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약 과학과, 표준화 없는 세계화는 ‘사상누각’
“이익창출 앞서 의료윤리적 측면 항상 고려돼야”
산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한의약 세계화 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통합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한의약 외국인환자 유치사업 비전 및 과제’를 주제로 열린 제4회 한의약 글로벌헬스케어 정책포럼에서 가진 패널토론에서는 한의약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먼저 자생한방병원 국제진료센터 라이문드로이어 센터장은 “한의약의 비수술적 치료를 선호하며 한방의료관광의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일본인들이 한일관계 악화로 2년 전부터 급감하면서 카자흐스탄 등 중동과 러시아 시장을 개발하고 있다”며 항상 새로운 시장을 개발하고 여러 국제적 상황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할 것을 조언했다.
또 외국인들이 한의약의 비수술적 치료방법을 좋아하지만 한약 복용 및 세관 통관 문제, 비자 문제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에대한 개선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경희대학교 이훈영 교수는 한의약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되 치료보다 더 큰 시장을 갖고 있는 치유 즉 건강증진 시장으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단 그 효과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고 음식, 정신, 문화산업과 결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한의사협회 김지호 이사는 한의약 세계화의 대상이나 연계방식에 따라 치료적 관점으로 접근할 것인지 문화상품적 측면을 강화해 갈 것인지 달라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이사에 따르면 이미 한국에 호의를 갖고 방문하는 사람에게는 문화적 측면을 강화해 접근할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치료적 측면에 집중해야 한다.
중의약의 경우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면 정부차원의 압도적 지원에 힘입어 한국 한의학 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병원 중심의 시스템을 갖고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특화진료에 취약한 면을 갖고 있다.
그래서 탈모나, 비만, 성형 수술후 관리 등에 대한 한의약 치료의 우수성을 알리면 충분히 중국 환자 유치에 효과적이란 분석이다.
영미권이나 러시아 또한 마찬가지다.
외국은 오히려 전통의학에 대한 선입견이 없어 서양의학으로 치료받지 못하는 부분을 한의약에서는 이렇게 치료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한의약의 치료의학적 측면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의사들이 해외 환자 유치에 익숙하지 않아 이러한 부분에 대한 인식 제고가 반드시 필요하고 한의약 세계화 사업 추진 주체들이 보다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 사업을 추진해야 보다 나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건복지부 한의약산업과 강석환 과장은 한의약의 과학화, 표준화 없는 세계화는 허황된 얘기가 될 수 있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강 과장은 “한의사 개인의 역량이나 실력은 세계적이지만 제약부분이 취약하다”며 “제약산업은 건강보험 보장성이 뒷받침돼야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약침, 추나, 난임에 대한 보장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니 한의계에서는 이를 위한 근거를 마련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과장은 의료봉사, 해외거점구축사업, 해외환자 유치사업, 나눔의료 등이 각기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지만 시너지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상호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며 해외거점사업 진출 국가 다변화 차원에서 성장가능성이 큰 아세안 시장을 전략적으로 집중할 것을 제언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 김계진 이사는 국내거주 외국인에 대한 홍보 강화와 세계 50여개국 진출이 가능한 영국 의사면허 시험에 한국 한의사들이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면 해외 진출에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차원에서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패널토론의 좌장을 맡은 가천한의대 박종형 교수는 이익 창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의료윤리적 측면이 항상 고려돼야 한다는 점을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