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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한 걸음최승훈 한약진흥재단 이사장 단국대학교 교수 “한의대의 교육이 정치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상향 혁신돼야만 한다. 그래야 미국서 정골의사가 의사와 동등하게 인정받는 것처럼 우리도 한국사회서 의사와 같은 지위와 권리를 보장받게 될 것이다.”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내렸다. 11월 8일, 국내 유일의 국립 한의학교육기관인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1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날 열렸던 ‘세계 전통의학 교육의 혁신’이라는 주제의 국제학술심포지엄에 참석했다. 해방되고 나서 한의대가 설립되기는 했었지만, 출범 당시 교육 과정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채로 세월 지나 굳어지면서 국내 한의대 교육은 매우 안타까운 지경에 빠져들었다. 다행히도 부산대 한의전이 착실한 준비와 본격적인 실행과정을 거쳐 이제는 국내 한의학교육의 중심기관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의 교육 관련 국제학술심포지엄은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개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北京中醫藥大學의 리우젠핑(劉建平) 교수는 WHO/WPRO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에서 임상진료지침을 개발할 당시 필자를 도와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전문가다. 비록 중의사는 아니지만 유창한 영어 실력과 성실하고 차분한 인품으로 국제적으로도 신망이 두텁다. 최근에는 ISCMR(International Society for Complementary Medicine Research)의 회장을 맡아 국제적으로 통합의학에 관련된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중의약 교육은 중국 헌법 정신을 그대로 반영 중국의 중의약 교육은 中醫學을 西醫學과 동등하게 발전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中西醫學을 결합한다는 중국의 헌법 정신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서의과대학에서 커리큘럼의 5% 정도 중의학을 교육함으로써 西醫師가 西藥과 中成藥을 처방할 수 있도록 하였고, 중의약대학에서는 40% 수준으로 서의학을 가르침으로써 졸업생들이 西藥과 中藥을 처방할 수 있도록 했다. 괄목할만한 내용으로, 2011년에 岐黃國醫班이라는 9년제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졸업 후 박사학위까지 주어진다. 2014년에는 그 과정의 재학생들이 아시아 최고 명문대학인 싱가포르 난양이공대학(南洋理工大學)에 가서 유전체학 등 생물과학 분야의 교육을 받기도 했다. 임상 교원 포함해 전 교직원이 4422명이고, 13개 단과대학에 재학생이 2만7833명으로 국내 한의과대학들과는 전혀 비교할 수 없는 규모다. 동즈먼(東直門) 동팡(東方) 등 3개 부속병원과 전국적으로 34개 협력병원이 있다. 또한 ‘Journal of Traditional Chinese Medical Sciences’를 발간하고 있으며, 211 工程의 지원 아래 세계 대학 100위권 내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明治國際醫療大學 (Meiji University of Integrative Medicine) 야노 다다시(矢野 忠) 총장은 돌아가신 구로스 선생과 함께 2003년 10월 WHO/WPRO의 ‘제1차 국제표준 침구경혈위치 전문가회의’에 참가했던 일본 침구학계의 거물이다. 동행했던 가와기타 겐지(川喜田 健司) 교수는 생리학 전공으로 일본 침구학계에서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학자로 WHO회의에도 일본 대표로 여러 차례 참가했었다. 한의협, 일원화 모델로 미국식 정골의학 방향 선회 일본에는 한의사제도가 없고, 鍼灸大學이 12개가 있으며, 침구를 가르치는 81개 직업학교가 있다. 가와기타 교수의 발표내용에는 침구학 교육에 관한 내용도 있었지만, 자신의 전공분야인 침에 관한 연구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대만 中國醫藥大學 中醫學院의 장헌홍(張恒鴻) 원장은 1989년 필자가 그 대학에 교환교수로 갔을 때 처음 만났다. 현 국제동양의학회 (ISOM) 회장인 린자오껀(林昭庚) 교수와 함께 당시 박사과정 학생이었다. 그런 인연으로 30년을 이어온 사이다. 그는 언제나 진지하고 또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할 줄 아는 인물이다. 한 때 창겅대학(長庚大學)으로 갔다가 현 총장이 다시 불러 모교의 학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중국의약대학은 1966년 설립된 이래 대만 중의학계를 주도해 왔다. 지금은 3개의 중의약대학이 더 있다. 중국의약대학은 여러 차례 변화를 거쳐 현재는 중의사와 서의사 이중 면허를 가질 수 있는 7년제, 중의사만 되는 7년제, 학사후 중의학계 5년제의 3가지 트랙을 운용하고 있다. 정규 강의 외에도 튜토리알, 문제중심학습(PBL), flipped classroom 등 다양한 교육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북경중의약대학은 규모면에서 또 제도적으로 우리와는 다르기 때문에 우리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대학은 중국의약대학이다. 현 한의협 집행부가 출범 당시에는 중국식 일원화를 주장했으나 최근에는 미국식 正骨醫師 (Doctor of Osteopathy: DO)가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방향 선회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정골의학대학 Lawrence Prokop 교수의 발표에 특별한 관심이 갔다. 정골의학대학에서는 의과대학의 전 과정을 배우고 추가로 정골의학을 교육한다. 1910년 Flexner보고서가 나온 후로 155개에 달하던 미국내 의과대학이 31개로 줄었으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교육이 강조되었는데, 정골의학에서는 이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일찌기 미국 전역에서 의사와 동등한 지위와 권리를 확보했다. 부산 한의전, 통합의학 교육 위해 더욱 분발바래 그의 발표를 듣자면, 정골의학이 마치 의학보다도 더 우월한 것처럼 보인다. 전인적인 접근을 하는 서양의학이다. 발표 후 우리나라 상황에 대한 질문에 그는 로비 등 정치적 노력을 하라고 강조했다. 아마도 한국 한의대의 실정을 잘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물론 한의계가 정치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한의대의 교육이 정치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상향 혁신돼야만 한다. 그래야 미국에서 정골의사가 의사와 동등하게 인정받는 것처럼 우리도 한국사회에서 최소한 의사와 같은 지위와 권리를 보장받게 될 것이다. 한의계가 왜 오랫동안 국립대를 그토록 원했는지 부산대 한의전의 발전상을 보면 이해가 간다. 한의대 교육에 있어서는 이미 다른 대부분의 국내 한의대가 따라가기 불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앞서가는 통합의학 교육을 위해서 더욱 분발해야 함을 주문하고 싶다. 연구 분야 특히 임상연구에서도 조만간 국내 선두 주자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아침에 길을 떠나 자정이 되어서야 귀가하는 무리한 일정이었지만 그다지 피곤하지 않았다. 세찬 비까지 뿌렸으나 잘 다녀왔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가벼웠다. -
문준전 교수님의 한의학 사랑 이야기■ 안규석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故 문준전 한의협 명예회장(왼쪽)과 안규석 경희대 명예교수 문준전 교수(한의사협회 명예회장)님께서 갑자기 하늘나라로 가신 지 1개월이 훌쩍 지났는데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가, 이제 49일도 가까워지고해서 경희대학교 재임 당시 가까이에서 느낀 교수님의 한의학 사랑 이야기를 간단히 요약해서 전하고자 한다. 제가 한의대에 입학하여 고민 중 가장 큰 것이 연구자냐 임상가냐 이었는데 임상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예과부터 교수님들과 유명 선배님들을 찾아다니며 배우는 것을 열심히 하여 본3, 4년 때에는 가족들과 하숙집 주위에서는 제법 명의(?) 소리를 들었으므로 졸업하면 임상가로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런데 본4학년 12월에 문교수님께서 ‘너 병리학교실에 남아’ 이 한마디를 하셨는데 갑자기 온몸이 굳어지면서 아무 말도 못하고 멍 하니 서 있다가 ‘예’ 하고 대답하였다. 당시에는 석성화 선배님이 조교로 계셨었다. 1. 간질환의 과학적 연구 주도적 기획 당시까지만 해도 한의학이 치료의학으로서의 객관적 자료가 부족한 시점 이었고 더구나 서양의학에서도 간 질환을 치료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시기이다. 