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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의료인으로서 마땅히 실천해야 할 기본”[편집자주] ‘2021 한의혜민대상’ 시상식 특별상에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이하 콤스타) 부단장 겸 연정회 명예회장인 이강욱 원장(녹수한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의료인의 봉사는 선행이 아닌 당연한 것임을 강조하는 그로부터 봉사활동의 의미와 특별상 수상 소감을 들어보기로 했다. Q. ‘2021 한의혜민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한의계를 위해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많은 분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음에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송구스러운 마음이 든다. 이 상은 내가 콤스타와 연정회를 통해 진행했던 모든 활동 덕에 주어진 것이므로 두 단체의 회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 Q. 연정회, 콤스타에 소속돼 봉사활동을 펼친 지 2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대학시절, 의료봉사 동아리에서 6년간 봉사활동에 참여했는데 그 경험이 지금까지 이어진 듯하다. 오랜 시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의료인으로서 봉사를 실천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생각하며 지냈다. 또한, 내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주변의 도움이 많았다. 내 주위를 둘러보면 나와 같이 의료인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봉사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이것이 지금까지 내가 봉사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비결이다. 연정회의 경우, 내가 30대 초반의 젊은 한의사 시절이었던 95년도 전후에 한의학의 기본 이론을 다시 공부하기 위해 뜻이 있는 동료 한의사들과 연구모임을 만든 게 시작이었다. 이후 시간이 흘러 연구와 함께 의료봉사활동에 뜻을 같이하는 후배 한의사들이 연정회에 참여해 다양한 세미나와 국내외 의료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Q.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나 환자가 있는가? 해외 의료봉사 가운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1시간 이상 차로 이동하면 ‘아리랑요양원’에 도달할 수 있다. 이 요양원에는 우리 한민족이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 우리말을 거의 잊은 고려인 3세 이상 되시는 분들이 거주한다. 이 분들은 한민족이라는 정체성은 그대로 갖고 있어 더욱 기억에 남는다. 아리랑요양원에 임시진료소를 오픈했고, 거동이 가능한 분들에 대한 진료를 실시했다. 임시진료소까지 움직일 수 없는 분들을 위해서는 직접 찾아가는 방문 진료를 선택했다. 당시 많은 분들께서 “다시 와줄 수 있겠냐”는 부탁을 하셨고, 이에 “꼭 다시 찾아 오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찾아 뵙지 못해 마음이 편치 못하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의료봉사가 중단된 상태다. 얼른 코로나19가 종식돼 아리랑요양원을 방문하고 싶다. Q. 봉사활동 시, ‘이것만은 꼭 지키겠다’고 하는 마음가짐이 있다면? 활동을 하면서 주위 동료나 후배들에게 종종 “우리가 봉사활동을 함으로써 많은 이들이 희망을 얻고, 위로 받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사실은 우리가 위로를 받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것이 의료인 그리고 한의사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Q. 본인에게 ‘봉사활동’은 어떤 의미인지? 각자 사람들마다 ‘봉사’에 대한 의미를 다르게 생각할 것이다. 나에게는 ‘힐링’이고 ‘휴식’이다. 일상과 현실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닌 항상 곁에 있고, 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봉사다. Q. 동료 한의사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언제든 봉사를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시작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여러 가지 개인들의 상황들이 있겠지만 일단 시작하게 되면 내재돼 있던 나눔이 발현될 것이다. 한 번 활동을 해본 후, 그 이후의 선택은 본인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내 생각을 덧붙이자면, 봉사활동은 의료인의 인생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Q. 향후 계획은? 코로나19가 진정되어 활동함에 있어 자유가 보장된다면 해외의료봉사를 가장 먼저 떠날 계획이다. 이제까지 해왔던 일상이기에 다시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다.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에는 KOICA에서 진행하는 해외의료지원단 사업도 해보고 싶다. 이 모든 것을 하려면 건강이 우선돼야 한다. 열심히 운동하고 어학공부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끝으로 ‘2021 한의혜민대상’ 시상식에 초청해줘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또 한의사 회원 분들에게 봉사활동은 멀리 있지 않으며,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을 꼭 이야기하고 싶다. 주위를 둘러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정말 많다. 또한 한 걸음만 옆으로 나가면 누군가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될 것이다. 작은 실천이 모여 큰 힘이 되는 것이다. 직접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어렵다면 후원해주는 방법도 있다. 콤스타가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으니 조금만 관심을 갖고 후원도 해주면 좋겠다. 이제 2021년도 끝이 보인다. 항상 건강하고 2022년도에는 더 큰 행복이 찾아오길 바란다. -
