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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과 월의학의 만남, 세계 속의 한의학적 소통”최홍욱 원장(강남자생한방병원) ‘한의학의 세계화’. 예로부터 한의학을 뜨거운 화두이다. 필자 역시 학생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던 중 KOMSTA를 알게 되었고 활동에 지원하려고 하였으나, 팬데믹 상황에서 많은 의료봉사가 취소 혹은 연기되면서 아쉬움을 삼키고 다음을 기약하였던 기억이 있다. 한의사가 된 이후로는 ‘세계 속의 한의학’이라는 주제에도 관심을 가져, 국제 진료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병원에 지원하여 수련의 생활을 하면서 외국인 환자 치료 경험을 쌓았지만, 여전히 이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러던 와중 콤스타 해외 봉사단 모집 공고를 보고, “진료를 통해 언어와 국경의 장벽을 넘는다”라는 콤스타의 기치에 크게 공감해 지원하고, 마침내 봉사활동에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현지 시각으로 밤 10시가 다 되어 호찌민시 떤션넛 국제공항에 도착 후 짐을 찾고, 2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근교인 바리아-붕따우 현에 도착하여 숙소에 몸을 누이니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다. 다음 날은 한의대생 단원들과 함께 진료소 세팅을 했는데, 각자의 진료 스타일에 맞게 세팅을 할 수 있게 최대한 배려해 주는 점이 인상 깊었으며, 현지 한국어학과 대학생 자원봉사자분들이 통역 및 의료봉사 홍보를 도와주셨다.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 시행하였던 사전 교육에서는 베트남 국민 대다수가 노동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이 83.8%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하였다. 또한 실제로 만난 환자분들 중에서는 양쪽 팔꿈치 및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도 유의미하게 많았는데, 주요 이동 수단 및 운송수단으로 오토바이를 많이 타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실제로 2018년 통계에 따르면 베트남에 있는 오토바이만 4600만대라고 하고, 그로 인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도 높고(대략 일평균 30명), 오토바이가 뿜는 매연으로 인해 폐렴 등 호흡기 질환도 사망자 수 상위 질환에 속해있었다. 봉사 동안 하루 평균 40여명 정도의 환자를 보았고, 근골격계 환자 위주일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는 다르게 내과 환자는 물론,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인한 피부과 환자 등 다양한 환자를 볼 수 있었다. 익숙지 않은 분야의 치료라 진땀을 뺀 부분도 있었지만, 기존에 루틴하게 하던 진료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진료 외적으로는 찌는 듯한 날씨와 습도, 시도 때도 없이 오는 스콜, 그리고 예고 없이 찾아오는 정전 등 꽤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주어진 치료수단(침, 도침, 부항, 보험한약 등)을 최대한 활용하여, 한의학의 우수성과 치료 효과를 직접 느끼게 하고, 이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여 내심 뿌듯하기도 하였다. 한의학과 월의학 이번 봉사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이번 의료봉사의 장소였던 ‘호찌민-쩌우득 사립진료소’에는, 원래부터 근무하던 의사분들도 있었고, 그분들을 통해서 간접적이나마 베트남의 전통 의학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베트남의 전통 의학인 ‘월의학’에서도 침을 이용한 치료를 한다는 것과, 그 양상이 한국의 침구학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주된 차이점으로는 전반적으로 좀 더 길고 굵은 침을 사용한다는 것과, 직자보다는 사자 혹은 침을 묻듯이 놓는다는 것, 그리고 한국과는 다르게 일반적으로 침 치료보다는 한약 치료에 좀 더 친숙한 편이라는 점도 있었다. 이는 베트남의 역사적 상황에서 기인하는데, 수도인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 지방은 예로부터 중국과 교류하며 중의학의 침과 약이라는 이중체계, 그리고 변증 등 중의학적인 체계가 일찍이 자리 잡았으나, 호찌민(=사이공)을 중심으로 한 남부지방은 별개의 국가인 참파의 전통이 남아, 주로 약초를 중심으로 한 별도의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로부터 수많은 시간이 지났으나, 우리가 갔던 남부의 붕따우는 그런 전통을 간직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한국과의 교류 측면에서, 베트남은 침향 공진단 등에 사용되는 침향의 산지로 예로부터 유명하였으며, 현대에도 한국에서 소비되는 침향의 대부분은 베트남에서 수입되고 있다. 역으로 베트남 전통 의학계에서도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 여러 병 원 혹은 대학들과 MOU를 맺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듯이, 두 전통 의학 체계는 현대에도 밀접하게 교류하고 있었다. ‘세계’는, 우리 생각보다 가까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번 봉사를 통해 한의학을 세계에 알리는, 즉 ‘한의학의 세계화’는 물론, ‘세계 속에서의 한의학’이 어떤 위상을 가지고, 다른 (전통)의학 체계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가능한 한 해외에 자주 나가 의료봉사를 하고 싶었지만, 현실의 여건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고민이었다. 그러다가 뜬금없지만, 다음과 같은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되었다. 영화 ‘토르: 라그나로크’에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아스가르드는 장소가 아니다... (중략) 백성들이 있는 곳이 곧 아스가르드이니라.” 한국 밖의 ‘세계(Global)’를 만나기 위해서는, 비행기를 타고 멀리 나가야 한다고 막연하게 생각하였었다. 하지만, 저 대사에 비추어 본다면 장소보다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있는 곳이 바로 세계이고, 그들을 치료하며 ‘한의학적 소통’을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KOMSTA에서는 국내 거주 외국인 노동자 진료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멀리서 찾기보다는 주변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여 이번 봉사에서 느낀 것들을 실천해 나가려고 한다. 소중한 기회를 주신 콤스타의 이승언 단장님, 그리고 일주일간 함께 고생한 원장님들, 학생 단원분들을 비롯한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
“가을 제주 여행…‘쇠소깍 산물 관광농원’으로 오세요~”문창민 원장(제주시 문창민한의원)·제주도한의사회 외무부회장 [한의신문] 제주도의 이색 박물관인 ‘쇠소깍 산물 관광농원’을 운영해오고 있는 문창민 원장(제주시 문창민한의원)은 최근 ‘한라봉꽃 축제’를 개최, 다양한 이벤트 행사 및 체험 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특히 제주도한의사회 외무부회장이기도 한 그는 ‘산물천연크림 만들기 체험’, ‘청소년 진로 선택(의료인 등)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한의약 홍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본란에서는 가을을 맞아 대표 여행지인 제주도와 ‘쇠소깍 산물관광농원’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제주도 토박이로 의료활동을 해오고 있다. 원광대 92학번으로, 지난 2001년 제주도 서귀포시 서부 대정읍에서 보화당한의원을 개원했다가 이후 2017년 제주시 노형동 문창민한의원으로 이전·개원해 진료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제주도한의사회에서 외무부회장을 맡아 회원 간 소통도 이끌어오고 있다. Q. 쇠소깍 산물 관광농원을 개장했다. 제주도 명소로 꼽히는 쇠소깍 산물 관광농원의 ‘쇠소깍’은 ‘소가 누워있는 모습의 연못’이라는 뜻의 ‘쇠소’에 마지막을 의미하는 ‘깍’이 더해진 제주 방언으로, 지난 2020년 8월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에 개장했다. 농원은 한라봉 재배하우스 내 약 800평 공간에 작고하신 부친이 30여 년간 수집한 옛 한의원 도구, 옹기 약탕기, 약장, 제주도 고재(古材), 대장간 모루, 옛 농기구 등 수천종의 유물들을 전시한 이색 박물관이다. 이곳 하례리는 12대 종손인 부친의 고향으로, 부친은 대대로 전해지는 고택과 그 안에 있었던 옛 물건들을 봐오며 자라셨고, 이에 대한 영향으로 선조들의 지혜와 얼이 담긴 물건들이 소중하게 여기셨다. 