그런데 왜 하필 그 어려운 간질환을 택했을까? 그 이유는 한의사들이 의사들이 치료하지 못하는 간질환을 자주 고치고 있었고, 문교수님도 개인적으로 치료 경험이 있어서 실험적으로 확신에 차 있었기 때문 이었다. 우선 한의사 겸 약사이신 김광호 교수님을 약대에서 한의대로 영입하고, 그 때까지 서의학에서 하는 모든 간질환 실험방법을 정리하여 생화학적, 약리학적, 조직학적 방법으로 실험에 착수하여 성공하였다. 여러 교수들이 협럭하여 실험한 결과 인진호탕, 인진오령산, 가감위령탕, 소시호탕, 대시호탕, 가감청간건비탕 등 모두에서 손상된 간이 회복되는 결과가 나왔다. 당시 경희대학교 대학 주보에는 ‘한의학 간질환을 완치한다’라는 제목으로 1면을 장식했다. 동시에 전국의 일간지에서도 중요기사로 다루게 되었고, 전국의 한의원에서는 간질환으로 찾는 환자가 급증하였다. 당연히 경희대 한방병원에서는 6개월이상 예약환자가 대기할 정도였다. 이로 인해서 한의학, 한의사, 경희대의 위상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작업은 1977년부터 1980년 사이에 이루어 졌다. 그래서 80년 이후부터 한의대 입학성적이 상위권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2. 군진한의학 제도 확립을 위한 노력 1960년대 후반에 입학한 학생들은 해마다 군진한의사제도(한의사군의관) 때문에 대모 하였다. 그런데도 조직적이고 합리적으로 대처하지를 못하고 있었는데 교수님께서 실무자들이 원하는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국방부를 무수히 들렸으며, 많은 자료를 준비하여 제출하고 설득하기를 무수히 반복하였다. 당시 나는 조교로서 따라 다녔는데 국방부 사람들이 ‘ 한의사 중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 하면서 여러 번 감탄하는 예기를 들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데모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역할을 할 수 있는 교육이 되고 또 검증을 받아야 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각 대학에 양방진단학, 방사선학, 임상병리학 등을 반드시 교육과정에서 다루도록 독려하기도 하였으며 이러한 노력들이 쌓여서 결국 군진한의학 제도가 정착되었다. 지금 협회와 각 대학에서 추진하고 있는 미래의 의학시스템에서 대부분의 의사 역할을 할 수 있는 한의대 교육과정 개편 작업은 매우 중요하고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문제인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문제가 있어도 서로 양보하면서 해결하여 주기를 바란다. 3. 최신 중의학의 분석 및 도입에 선도적 역할 1975년 이후부터 홍콩을 통하여 중국대륙의 한의서들이 유입되기 시작하였다. 서문의 모택동주석이란 말을 붉은 잉크로 지워져서 들어왔다. 교수님께서는 빨리 이 문헌들을 분석하여 한국한의학에 활용하여야 한다고 하시면서 빠른 번역을 독려하셨고 연구실에 계시다가 택시타고 귀가하시는 일이 자주 있었다. 우선은 내용이 간체자로 되어 있어서 간체자 사전을 구하여 익혀서 시작하였고, 동의보감 중심으로 배워왔던 우리에게는 생소한 술어들이 많았다. 소설, 간양, 비양, 공능 등과 장부중심 변증들이 있었고 기초와 임상 각 분야에서 술어들이 통일 되어 있었다. 이들을 보고 가슴 벅차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대학원 석 박사 과정 학생들의 중간 연구발표는 대부분 새 문헌 들을 참고하여 우리 것을 융합하는 것들이 많았다. 당연히 이러한 문헌을 접하지 못한 다른 교실에서는 당황하기도 하였다. 그때 새 중국 문헌을 구입하시기 위해 봉급의 절반정도까지 지출 하신 적도 있었다. 병리학 교실의 이러한 노력이 모든 교실에 자극이 되어 지금은 대부분의 전공교과서가 중의학 문헌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4. 한의학 연구기금 조성 간질환 연구를 하면서 연구를 위한 기본 시설과 인력의 부족함을 절실히 느끼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범 한의계에서 연구기금을 모금키로 작정하였다. 우선 1억원을 목표로하고 한의학 현대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지인들을 중심으로 모금을 한 결과 몇 개월도 안되어 목표치를 달성하였다. 당시(1980년)만 하여도 연구기금법이 잘 갖추어지지 않았고 각 기관에서 불만 없이 잘 운영 되면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의 시기로 인하여 동아일보에서 ‘ 경희 한의대 연구기금 강제 모금’ 이라는 제목으로 대학이 교육부로부터 압박을 받아 결국 문교수님이 자진 사퇴하셨다. 참으로 안타깝고 불행한 사건이었다. 나는 그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한명에게도 강제로 모금하지 않았고, 연구기금을 낸 모든 분들은 순수하게 한의학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참여하였다. 그 가운데 당시 대학원에 재학 중인 사람이 몇 명 있었는데 대학원 학점과 논문 통과를 잘 해주겠다는 조건으로 강제 모금 했다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도저히 이러한 곳에서 더 이상 있을 수 없다고 생각되어 나와 최승훈 선생이 조교 사표를 내고 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난 경희대로 다시 와서 연구기금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학장이 된 후 전 교수가 매월 발전기금을 내도록 교수회의에서 동의를 받아서 시행하였으며, 많은 동문들의 지원으로 직 간접적으로 수년간에 걸쳐 20여억원을 조성하는데 기여 하였으며, 이것이 연구비, 학생들의 장학금, 캘린더 제작, 학관건립에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이 자리를 빌어 나를 믿고 많은 금액을 희사해 주신 동문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것 이외에도 최초로 경락허실측정기(양도락)를 활용하여 100m 뛰기 전후의 기록, 어떤 포인트의 오르내림에 따른 약물 가감 등을 상세히 기록해 놓은 것 등은 후세 연구자들의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동국대에서의 학장, 병원장 재임시의 역할 들이 있으나 여기서는 생략한다. 다시 한번 교수님의 명복을 빌며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계시길 기원합니다. -
고전에서 느껴보는 醫藥文化 ⑤사암침법(舍巖鍼法)의 전래와 무형유산 안상우 박사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사암침법의 창안자 누구인지 확실한 문헌근거 부족 오늘날 ‘사암침법’ 전통침법으로 활발한 연구이어져 역사적인 시원 탐구와 체계적인 접근 노력 필요 지난 해 겨울 사암침법 수련회에서 사암침법 전래설에 관해 강연한 이후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사암침법 학술대회에 같은 주제로 새로운 생각 몇 가지를 덧붙여 발표하게 되었다. 동의보감 기념사업에 수반해서 진행되었던 한의학 분야 무형유산 가치 발굴조사에 세계무형유산 후보로 사상의학과 함께 사암침법을 우선 대상으로 추진했던 터라 한국 고유 침법의 발굴과 발전과정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오래 전부터 창안자인 사암이 누군지에 대해서 궁금증을 갖고 있었으나 이를 풀지 못해 답답해하곤 했다. 대부분 한의계에 알려진 바, 일반적인 인식은 1955년에 행림서원에서 발행한 『사암도인침구요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책에서 발행인 행파(杏坡) 이태호(李泰浩)가 원작자를 사암도인(舍巖道人)이라고 표방하고 ‘역자의 서언(緖言)’에 말하기를 강원도에서 온 한 늙은 의원(一老醫)이 전해준 말(傳言)에 “사암은 사명당(四溟堂) 송운대사(松雲大師)의 수제자(首弟子)”라 한다고 적었다. 그는 또 스님이라 속가의 이름이 밝혀져 있지 않다하면서도 스님의 속성은 임(任)씨이고 석굴 속에서 득도했다 하여 도호(道號)를 ‘사암(舍岩)’이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명대사의 문집이나 행적을 담은 그 어떤 기록에도 사암이라는 법명이나 도호는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연변 사상의학계의 원로이자 조의(朝醫) 손영석(孫永錫) 선생에 따르면 사암은 평안남도(함경도?) 출신의 스님으로 그의 본명은 황정학이며, 북한지역에서 구전으로 전승되어오는 사실이라고 분명하게 잘라 말한다. 이러한 사실은 몇 차례에 걸친 대담에서 채록한 것인데, 이 주장 역시 확실한 문헌근거가 확보되어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앞서 이태호가 사암침법을 확신하여 전쟁이 끝나자마자 이 책을 펴내게 된 것은 나름대로 피치 못할 인연이 있었다. 그의 회고에 의하면 “(한국전쟁중) 1.4후퇴 후 향리에 내려가 은거(隱居)하기를 2년 반, 1953년 6월에 중풍으로 인한 수족마비(癱瘓風疾)가 찾아와 무의벽촌(無醫僻村)에서 궁여지책으로 자신이 아는 몇 군데 경혈에 점을 찍어 주변 사람에게 침을 놓게 했는데(占記施鍼), 불과 3번 시술한 끝에 병석을 털고 일어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三下起床). 이렇듯 자신의 신병에 활용해 보고나서 사암침법 효과가 뛰어남을 절감한 그는 곧바로 이 책을 출판하게 되었던 것이다. 거금 400여 년 전에 나온 사암침법, 그리고 이 침법이 한국의 고유 침법으로 자리 잡기에는 많은 시일과 여러 단계의 전승을 거쳐야 했을 테지만 지금 알려진 것은 조선 후기 한참 세월이 지난 후대의 전사본(傳寫本) 몇 종류가 우리 곁에 놓여 있을 뿐이다. 