“정진하라는 채찍질이라 여기고 임상연구에 더욱 노력”‘2021 한의혜민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김동일 동국대 한의대학장은 지난 26년간 동국대 한의대에 재직하며, 병원과 교단 모두에서 열정어린 강의와 진료로 한의학 발전에 헌신해왔다. 그는 전국한의과대학 공통교재인 ‘한의부인과학’과 ‘한방여성의학’ 등을 편찬하며, 한의과 학생들의 올바른 한의학 교육을 위해 애써왔다. 특히 2010년에는 한의난임임상진료지침을 최초 개발했고,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국가 한의난임근거창출 연구를 수행했다. 이에 대한 후속 연구로서 현재는 난임진료지침 고도화, 월경통 표준임상경로 적용연구, 산후풍진료지침 개발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김동일 학장은 이번 특별상 수상소감에 대해 “한의부인과 질환의 표준화와 과학화를 위해 더욱 정진하라는 뜻으로 알고 한층 더 노력하겠다”며 “후학들에게 학문적 연계성으로서 일체감을 느끼게 하는 선생으로 남고 싶다”고 전했다. Q. ‘2021 한의혜민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소감은? 한방부인과학회 추천으로 수상 대상자 심사에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 한의혜민대상은 한의학 연구 및 학술, 임상 발전에 이바지하거나 한의약 의료 정책 및 제도 발전에 공헌하거나 또는 지속적인 의료봉사를 통한 한의 인술 실천에 헌신한 개인 및 단체에 수여하는 뜻깊은 상으로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또한 동료의 길을 걸으며 저를 알아준 부인과학회 집행부와 대한한의사협회에 깊이 감사하다. 다만 그간 제가 한의부인과 질환의 표준화 및 과학화를 위해 노력하면서도 그 무엇도 뚜렷하게 이룬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다시금 정진하라는 채찍질이라 여기고 더욱 노력하겠다. Q. 부인과 관련 임상연구를 쭉 수행해왔다. 부인과 질환 연구에 몸담게 된 계기는? 한방부인과학을 전공한 후 현재 학교에서 근무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아울러 부속한방병원에서 진료하면서 자연스럽게 근거중심의학이 대세인 추세에 뒤처지지 않으려 열심히 하고 있다. 이에 나름의 근거들을 모아 표준적인 진료지침을 만들고, 이를 진료 현장과 교육 현장에 적용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난임과 갱년기장애 쪽의 연구를 제가 주관하면서 산후풍과 월경통은 지침개발과 관련한 임상연구도 돕게 됐다. 월경통의 경우 진료지침에 기반을 두고 개발된 표준임상경로를 적용하는 임상연구를 최근에 주관하게 됐다. 사실 부인과 질환 연구 근원이 되는 계기는 지금은 개원가에 있지만 제 지도교수였던 이태균 교수님 덕분이다. 실증적이면서도 임상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늘 답을 추구하는 교수님의 학문적 계보를 잇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 방향을 놓치지 않으면서 제 후학들에게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싶은 아주 단순한 생각은 지금도 여전하다. 학문에 대한 기본적 출발이 같은 사람들이 공부하며 서로 묻고 아는 바를 나누는 것이 바로 ‘학문(學問)’의 본뜻일 것이다. 그래서 이 연구들은 10여 년 전 난임진료지침을 처음 같이 만들었던 때부터 지금까지 저와 함께하는 후학들의 조력도 참으로 크다. 또한 여전히 탁월한 시각으로 가르침을 아끼지 않으신 이태균 교수님과 이어지는 과정이며, 결과물이기도 하다. Q. 한의학 교재는 물론 일반인들을 위한 다양한 한의학 관련 서적도 많이 저술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저서는 무엇인가? ‘태산심법’이라는 한의학의 산과 분야 고전을 번역한 책이다. 제가 본과 3학년 시절 갓 강의를 시작한 이태균 교수님은 매우 명쾌한 강의로 학생들이게 인기가 많았었다. 그때 이 교수님은 송병기 교수님의 교과서와 함께 ‘태산심법’과 ‘여과경륜’을 부교재로 활용했었다. 저도 강의에 쓰고 싶어 그 책들을 번역했다. ‘태산심법’을 번역하면서 책을 지었던 염순새 선생의 개인적 비극과 승화에 대해 공감하는 계기도 됐다. 아울러 제 지도교수님을 잇는 마음이 들기도 해 매우 즐겁게 번역했다. Q. 현재 한임진료지침 고도화 작업을 수행 중에 있다. 한의난임임상진료지침과 비교해 어떤 부분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나? 과거에는 진료에 대한 권고안의 기초가 되는 무작위배정의 대조군 임상연구가 드문 시절이라 근거력이 매우 낮은 부분이 많았다. 또한 생활습관 개선 등과 관련해서는 외국의 난임진료지침의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난임치료와 관련된 부분 역시도 여성난임의 전 부분을 다 수록했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와 비교해 진료상황도 많이 바뀌었고, 나름 근거자료 논문들이 예전보다는 축적돼 있다. 우선 한의계에서 많이 진료하고 있는 △원인불명난임에 대한 한의치료 △보조생식술에 병행하는 한의치료 △난임환자에 대한 생활습관 개선(섭생) 등 세 가지 부분에 대해 개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체계적 문헌고찰과 전문가 합의 방식을 통합한 방법으로 지침의 권고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Q. 많은 지자체나 지역 한의사회들이 현재 한의난임치료지원 사업을 수행 중이다. 바라는 점은? 같이 진료해 나가는 동료라는 입장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늘 난임 환자와 태아의 건강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면서 치료법을 적용했으면 한다. 내원하는 환자의 연령이나 선행치료의 누적 등을 헤아려보면서 그분들이 느끼고 있는 압박감과 불안감의 크기와 무게를 스트레스라는 단어 하나로 쉽게 치환하지 말고 낱낱의 아픔으로 잘 살피기를 바란다. Q. 학자이자 교육자로서 최종 목표는? 지금의 지식은 새로운 지식으로 기억의 자리를 넘기면서 지혜를 남기고 사라져야 한다. 하지만 저 역시도 여전히 제 지도교수님의 학문적 영향력 아래 있고, 늘 가르침을 받고 있다. 이렇듯 저 또한 후학에게 이러한 학문적 연계성으로서 일체감을 느끼게 하는 선생이 되고 싶다. Q. 더 하고 싶 말은? 환자와 멀어진 의학체계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한의학계가 국민건강증진이라는 측면에 있어 그 역할이 더욱 확대하기를 희망한다. ‘태산심법’에서도 중요하게 활용됐던 산후조리 처방인 ‘생화탕’을 국민건강보험에서 급여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러한 사례가 될 것이다. -