저 또한 부친과 함께 보존해온 유물들과 더불어 새로운 옛 물건들을 틈틈이 수집하게 됐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선조들의 얼과 지혜를 느끼고, 더 나아가서 더욱 훌륭한 산물(産物)을 창조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대장간 문화에서 파생된 농기구와 조상님들의 지혜가 한껏 담긴 물건들을 전시했다. △추억 박물관 △빈티지 박물관 △고재 박물관 △모루 박물관 등으로 나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오고 있으며, ‘농기구 체험’, ‘한라봉 농사 체험’, ‘농업 견학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Q.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한의약을 홍보하고 있다. 한의사로서 관광객들에게 유익한 제주자원 활용한 한의약 프로그램을 연구했다. 대표적인 ‘산물천연크림 만들기 체험’은 올리브오일에 황랍(黃蠟)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한방연고 만들기 학습이다. 벌집에서 추출·정제한 황랍은 부패 방지·항생 효과와 더불어 윤조 작용이 있는 약재로, 프로그램을 통해 제주 토종허브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한방연고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매년 서귀포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실시해오고 있는 ‘청소년 직업진로 체험’에서는 농원 박물관 탐방을 통해 옛 한의원에서 사용한 도구를 통해 조상들의 얼과 지혜를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진로 선택에 있어 한의사 등 의료인과 관련한 다양한 소통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Q. 한의원 외 귤·한라봉 농사까지 지어오고 있다. 관광농원 운영과 함께 제주도 자원인 한라봉·천혜향·온주밀감 농사를 지어오고 있다. 평생 농사를 지어오신 삼촌들, 마을주민들, 친구들에게 지금도 농업 관련 지식 도움을 받고 있다. 농사를 짓게 되면서 햇빛, 물, 공기의 중요성과 이러한 생물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 요소가 한의학과도 상통한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부족한 것은 채워주고, 과한 것은 덜어내야 한다’는 개념은 과수들까지 건강하게 자라나게 하고 있다. 즉 지난해 풍년이라도 올해는 다시 나무의 뿌리와 잎으로 과수나무의 건강상태를 파악해 비료를 알맞게 줘야 해거리 없이 맛있고 탐스러운 열매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해마다 땅도 기후도 바뀐다. 24절기에 알맞은 농법을 연구해야만 한다. 농사를 통해 동의보감에 사계절에 맞은 처방들이 있는 것처럼 농작물도 사계절에 맞는 농법을 해줘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결국 농사를 통해 한의학의 기본 원리를 깨우친 셈이다. Q. 내가 보는 한의학 관점은? 앞서 언급한 대로 농사을 지으며 동·식물뿐만 아니라 사람 또한 사계절대로 과하지 않은 영양분을 통해 건강한 상태를 만들어간다는 자연의 이치를 알게 됐다. 동의보감 내경 편에 나오는 신형(身形)을 비롯한 정·기·신(精·氣·神) 부분은 학부생 시절이나 이후 임상에서도 매우 형이상학적이라고 생각해왔다. 임상진료와 농사를 병행하며 만물은 유기체(organism)처럼 돌아간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것은 부족하고, 넘치지 않을 때 건강해질 수 있다. Q. 한의약산업에 제주자원을 활용한다면? 오랜 화산 활동에 의해 형성된 화산섬 제주도는 육지 지역과 다르게 현무암 토질로 형성된 우리나라의 보물섬으로, 수질 또한 다공질 현무암을 기반으로 화산암층을 거쳐 오염물질이 없이 뛰어나다. 대표적으로 한라산을 중심으로 다양하고, 특정 성분이 있는 식물들이 많이 자라고 있는데 제주 한의약산업은 이러한 천연식물자원을 연구하고, 융합해 세계로 뻗어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아토피, 건선, 알레르기 질환과 같은 난치성 질환을 겪는 전 세계 환자들이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제주자원 바탕의 한의 의료기술을 통해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Q. 그외 하고 싶은 말은? 이제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한의학을 통해 특별한 인연을 맺어 온 만큼 전국 한의사 회원 가족들게 많은 혜택도 드리고자 한다. 10월 중순경 ‘노지 감귤 따기 체험’도 열리니 꼭 참여하시길 바란다. 제주도 여행 내내 귤을 드실 수 있도록 넉넉히 챙겨드리며, 이곳 농원뿐만 아니라 주변 ‘하례리생태관광마을’, ‘효돈천’까지 볼거리 또한 넘쳐난다. 가을, 가족 여행 및 체험 휴양지로 쇠소깍 산물 관광농원에 많이 놀러 오시길 바란다. -
올해 제9기 맞은 척추신경추나의학회 국제교류 프로그램정영진 척추신경추나의학회 교육·학술위원(서초경희한의원장) 올 여름 7월 22일부터 일주일 동안, 척추신경추나의학회와 미국 미시간주립대학 오스테오패시 의학대학의 교류 프로그램인 OMM(Osteopathic Manipulative Medicine) 과정에 단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2013년에 1기로 시작된 OMM과정은 올해로 9기째 이어져 오는 척추신경추나의학회 국제교류 프로그램으로, 본인은 2014년에 2기로 다녀왔던 경험이 있었고, 올해로 10년 만인 2024년에는 다시 9기로 두 번째 OMM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됐다. 이번 9기 연수단 참가자는 송경송 단장님, 김원식 통역, 양재원 총무님을 비롯해 양회천·임형호·박준수·고동현·강시은·전민수·김윤식·김이종·김정수·김학재·양규진·정영진 한의사 15명과 허광혁·윤상목 경희대 한의대 학생 2명을 포함해 총 17명으로 구성됐다. 금년 3월경 학회에서 안내된, 올해 OMM 프로그램의 주제는 두개골 및 골반 기능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주된 내용이었다. 현재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서울지회 두경부에서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경추 부분과 함께 두개골 부분의 진단 및 치료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더욱 크게 느껴왔었고, 평소 소아 추나 영역에서 사두증 치료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번 연수단에 지원했다. 2014년 미시간주립대학교 OMM에 가서 Cranial 기법을 공부했었지만, 그 후로도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두개골 영역에 대해서는 과연 CRI(Cranial Rhythmic Impulse)는 존재하는지, 봉합된 두개골이 굴곡 신전 혹은 내회전 외회전의 움직임을 하는지, 과연 그 움직임을 손으로 느껴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걸까? 하는 물음표로 여전히 방황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미시간에 가서 다시 공부함으로써 그 물음표를 마침표로 찍고 와야겠다는 결심으로, 7월 21일 아침 6시 벅찬 기대와 설렘을 가지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인천에서 미시간까지의 기나긴 여정 하지만 설렘도 잠시였을 뿐,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나를 맞이한 것은 MS사태로 인한 결항 안내문이었다. 다행히도 나를 제외한 대다수의 단원들은 7월 20일 토요일에 출발했기에 모두 미국에 일정대로 잘 도착한 상태였다. 대체항공편도 없는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번 연수 참여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고, 일단 추나학회 양회천 회장님과 송경송 단장님께 연락을 드려 불가능해 보이고 난처한 현재 상황을 설명드리고 나서, 무턱대고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기에 집으로 되돌아왔다. 금방 돌아온 나를 반겨주리라 여겼던 아이들이, “아빠가 이번 휴가에 있을 곳은 미국이니, 아무리 늦더라도 꼭 가셔야 한다”며 오히려 쫓아내는 형국에 한석봉 체험만 제대로 하고 되돌아 나올 수밖에 없었다. 대책도 없이 다시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 검색을 무한반복한 결과, 그날밤 9시에 인천을 출발해서 뉴욕을 경유한 후, 디트로이트에 월요일 아침에 도착하는 아시아나항공과 아메리칸에어라인 연계 항공편을 발견하고, 최종 발권하면서 극적으로 비행기에 오르게 되었다.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이스트랜싱에 위치한 미시간주립대학교까지는 약 150km 정도의 거리인데, MSU 정성수 부소장님께서 공항까지 보내주신 픽업 차량 덕분에 편안하고 빠르게 이동이 가능했다. 그렇게 나는 처음 집을 나선 지 43시간 만에, 미국시간 월요일 오전 11시 30분경 최종 목적지인 미시간 주립대학 오스테오패시의학 강의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임상에서 바로 응용 가능한 진단과 치료 위주의 실습 이뤄져 일주일 동안 진행된 OMM 과정은 전체적으로 매우 짜임새 있게 진행됐다. 먼저 수업 시간은 오전수업 8시-12시, 점심시간 1시간, 오후수업 1시-5시 이렇게 하루 8시간으로 구성됐다. 수업내용은 Dr. Lisa Destefano 교수님의 주도로, 기초이론보다는 임상에서 바로 응용 가능한 Cranial 및 Sacrum의 진단과 치료 위주의 실습 부분에 대해 많은 비중을 두고 꼼꼼한 지도를 해주셨다. 또한 가장 마지막 수업시간에는 Dr. Donahue 교수님의 안내로 OMM Clinic을 방문할 수 있었고, Q&A를 통해 Lumbar, Sacrum 관련해서 OMM 요통치료의 A to Z를 볼 수 있었던 아주 소중한 경험을 했다. 수업방식은 Lisa 교수님께서, 두개골에 대한 각 파트마다 PPT로 먼저 설명해 주신 후, 해당 부위의 진단과 치료법을 시연해 주셨다. 