사암이 이 침법을 창안한 이후 지산(智山 혹은 智妙病夫라 불림)이라는 침구 임상대가가 출현하여 침구임상 의안(醫案)을 곁들였기에 오늘날 이 침법을 해석하고 임상에 활용하는데 큰 도움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사적(事蹟)이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아 안타까움만 더할 뿐이다. 한때 이 침법이 근현대 침구의학자인 이재원(李在元)에 의해 일본의 야나기 소레이(幽谷素靈) 등에 전해졌는데, 오행보사법 혹은 오행침으로 둔갑하여 유럽 등 서구제국에 소개되고 보급되었다. 하지만 이 침법이 조선의 고유침법이라는 것은 물론이요, 사암이나 이재원의 이름조차 거명되지 않은 채 오로지 일본의 침술로 알려진 것 또한 뼈아픈 사실이다. 1980년대 이후 조세형의 『舍岩침법의 체계적 연구』(1986)를 비롯하여 이 침법을 연구한 저술이 적지 않게 출판되었고 영문으로 번역된 바 있으며, 1995년에는 사암침법 체계정립 기념사업회가 결성되고, 경기도 안성에는 기념비도 수립되었다고 전해진다. 올해에는 사암침법봉사단을 이끌던 임상한의사들을 주축으로 사암침법 학술대회까지 열렸으니 바야흐로 토굴 속에서 창안된 조선의 침법이 이제 세계로 나아갈 때가 된 것 같다. 세계 전통의학에 있어서 아시아의 패자를 자처하며 2007년 ‘중의침구’를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했던 중의학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침구학의 발상지라 자부하는 한국의 고유 침법이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암침법에 대한 역사적 시원을 탐구하고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필자는 작년 봄 전주에 자리를 잡은 아태무형유산원으로부터 원고 집필의뢰를 받았다. 유네스코에서 무형유산 등재 심의위원들에게 배포할 세계의 전통의학에 관한 영문서를 발행하려 한다는 취지이기에 열일을 제쳐두고 참여하기로 하였다. 지면에 제한이 있어 한국의 전통의학 가운데 사상의학과 사암침법 소개글을 기고할 수 있었을 뿐이다. “일침중혈(一鍼中穴), 응수이기(應手而起)” 침 한 대 혈자리에 적중하면 손을 따라 기혈이 움직이는 것처럼, 한국 침법의 우수성이 온 누리에 널리 알려지길 고대한다. -
2018 WFAS 학술대회 참가기남 동 우 국제교류이사(대한한의학회) 세계 침구사 포용하는 중국 태도 인상적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에서 열린 2018 세계침구학회(WFAS) 학술대회에 참석한 남동우 대한한의학회 국제교류이사의 기고를 싣는다. 2시간. 행사장에 입장하기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아무리 보안 검색 때문에 그렇다하더라도 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 학술대회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대기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 긴 기다림보다 더 인상적이고 놀라운 것은 그 2시간을 묵묵히 기다리는 수많은 인파였다. 지난 11월 15일 문화 예술과 미식으로 대표되는 도시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 침구의 날 기념 심포지엄 행사장 모습이 그랬다. 침구학 관련 행사가 동양의 한 국가가 아닌 머나먼 유럽에서 이렇게 성대하게 치러지는 것도 인상적이지만, 그 장소도 UNESCO 본부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매우 감명 깊었다. 그리고 그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이 중국, 한국, 일본만이 아닌 유럽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이었다는 점에서도 흥미로웠다. 기다리면서 주변 사람들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각기 언어도 다르고 출신 국가도 다른 사람들이었다. 모두 침구학이라는 한 가지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 이렇게 모인 것이다. 우리가 학술적으로 교류하면서도 그 상대방이 한의사인지, 의사(M.D)인지 혹은 침구사인지를 따지면서 스스로 교류 상대를 제한하고 우리들만의 행사를 치루고 있을 동안, 중국은 통 큰 포용력으로 세계 각지의 의사와 침구사들을 한 곳으로 모으고, 이렇듯 세계 각지로 그 영향력을 뻗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학회가 WFAS(The World Federation of Acupuncture- Moxibustion Societies)나 WFCMS(World Federal Chinese Medicine Societies) 등과 같은 중국 주도의 학회에 비하여 열등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학술대회 발표 내용을 보면, 학술적 발표나 성과는 우리 교수님들, 우리 연구자들, 그리고 우리 임상가의 발표가 훨씬 높은 수준에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학술대회 진행에 있어서 중국의 학술대회는 규모에 있어 우리와 비교할 수 없게 큰 반면, 진행의 디테일에 있어서 우리네 학회가 훨씬 세밀하게 계획되고, 진행 또한 원활하게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디테일과 시스템을 이야기한다면 1분 1초까지도 계산된 듯 정확하게 진행되는 일본의 학술대회가 또 그 분야에 있어서는 한 수 위라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다만 필자가 안타까운 점은, 우리가 이러한 중국의 포용력과 일본의 시스템을 잘 조합하고 우리의 우수한 콘텐츠로 무장한다면,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학술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너무 우수하다는 자만심 때문에 교류의 문을 닫고 교류의 상대를 너무 까다롭게 고르다보니 우물 안에 갇혀 버린 것은 아닐까하는 점이다. 이어서 16일, 17일 양일간 ‘World Scientific and Cultural Dialogue on Acupuncture’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WFAS 2018 학술대회에는 대한한의학회 (회장 최도영) 국제교류이사 남동우이사를 비롯하여 대한침구의학회(회장 이은용) 소속 김용석 교수, 박연철 교수 및 경희대학교 한방병원(원장 김성수) 소속 부지연, 홍예진, 전현정, 전새롬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꾸려져 세계 침구의 날 행사 및 2018 WFAS 학술 대회 등에 참석하고 왔다. 학술 발표에 있어서 ① The Reporting Quality of Details of Thread Embedding Acupuncture: A Review of Clinical Studies Related to Low Back Pain, ② Efficacy and safety of thread embedding acupuncture combined with conventional acupuncture for chronic low back pain ③ Clinical Application of Korean Medicine for Spine Conditions. ④ The effectiveness and safety of electroacupuncture for nonspecific chronic low back pain: a systematic review 등의 연구를 포스터 발표하여 참석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또한 ‘ Korean Style Acupuncture(이승민)’, ‘The FACE Method for Facial Rejuvenation(송정화 원장)’ 등 한국 침구 관련 강연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내년에는 WFAS 학술대회가 2019년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터키에서 개최 예정이니 보다 많은 국내 연구진들도 참여를 해서 침술에 대한 세계의 관심도 확인하고 한국의 한의학과 침구학을 알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뜸 요법, 무릎 골관절염 통증 완화에 효과[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KMCRIC 제목 무릎의 골관절염 (KOA)에 대한 뜸 요법의 통증 완화 및 신체기능 개선에 대한 효과 ◇서지사항 Zhao L, Cheng K, Wang L, Wu F, Deng H, Tan M, Lao L, Shen X. Effectiveness of moxibustion treatment as adjunctive therapy in osteoarthritis of the knee: a randomized, double-blinded, placebo-controlled clinical trial. Arthritis Res Ther. 2014 Jun 24;16(3):R133. ◇연구설계 randomised, double blind, placebo control ◇연구목적 무릎의 골관절염을 치료하는 데 있어 뜸의 효과와 안정성을 평가하고 거짓뜸 기구의 타당성을 검사함. ◇질환 및 연구대상 만성 KOA 통증이 있는 45세 이상의 환자 110명 ◇시험군중재 6주간 주 3회 ST35 (독비), EX-LE4 (내슬안) 그리고 1개의 아시혈에 세 번의 뜸 치료 ◇대조군중재 시험군와 동일한 기간, 