“JAMS의 국제적 위상 빠르게 높아질 것”[편집자주] 류판동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국내 수의학분야 교육과정과 교육제도의 발전을 견인하는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1991년부터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인재 양성에 나섰으며,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학장과 아시아수의과대학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국내를 넘어 아시아 각국의 수의학 교육 교류 및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서울대 재임 중에는 한국 수의과대학협회,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 등을 설립했으며, 서울대 반려동물교육병원 건축, 서울대 수의학교육의 국제인증을 주도하며 성과바탕 수의학교육모델을 정립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의약 분야의 경락경혈의 해부학구조로 알려진 프리모순환계 조직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며 발표한 다수의 논문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8년에는 국제산소전달학회 회장으로서 제46차 연례학회를 서울에서 개최하였으며, 같은 해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International Scientific Acupunture and Meridian Symposium의 공동조직위원장으로서 국내 한의계의 연구성과를 세계에 알렸다. 아울러 2018년부터 현재까지 한의계 국제학술지 Journal of Acupunture and Meridian Studies(JAMS)의 편집위원장으로 경락경혈 연구 발전과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음은 류판동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2021 한의혜민대상의 특별상을 수상하게 됐다. 소감은? A. 우연한 인연으로 시작된 한의학 관련 학술 활동에 대하여 이런 큰 상을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다. 영광스런 상을 주신 대한한의사협회와 한의계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 영광을 제가 한의학과 인연을 맺게 하여 주시고 지난 11월 타계하신 소광섭 교수님 영전에 바친다. 또, 그 인연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기회를 주신 대한약침학회 안병수 회장님께도 감사드린다. 미력하나마 남은 생 한의학의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Q. 한의계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A. 1968년 초등학교 때 중풍으로 쓰러진 아버님께서 침 치료를 받고 걷게 되었다. 되돌아보니 그것이 첫 인연이었다. 2008년 말 JAMS에 투고된 소광섭 교수님의 논문을 심사하며 프리모순환계(당시는 ‘봉한관’으로 알려져 있었음)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2009년 2월 26일 서울대 졸업식이 있던 날 서울대 자하연 연못가 식당에서 소 교수님을 뵙고 프리모조직에 대한 가르침을 청했다. 이후 관련 연구를 지금까지 수행하고 있다. 2010년에는 한의학에 대하여 배우기 위하여 한국전통수의학회에서 제공하는 ‘전통수의학’ 연수 과정을 수료하였다. 2018년 서울과 뮌헨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며 한의학과 프리모순환계 연구 성과를 소개하고, 이어서 대한약침학회에서 발행하는 경락경혈학 전문 국제학술지, JAMS 편집을 맡게 되었다. Q. 경략경혈 연구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A. 프리모순환계 조직을 처음 발견한 김봉한 선생은 이 조직이 ‘경락경혈의 해부학적 실체’라 주장했다. 따라서 프리모순환계 조직과 경락경혈과의 관련성을 확인하고 싶었다. 전기생리학분야 연구자로서 프리모순환계 조직을 통한 정보전달기전을 전기생리학적으로 규명하는데 관심이 갔다. 궁극적으로 이 연구가 경락경혈을 통한 정보전달에 대한 힌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Q. 프리모순환계가 경락경혈의 생체 조직이라 할 수 있는가? A.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산발적이지만 프리모조직은 경혈 부위 조직의 특성과 유사함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경혈 조직과 프리모순환계 조직의 세포조성이 서로 유사한 점, 경혈(BL23)에 주입된 염료가 복강 내 프리모조직에서 발견되는 점, 그리고 랫드 복부 피하 프리모순환계 조직의 분포가 경락의 분포와 유사한 점 등이다. 그러나 현재까진 프리모순환계와 경락경혈의 관련성에 대하여 관련 연구가 너무 부족하여 설득력 있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Q. 수의학 분야에서도 한의약의 활용 가능한가? A. 한방수의진료에서 침, 뜸, 약침 및 한약이 이용된다. 서울대학교동물병원의 경우 전통수의학 전문교육을 받은 전임교원 1명과 6명의 임상수의사가 한방 2차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다수의 동물병원이 한·양방 수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한방진료만 전문으로 제공하는 동물병원도 있다. 이들 수의사는 한방수의학 교육을 국내 수의과대학, 전통수의학회, 미국의 한방수의전문 대학에서 습득한다. Q. JAMS 편집위원장으로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A. JAMS는 한의학 중에서도 경락경혈에만 전문화된 국제학술지로서, JAMS는 경락경혈에 대한 국내외 연구자들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창구이다. 편집위원장으로서 게재되는 논문의 질을 높이고 논문 투고 후 게재까지 걸리는 기간을 단축하여 국제학술지로서 JAMS의 위상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수명의 부편집인들이 헌신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경락경혈학의 기초와 임상 분야 학술적인 측면만 아니라 경락경혈(학)과 관련된 사회경제, 인문학 등 제반 측면의 현안에 대한 소통과 기록의 창구로서 역할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수의학계의 국제학술지 Journal of Veterinary Science(JVS)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의계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와 비교한다면 어떤 차이가 있는가? A. JVS는 수의계 종합학술지(5년간 impact factor 1.904)로 수의학 모든 분야의 논문을 게재한다는 측면에서 JAMS와 스코프가 다르다. 연 6회 발간하는 점은 JAMS와 같으나 한호 당 발간하는 논문의 수가 14~15편으로 JAMS보다 많다. 재정 측면에서 JVS는 거의 게재료로 운영되고 있으나 JAMS의 경우 주로 대한약침학회의 지원으로 운영된다.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JAMS는 투고된 논문이 게재되기까지 여러 차례 수정(revision)과정을 거친다는 점이다. 이는 JAMS 발간에는 편집진들의 많은 숨은 노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길게 볼 때 한국 한의학의 선도적 위상과 저널 스코프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JAMS의 국제적인 위상이 더 빠르게 높아 질 것으로 전망한다. -