이번 연수에서는 감사하게도, 양회천 회장님께서 많은 부분을 시연모델로 지원해 주신 덕분에 단원들이 공부할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었다. Lisa 교수님은 2인 1조인, 9개 베드를 모두 돌아가면서 매 기법마다 Cross check를 해주시면서, 바로잡아 주시니 공부에 큰 도움이 됐다. 나 역시 추나학회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그렇게 교육을 한다는 것이 절대 쉽지 않음을 알고 있기에 교수님이 더욱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재미있는 예로, 나와 실습파트너였던 김이종 원장님은 수업중에 배운 접형골과 후두골의 역설적 움직임을 내 두개골 움직임에서 발견하고 이것을 Lisa 교수님께 Cross check를 받았다. 교수님은 ‘SBS Compression’임을 확인해주시고, 나를 모델로 SBS 감압술을 자세히 보여주셨다. 간략한 설명을 해보자면, SBS 감압술은 2인이 치료에 참여하는데 1인은 양손으로 환자의 유양돌기에 접촉해서 후두골과 측두골을 안정시키고, 다른 1인은 양손으로 환자의 접형골대익을 잡고 위로 들어 올리면서 환자로 하여금 깊은 호흡을 수차례 하도록 유도하면서 진행하는 치료법이다. Lisa 교수님은 시술을 마치고 내 두개골의 움직임을 Recheck 하시고서 “일생을 괴롭혀 온 움직임이, 단 20여 초의 시술로 정상화 됐다”고 하셨다. 그때 나는 ‘내가 어려웠어도 미시간에 반드시 와야 했던 이유가 바로 이 순간 때문이었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굉장한 편안함을 느꼈다. 아울러 이곳 MSU 의사들이 Hip drop test, Reverse stock test, 상하방치골의 새로운 ‘shotgun’ Technique, 상방전단 장골의 ‘betty boop’ Technique, ipsilateral 천골의 Technique 등등 보물 같은 기법들을 수업시간마다 새롭게 선보이는 모습을 통해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변화해 나가려는 그들의 노력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기회라 생각돼 내게도 많은 자극이 됐다. 10여 년의 시간 속 서로 간의 깊은 유대감 마지막 날 Dr. Donahue 교수님이 이스트랜싱 교외에 위치한 자신의 집으로 우리 연수단을 초대해 주셔서 즐거운 저녁시간으로 이번 OMM 연수가 마무리됐다. Donahue 교수님은 추나학회와 MSU 간의 우정을 기념하는 케이크와 쿠키를 준비해 주셨고, 추나학회는 이제 돌을 맞이하는 Donahue 교수님 아들의 생일을 축하하며, 한국 풍속인 돌잡이 세트를 미리 준비했다. 이 홈파티를 통해서 그동안 척추신경추나의학회와 미시간주립대학 오스테오패시의학대학 사이의 교류가 10여 년이라는 단순한 시간만의 누적이 아닌, 먼저 서로 깊은 인간적인 유대감이 밑바탕 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이번 OMM 과정을 정말 내실 있고 알차게 또 성공적으로 수료할 수 있도록 힘써주심에 감사드리고 싶은 많은 분들이 계신다. 그중에서도 추나학회가 늘 새로운 방향으로 변화해 나갈 수 있도록 앞에서 학회를 이끌어주시는 양회천 학회장님, 연수 내내 뜨거운 열정으로 Lisa 교수님의 말씀과 생각 그야말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역해주신 김원식 원장님, 작년 OMM 8기로 결성돼 올해 OMM 사전교육과 학회 정규워크숍 두개골기법 교육에서 큰 역할을 해주시는 송경송 단장님을 포함한 양재원·김원식·전민수·강시은 원장님으로 구성된 추나학회 ‘Cranial Team’, 그리고 매번 우리들에게 언제든 어디서든 무엇이든 항상 많은 도움을 주신 정성수 부소장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2024년 MSU OMM 연수 후기를 마친다. -
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55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주 : 한약물 이용 치료법이 한의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응용율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첩약 건강보험 2단계 시범사업의 기능성 소화불량에 응용될 수 있는 약물 처방(55회∼)을 소개함으로써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한다. 아울러 효율 높은 한약재 선택을 위해 해당 처방에서의 논란 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 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기질적인(organic) 특별한 원인없이 기능적인(functional) 결함으로 나타나는 위장장애는 소화불량을 주증상으로 속쓰림, 더부룩함과 嘔吐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실제적으로 짐작되는 원인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개 다양한 조건이 복합돼 나타나므로 그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배가 아프고 팽만해 속이 불편한 소화불량과 같은 기본증상만으로도 일상적인 생활에서의 장애를 나타낸다. 당연히 기질적인 이상유무의 확인(예: 위내시경 등)을 거쳐야 하며, 뚜렷한 이상을 확인하지 못했을 경우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춘 상당 기간의 대증치료가 필요하다. 전체 치료기간 동안에는 기본적인 생활습관(小食과 적당한 운동 및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 등)의 개선이 필수적임은 말할 필요가 없겠다. 1. 香砂平胃散 香砂平胃散은 1587년 明나라의 龔廷賢이 저술한 萬病回春의 卷二에 처음 기재되었으며, 여기에 1611년 東醫寶鑑에서 厚朴 1품목을 추가한 처방이다. 內傷의 食傷에서 食滯로 소화가 안돼 윗배가 痞悶 脹滿하면서 아픈 경우를 치료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積聚의 食鬱에서는 消導劑인 山査 神麴 麥芽 등을 추가해 같은 이름의 처방으로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燥濕健脾 行氣和胃의 처방으로 ‘胃腸의 병증을 스스로 낫게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平胃散에 몇 가지 약물을 추가해 化食消導의 효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추가된 약물을 대표하는 木香 혹은 香附子와 砂仁에 연유하여 香砂平胃散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胃腸病 初症(急滯 통증 心下痞)으로 急性이고 寒證(심한 熱症이 아닐 때)이 있을 때 적응되며, 추정되는 소화장애의 각종 원인(예: 肉食, 米粉麵食, 스트레스 등)에 따라서 해당 약물이 추가된다면 그 효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위의 구성 한약재 10품목에 대해 초기 기능성 소화불량을 적응증으로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 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8(溫6 微溫2) 平性1 寒性1로서, 土愛曖而喜芳香에 초점을 맞춰 溫性약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 1종의 寒性약물은 溫性에 대한 反佐뿐만 아니라 通氣消積의 역할을 동시에 나타내는 약물이다. 2) 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辛味9 苦味5(微苦1) 甘味2 酸味1로서, 辛苦味가 주를 이뤄 瀉性을 나타내고 있으며 소량의 甘酸味로써 상대적인 補性으로 反佐하는 형태이다. 즉 脾惡濕에 초점을 맞춰 辛味의 發散行氣와 苦味의 燥濕기능으로 대처함으로써 소화기에 가장 유익한 化濕和胃의 역할을 나타내는 것이다. 3) 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脾10(胃7) 肺6(大腸2) 肝3 腎1 心1 三焦1로서, 脾肺經에 주로 歸經하며 肝經 등이 보조하는 형태이다. 주로 後天의 水穀之精氣를 관장하며 上乘하는 脾(脾爲運化之器)와 收納之器로서 下降하는 胃가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肺主氣와 肺爲通調水道로서의 大腸의 보조 역할로 정리된다. 脾喜潤而惡濕하므로 脾濕이 化濕되지 않으면 結聚하여 痰이 되고(濕生痰), 痰濕이 肺로 전이되는 내용에 대한 보완이다. 4) 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芳香性化濕藥4 理氣藥4 補益藥1 解表藥1의 구성이다. 여기에서 芳香性化濕藥은 모두 脾喜潤而惡濕과 土愛曖而喜芳香에 부합되는 약물이고, 4품목의 理氣藥 중 3품목이 順脾氣효능으로 모두 소화기능향상과 관련이 되는 조합이다. 한편 順肝氣효능의 理氣藥 1품목(香附子)은 肝主疏泄로써 解鬱기능을, 補益藥 1품목(甘草)은 助脾氣의 調和기능을, 解表藥 1품목(生薑)은 辛溫으로 溫胃和胃하여 病症을 스스로 낫게 한다는 점에서 보면, 모두 큰 범주에서의 소화기능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2. 香砂平胃散 구성약물의 세부 분류 1) 平胃散(蒼朮 陳皮 厚朴 甘草)- 濕의 종류 중 內濕에 적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구성약물 중 芳香化濕藥(蒼朮 厚朴)이 宜化(和)의 주된 역할을 담당한다. ① 蒼朮: 脾胃의 濕邪 阻滯로 인한 食慾不振 脘悶嘔惡 腹滿泄瀉 舌苔白膩에 응용된다. 外로는 風濕의 邪氣를 제거하고 內로는 脾胃의 濕邪를 化濕시키므로 燥濕健脾시키고 祛風시키는 要藥이 되어, 濕邪로 인한 병증에 上下表裏를 막론하고 隨證配用한다. 虛症에 대비하여 補氣작용은 비교적 약하나 溫燥의 性이 脾陽을 도와주어 補脾氣(脾主運化, 脾惡濕)하여 주는 補氣藥에 속하는 白朮로의 교체를 항상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② 厚朴: 濕阻氣滯로 인한 脘腹脹滿疼痛과 嘔吐瀉痢에 응용된다. 