동일한 횟수, 동일한 부위에 거짓뜸 치료 ◇평가지표 1차 결과 측정은 6주의 치료가 끝난 후에 WOMAC 통증과 기능 점수를 사용해서 평가함. 2차 결과 측정은 3주, 12주, 24주의 WOMAC 통증과 기능 점수를 평가함. ◇주요결과 WOMAC 통증 점수는 뜸 치료군 (baseline 6.69±2.41)에서 대조군 (baseline 6.27±2.72)보다 현저한 개선 효과를 각각 3주 (4.80±2.47 vs 5.56±3.09, P=0.012), 6주 (3.03±2.33 vs 4.56±3.09, P<0.001), 12주(2.85±2.67 vs 4.41±3.65, P=0.001), 24주 (3.14±2.42 vs 4.51±3.29, P=0.002)에서 보였다. WOMAC 신체기능 점수는 뜸 치료군 (baseline 33.4±15.37)에서 대조군 (baseline 30.99±17.82)보다 현저한 개선 효과를 각각 3주 (22.10±14.34 vs 26.71±15.60, P=0.002), 6주 (16.43±12.16 vs 21.70±16.53, P=0.015), 12주 (14.61±12.66 vs 21.98±17.94, P<0.001)에서 보였으나 24주 (15.92±12.73 vs 20.50±17.86, P=0.058)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환자와 시술자들은 적절하게 눈가림 되었으며 치료에 대해 의미가 있는 부작용은 없었다. ◇저자결론 6주간의 뜸 치료는 치료 후 18주까지 KOA를 가진 환자들의 통증을 효과적으로 완화하고 기능을 향상시키며 뜸 치료는 안전한 치료 방법으로 보인다. 거짓뜸 기구의 사용도 적합했다. ◇KMCRIC 비평 무릎 골관절염은 중년과 노년층의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으며 통증과 신체적 기능 저하를 유발하고 환자들의 삶의 질 (Quality of life)에 영향을 가져온다 [1]. 이전의 연구들은 관절염과 통증에 대해 뜸 치료가 효과적인 것을 보고하였으며 [2], KOA가 있는 환자들에 대한 뜸 연구들도 증상의 관리에 있어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하였으나 연구들의 질이 낮거나 높은 비뚤림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어서 근거로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 [3,4]. 본 연구는 KOA에 대한 뜸 치료의 효과와 거짓뜸 기구의 타당성을 인증하기 위해 시행되었고 거짓뜸 치료보다 실제 뜸 치료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하였으며 거짓뜸 기구도 연구에 적합한 것으로 보고했다. 뜸 치료의 특성상 눈가림에 어려운 과정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뜸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들을 모집했고 실제 뜸과 유사한 거짓뜸 기구를 사용하여 환자와 시술자 양쪽에 이중맹검 (double blind)을 적절하게 수행했다. 본 연구에서 실제 뜸의 피부 온도는 49.8℃로 측정되었으며 거짓뜸 기구는 40.9℃로 나타났다. 실제 뜸과 차이는 나지만 거짓뜸 기구 역시 온열 자극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이며 대기 대조군 (waiting list cotrol)이 추가로 있었으면 그 효과의 차이가 잘 나타났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의 뜸 기구와 뜸 치료방법을 이용해 KOA 환자들의 삶의 질에 대한 연구결과는 뜸 치료 환자들에게서 거짓뜸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 비해 정신적, 육체적인 삶의 질에 유효한 개선 효과를 보였고 [5] 국내에서 연구 발표된 논문도 뜸 치료를 받은 KOA 환자들이 뜸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서 삶의 질이 개선되었다고 보고했다 [6]. 뜸 치료에 따른 안전성은 본 연구에서 사용한 뜸 기구와 뜸 치료방법을 사용한 연구에서는 특별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지만 [5], 국내 연구에서는 1도 화상, 2도 화상, 가려움증, 피로 등의 부작용이 흔하게 발생하였으므로 [6] 앞으로 뜸 치료의 효과에 대한 양질의 연구들도 많이 필요하지만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뜸을 사용하기 위한 연구 (뜸 시술방법, 뜸의 크기, 뜸 기구 등)들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1] Palmer KT, Reading I, Calnan M, Linaker C, Coggon D. Does knee pain in the community behave like a regional pain syndrome? Prospective cohort study of incidence and persistence. Ann Rheum Dis. 2007 Sep;66(9):1190-4. https://www.ncbi.nlm.nih.gov/pubmed/17114191 [2] Lee MS, Choi TY, Kang JW, Lee BJ, Ernst E. Moxibustion for treating pain: a systematic review. Am J Chin Med. 2010;38(5):829-38. https://www.ncbi.nlm.nih.gov/pubmed/20821815 [3] Kim SY, Chae Y, Lee SM, Lee H, Park HJ. The effectiveness of moxibustion: an overview during 10 years. Evid Based Complement Alternat Med. 2011;2011:306515. https://www.ncbi.nlm.nih.gov/pubmed/19825873 [4] Choi TY, Choi J, Kim KH, Lee MS. Moxibustion for the treatment of osteoarthriti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Rheumatol Int. 2012 Oct;32(10):2969-78. https://www.ncbi.nlm.nih.gov/pubmed/22461183 [5] Ren X, Yao C, Wu F, Li Z, Xing J, Zhang H. Effectiveness of moxibustion treatment in quality of life in patients with knee osteoarthritis: a randomized, double-blinded, placebo-controlled trial. Evid Based Complement Alternat Med. 2015;2015:569523. https://www.ncbi.nlm.nih.gov/pubmed/25688277 [6] Kim TH, Kim KH, Kang JW, Lee M, Kang KW, Kim JE, Kim JH, Lee S, Shin MS, Jung SY, Kim AR, Park HJ, Jung HJ, Song HS, Kim HJ, Choi JB, Hong KE, Choi SM. Moxibustion treatment for knee osteoarthritis: a multi-centre, non-blinded, randomised controlled trial on the effectiveness and safety of the moxibustion treatment versus usual care in knee osteoarthritis patients. PLoS One. 2014;9(7):e101973. https://www.ncbi.nlm.nih.gov/pubmed/25061882 ◇KMCRIC 링크 http://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RCT&access=R201406051 -
“한의계를 대변해 줄 '행동하는 한의사'가 필요한 때”[편집자 주] 그동안 각종 법령과 제도의 미비로 인해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던 한의사의 의권을 신장하고 불합리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들어 한의계에서는 ‘1인 1정당 갖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본란에서는 릴레이 인터뷰의 첫 번째 시리즈로 문영춘 대한한의사협회 기획이사로부터 1인 1정당 갖기가 갖는 의미 및 필요성 등에 대해 들어본다. ◇왜 다시 1인 1정당 운동인가? 1인 1정당 갖기 운동은 한의사협회와 같이 회원 수가 적은 단체가 정치적인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정당에 가입한다는 것은 정치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사의 표현이며, 특히 당비를 납부하는 진성당원이 돼 당권 투표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행동하는 한의사의 적극적 모델이다. 뿐만 아니라 정당에 가입하고 각 지역구에서 주최하는 정치활동에도 적극 참석해 향후 지방자치단체 선거 또는 국회의원 선거 등 선출직 의원과 공직에 출마하는 것도 그 시작은 정당 가입이라고 할 수 있다. 43대 집행부에서는 이전 집행부에서 추진했던 1인 1정당 갖기 운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자 한다. 좋은 정책은 집행부가 바뀌더라도 계속 추진돼야 하기 때문이다. 최소 1년에 2회 정도, 중앙회가 시도지부와 함께 해당 운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최근 한의계 내부에서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는 부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와 숫자만 놓고 봤을 때 비슷한 치의계와는 달리, 한의계는 유독 정치활동에는 소극적인 면이 있었다.