“투약 전 변증, ‘정밀의학’의 도구로 사용 가능해”[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제20회 대한한의학회 학술대상에서 ‘The Herbal Formula CWBSD Improves Sleep Quality Dependent on Oral Microbial Type and Tongue Diagnostic Features in Insomnia’ 논문으로 금상을 수상한 김호준 동국대 한의대 교수에게 수상 소감과 논문 소개, 한의학 과학화의 현주소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2005년부터 동국대에서 근무해온 김 교수는 일산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에서 진료와 강의를 하면서 비만한약, 장내미생물 등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Q. 학술대상 금상을 수상했다. 훌륭한 한의계 연구자분들이 많은데 저희 연구가 금상을 받게 되어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한의학적 이론과 미생물을 연관시켜 해석하고자 하는 노력이 인정을 받은 것 같아 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제1저자 김민지 선생을 비롯한 저희 동국대병원팀 멤버들 뿐 아니라 한의학연구원팀, 상지대학교팀, 한국식품연구원팀 등 공동연구자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Q. 이번 논문 내용을 소개한다면? 이 연구는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안심지제(安心之劑)인 ‘천왕보심단’을 6주 동안 투약한 후 심음허(心陰虛)증에 해당되는 불면증 환자들의 수면 양상, 심기능의 변화 및 구강미생물의 변화를 비심음허군과 비교분석하고자 했다. 더불어 심개규어설(心開窺於舌) 이론의 과학적 검증을 위해 설상과 심기능과의 관련성을 구강 미생물 분석을 연결해 규명하고자 했다. 결론적으로 천왕보심단은 음허형에서 보다 더 좋은 불면 개선 효과를 보였다는 점, 심음허군은 비심음허군과 구강미생물 구성이 다르다는 점, 천왕보심단의 불면 개선 효과는 설상과 구강미생물을 이용해 투약 전에 미리 예측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Q. 논문의 가장 큰 의의는? 한의학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약 전 변증을 ‘정밀의학’, 즉 개별맞춤의학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할 수 있다. 정밀의학은 미래의료의 화두이며 변증이론이나 체질이론 등을 중시하는 한의학 입장에서는 ‘오래된 미래’이다. 설진도 이런 한의학적 개별맞춤치료를 위한 중요한 진단도구이지만 내세울만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저희 연구에서 ‘설태가 적은’(少苔) 심음허형 불면에 천왕보심단이 더 효과가 있고, 불면증이 개선되면서 설태량이 증가했다는 점은 천왕보심단 투약에서 설진이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다른 분야에서도 이런 전통 한의학적 진단행위를 가미한 임상연구가 증가되고 재평가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자평한다. 한편, 장내미생물 유형(enterotype)을 세 가지로 나누고 그 유형에 따라 인체의 대사기능이 달라진다는 내용의 연구가 몇 년 전 발표된 후 추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이에 착안해 구강 미생물 유형을 최초로 ‘orotype’ 이라고 명명하고 발표했다는 점도 의미 있는 결과로 생각된다. 정확한 설진을 위해 상지대에서 개발한 설진기, 수면 양상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사용된 액티그래프, 구강 미생물 분석을 위해 차세대 시퀀싱 등 기법을 사용해 객관성을 높인 점도 언급하고 싶다. Q. 연구 진행 과정에서 어려움은? 일산, 대전, 원주, 전주 등에 위치한 여러 기관에서 협업을 하다 보니 소통이 쉽지 않은 면이 있지만 다들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큰 문제는 없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이전이라 오프라인 모임도 적극적으로 했다. 지나고 보니 즐겁게 연구했던 것 같다. Q. 한의학 과학화의 현주소는? 한의의료 행위가 근거가 부족하다보니 정부에서 연구비를 투입해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진료지침이 개발되는 등 한의학의 공공의료 진입을 위해 많은 분들이 애쓰고 있다. 또한 전형적 무작위 배정 임상연구 프로토콜은 자칫 한의 고유의 장점을 잃어버리고 입증할 수 있는 효능도 놓쳐버리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한의학적 진단 수단을 가미한 임상연구, 오믹스 기법을 이용한 시스템 중개연구 등을 활용하면 더 수준 높고 한의학의 장점을 살릴 수도 있는 임상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Q. 향후 연구 계획은? 비만 치료 한약처방에 대해서도 변증과 장내미생물을 활용한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비만 한약의 개인별 효능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한의학적 요소와 유전체, 장내미생물 등 바이오마커를 찾아서 한의비만치료에서 정밀의학을 구현하고자 한다. 동시에 비만 변증 유형별로 생의학적 진단마커를 찾아 변증별로 전형적 모델을 제시하고 향후 변증이 한약물 처방에 중요한 진단행위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 -