주로 장내 가스로 인한 복부팽만과 泄瀉를 치료하는 健胃整腸劑로서, 위장운동 부족으로 인한 膨滿과 排便이 원활하지 않을 때 응용된다. 蒼朮과 厚朴의 除濕 작용의 구별은 蒼朮이 祛風除濕 작용으로 腹部腸鳴(물소리가 꼬록꼬록날 때)에 응용된다면, 厚朴은 溫中除滿 작용으로 腹部膨滿(中焦가 冷하여 가스차는 경우)에 응용될 수 있다. ③ 陳皮: 順脾氣작용을 나타내는데, 辛으로 濕이 行하지 못하고 鬱結한 氣를 疏散하여 利氣宣通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滯氣를 行하게 하면 脾胃腸이 스스로 건강하게 되고, 寒濕이 제거되면 痰涎이 스스로 소멸되는 까닭에 理氣, 健脾, 燥濕, 化痰의 要藥이라고 하였다. ④ 甘草: 隨氣藥入氣하고 隨血藥入血하여 無住不可로 諸藥을 조화하여 偏勝된 것을 緩和시키는 대표적인 緩和劑이다. 여기에서는 炙하여 사용함으로써 溫性을 나타내어 脾胃常要溫의 이상적인 조건에 부합하게 된다. 2) 木香과 香附子 ① 木香: 腸胃의 氣滯를 순행시키는 行氣止痛의 약물이다. 芳香性健胃劑로서 惡心嘔吐와 같이 胃腸이 편안하지 못하여 미식거리는 증상 등에 응용되며, 이런 점에서 木香 종류 중 土木香이 더욱 적합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효능은 氣滯 氣痛 氣結證으로 인한 胃痙攣 腸痙攣 裏急後重 등에 적용되는데, 이는 실험상의 大腸 수축력 증강과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② 香附子: 대표적으로 肝氣鬱結에 氣行則血行하고 肝調和시켜 모든 鬱滯의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다. 古人은 香附子가 “治一切氣病하는 血中之氣藥”이라고 표현하였는데, 이런 점에서 스트레스에 노출된 소화불량의 경우에 주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3) 砂仁: 芳香化濕藥으로 辛味는 散하고 溫性은 通하게 하며 芳香은 化濕하는 작용이 있어 化濕 行氣 溫中시키는데 常用하는 要藥이다. 性이 溫하면서도 燥熱하지 않고 行氣하되 破氣하지 않은 장점이 있어 능히 醒脾開胃시키며(性溫而不燥 行氣而不破氣 調中而不傷中), 中焦에 濕邪가 阻滯하거나 脾胃에 氣滯 및 脾胃가 虛寒한 모든 證에 적용된다. 4) 藿香: 芳香化濕藥으로 脾濕內阻로 運化가 失常되어 생긴 脘腹脹滿 食少作惡 大便溏薄 등 證을 치료한다. 化濕和中하고 醒脾開胃의 작용이 비교적 양호하며 소화기계통 특히 脾의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5) 枳實: 通氣消積하는 寒性의 理氣藥으로 전체적으로 反佐의 역할을 담당하는 약물이다. 아울러 溫性의 厚朴과 더불어 一寒一溫의 相使작용을 나타낸다. 즉 枳實이 性寒하고 破氣에 편중되어 消積導滯가 주된 작용이고 瀉痰除痞가 부수적인 작용이라면, 厚朴은 性溫하고 行氣에 편중하여 散滿除脹이 주된 작용이고 降逆平喘이 부수적인 작용인 것이 다른 점이다. 6) 生薑: 보조제로서 3片이 사용됨으로써, 전체적으로 和中溫胃의 작용을 이용하여 健脾劑로서의 보조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嘔家의 聖藥으로서 胃寒이나 痰濕이 中洲에 阻滯되어 나타나는 胃氣上逆의 惡心嘔吐에 모두 효과가 있다. 7) 한편 소화불량 발생요인 등에 따른 약물을 추가한다면 효력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겠다. 즉 肉食不化에는 山査 草果를 추가하고, 米粉麵食不化에는 神麴 麥芽를 추가하며, 生冷瓜果不化에는 乾薑 靑皮를 추가하고, 飮酒로 食傷한 경우에는 黃連 葛根 烏梅를 추가하며, 吐瀉不止에는 枳實을 제거하고 茯苓 半夏 烏梅를 추가하는 등이 이에 해당된다. 3. 정리 이상을 종합하면 香砂平胃散은 傷食과 食鬱로 인한 초기의 기능성 소화불량에 이용할 수 있는 芳香化濕劑로서, 平胃散에 木香 香附子 砂仁 枳實 藿香이 추가되어 化食消導의 효력을 강화한 처방이다. 즉 주된 구성약물인 芳香化濕藥을 통하여 中焦의 濕邪를 제거함으로써 脾에 濕邪가 內阻하여 나타날 수 있는 脾의 運化기능 失調(소화기질환)를 치료하는 化濕健脾(燥濕健脾) 醒脾化濕 化濕澼濁의 효능을 나타낸다. 현대적 의미로는 ①병원미생물 또는 生冷物을 과식하였거나 ②influenza 혹은 疫病 등에 의한 소화장애로 腹滿 腹痛 泄瀉 등을 나타낼 때, 健胃 작용으로 항바이러스 작용을 나타내는 처방이다. -
“한의사 보건소장, 한의 공공의료 발전의 시발점”양태인 부산광역시 서구보건소장 [편집자주] 지역보건법 개정 시행으로 한의사의 보건소장 임명이 법적으로 가능해진 가운데 부산광역시 서구보건소장으로 양태인 한의사가 임용, 지난달 20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본란에서는 양태인 보건소장으로부터 지원하게 된 계기 및 임기 동안 추진하고 싶은 업무, 한의사의 보건소장 진출이 가지고 있는 의의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부산 지역에서 한의사로서는 최초로 보건소장에 임용된 소감은?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이었는데, 임용이 돼 우선은 기쁜 마음이다. 그러나 ‘최초’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한의사 출신의 최초 보건소장이기 때문에 기대와 우려가 함께 있는 것 같다. 즉 한의계에서는 잘됐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등과 같은 격려와 환영의 목소리가, 반면 다른 곳에서는 ‘한의사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보건소장 업무를 할 수 있을까?’ 등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많은 관심을 받고 있기에 ‘잘 해내지 않으면 한의사 직역에 피해가 될 수 있다’는 무거운 책임감 또한 많이 느끼고 있다.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서기도 하지만 보건소장으로 임용이 된 만큼 좋은 결실이 맺어질 수 있도록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Q. 임용된 과정은? “그동안 임상을 하다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3년 여 정도 휴직상태였다. 이전에도 개원보다는 공공의료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주변 사람들한테 많이 얘기했었는데, 그래서인지 서구보건소장 임용공고가 나왔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이후 1차 서류 심사를 거쳐 2차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임용하게 됐고, 19일부터 업무를 시작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Q. 보건소장에 지원한 계기는? “학생시절 의료법 수업을 듣다가 보건소장으로 의사만 된다는 사실을 듣고서는 ‘같은 의료인인데, 왜 한의사는 안되는 거지?’라고 어린 마음에 흥분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평소 개원한의사로써 환자 한명 한명을 치료하는 것도 보람있는 일이지만, 보건소 등 공공의료에서 역할을 통해 내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면 더욱 보람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곤 했으며, 기회가 닿는다면 꼭 일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그러던 중 지역보건법 개정으로 한의사가 보건소장으로 임용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그동안 가졌던 바람을 실천코자 지원하게 됐다.” Q. 지역보건법 개정 이후 한의사 보건소장 임용이 이어지고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아주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보건소의 역할을 일차의료 및 지역의료를 시행하는 주체이자 주민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또한 점차 예방과 건강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의약은 이러한 예방과 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의학일 뿐만 아니라 주민들과 친화적인 의학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보건소장 임용돼 업무를 살펴보다 보니, 보건소에서 한의진료가 시행되는 것이나 관련 사업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주민들도 있었다. 분명 효과가 있음에도 홍보의 부족으로 인식이 미흡한 상황이며, 인식이 없다보니 관련 사업에 대한 예산의 확보도 어려운 실정이다. 개정된 지역보건법이 시행에 들어간 이후 부산 서구와 속초시에 한의사 보건소장이 임명된 것으로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제 시작이지만 앞으로도 전국 지자체에 한의사 보건소장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한의사 보건소장이 늘어나면 한의약에 대한 인식은 물론 국민들의 호응 또한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Q. 보건소장으로서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업무는? “우선 의료공백 사태에 있어 보건소의 업무를 충실히 하려고 한다. 