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던 시절부터 한의사들이 정당 활동도 열심히 하고 정계입문도 많이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동안 침구사 문제, 한약분쟁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불거질 때마다 한의사 정치인을 갈망하는 목소리는 높았지만 최근까지 윤석용 의원을 제외하고는 현재 국회에 한의사 출신 의원이 한 명도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나 국회를 상대로 우리의 요구사항들을 이야기할 때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한의계를 잘 이해하고 입장을 대변해 줄 의원이 없는 것이다. 그만큼 의료 제도와 시스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일선 한의사 회원들도 이런 부분을 피부로 직접 느끼고 있기 때문에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당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개인적 계기가 있다면? 아직 특정 정당 소속은 아니지만 7년 전 분회일을 시작할 때부터 정당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 분회사업, 지부사업, 한의계 현안에 대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 정치인들과의 교류에 발 벗고 나서면서 의사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 약자인 한의사들이 처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치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개별 한의사를 넘어 한의사들의 정당 활동, 어떤 의미일까? 현재 우리나라에는 매우 다양한 직업군과 계층들이 포진해 있다. 다양한 직업군과 계층들 사이에는 서로 이권이 충돌하기도 하고 그들 각자가 스스로를 보호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보살핌도 받을 수 없을 수 있다는 차가운 현실에 직면하기도 한다. 그래서 노동자의 권리를 대변하기 위해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이 노동계에서는 그동안 정당활동 및 정치활동을 펼쳐왔으며 다수의 국회의원들을 배출하는 상황이다. 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약사회, 간호사협회 등 의약단체 또한 각 단체의 이권을 보호해 줄 정치인들을 양성하는데 힘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의사의 정치활동은 개인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의료계 약자에 해당되는 한의협의 입장에서는 필연적으로 해야 하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한의약의 제도화 관련 시급하게 추진돼야 할 과제는? 당장 시급히 추진해야 하는 과제는 첩약 건강보험의 시행, 제제한정 의약분업,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제한 및 각종 규제의 철폐, 한의 실손보험 시행, 추나, 약침 등의 건강보험 적용 등을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제한 철폐만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한의약육성법에도 명시돼 있듯 국가는 한의학을 육성, 발전시켜야 하는 책임이 있다. 한의사들이 한의약 기술을 발전시키고 이전보다 더 나은 의료 기술과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이렇게 제도적으로 지원을 받기 위한 1차적 책임은 한의사들에게 있다. 한의사들이 스스로 필요성과 기준에 대해 전문가로서 목소리를 낼 때 제도적으로도 반영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남기고 싶은 말 다섯 명의 자녀를 키우면서 다행히 특별한 사고나 외상, 또는 3차 진료기관에 진료를 받아야 할 정도의 위중한 질환은 없어서 예방접종과 치과치료를 제외하고는 양방 의료기관을 이용한 적이 없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안 아팠던 것은 당연히 아니다.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감기나 배탈, 결막염이나 사소한 피부질환 등 많은 질환에 걸린다. 소위 일차진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은 끊임없이 발생이 됐는데 해당 질환들은 한의사로서 직접 치료를 할 수가 있었다. 다행히 상급 진료기관을 이용해야 하는 질환이나 사고가 없었던 것은 감사한 일이다. 2004년 이후 지금까지 한방부인과전문의로서 진료를 하고 지역에서 난임사업도 주관하면서 이렇게 한의학, 한의사가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너무나도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치료를 하기 위해 사용되는 한약에 대한 비용 문제와 진료를 하는데 필요한 진단기기 사용의 걸림돌 등이었다. 한의학이 앞으로 계속해서 발전하기 위해, 존재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비용과 규제’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한의사의 정당 활동이야 말로 이를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
11월 24일최승훈 한약진흥재단 이사장 단국대학교 교수 개최키로 했던 제3회 외상 전문분야 연계 심포지엄 ‘불발’ 양방 의료계서 참여 예정 의대교수들에게 참석 취소 요구 “이번 사태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할 의사들도 많을 것” 11월 24일, 이날은 부산대병원에서 ‘다발성 중증 외상환자의 통증 조절과 회복을 위한 의학과 한의학의 다학제 연구를 위한 제3회 외상 전문분야 연계 심포지엄’이 열리기로 한 날이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와 한의과가 공동으로 개최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참석키로 했던 연자들이 열흘 전 모두 불참을 통보해오면서 심포지엄이 취소됐다. 이번 심포지엄의 주관기관은 부산대병원 의생명연구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었다. 부산대병원 한의과 교수가 개회사를, 대한외상학회 이사장이 축사를, 그리고 부산대병원 한방병원장이 격려사를 할 예정이었다. 심포지엄의 세션 1은 ‘외상 수술 후 회복을 위한 다학제 접근’을 주제로 부산대병원 재활의학과, 외상외과, 신경외과와 경희의료원 교수가 발표하기로 했었다. 세션 2에서는 ‘외상/수술 후 통증 관리: 약물 및 비약물 중재’를 주제로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들의 발표에 이어 경희대 한방병원 침구과 교수가 ‘신경병증성 통증의 침 치료 최근 연구 증거’를, 부산대병원 한의과 교수가 ‘흉부 외상환자의 침 치료 연구 – 단일 센터 경험’을 발표하기로 했었다. 부산대병원 측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다발적 중증 외상환자의 외상 후 성공적 회복과 통증 경감에 대한 관련 분야 연구 동향을 소개한다. 다학제 연구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외상외과학, 재활의학, 마취통증의학, 신경외과학, 한의학 분야 등의 전문가를 모시고 심포지엄을 개최하고자 한다"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 심포지엄 개최 소식이 알려지자 부산·경남 지역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와 부산광역시 의사회가 심포지엄 연자로 초청된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교수들에게 연락해서 참석 취소를 요구했고, 교수들이 심포지엄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결국 심포지엄이 취소되기에 이르렀다. 경남지역 의사회의 모 대의원은 “의료계가 아직도 이런 심포지엄을 열고 있다는 사실에 황당했다. 부산시 의사회와 의협 대의원회가 협력했고,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교수들로부터 심포지엄 참가 취소를 이끌어냈다”라고 말했다. 참으로 그의 의기양양함이 황당하다. 그들이 진정 의사의 양심을 가지고 있다면 또 지성인으로서 최소한의 의식이 있다면 그들이 저지른 만행이 의료인으로서 국민 앞에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었는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또 부산시의사회 회장은 "해당 교수들에게 대한의사협회가 강력한 대한방 원칙을 표명했다고 설득했다. 한방치료가 현대의학과 접목되는 것은 원론적으로 합당하지 않다"라며 “앞으로도 비슷한 심포지엄이 열린다면 이를 막아내겠다”고 했다. 설득이 아니라 협박을 했을 것이다. 아무튼, 대단한 자부심이다. 한의학에 대한 우월의식이 하늘을 찌른다. 그러나 그들은 도대체 인간과 의학에 대한 원론적 이해가 없다. 현대의학이 여전히 얼마나 부족하고 한계가 많으며, 그 극복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자각이 없다. 