‘제11회 국제 이븐시나 컨퍼런스’ 참가기송영일 원장 한의사·한국국제협력단 우즈베키스탄 글로벌협력의료진 이븐 시나(980∼1037)라는 인물은 한국에서는 생소한 인물일 수 있지만, 의학의 역사를 조금이라도 공부해보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중요한 인물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내가 근무하는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에서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우즈벡 위인으로 이븐 시나를 꼽는다. 그런데 비단 우즈벡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이븐 시나를 서로 자기 나라의 위인이라고 주장한다. 이유인즉슨, 이븐 시나가 태어난 곳이 우즈벡 부하라 근처 ‘아프소나’라는 곳이지만, 그의 아버지가 아프카니스탄 사람이었기 때문에 아프카니스탄에서도, 또한 그는 과거에 페르시아 사람이었고 지금의 이란에서 사망했으니 이란에서도, 당시 페르시아제국은 지금의 우즈벡 일부분과 타지키스탄을 포함하니 타지키스탄에서도, 그의 방대한 저서들 대부분이 아랍어로 써있다보니 아랍국가들에서도 그는 끊임없이 추앙받고 있다. 이븐 시나가 쓴 ‘의학정전’이라는 책은 당대의 의학지식을 집대성한 책으로 서양의학에 미친 영향력은 거의 ‘의학계의 성경’과 같았다1)고 한다. 12세기에서 17세기에 이르는 기간 동안 유럽의 의과대학에서 교과서로 사용됐다는 기록을 보면 ‘의학계의 성경’이라는 평가가 과하지 않다. 이런 이븐 시나에 대한 학술대회가 지난달 25, 26일 우즈벡 부하라에서 열린다고 해, 우즈벡의 전통의학 현황도 파악하고 한국 한의학을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어보고자 참가하게 됐다. 우즈벡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자국의 전통의학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으나 국가적 지원은 미약했다. 그러던 중 2018년 10월 우즈벡 샤브캇 미르지요예브 대통령이 우즈벡 전통의학 발전에 관한 명령을 내리게 되는데, 그 명령으로 지난해에는 전국 각 의과대학에 4년 과정의 전통의학 학과도 생기고, 전과 다르게 전통의학 분야에 많은 투자와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번 ‘국제 이븐 시나 컨퍼런스’는 △현대의학과 COVID-19 △전통의학과 COVID-19 △현대 약학과 COVID-19 △건강한 생활 방식과 COVID-19 등 크게 4개의 분야로 진행됐다. 발표에 있어서 절대적인 조건은 반드시 이븐 시나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븐 시나의 의학을 현대에도 계승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발표는 온·오프라인을 혼합해 진행됐는데, 주요 발표자 참가국은 우즈벡, 터키, 카자흐스탄, 러시아, 타지키스탄, 키르키즈스탄, 중국, 인도 등이었고, 한국측 발표자로는 필자가 유일했다. 25일 오전에 발표자와 행사 참가자들이 모두 이븐 시나의 고향인 아프소나를 찾아가 그의 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으로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박물관 근처에는 이븐 시나를 기리는 큰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우즈벡 대통령이 이전에 이곳을 방문해 우즈벡 전통의학 의료관광의 중심지로 만들자는 의견을 피력했다는데, 부하라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편이고, 대중교통도 원활하지 않아 아직은 요원한 상태로 보였다. 이븐 시나의 본래 이름은 ‘아부 알리 알 후사인 이븐 압둘라 이븐 알핫산 이븐 알리 이븐 시나’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이븐 시나’라고 줄여 부르고 서양의학계에 소개될 때에는 라틴어 발음으로 ‘아비센나(avicenna)’라고 불리운다. 그의 업적을 다룬 박물관은 그다지 큰 규모는 아니지만 1000년 전 의학을 소개하는 전시 분야가 마련돼 있어 흥미를 끌었다. 전시된 여러 수술도구를 보면 당시에도 많은 수술 임상경험이 많았던 것으로 보였다. 현대적 병원은 중세 이슬람 문명으로부터 시작됐다는 역사가들의 고찰이 바로 이런 역사적 유물과 자료를 통해 이뤄졌을 것이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오후에는 이븐 시나 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외국인 발표자들은 한 명씩 소감을 이야기해야 하는 순서가 왔는데, 필자는 공교롭게도 중국측 발표자와 마주앉아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최근 2∼3년 사이 우즈벡 전역에 중의학 병원 20여개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전통의학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더더욱 신경이 쓰였다. 필자는 한국의 전통의학 발전을 소개하고 이븐 시나를 비롯한 우즈벡 전통의학과 교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반면 중국측 발표자는 다른 이야기보다 자국의 COVID-19 전통의학 신약을 소개하는데 중점을 뒀다. 우즈벡에서 진행되는 전통의학 관련 사업도 한국과 중국은 이렇게 차이가 난다. 즉 일방적이냐, 상호 교류적이냐로 특징지울 수 있을 것이다. 기자회견 후 진행된 마스터 클래스에는 필자도 참여해 전통의학에 관심이 많은 우즈벡 의사들과 2시간에 걸쳐서 이야기를 나눴다. 주요 질문으로는 △한국의 전통의학은 어떻게 발전되었는가? △한약은 한국에서 어떤 형태로 사용되는가? △한국의 한의사는 어떤 질병을 주로 치료하는가? △인삼은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는 약인가? 등이었다. 우즈벡에서는 드라마 ‘대장금’이 매우 인기라서 ‘대장금’을 보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렵다.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고, 한의학의 실제 현대적 활용은 차이가 있음에도 드라마를 실제라고 믿는 질문들도 꽤 있었다.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올바른 한국 한의학을 알려야 하겠다는 필요성을 절감했다. 26일에는 오전과 오후 모두 참가자 발표로 진행됐다. 대한민국, 터키, 러시아, 이스라엘, 인도, 체첸공화국, 말레이시아 등의 참가자들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자국의 전통의학과 COVID-19치료에 대한 발표를 이어갔다. 필자는 동아이사 국가에서 COVID-19 치료에 있어 전통의학이 사용되고 있음을 발표하고, 동아시아 전통의학과 이븐 시나를 비롯한 이슬람의학과의 연관성을 설명했다. 특히 대한한의사협회의 코로나 전화상담진료소의 활동 성과를 수치로 보여주고 충분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한의학을 비롯한 동아시아 전통의학과 이슬람의학과의 연관성은 최와 신2)의 논문을 바탕으로 언급했다. 11회 국제 퍼런스가 이어져오는 동안 대한민국측에서는 처음 발표가 이뤄져 발표 자체가 많은 관심을 끌었다. 여러 발표가 모두 흥미로웠지만,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단연 체첸공화국측의 발표였다. 