서구의 경우 부산대, 동아대 등 대형병원 4곳이 몰려 있어, 관련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등 보건소의 역할이 다른 곳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응급환자에 대한 대처 등에 있어 보건소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대형병원 등 지역의료계와 더욱 철저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지역주민들이 불편감을 최대한 느끼지 않도록 중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의료패러다임이 예방과 관리로 변화함에 따라 공공의료의 중요성이 점차 증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공공의료의 최일선인 보건소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한의 공공의료 분야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2년의 임기 동안 한의약이 공공의료의 저변에 스며들 수 있는, 한의치료가 공공의료가 당연시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해 보고 싶은 바람이다. 이와 함께 보건소에서의 한의약 치료 및 사업 등에 대한 인식을 보다 넓히고 싶다. 수천년 우리 민족의 건강을 지켜온 한의약을 한의의료기관뿐만 아니라 보건소에서도 이용할 수 있으며, 예방·관리를 위해 다양한 한의약 건강증진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는 부분을 구민들에게 적극 알려나갈 계획이다.” Q. 서구에는 노년층 인구가 많다. 이에 한의약이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서구는 지역특성상 원도심이어서, 젊은층보다는 초고령층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노년층 지역주민을 위해 우선 2016년부터 부산시와 부산시한의사회가 함께 진행하고 있는 ‘한의 치매예방 관리사업’을 적극 홍보해 나갈 생각이다. 그동안의 사업결과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홍보의 부족으로 참여가 저조한 실정이다. 이에 치매안심센터 관계자에게 한의 치매예방 관리사업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고, 관계자들도 앞으로 적극 협력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처럼 좋은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한의약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구민들이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 많은 것 같은데, 앞으로 한의약에 대한 폭넓은 인식 개선을 통해 보다 많은 구민들이 한의약의 우수성을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와 함께 초고령층 인구가 많은 만큼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의 비율도 높은 편인데, 이 분들을 대상으로 한의 방문진료 사업을 추진해 보고자 한다. 부산의 다른 구에서는 한의 방문진료 사업의 진행을 통해 많은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있는 만큼 서구 차원에서도 예산 확보를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내년부터는 방문진료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 Q. 향후 보건소장으로 도전할 한의사 회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그동안 의료인인 한의사가 보건소장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지역보건법 개정은 한의사가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했다고 생각되며, 이 무대를 어떻게 활용할 지는 한의사의 몫일 것이다. 한의 공공의료의 발전을 위해서는 공공의료의 가장 최일선인 보건소에서부터 정책이 추진돼 밑바탕을 이뤄야 하며, 이것이 바로 한의사가 보건소장으로 적극 진출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된다. 분명 어려움도 있겠지만 많은 보람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보건소장 임용에 관심이 있는 한의사 회원이라면 주저하기보다는 꼭 한번 도전해 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
[젊터뷰] 동티모르로 간 MZ 한의사<편집자주>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MZ세대는 전체 인구 중 약 34%를 차지, 경제활동인구로만 보면 60%를 넘어서고 있는데요. 한의계에서도 MZ세대들이 진출해 다양한 트랜드를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본란에서는 한의대생 진로고민 해결소 ‘대신만나드립니다’의 공동창립자이자 현재 동티모르 WHO 사무소에서 근무 중인 김명선 Monitoring and Evaluation Specialist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김명선입니다. 경희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에서 석사를 취득한 뒤 동티모르 WHO 사무소에서 Monitoring and Evaluation Specialist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해 드린 이력보다는 필명인 ‘나음’으로 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한국어로 나음은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는데요. 1) 동사: 병이나 상처가 고쳐져 본래대로 되다(Heal) 2) 형용사: 보다 더 좋거나 앞서 있다(Better) 한의사이자 보건학을 전공한 제게 나음은 환자 개인의 건강을 증진하고자 하는 동시에, 국가 간의 건강형평성을 증진하려는 제 직업적인 목표를 담아내는 이름입니다. 동시에 나음은 제가 추구하는 개인적인 목표, 오늘을 어제보다 더 나은 하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는 마음을 담아냈기도 합니다. Q. ‘대신만나드립니다’를 만든 이유는요?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한의사로서 개원가에서 근무하는 진로에 의문을 가지고 다른 길은 없을까 탐색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궁금증이 비단 개인의 질문이 아닌 대부분의 한의대생이 가진 것임을 알게 되었고, 탐색의 과정을 글로 남겨 다른 한의대생에게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Q. 동티모르에서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지요? 저는 동티모르 WHO 사무소에서 Monitoring and Evaluation Specialist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WHO는 제네바에 위치한 1개의 본부, 6개의 지역사무소, 216개의 국가사무소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저는 가장 작은 단위인 국가사무소에서 학교보건(School health) 팀에 소속되어 사업의 평가와 모니터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학교보건 프로젝트는 다시 몇 개의 하위 활동으로 구성되는데 구충제 사업, 학교 보건실 사업, 학생 건강검진 사업 등이 있습니다. 이 중 학생 건강검진 사업은 동티모르의 모든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에게 연 1회 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이상이 있는 학생들을 지역 보건소로 연계하여 치료 및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학창 시절 매년 강당에 전교생이 모여 키와 몸무게를 재고 청력, 시각 등을 검사했던 기억이 나실 겁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게 해왔던 학교 건강검진을 이 나라에서는 올해 처음 시행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보건부와 협력하여 의료진과 교사를 교육하고, 필요한 자금을 지급하고, 각 학교에서 건강검진을 시행하는 과정이 포함됩니다. 저는 기획부터 시행까지 모든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여러 자료를 통해 평가하고 관리하여 사업이 원활하게, 기획된 방향대로 수행될 수 있도록 확인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Q. 많은 국가들 중 동티모르를 선택했습니다. 국가를 선택하기보다, 업무를 중점으로 일자리를 탐색했습니다. 보건대학원 진학을 결심한 시점부터 국제기구와 NGO를 통해 현장에 파견되어 국제보건 경험을 쌓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래서 구직 시에도 본부보다는 현지 사무소 위주로 지원했고 외교부 UNV라는 제도를 통해 파견되었습니다. 외교부 UNV는 청년 UNV와 전문 UNV로 나뉘는데요, 저는 전문 UNV로 지원했습니다. 외교부 웹사이트에 올라온 20여 개의 공고 중 제가 관심 있는 보건 분야의 공고를 추려 3개의 국가를 지원해 면접과정을 거쳐 합격했습니다. 지원했던 3개의 포지션 중 제가 그동안 공부하고 일해왔던 분야와 연관성이 있는 1순위가 동티모르였기 때문에 매우 기쁜 마음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Q. 해외생활을 하면서 힘든 점은 없을까요? ‘쉽지 않지만, 나쁘지 않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개발도상국에서 생활은 한국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누려왔던 것들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수도시설이 있지만 파손된 수도관으로 생활하수 및 빗물이 스며들어 오염되었기에 샤워기에 필터를 설치하고 양치할 때는 생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티모르의 데이터 속도는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느린데요, 제한적으로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시청하고 있습니다. 