심지어 의료기회사 영업사원들에게는 수술까지 맡기는 그들이다. 이들은 전 세계 의료가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전혀 모르고 또 알려고도 하지 않는 다. 이번 사태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할 의사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야 한국의학계의 미래가 있다. 우리가 미워하는 것은 의사가 아니라 그들이 품고 있는 오만과 이기와 독선과 폭력이다. 이참에 우리도 그들처럼 우리가 또 다른 형태의 비리와 죄악을 자행하고 있지는 않은지 또 본질을 훼손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의료인이 되어야 한다. 세션 1에서 ‘외상/수술후 환자의 손상 조직 회복 시간 단축’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려고 했던 안원식 교수는 서울의대 출신으로 서울대 치과병원 마취과 과장을 역임하고 경희한의대에 편입하여 올해 졸업한 이중면허 소지자이고, 세션 2와 종합토론의 좌장으로 내정되어 있던 부산대 한의과 윤영주 교수도 역시 서울의대와 동의대 한의학과를 졸업한 이중면허 소지자이다. 개회사를 하고 세션 2에서 ‘흉부 외상 환자의 침 치료 연구 - 단일센터 경험“을 발표키로 했던 부산대병원 한의과 김건형 교수는 필자와 잊지 못할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젊은 인재이다. 20년 전 필자가 경희대 한의학과장 시절 김 교수는 한의대 학생회장이었다. 언제인가 한의과대학 입구에 당시 학생회장이던 김 교수가 대자보를 붙였는데, 필자가 읽어보니 내용이 사실과는 다른 듯하여 그대로 북북 찢어서 그 옆의 쓰레기통에 버렸었다. 그 다음 날 찢겨 버려졌던 대자보가 테잎으로 돌돌 뭉쳐져서 원래의 자리에 붙어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다시 쓰레기통에 버리고, 또 다시 갖다 붙이기를 반복했던 적이 있었다. 필자는 김 교수가 학생 시절 가지고 있던 그런 결기가 여전히 살아있다면 이러한 어불성설의 사태에 좌절하지 않고 거듭 일어날 것이라 기대해 본다. 아울러 국내적으로 한양방간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의학 발전이라는 비전을 공유하면서 준비 과정에 동참했던 의대와 한의대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경의를 표하고자 한다. 11월 24일, 그 심포지엄이 예정대로 열린다면 한국 의학은 해당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였을 것이다. -
2018 KIOM 글로벌 원정대 대상팀 K.F.C.“환자 중심의 통합 암 치료서 한의약 역할 충분히 가능” 환자 맞춤형으로 부작용 완화 및 삶의 질 개선 도모…시행하지 않을 이유 없어 한국형 통합 암 치료 보급 등 한의학 세계화에 도움되는 인재되고 싶다 ‘한 목소리’ 한국한의학연구원이 대학(원)생들에게 세계 전통의학 발전상을 경험하고 미래보건의료를 예측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KIOM 글로벌 원정대’가 올해로 12번째를 맞이하면서 한의계의 대표적인 해외 연구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대상을 수상한 ‘K.F.C.(Korean Future Cancer system)’팀(동국대 한의학 본과 2년 이성민·최호철, 경희대 한의대 본과 2년 김혜린, 상지대 한의대 본과 1년 임채원)은 ‘한국형 통합 암 치료 발전 방향 연구’를 주제로 미국을 탐방했으며, 심사위원들로부터 미국의 통합 종양학과 관련된 다양한 직군 및 기관 탐방을 통해 현재 한의학의 암 치료에 있어 강점과 약점을 명확히 분석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한국형 통합 암 치료의 방향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다음은 K.F.C팀원들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글로벌원정대의 참여 계기 및 탐방하면서 느낀 점 등을 들어봤다. Q. 팀은 어떻게 결성됐는가? ·이: 2017년 겨울,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특강수업이 계기가 돼 선배가 개원하고 있는 뉴욕 맨해튼을 다녀왔다. 그러나 주체적인 탐구가 이뤄지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 채 한국으로 돌아와 ‘뉴욕에서 만난 허준의 후예들’이란 제목의 후기를 기사로 남겼고 통합 암 치료라는 분야를 더욱 깊이 파고들고 싶었다. 그것이 KIOM 글로벌 원정대 프로그램과 맞물려 경희대 한의대 재학 중인 친한 친구를 통해 공지해 혜린이, 글로벌 원정대 홈페이지에서 팀원 모집 글을 보고 연락이 온 상지대 한의대 채원이와 팀을 구성하게 됐다. 그러나 모든 구성원이 다른 학교로 구성되면 응집력에서 한계가 있었고 결국 신입생 때부터 절친하게 지냈던 후배인 호철이까지 참여해 팀을 결성됐다. Q. ‘통합 암 치료’를 주제로 선정하게 된 이유는? ·최: 통합 암 치료는 현대 암 치료의 분명한 흐름이다. 항암·방사선·수술 등 기존의 3대 치료법으로 암 질환을 완전히 정복하지는 못해, 이에 환자가 중심이 되는 치료를 목표로 미국의 선도적인 암센터에서는 현대의료와 검증된 보완·대체의학을 포함한 통합의료를 시행하고 있다. 2015년 U.S News Health ‘Best hospitals for cancer’의 상위 5개 암센터에서는 모두 통합 암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비교적 우수한 의료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국내 통합 암 치료의 발전이 더딘 점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형 통합 암 치료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선정했다. 이를 위해 미국 120여명의 전문가에게 이메일을 보내 인터뷰 요청을 했고, 최종적으로 5명에게서 긍정적인 대답이 왔다. 평소 쉽게 접해볼 수 있는 주제가 아니었고, 한의학이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분야인 듯해 주제로 선정하게 됐으며, 준비를 하면서 통합 암 치료에 대해 심도 있게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Q. 미국에서 인상 깊었던 일은? ·김: 총 17박19일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총 4곳의 지역을 방문했다. 방문한 10곳의 기관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Fred Hutchinson Cancer Research Center와 MSKCC이다. Fred Hutchinson Cancer Research Center의 경우 시설면에서 한번 그리고 기관 관계자들의 연구에 대한 열정에 또 한 번 놀란 곳이다. 특히 세계적으로도 권위 있는 암 센터에서 통합 암 치료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전문가를 센터에 섭외했다는 점이 흥미로웠으며, 우리나라보다 더 체계적으로 대학-병원-연구 센터간 alliance가 잘 구축돼 있다는 점이 부럽기도 했다. MSKCC의 경우에는 탐방 당시보다 탐방에 다녀온 후 더욱 기억에 많이 남는 기관이다. 현재 경희대 한의대 본과 2학년 교과목 중 하나인 종양학 수업을 수강 중인데, 교수님들께서 실제로 수업 도중 MSKCC에 대해 소개해주고 MSKCC에서 연구한 암 치료 관련 자료들을 활용해 강의를 하시기 때문이다. 최근 학교에서 국제학술대회가 열렸었는데, MSKCC 개리덩 교수의 강연을 직접 듣게 돼 MSKCC를 실제 방문했다는 사실이 더욱 인상 깊었다. Q. 통합 암 치료의 장점은? ·최: 통합 암 치료는 한의학과 서양의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보완대체의학을 활용해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다. 암 환자의 병태는 환자 개개인마다 다양하기 때문에 환자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콜로라도 암센터 방문시 통합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한 의사가 한 말이 있다. “현재의 Integrative medicine은 아직 암 치료 후 부작용 관리 단계에 집중돼 있다. 우리의 목표는 치료 시작점에서부터 함께 하는 것이다.” 우리의 사전 조사 결과, 한의학의 암 치료는 암 예방에서도 강점을 보일 수 있다. 한국형 통합 암 치료는 이런 점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임: 환자 맞춤형 치료가 통합 암 치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암 환자들은 긴 항암치료 과정 중에 상당한 고통을 겪게 된다. 극심한 피로, 오심, 구토, 손발 저림 등은 물론 우울감으로 인해 삶의 질까지도 저하된다. 통합 암 치료는 환자가 중심이 되는 치료다. 환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침·한약을 비롯한 한의치료, 운동요법, 마사지, 음악치료 등 다양한 보완대체의학을 병행해 환자 맞춤형으로 부작용을 완화하고 삶의 질 개선을 도모한다는 것이 통합 암 치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한 근거수준이 마련된 보완대체의학을 병행해 치료효과가 좋아진다면 이를 행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Q. 