그 발표자는 발표 말미에 “체첸에 중의학센터를 만들어주고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을 치료해주는 중국정부에 감사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마치 몽둥이로 뒤통수를 얻어맞는 기분이었다. 한국 한의학도 많은 국가로부터 감사하다는 상찬을 받았겠지만, 이런 감동적인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전통의학의 세계무대에서 중국은 매우 강한 경쟁자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배울 건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으로 세계 곳곳에 중의학이 퍼져나가고 있고, 해당 국가 국민들이 이렇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면 그 성과는 단순히 돈을 수십억불 빌려주는 것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반해 대한민국 한의사들의 노력은 어디쯤에 와있는지 냉철하게 고민하고 다시 노력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틀간 진행된 국제컨퍼런스는 2년마다 열린다. 2년 후에는 보다 많은 한국 한의사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필자가 앞장서 노력할 계획이다. 필자도 대한민국 한의사로서 대한민국이 전통의학 발전형태의 모범이 되는 나라임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또한 지금보다 더 노력해서 세계 곳곳 취약한 의료상황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곳에 한국 한의학이 뛰어들어가 환자를 치료해주고, 환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한국 한의학이 세계를 누빌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단체가 많은 지원과 노력을 해주셨으면 한다. 1) 윌리엄 오슬러(William Osler, 1849~1919) 2) 최효재, 신길조. 이븐 시나를 중심으로 고찰한 이슬람 의학의 이해, 대한한방내과학회지 제36권 3호(2015년 9월) -
[시선나누기-6] 방호복을 입은 인간문저온 보리한의원장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공연 현장에서 느낀 바를 에세이 형태로 쓴 ‘시선나누기’ 연재를 싣습니다. 문저온 보리한의원장은 최근 자신의 시집 ‘치병소요록’(治病逍遙錄)을 연극으로 표현한 ‘생존신고요’, ‘모든 사람은 아프다’ 등의 공연에서 한의사가 자침하는 역할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조명이 바뀌면 무대 위 바닥에는 밝은 사각형 하나가 나타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호복을 착용한 사람이 사각형 안쪽 가장자리에 앉아 있다. 지난 공연까지 이 사람은 무대 위 밝은 사각형 안에 서서 서성이고 있었다. 그는 이번 공연부터 사각형의 한쪽에 외따로, 조그맣게, 덩그러니, 조용히 앉아 있기로 생각을 바꾼 모양이다. 그는 흰 방호복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파란 장갑을 끼고, 방호용 고글을 끼고, 장화 같은 비닐 덧신까지 신었다. 어느 한 곳 물 샐 틈이 없어 보인다. 아니, 숨 쉴 틈조차 없어 보인다. 그는 고독하게 앉아 있다. 그의 손에는 텔레비전 리모컨이 들려 있다. 텔레비전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을 알리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그가 앉아 있는 곳은 그러니까, 그의 방 안이다. 심각하고 건조한 뉴스를 듣던 그가 채널을 바꾼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노랫소리가 흘러나오고, 그때야 그는 흥얼거리며 방안을 이리저리 움직인다. (보이지 않는) 수도꼭지를 틀고, 비닐장갑 낀 손을 씻는다. (보이지 않는) 청소기의 코드를 꽂고 청소를 한다. (보이지 않는)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안아 올린다. 초인종 소리가 울리자 (보이지 않는)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본다. 순간, 귀를 때리고 지나가는 자동차의 굉음. 놀란 그는 쏜살같이 문을 닫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오지만, 잠근 수도꼭지에서는 수돗물 소리(!)가 계속 쏟아지고, 코드를 뽑아도 청소기에서는 청소기 돌아가는 소리(!)가 윙윙대고, 리모컨으로 텔레비전을 꺼도 노랫소리(!)가 계속된다. 두 팔에 안겨서 야옹거리던 고양이는 고양이인가, 아닌가? 허둥대던 그는 두 손으로 귀를 틀어막고 아악― 고통에 가득 찬 소리를 지른다. 이명과 난청에 대해 쓴 글을 마임으로 옮긴 이 무대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처럼 연기하는 배우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처럼 믿고 보는 관객과, 들리는 소리로 없는 것을 있다고 믿는 관객과, 관객에겐 들리나 실제로는 없는 소리인데도 그 소리에 괴로워하는 배우의 연기가 뒤섞여 있다. 이것이야말로 시각과 청각의 아이러니한 놀이다. 믿는 것과 믿을 수 없는 것의 경계가 흐려진다. 마임이라는 영역이 더욱 그렇겠지만, 예술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일이며, 환자는 실재하나 실재하지 않는 소리를 듣고, 앓는다. 그리고 방호복을 입은 이 시대의 인간은 홀로 방 안에서 자신을 보호하며, 오히려 자신으로부터 아프다. 바깥을 차단하고 안에서 아프다. 아픈 것이 꼭 소리뿐일까. 방호복을 입고 그는 증오하고, 사랑하고, 절망하고, 신음한다. ◇방호복을 입은 사람 그는 공연 내내 방호복을 입고 있다. 온라인으로 주문을 해서 구한다고 했다. 일주일씩 걸린다고. 전문가용 방호복은 구하기가 어렵고 비싸다고도 했다. 삶과 병과 사랑과 죽음에 관해 쓴 책을 무대로 옮겼는데, 코로나19가 세계를 유행했다. 공연은 연말로, 그러다가 다음 해로 미뤄졌다. 그는 공연을 아예 이 시대의 역병과 인간 생존에 관한 물음으로 확장시켰다. 이것이 오늘이고, 오늘의 우리고, 아픔이니까. 당면한 시대의 아픔에 예민하게 대응하는 것이 바로 예술의 일이기도 할 테니까. 나는 방호복을 입은 무대 위의 그를 바라본다. 그가 입은 한 벌의 방호복으로 인해, 태어나서 앓고 죽는 인간의 고독과 삶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그는 조금씩 방호복을 벗는다. 고글을 벗고, 모자를 벗고, 마스크를 벗는다. 공연 막바지에는 상반신을 탈의한 채 침뜸 치료를 받는다. 껍질을 벗고 자신을 대면하는 고요한 치유의 장면을 맞이할 때까지, 그 사이사이로 사랑하고 삶에 겨워하며, 상처를 쓰다듬고, 말과 손을 건네고, 그 모든 아픔에도 불구하고 다시 살아가게 되는, 짧고 아름다운 순간들이 반짝인다. 반짝이는 것들은 짧아라. 무대 천장에서 쏟아지는 붉고 흰 꽃잎처럼 흩날린다. 리허설을 하는 도중에 그에게 물었다. “춥지 않으세요?” “안 추워. 땀범벅이야.” 썰렁한 소극장에서 얇은 비닐 방호복을 입은 그가 걱정되어 물었으나, 어리석은 질문이었다. 바람 한 점 통하지 않는 방호복을 입고 포효하고, 구르고, 뒤틀기를 되풀이하는 그의 몸은 그가 흘린 땀으로 뒤덮인다. “이렇게 젖어서 한번 입고 나면 다시 못 입게 돼.” 이제는 땀이 식을 그의 몸이 염려되었다. 공연에 집중하는 열기로 그의 몸과 정신은 후끈할 테지만. 그리고 세상 곳곳에서 방호복을 입고 있을 사람들의 지치고 후끈한 몸과 마음을 떠올렸다. -