사진이 많고 화질이 좋은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것, 예를 들어 인터넷 쇼핑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며 한국에 서버를 둔 카카오톡이나 네이버도 정말 느리게 접속되어 가족과의 연락도 조금은 불편합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한국에서 누리지 못했던 일상에서의 행복도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딜리는 태평양 한가운데 섬에 위치한 해안도시라서 퇴근길에 매일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고, 주말에는 해안가에 앉아 코코넛을 마시며 바다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Q. 해외로 진출을 희망하는 한의대생분들께 해주고 싶은 조언 있을까요? 크게 두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내가 가진 무엇으로 해외에 나가고 싶은지에 대해 스스로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합니다. 해외로 진출하는 것에는 여러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임상의로서 해외에 개원하는 것과, 저처럼 해외에서 석사를 하고 국제기구 취업을 하는 것은 준비 과정에서부터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본인이 원하는 삶의 방향을 먼저 생각해 보고 이후에 준비해도 늦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는 긴 호흡을 가져가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약 2년간 50곳이 넘는 포지션에 지원했습니다. 처음 국제기구 지원서를 낸 시점은 2017년이니 첫 두드림부터 꼬박 7년이 걸린 셈이네요. 해외 생활은 변수의 연속이고, 해외 취업은 문을 두드리는 것의 연속입니다. ‘반드시 올해 해외로 가겠다’는 결심도 좋지만 장기적인 삶의 방향을 생각하고 긴 호흡으로 준비하고 결실을 얻으시기를 권합니다. Q. 김명선 Specialist에게 한의약이란? 제게 한의약이란 든든한 친정입니다. 해외에 나오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죠. 동질한 집단을 떠나 이방인이 되었을 때 비로소 제가 가진 것들의 소중함과 가치를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K푸드, K드라마가 유행해서 저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면 선망과 호의적인 눈길을 받기도 하는데요.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한의약의 입지가 넓어지고 의료 및 진단 권한이 확보될수록 해외에서 저 자신을 한의사라고 소개할 때 자부심이 더욱 생기게 됩니다. Q. 한의신문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myungsunn.kim@gmail.com으로 메일 주세요. -
“한의학의 매력은 환자와 깊은 교감”김진욱 청양군 공중보건한의사 [한의신문=주혜지 기자] 대한민국 곳곳의 의료 사각지대를 메우는 공중보건한의사. 청양군에서 근무 중인 김진욱 공보의의 따뜻한 진료와 헌신적인 태도에 감동한 주민이 한의신문 고객센터에 칭찬 글을 올리면서 그의 선행이 알려졌다. 본란에서는 김진욱 공보의가 진행하고 있는 원격협진 보건사업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일차의료가 갖는 중요성과 의미를 알아본다. <편집자 주>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경희대학교를 졸업하고 청양군 보건의료원에서 근무 중인 2년 차 공중보건한의사 김진욱입니다. 현재 청양군 보건의료원에서 원내진료뿐 아니라 찾아가는 의료원, 의료취약지 원격협진과 같은 여러 보건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Q. 의료취약지에서 특별히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A. 청양군의 의료기관은 대부분 읍내에 몰려 있습니다. 그런데 거동이 불편하거나,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읍내로 진료를 보러 나오기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한의과에 내원하시는 분들 가운데에도 자주 내원하고 싶지만 앞서 말씀드린 여러 이유로 자주 내원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은 한 번 진료를 보러 오시고, 다음번 진료를 보러오실 때까지 적게는 2주, 길면 3달 정도 공백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동안 어르신들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실 수 있도록 보험한약을 같이 처방해 드리고 운동요법, 지압법 등을 최대한 알려드리는 편입니다.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서 의료원에 자주 내원하지 못하더라도, 건강관리 꾸준히 하실 수 있도록 하여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최대한 올려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편입니다. Q. 원격협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A. 원격협진은 현재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의료취약지 원격협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교통이 불편하거나 고령, 만성질환 등 거동 불편으로 의료기관 이용이 어려운 주민들에 대해서 정보통신기술을 이용, 방문간호사와 의사 간 원격으로 제공되는 진료서비스입니다. 이를 통해 진료와 방문간호, 약 처방까지 한 번에 이루어지게 됩니다. 원격협진이라는 이름만 놓고 보면 기존의 민간 병의원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과 유사한 것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의료취약지 원격협진사업’은 보건소, 보건진료소 등 보건의료기관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또한 의사와 환자가 직접 소통하는 방식이었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과 달리, 환자의 옆에 환자의 상태를 직접 파악할 수 있는 방문간호사가 있어 의료인 간의 소통이 이루어지며 환자에게 진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한의과에서 원격협진을 진행하는 경우 대부분 보험한약 처방이 이루어집니다. 의료원에 내원하시는 환자분의 경우 침 치료가 가능하지만, 원격협진의 특성상 침 치료가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방문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환자의 경우 방문진료를 진행하여 침 치료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환자분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처음에는 한의과 진료를 봤는데 침 치료 없이 한약만 처방해 주는 것을 의아해하셨던 환자분들도 계셨습니다. 하지만 보험한약 처방만으로도 주소증이 충분히 호전되는 것을 경험하고, 필요한 경우 방문진료를 통한 침 치료도 진행이 되기 때문에 의료원 내원이 어려우셨던 분들은 원격협진에 상당히 만족감을 나타내고 계십니다. Q. 공보의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사례는? A. 의료원 한의과에 진료받으러 오시는 어르신들 대부분은 병원에서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았으나 호전이 더뎌서, 혹은 전혀 나아지지 않아서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침 치료와 한약 치료로 호전시켜 드리면 침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며 많이들 좋아하십니다. 많은 환자분이 있었지만, 그중 기억에 남는 분이 한 분 계십니다. 허리 통증과 족하수 증상으로 내원하신 분이고, 병원에서 시술도 받았지만 차도가 없어 침 치료를 마지막 희망처럼 생각하신 분이십니다. Motor Grade가 많이 떨어진 분이셔서 치료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환자분께도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럼에도 치료를 받아보고 싶어 하셔서 최선을 다해 침 치료를 해드렸습니다. 환자분이 조금이라도 호전될 수 있도록, 집에서 하실 수 있는 재활운동도 알려 드렸습니다. 3달간 치료를 받고 나서 허리의 통증은 많이 나아지셨고, Motor Grade도 한 단계 정도 호전되었습니다. 또, 보행 시 불편함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역시 ‘침 치료가 효과가 좋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환자분이 호전이 된 데에는 환자분의 엄청난 노력이 뒤에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최선을 다해 침 치료를 하고 운동을 자세히 알려주는 모습을 보고, 환자분도 그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게 집에서 재활운동을 매일 꾸준히 하셨다고 합니다. 