 있고 실제로 그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가운데 일부 환자들은 양의학에 기대지 않고 한의사의 첩약이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보고 한의원을 찾아왔기 때문에 이를 공격해왔고, 그것이 언론 등의 확대 재생산으로 국민들에게도 먹혀 한약은 간독성을 일으킬 위험이 늘 있는 약으로 각인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손창규 교수 : 한약 안전성 문제와 관련해 전국의 17개 의과대 부속병원에서 2년간 371명의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간독성 연구 조사를 했고, 이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적 있다. 이 발표에 따르면, 허벌 메디슨(한약)이 간독성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버렸다. 이 논문은 세계 유명학회지에도 실렸다.
그러나 논문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많은 허점이 있다. 입원한 371명을 분석한 결과, 간독성 원인으로 한약이 40%, 양약이 37.47%, 민간약이 22%로 나타났는데, 여기에는 큰 맹점이 있다. 입원한 371명을 분석한 것인데, 바로 이것에 문제가 있다.
한약의 경우는 독성이 생기면 입원하게 되고, 양약의 경우는 미리 스크린돼서 양의사들의 의료기관에서 사전에 처치가 된다. 즉, 간독성의 발병률적인 차원에서 전체 발생자가 모집단이 돼야 하는데 이 연구논문에서는 그 것이 모집단이 아닌 것이다. 모집단 설계 자체를 잘못해 놓고 우리나라에서 간독성의 주원인은 한약이라고 떠들어댄 것이 바로 문제다.
그래서 한약 간독성과 관련해 한약을 무작위로 투여했을 때 얼마만큼의 리스크 사이즈가 있는지, 대전대 한방병원과 둔산한방병원 두 곳서 전향적 조사를 했다. 313명이 처음에 입원시 간독성 없었다. 퇴원 후에도 계속 조사해서 간검사를 했다. 순수하게 한약만 먹은 57명은 간독성이 전혀 없었다.
다만, 양약과 한약을 병용해 복약한 경우 256명 중 6명이 독성이 생겼다. 이는 스테로이드나 항생제, 해열진통제나 이런 약들을 먹은 것 때문인지, 한약이랑 섞여서 그런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또한 정부기관의 약물감시센터에 자발적으로 보고된 약물 부작용 분석 결과에서도 한약으로 인해 보고 된 것은 단 1건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런 건 언론사에 제공이 안되고 있다.
김지호 이사 : 진료할 때 환자들이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지는 것 아닌가라고 많은 질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손창규 교수 : 일반적으로 양약의 10분의 1밖에 안된다고 얘기해준다. 무조건 아니라고 하면 설득력이 없다. 리스크가 양약보단 크게 적다고 얘기해 준다.
이은용 교수 : 한약 쓰려고 할 때 독성 어떡하냐고 묻는데, 우리는 간염을 유발하는 약이 아니라 간을 치료하는 약이다, 한약이 간을 치료한다는 쪽으로 계속 방향을 잡고 나갈 필요도 있다.
박경철 원장 : 환자의 절반 정도가 한약의 간독성 문제를 거론한다. 그럴 때 마다 한의약 전문가의 위치가 아니라 서포트하는 입장이라는 느낌이 든다. 교수들께서는 3차 의료기관에 있으니까 전문적인 얘기를 해줄 수 있지만 개원가는 마땅하게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증상이 좋아지고 있는데도 산부인과에서 한약 먹지 말라고 했다고 해서 한약 복용을 꺼리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 말을 한 산부인과 의사랑 통화도 했다. 그 의사랑 통화해서 한약을 왜 투약하면 안 좋은지 물어보면 정작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환자의 결과는 좋아졌지만, 그것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는게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