한의학 교육에 바라는 점은? ·김: 한의학 교육이 좀 더 한의대 학생들의 시야를 넓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의대에 입학했기 때문에, 모두들 한의사면허를 가지고 남은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더 넓은 시야로 개원의를 넘어 연구, 보건 혹은 한의학 이외의 분야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는 수업들이 더욱 많아져야 할 것이다. ·임: 한의학 이론을 배우는 것은 좋은데, 너무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 난해한 내용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의학 이론과 양방 이론을 결합해 배우는 내용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상한론을 공부할 경우 상한론의 한문 문장 해석에 급급한 공부가 아니라 감염의 기전을 함께 공부해 ‘이 조문은 어떤 질환으로 볼 수 있다’ 등과 같은 해석이 곁들어지는 수업이 활성화된다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이번 글로벌 원정대를 준비하면서 논문을 찾아보고 읽는 작업을 많이 하게 됐는데, 학교에서 그런 부분들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다면 학술적으로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논문을 읽고 정보를 찾는 법에 대한 내용이 수업에서 다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Q. 글로벌 원정대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은? ·이: 이번 글로벌 원정대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통합의료 현장에서 필수적이며 대체 불가능한 한의학을 위해 나아갈 것이다. 그렇게 K-pop 한류 문화의 선전과 동시에 훗날 K- medicine, 한의학이 큰 축을 담당하는 한국형 통합의료의 선전을 위한 인재가 되고 싶다는 장기적인 목표가 있다. ·김: 글로벌 원정대 이후에도 통합 암 치료를 연구하고 그것의 이점을 홍보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세계 유수의 기관에서도 통합의학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치료에 활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협진 등의 문제로 인해 한계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통합 암 치료라는 주제로 우리가 대상을 수상했듯이 언젠가는 통합의학이 국내 암 환자의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많은 학우들이 글로벌 원정대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막연히 한의학의 세계화에 대한 꿈만 가지고 있었던 내 자신이 글로벌 원정대를 통해 그러한 꿈을 어떻게 실현해 나갈지 생각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의학의 세계화에 다가갈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많은 주변 학우들과 나누고 싶다. ·최: 처음에 글로벌 원정대에 참여하는 것이 너무 힘들 것으로 생각해 걱정을 많이 했다. 실제로 힘들었지만 그만큼 배운 점이 정말 많고 특히 논문에 대한 지식이 많이 늘어서 앞으로 공부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임: 한의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려면 근거 수준을 높이는 것이 절실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연구가 더욱 활성화돼야 하고, 한의계에서 말 그대로 ‘아는 것이 많아야’ 한다. 더 많이 배우고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만의 영역에 사로잡히는 것이 아니라 한의학의 우수성을 끊임없이 밖으로 증명해 나가야 한다. 미국에서는 보완대체의학이 근거수준을 높이며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었으며, 통합의료가 활성화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아직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미래에 한의학의 세계화에 기여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2018년 미국 국제통합암학회(SIO) 참관기일본의 현재 한방의학 연구 수준은? 박소정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 교수 통합의학은 환자 맞춤식 치료법으로 가는 미래의학의 패러다임 “통합의학은 근거와 객관환, 표준화 데이터를 만드는 것” 의사라면 모름지기 최적의 치료법을 환자에게 제공해 환자의 생명을 살리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꿈꾼다. 최선의 의학이란 환자중심의 의학이며, 이는 전인적인 관점에서의 치료를 기본으로 한다. 통합의학은 이러한 전인적 치료법에 대한 근거, 논리와 검증을 통해 보다 나은 환자 맞춤식 치료법으로 발전시키는데서 시작한 미래의학의 패러다임이다. 한국의 의료 환경은 과학적이고 경제적이며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의료환경을 4차 산업시대에 맞게 더욱 선진화하기 위해 최근 한국에서는 대한통합암학회 등 통합의학 관련 학회가 출범하고 보건복지부 사단법인으로 인정을 받았다. 올해로 15번째를 맞는 통합암학회(Society for Integrative Oncology, SIO)는 미국 내 3대 암센터인 엠디엔더슨,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다나파버를 중심으로 2003년에 설립되었으며 암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근거중심의 포괄적, 통합적 치료의 발전에 그 설립 목표를 두고 있다. 필자는 이번이 4번째의 참석인데 보스턴, 마이애미, 시카고에서 열릴 때와는 색다른 환경(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렸고, 이는 SIO를 참석하는 또 다른 묘미이기도 하다. 이번 행사장은 사막의 리조트에서 열렸으며, 온후한 기후로 인해 야외에서 하는 요가와 기공체조, 항산화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각종 야채, 과일 등의 건강한 식사 제공 등 행사장 자체가 통합암학회의 장소로서 최적이었다. 연구에서 임상 적용으로(From Resear ch To Practical Applications) 이번 학회는 기조연설을 포함해 총 9개의 전체강연(Plenary session)과 4차례 동시강연(Concurrent session) 및 포스터 발표(Poster session)가 있었다. 필자는 4번째의 참석인 만큼 학회 발표의 내용들은 대부분 친숙했다. 환자의 영양, 침, 마인드 바디, 한의학 등 다양한 치료법에 관한 것들과, 삶의 질 관리, 에너지 균형 등에 관한 주제들의 세션으로 좋은 연구와 열띤 토론이 이루어졌다. 그 중에서 영양과 암과의 여러 가지 연구, 침 연구에서의 반응 예측인자, 유방암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의 원인 파악, 적용과학(Implementation science) 연구 등이 인상적이였다. 영양에 관한 연구에서는 연구의 디자인과 평가방법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식이염증지수(Dietary inflammation index)는 2014년에 나온 개념으로 식품의 염증지수를 정하는 것인데, 이와 암의 발생, 치료, 예방 등에 대한 연구가 유의미하게 나오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식이염증지수를 이용한 암과의 식품과의 상관관계 등을 연구하는 것으로 발전된 디자인이 발표되었고, 다양한 영양요소들의 효과에 관한 발표들이 이어졌다. 침 연구에서는 유방암 항암치료의 부작용인 안면홍조에 대한 침의 치료효과를 예측하는데 있어 환자의 나이와 BMI가 적을수록 좋은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이 새롭게 발표되었다. 한의학의 적용과 예측에 있어서 어떤 인자가 치료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가에 관한 참신한 연구였다. 또한 유방암의 항암치료가 인지기능을 떨어뜨린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를 FDG-PET(Fludeoxyglucose-Positron Emission Tomography)로 확인한 연구내용이 발표되었다. 이는 항암치료로 인해 뇌의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떨어진 인지기능을 보상하기 위해 더 많은 부분들이 사용된다는 것을 입증했는데, 항암치료가 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제 눈으로 보여주는 연구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떨어진 인지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유의미한 치료법은 없다고 하니, 이 연구의 결과를 활용하여 인지기능의 회복에 관련된 통합암치료의 연구들이 향후에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적용과학(Implementation science)에 대한 발표도 인상적이었다. 