재활운동을 알려드려도 잊어버려서, 혹은 어려워서 꾸준히 못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분은 그렇지 않으셨습니다. 그 결과로 환자분이 호전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도 치료를 계속 받으시고 있고, 앞으로도 더 호전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분은 치료라는 것은 의사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함께해야 하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신 고마운 환자분이십니다. Q. 주민들과의 관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A. 어르신들이 진료받으러 오시면 마치 제 조부모님을 뵙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어르신들께 의사와 환자의 관계로 대하기보다 조금 더 친근하고 가깝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진료받으러 오시면 ‘안 아픈 곳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얘기를 하나하나 들어드리고 조금 더 자세히 기록해 두어 최대한 살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허리를 치료받으러 오셨지만, 예전에 어깨가 아프시다고 하셨던 분이면 어깨가 요즘은 괜찮으신지 여쭤보기도 하고, 어깨가 다시 아플 때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을 알려드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진료를 보러 오시면 잠은 잘 주무셨는지 식사는 잘하셨는지 이런 질문도 드리면서 생활관리도 같이 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쌓이다 보니 어르신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아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Q. 한의학의 매력은? A. 한의학은 조금 더 환자의 곁에서 진료하며, 환자와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의원에는 근골격계 환자의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합니다. 제가 진료하는 분들도 근골격계 환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한의학에서는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라도 통증이 있는 부위만 확인하고 진찰하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건강 상태를 확인합니다. 식사, 소화, 수면 등 평소 건강 상태에 대해 세밀하게 물어보고, 통증이 있는 부위를 손으로 눌러 압통점을 확인합니다. 맥을 짚어보기도 하며, 안색을 면밀히 관찰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들은 모두 환자와의 교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의사와 환자와의 유대감 형성이 잘 이루어지는 점이 한의학의 매력이고, 이것이 일차의료로서 한의학이 가지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한의신문 독자들에게 한마디? A. 공중보건한의사로 복무하면서 공중보건한의사가 지역보건의료에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존재임을 알게 됐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묵묵히 지역보건의료를 책임져주고 계시는 공중보건한의사 선생님들께 많은 응원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 아직 배울 것이 많고 부족한 저에게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신 한의신문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528)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崔奎晩 先生(1915∼?)은 1963년 대한한의학회 이사장, 대한한의사협회 이사, 1966년 서울시한의사회 회장, 1959∼1962년간 한의사국가고시 위원, 1968년 보건사회부 의료심의위원 등 역임한 한의계의 지도자였다. 최규만 이사장은 1963년 5월 『대한한의학회보』 창간호를 간행해 대한한의학회의 학회지 간행의 시작을 열었다. 일년 전 어느 일요일에 청계천 근처의 골동품상을 지나가다 최규만 선생 관련 자료를 뭉치로 구입하게 됐다. 근현대 한의학의 역사를 다년간 탐구해 온 필자에게는 너무나 복된 기회였다. 마치 최규만 선생이 나에게 자신의 자료를 제공하시기 위해서 기다리셨다고 느낄 정도로 너무 값진 자료들이었다. 아래에 필자가 소장하게 된 최규만 선생의 자료를 연대순으로 정리해본다. 2장의 ‘受驗票’는 1956년 한의사국가고시에 응시했던 자료이다. 한 장은 1956년 1월5일 접수하여 같은 해 1월 6일과 7일 양일간 진행된 예비시험 응시 수험표(157번)와 나머지 한 장은 1956년 3월12일 한의과대학 강의실에서 진행된 2차 시험 수험표(164번)이다. ‘合格證書’는 한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하였음을 증명하는 증서이다. 672호로 최재유 보건사회부장관 명의로 발급된 증서로 1956년(단기 4289년) 3월29일 발급됐다. ‘選任狀’은 사단법인 대한한의사회 서울특별시 시회 회장 李鍾海가 1962년 5월22일 발급한 “貴下를 今般 本會 代議員으로 選任하였아옵기 玆에 本狀을 授與함”이라고 적힌 선임장이다. ‘選任通知書’는 서울특별시한의사회장이 발급한 제1회 임시총회에서 이사로 선임한 통지서이다. 1962년 9월20일자로 발급된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朴性洙가 수여한 ‘表彰狀’은 “貴下는 多年間 한의학의 發展과 한방의료의 向上을 爲하여 寄與한 功績이 顯著함으로 玆에 表彰함”이라는 내용의 표창장이다. 대의원 관련 ‘選任通知書’는 두 종류로서 1963년 3월25일자로 중앙대의원으로 선임한다는 서울특별시한의사회장 이종해의 통지서와 또 다른 1963년 4월1일 제1회 전국대의원 정기총회에서 이사로 선임한다는 통지서가 있다. ‘대한한의사회 임원선임 통지에 관한 건’이라는 내용의 통지서는 1963년 4월9일과 4월20일 대한한의사회장 鄭炅謨가 보낸 것이다. 대한한의학회 이사장으로 선임하였다는 ‘選任通知書’는 1963년 4월8일자로 대한한의사회장 鄭炅謨에 의해 발급되었다. ‘위촉장’은 1964년 2월17일 보건사회부장관 박주병이 발급한 “귀하를 의료업자 구 면허증 갱신 교부 심사위원으로 위촉함”이라고 쓰여 있는 위촉장이다. 1968년 8월21일자로 보건사회부장관이 발급한 ‘위촉장’은 의료심의회 위원으로 위촉한다는 내용이다. ‘辛亥元旦’에 최규만 선생이 직접 붓글씨로 쓴 “恭賀 新禧”는 1971년에 새해 인사장으로 작성한 한지로 된 자료이다. 배경이 꽃 무늬가 찍힌 원지를 구입해서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1974년 10월2일 국립보건연구원장이 발급한 ‘위촉장’은 1975년도 한의사 국가 시험위원으로 위촉한 위촉장이다. 1975년 5월1일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韓堯頊이 발급한 ‘會員證’은 한의사협회 회원임을 증명하는 회원증이다. -
“우리가 만날 수 있는 한의사는 거의 없어”김은혜 치휴한방병원 진료원장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원장의 글을 소개한다. 몇 년 전, 우연히 정계 인사들과 다양한 전문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 간의 사유 모임에 초대된 적이 있었다. 정치에 관심도, 지식도 전혀 없는 사람으로서 식당 문을 열자마자 나 같은 문외한조차 얼굴을 알아볼 정도의 유명 인사들이 그렇게 많을 줄 진작 알았으면, 절대 가지 않았을 것이다. “MZ세대 한의사로서 다른 세대, 다른 직업군을 가진 분들과 가볍게 이야기하는 자리다. 다른 분들도 비슷한 각자의 타이틀을 가지고 맛있는 거나 먹자, 하는 마음으로 오실 거다.” 분명 초대장을 줬던 사람의 소개가 맞는 말이긴 했는데, 온갖 기사들의 썸네일을 대문짝만하게 장식하는 풍채 좋은 분들을 코앞에서 마주하니 자연스레 뚝딱거려졌다. 또한 결과적으로 20명 남짓한 인원들과 테이블을 둘러앉은 후, 음식의 첫술을 뜰 수 있었던 건 약 2시간이 시간이 흐른 뒤였다. 그리고 그 공백의 시간 내내, 그들과 ‘가볍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다들 쭈뼛거리며 착석하자, 어색한 분위기를 무릅쓰고 호탕한 인상을 가진 한 분이 총대를 멨다. “우리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나 합시다!” (짝짝짝) “와- 좋아요!” “오- 몇 살이에요?” 그렇게 시작된 인사에, 돌아가면서 짧은 소개를 했다. “안녕하세요, XX회계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회계사, XXX입니다.” “오- 요즘 연말정산 시즌이라 바쁘시지 않아요? 대한민국에서 제~일 중요한 일하시네!” “저는 XX병원에서 근무 중인 의사, XXX입니다.” “반갑습니다. 무슨 과에요?” “내과입니다. 호흡기.” “오! 내 친구도 거기 있는데, 걔가 말하기를 아직도 코로나가(…중략…)” “가정법원에서 근무하는 검사, XXX입니다.” “혹시 모르니 연락처 좀 줘요~” “저는 개인 사무실 차린 변호사입니다.” “저는 XX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세무사입니다.” 등등 그렇게 대한민국의 모든 전문직들이 모여 나누는 인사가 오갔다. 그리고 내 차례가 왔다. “안녕하세요, 한의사이고 XX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은혜입니다.” “오- 몇 살이에요?” “XX입니다.” “MZ네, MZ! 