“비전공자도 쉽게 볼 수 있는 한의학 콘텐츠 만들고자 노력했죠”[편집자 주] MZ 세대의 감성으로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이야기를 국민에게 전달코자 진행된 대학생 커뮤니케이터 ‘키옴톡톡(KIOM Talk-Talk)’이 3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본란에서는 수료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강남더힐’팀(부산대 한의전 석사과정 4학년 박소현·이태욱)으로부터 수상 소감 및 그동안의 활동 내용,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어떤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하는가? 박소현(이하 ‘박’): 강남더힐 팀에서만 제작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해 고민했던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 새로운 정보를 만들거나 전달하기도 했지만, 기존에 다른 곳에서 한 번 이상 언급된 정보라면 구성이나 형식을 색다르게 하거나 언어를 다르게 하여 중복을 피하려 노력했다. 또한 같은 정보를 두 번 이상 게시하더라도, 하나는 학술적으로 설명한다면 다른 하나는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서술 방향을 다각화하거나, 혹은 사용하는 이미지 구성을 달리해 각각의 콘텐츠마다 개별성을 갖게 했다. 이태욱(이하 ‘이’): 국내외를 넘나들며 활동을 했던 점을 글, 카드뉴스, 이미지, 연구원 인터뷰, 영상 등 다각도로 접근하려는 시도에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콘텐츠란 무엇일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과정, 팀원이 가진 역량을 한데 모으는 과정에서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상을 주신 것은 이 모든 과정을 칭찬해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Q. 콘텐츠 제작시 중점을 둔 부분은? 박: ‘비전공자도 쉽게 볼 수 있는 한의학 콘텐츠를 만들자’가 콘텐츠 제작의 가장 큰 목표였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현대 한의학이 가진 모습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한의학과 관련한 다양한 논문들이 나오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한의학연과 한의과대학 등을 중심으로 논문이 발표되고 있으며, 이 중에는 SCI(E) 논문으로 인정받는 것들도 많지만 이러한 사실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항상 안타까웠다. 팀원 모두 한의학을 전공하고 있고, 연구 경험이 있기 때문에 ‘최신 한의학 논문’이라는 학술적인 소재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려 했다. 또한 요즘같이 정보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는 글보다는 이미지나 영상과 같은 시각적인 콘텐츠가 내용 전달에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에 카드뉴스, 사진, 영상과 같은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제작했다. 제작시에는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한눈에 내용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구성 디자인이나 색감 등을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이: 3개월이라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콘텐츠끼리 유기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초창기부터 ‘○○시리즈’라는 이름 아래 구상을 시작했다. 그런데 한의학연에서 진행되는 연구 분야가 다양한 만큼 ‘선택과 집중’ 과정을 많이 거쳤다. 많은 고민 끝에 첫 달은 공통과제였던 한의학연을 소개하는 글을 게시하며 활동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고, 둘째·셋째 달에는 한의학과 유전적 소인에 대한 연구를 연달아 소개하며 ‘유전 시리즈’를 완성했다. 이밖에도 박소현 팀장이 그림 제작에 상당한 심혈을 기울였는데, 덕분에 엄청난 정보가 쏟아지는 와중에 사람들의 시선을 우리 팀의 콘텐츠로 끌어당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영문 콘텐츠를 함께 제작한 것이 눈에 띈다. 이: 지원원서를 제출할 때부터 영문 콘텐츠 제작을 팀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저희가 내세운 것은 영어를 구사하는 능력이 아니라, 한의학을 공부하며 느꼈던 안타까운 부분을 조금이라도 풀어내고자 하는 의지였다. 한의학 공부를 하다보면 논문을 찾아서 읽는 기회가 많다. 그런데 ‘Traditional Chinese Medicine(TCM)’으로 검색했을 때 정보량이 ‘Korean Medicine’으로 검색했을 때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압도적인 정보량의 차이로 인해 행여나 한의학을 잘 모르는 외국인이 봤을 때 침을 놓고 한약을 쓰는 행위 그 자체를 TCM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조금씩 생기게 됐다. 저희 팀에서는 단 한 사람이라도 더 ‘Korean Medicine’을 검색하게 만들자는 마음으로 영문 콘텐츠 활동을 기획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저희가 활동했던 커뮤니티에서 전통의학을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들로부터 좋은 글을 써줘 고맙다는 메시지를 받게 되어 뿌듯한 순간도 있었고, 일종의 명칭 통합에 대한 목소리가 서구권에서도 높아지는 추세라는 댓글 의견을 받는 등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Q. 키옴톡톡에 대한 견해 및 향후 개선할 부분은? 