통상적으로 오리지널 연구가 환자에게 실제로 적용되는 것은 14% 정도이며, 통상 17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가 하는 연구의 대부분은 실제 임상현장에서 적용되기 어려우며, 실제로 검증이 완료되어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보한 방법이라 할지라도 여러 사회적인 여건과 환경으로 인해 적용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현상은 통합의학에서도 적용될 수 있으며,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된 통합의학이 사회적으로 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한의학과 미래 한국에서는 경희대학교 이지영 교수의 천왕보심단이 암과 연관된 수면불량에 대해 인지행동치료와 비교하여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이외 필자가 속해 있는 대전대학교 동서암센터에서는 포스터 발표 2개, 소람한방병원에서 포스터 발표 4개, 대한통합암학회 이사장의 좌장활동 등이 있었다. 또한 지난 14년 동안 SIO에 참석하여 한국의 한의학을 SIO에 소개하고 SIO의 발전을 이끈 유화승 교수님이 SIO Board member에 선정되었다. 이 교수의 천왕보심단 연구에서 암환자의 수면개선에 대해 기존의 인지행동치료와 비교하여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보였으며, 천왕보심단이 암환자의 수면의 질 개선에 효과가 있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연구로 의미가 있는 발표였다. 질의 응답시간에 중국학자가 천왕보심단은 중국의 약인데, 한국의 약재를 사용하는지, 제조는 한국에서 하는지 등의 질문이 있었는데, ‘중국의 약’이라고 강조하는 것에 대해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TCM이라는 명칭이 한의학을 대표하는 고유명사화 돼가고 있고, 중국은 중의학을 세계의 표준의학으로 만들기 위한 결과들이 들어나면서 TCM의 오리지널이라는 관점을 우리가 바꾸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제는 TCM이냐, TKM이냐, Oriental medicine이냐의 명칭 문제에 주목할 게 아니라 통합의학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좋은 연구를 통해 근거를 확보하는 선의의 경쟁으로 환자들의 생명의 연장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주력해야할 것이다. 의학 분야야말로 누구의 패러다임이 아닌, 환자중심의 사고만이 진정한 의학의 길로 향하는 입구가 아닐까 싶다. 다만, 한국의 수준 높은 의료 환경이 이원화체계로 인한 쟁탈전으로만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통합의학으로의 선진 발전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SIO는 보완대체의학이 주류를 이루는 학회인데, 진정한 통합의료를 위해서는 최신의 면역암치료나 유전학 분야에 관한 치료법도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점에서는 한국형 통합암치료가 먼저 시작하고 있어 더 앞서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끊임없는 토론(Endless Discussion) 이번 학회 참석에서 수많은 질문들과 답변 및 토론들이 어느 때보다도 인상적이었다. 시차로 인해 낮에는 졸린 눈을 비벼가며 강의를 듣고, 밤에는 잠시 눈을 붙였다가 깨서 새벽녘까지 의학, 한의학, 통합의학에 관한 열띤 토론이 매일 밤 이어졌다. 한·양방 복수면허자, 의대교수 출신 산부인과 의사, 한의대 교수 및 레지던트, 그리고 미국 맨해튼 한의사 개원의와 그 부인(한의사 출신으로 인류학 석박과정 중)이 함께 참여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통합의학과 한의학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였다. 한국에서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토론으로 서로에게 매우 고무적인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결국 통합의학은 근거와 객관화, 표준화에 대한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통합의학 모델의 확립, 수가 마련, 근거 확보 등이 필요하고 또 정부의 의지와 학회의 노력, 그리고 관심 있는 의료인들간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마음 속에 새겼다. 내년 SIO는 미국을 대표하는 도시, 뉴욕에서 열린다. 이미 3차례나 SIO를 개최한 바 있는 곳이다. 앞으로의 1년간 더 발전한 한국형 통합암치료의 성과가 뉴욕에서 발표되기를 기대해 보는 바이다. -
회무 연속성 위한 정리 작업에 최선 다할 것울산지부, 끈끈한 결속력 자랑 전국 시도지부장 릴레이 인터뷰-4 이병기 울산광역시한의사회 회장.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Q. 한 해의 회무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그간의 회무를 평가한다면? 2018년도는 울산지부 집행부 3년차를 마무리 하는 회기이면서 최혁용 집행부의 회무시작의 시점이기도 했다. 중앙회의 적패청산과 새로운 미래를 위한 방향 설정에 내부적 논의의 결과들이 조금씩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부로서는 전국한의사 축구대회 준우승을 이뤘는데, 이는 약소 지부의 열악한 환경에서 이룬 단결의 성과라 생각된다. 한의사의 생존을 위해 시대의 변화에 발 빠른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북화해무드에 따르는 새로운 비전에 대응해야 하고 의료 권력들 간의 세력싸움에 확고한 자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의료통합의 부분도 회원들의 선택이 중심이 돼야 한다. 울산 지부는 지부 20년을 토대로 새로운 20년을 준비해야하는 전환기에 와있다. 내부소통과 협력으로 전환기에 잘 대응하도록 하겠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은? 울산 지부의 사업 중 둘째 아이 이상 출산산모에게 첩약을 지원해주는 사업과, 복지회관 노인진료사업으로 수상한 사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두 사업은 10년 이상 꾸준히 지역민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해오고 있다. 남구복지회관 한의진료사업은 독거노인들의 사회참여와 관심을 지속하는 의미에서, 고교생 봉사 팀과 연계해서 봉사를 펼쳐 학생들의 사회적 참여를 유도하는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연합하고 그 사업이 꾸준하게 실천해서 지역민의 진정한 지지와 성원들을 끌어낼 때 가치가 생기는 것이라 생각된다. 둘째 아이 산후조리 첩약지원사업의 성과로 울산광역시한의사회가 복지부 장관상을 받은 것도 회원들의 노력의 결실이라 생각된다. 지부별로 하는 사업들이 중앙회 차원에서 수집정리가 되고 전국화 되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 부탁드린다. Q. 한의난임치료 데이터 축적을 위한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난임 사업이 3년째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데, 양방 난임 사업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대상자 발굴이 어려워지고 있다. 위원들의 노력 끝에 28명의 대상자 중 5명의 임신을 성공하게 해 18%의 성공률을 거뒀다. 더욱 열악해지고 어려운 케이스를 가지고 시행한 결과 치로는 나름 성과를 올렸다고 생각한다. Q. 해외의료봉사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등 회원간 결속력이 매우 끈끈해 보인다. 울산지부는 광역시로 승격하면서 지부가 됐는데 지부를 유지하기 어려운 회원 수로 20여년 선후배들이 합심 노력하여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회원들의 참여와 단합을 이끌어 내었던 부분이 해외의료봉사활동이 많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회비 수납률과 회원들과의 결속력이 높은 것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의 자부심을 지키고자 하는 선후배 회원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Q. 남은 회기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현재는 한 회기의 마무리 시점이면서 집행부의 임기도 마무리 되는 시간이다. 그간의 사업내용과 성과들 정리하고 더 열정적인 차기 집행부를 구성하여 업무를 인수인계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회원 구성원의 뜻을 모아 차기회장단을 구성하고, 지부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일이 급선무가 아닌가 생각된다.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사업의 결과물과 노하우의 정리 작업에 좀 더 시간과 노력을 집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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