혹시 대화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조심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줘요~ 옆에 분도 젊어보이시는데, 학생이에요?” “안녕하세요, XX대학교 대학원생 XXX입니다.” “무슨 전공이에요?” “철학과입니다.” “아 그럼, 지금 미국에서(…중략…)” “나만 혼자여서 괜히 주눅 들더라~” 돌이켜보면 이미 첫 인사 때부터 묘한 기분을 느꼈던 것 같다. ‘전문’ 분야 종사자들을 모아놓은 자리에 MZ세대 한의사의 타이틀로 앉아있는 나는, 단지 ‘MZ세대’의 대표일 뿐인 기분이 들었다(정작 내 옆에 진짜 MZ 0X년생 친구가 앉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로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대학원생에게도 본인의 시선으로 고찰한 사회의 실태를 묻는 대화가 오가는 와중에, 그 누구도 내게는 무슨 과를 전공했는지조차 묻지 않았다. 그걸 누군가가 일부러 의도했을 것이라고 굳이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나마 하나 기억나는 건, “지인이 한약 먹고 임신했다는데, 그거 진짜 그럴 수 있냐?”라는 질문이 왔었던 순간이다. 그 물음에 쓴 웃음을 지었던 건, 그 분위기 속에서 그들이 납득할 만한 (또는 원하는) 대답을 완벽한 기승전결로 쳐내기에 내 지식이 짧았을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더해서 그 자리에서 내가 유일한 한의사였다는 점도 영향이 적지 않았다. 각 테이블 당 20명, 총 3개의 테이블에서 모든 직업군의 최소 2명 이상이 서로의 옆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단 한의사만 제외하고. MZ세대인지 한의사인지 뭔지 모를 집단의 대표자로 혼자 앉아있는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같은 전문 분야의 종사자끼리 나란히 앉아서 서로 어깨를 치며 맞장구를 치고, 눈을 마주치며 작은 담소를 나누며 그 무리만의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한참 뒤에 이 모임의 초대장을 줬던 사람에게 농담인 척, “나만 혼자여서 괜히 주눅 들더라~”고 말하며 물어봤다. 그에게 돌아왔던 대답은 이것이었다. 참고로 그 사람은 방송계 종사자였다. “뭐가 목적이건 간에 대외적으로 연락이 닿는 한의사들이 거의 없어. 한의원은 많은데, 우리가 만날 수 있는 한의사는 거의 없어.” 가장 조용할 때가 가장 위험할 때 한의사가 타 전문직 대비 실제 인원수도 적을뿐더러 그 중에서도 의료 외 분야에 대한 참여가 떨어지는 편임은, 내부적으로도 많이 얘기가 나왔던 부분이다. 특히나 본인의 전문 분야만 잘하면 도태된다고 하는 작금의 흐름에서는 문제점으로 제기되었기도 했다. 이에 최근에는 세대를 막론하고 한의계 내부의 갈라파고스를 깨고 나오고자 했던 선두 주자들이, 꽤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집단이든 가장 조용할 때가 가장 위험할 때라는 말이 있듯, 이런 변화가 필히 긍정적인 흐름으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는 없으나 그럼에도 달갑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마침내 비슷한 흐름을 타고 있는 우리의 분위기에, 말 한마디라도 응원의 기운을 보낼 수 있는 변화도 정착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글을 마친다. -
“한의의료봉사 후 주민들이 스스로 한의원을 찾으세요”[한의신문=주혜지 기자] 온기를 전하는 한의사(이하 온전한) 한의의료봉사가 창신동 쪽방촌 주민들에게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침 치료의 즉각적인 효과 덕분에 많은 주민들이 만족감을 느끼고 있어, 의료봉사 전에는 한의원을 정기적으로 다니는 주민이 5명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그 수가 30명에 달하고 있다. 본란에서는 창신동 쪽방상담소의 김나나 소장과 김현기 간호사를 만나 주민들의 한의의료에 대한 반응과 한의학의 긍정적인 영향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Q. 김나나 소장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창신동 쪽방상담소 김나나 소장입니다.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2003년 상담소 설립 때부터 이곳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창신동 쪽방상담소는? A. 처음에는 사회복지법인 우리모두복지재단에서 2003년부터 위탁운영으로 시작돼, 2018년 2월 서울특별시립화로 변경 운영되고 있습니다. 상담소는 주로 쪽방 주민들의 생활을 지원하고, 의료‧법률‧구직 등의 서비스를 연계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습니다. 현재는 약 188가구가 상담소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저희 사회복지사 직원 7명이 새로 이사 온 사람은 없는지, 편찮으신 분들은 없는지 매일 방문을 통해 확인하고 있습니다. Q. 소장으로 일하시면서 느낀 소회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우리 창신동 주민들이랑 있는 게 좋습니다. 출근하는 게 재밌어요.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해소가 되죠. 처음에는 상담소 직원들이 계속 도와드려도 고맙다는 표현도 잘 못하시는 분들이 대다수였습니다. 그래도 매일 찾아가면서 상담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드렸더니 점점 신뢰가 생기면서 본인의 가정사도 말씀해 주시고, 속내를 털어놓으시면서 감사의 표현을 하시기 시작했습니다. 아무 이익 없이 순수하게 나를 도와준 사람은 처음이라는 분들도 많았어요. 이분들이 초반과 다르게 감사하다는 표현을 할 수 있는 것. 그 자체가 저한테는 가장 큰 보람입니다. Q. 한의진료 후 어르신들의 반응은? A. 정기적으로 ‘온기를 전하는 한의사’ 분들이 오셔서 집집마다 방문해 침을 놓아드리는데, 한의진료를 받으신 어르신들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십니다. 많은 분들이 만족해하시고 꾸준히 진료 받기를 요청하셔서, 월 3회로 진료를 늘리게 됐어요. Q. 김현기 선생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한의신문이랑 인터뷰한 지 2년이 지났네요. 그동안 창신동 쪽방상담소에서 주민들의 건강관리, 우리 지역에 있는 지역사회 의료 자원 연계를 위해 활동해 왔습니다. 간호사지만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고, 사회복지사로 한번 일해보고 싶어 창신동 상담소에 오게 되었습니다. Q. 쪽방상담소에서 주로 하는 일은? A. 주민들의 건강 관리를 주로 하고 있고, 지역사회 의료 자원 연계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대기 기간이 좀 있기는 하지만, 돈이 없어서 병원을 못 가는 주민은 저희 창신동에는 아무도 없어요. 처음엔 댁에 방문을 해서 적합한 병‧의원을 찾는 걸 도와드리고, 간호사로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혈압 체크나 당뇨 체크는 제가 해요.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병원에서 처방을 받고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직접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사실 온전한이 맨 처음에 시작했을 때 지금처럼 좋아하시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대부분 주민들이 이미 만성 질환으로 근육이 다 닳고 허리도 아픈 상황이기도 하고, 과거에 침 치료를 받고 아팠던 분들은 부정적인 기억 때문에 방문을 꺼리셨습니다. 그런데 한 명 두 명씩 진료를 받으시다 보니, 현재는 많은 분들이 한의진료를 받고 계세요. 한의의료봉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고정적으로 한의원 다니시는 주민들이 5명 정도 계셨는데, 지금은 꾸준히 한의원을 찾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 30명 정도 됩니다. 특히 창신동 시장 가는 길에 한의원이 몇 군데 있는데, 주민들이 점차 한의학에 친숙해지면서 스스로 내원해 진료받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Q.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한의학의 매력은? A. 일단 온전한의 장점을 말씀드리면, ‘목적’이 없습니다. 주민들한테 바라는 게 없어요. 쪽방촌 주민들의 연령대가 대부분 6~70대시다 보니까 젊은 친구들이 방문하면 정서적 환기도 됩니다. 온전한 젊은 친구들이 방에 직접 와서 진료도 해주고, 이야기하며 속에 있는 것들을 내어놓으면서 우울감도 좀 가라앉으시는 것 같아요. 또한 양방의료봉사 오시는 분들도 보통 기계를 들고 올 수가 없다 보니까 일단 방 안에 들어가지 않아요. 근데 한의학은 직접 촉진하고, 맥도 봐야 하니까 방 안에서 주민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죠. 물론 밖에서 진료하시는 것도 좋지만 진료라는 게 사실 가장 편안한 곳에서 받는 것도 장점이거든요. Q. 근무 중 보람을 느낀 순간은? A. 주민분들이 도움을 받으시고 자립을 하실 때 보람을 느껴요. 상담소에서는 취약계층 구직도 알선해 드리고 있는데, 정기적으로 꾸준한 상담과 지원을 통해 일자리를 구하고, 그 일을 통해 자립하시는 모습을 볼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 주민분들이 고맙다고 해 주시는 말씀이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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