박: 키옴톡톡 활동은 좁게는 활동가와 그 주변 사람에게 한의학연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면서도 넓게는 한의학연을 궁금해하는 누군가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번 키옴톡톡에 참여한 10개 팀에는 한의학과뿐만 아니라 한약학과, 경영학과, 태국어학과 등 다양한 분야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각자의 시선과 다양한 형식을 통해 한의학연이 최근 중점으로 삼는 과제가 무엇인지,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대외적으로 어떤 소통을 하는지를 알리는 여러 콘텐츠들이 제작됐다. 저희 팀에서는 유전과 관련한 연구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제작했지만, 난임·통풍과 같은 주제로 콘텐츠를 만든 팀도 있었고, AI 한의사에 대한 주제로 한의학연 책임연구원과 질문을 주고받은 팀도 있었다. 이처럼 키옴톡톡 활동을 통해 생산된 다양한 콘텐츠들은 분명 한의학연을 좀 더 알리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키옴톡톡이 올해 처음으로 운영됐음에도 한의학연 담당자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줘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고 키옴톡톡 활동을 마칠 수 있었다. 지면을 통해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조금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이번 키옴톡톡 활동 내용 중 한의학연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기본 내용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언젠가는 한의학연이 이뤄낸 다양한 성과들을 직접 이용해보면서 활용방향을 알려주는 주제로 활동을 해도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박: 평소 한의학 연구에 관심이 많아 미래에는 임상과 직접 연결이 되는 쓰임새 있는 연구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그렇지만 일단은 졸업반이다보니, 한 달 뒤에 있을 한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이: 계획을 짧게 잡자면 우선 한의사 국가시험에 합격을 위해 매진해야 할 것 같고, 좀 더 멀리 보자면 국제적으로 정보 교류를 하는 한의사로 살아가고 싶다. 지금도 많은 나라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전통의학이 행해지고 있다. 실제 태국에서는 란나의학·태국의학이 있고, 인도는 아유르베다, 그리고 중동, 베트남, 심지어는 아프리카 대륙에도 전통의학이 있다. 시간과 지역을 뛰어넘어서 전통의학이 각자 발달해왔다면, 그 기저에 치유의 근원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상상을 하곤 한다. 제가 한의사로서 전문성을 갖추게 된다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정보를 모으고 교류하면서 살고 싶은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
어? 이건 뭐지?- 사진으로 보는 이비인후 질환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이번호에서는 지난호에 이어 건조한 코의 모습을 보도록 하겠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코나 눈 또는 구강이 건조해 한의의료기관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최근 모자가 구강건조로 함께 내원했다. 80대의 노모는 혀가 아프고 입안 전체가 얼얼한 구강작열감 증후군이였고, 같이온 60대의 아들도 낮에는 심하지 않다가 야간에는 자다가 한번씩은 꼭 구강건조감으로 물을 먹여야만 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아들의 경우 문진표 및 시진 등을 통해 구강을 진찰했는데, 생각보다 구강 자체의 문제는 적어 보였다. 그럼 어디가 문제일까? 한의진료실에서 구강건조 환자에게 타액선에 관련된 검사의 시행은 어렵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복용약·식습관을 포함한 그간의 병력을 꼼꼼히 확인하고, 특히 만성비염 또는 코막힘으로 인한 경우도 상당히 많이 있어 구강과 비강을 세심히 관찰하는 것이 치료의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 이 환자의 경우도 3년 전 입이 말라 타 병원에 갔더니 비폐색으로 인한 구강건조라는 설명 하에 비폐색을 해소하기 위해 비중격만곡을 교정하는 수술을 받았고, 이후 비폐색은 호전됐지만 구강건조는 여전하고 최근 추워지면서 더욱 심해졌다고 했다. 환자의 비강 내부는 수술로 인한 이차성 위축성 비염의 전형적인 모습이였다. 기존에 환자는 비중격만곡이 우측으로 있어 우측은 좁고 좌측이 넓었던 상태였는데, 수술 이후 위축과 건조가 심해지면서 좁아져 있던 우측은 건조로 인한 가피가 가득했고, 기존에는 갑개가 비대상태였을 좌측은 오히려 하비갑개의 위축이 심해져 조글조글하면서 선홍색이여야 할 색은 혈액이 돌지 못하고 비강 내 온도 조절이 안돼 연보라색으로 변해 있었다. 또한 좌측으로 더욱 넓어진 하비도를 통해 비인두가 훤히 드러나 보여 환자의 구강건조는 비강건조에서 인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만성비염의 한 형태인 위축성 비염은 비강이 건조하고 점막이 위축돼 비강 내 악취나 녹색의 가피가 발생하고, 이 가피를 뜯으면 출혈이 발생하며, 점차 골 위축이 진행되는 것으로 건조한 비강이 악화돼 발생하거나 감염, 개인 건강, 환경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인두부, 후두부까지 건조가 진행된다. 특히 이차성 위축성 비염은 부비동염, 비용, 비중격만곡 수술이나 만성비후성 비염으로 하비갑개 비대시 갑개를 절제하는 등의 비강내 조직들이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의인성 질환으로 위축성 비염과 증상은 동일하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환자들의 경우에는 비강 안이 극도로 건조할 뿐 아니라 온도조절능력이 떨어지면서 비강 내 냉감과 얼굴 전체의 냉감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위의 환자처럼 갑개가 위축돼 변성이 오는 경우를 만날 수도 있다. 이런 환자의 경우 날씨가 추워지거나 에어콘이나 선풍기가 있는 환경에서는 얼굴을 감싸쥐어야 할 정도로 증상이 심해진다. 특히 하비갑개 절제술에 의한 이차성 위축성 비염을 ‘빈코증후군’이라고도 한다. 또한 위축성 비염으로 환자들은 후각저하, 구강건조감을 주증상으로 내원하기도 한다. 비강의 건조함이 아직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직접적으로 점막보습을 할 수 있는 자운고를 외비공 주위로 도포하고 자는 것이 효과가 좋다. 또 증상이 심한 상태에서는 비강 점막을 적셔주는 보폐온탕 등의 처방과 자하거 약침을 영향·거료에 시행하고, 상성·비통·영향혈에 반복적인 침 치료를 통한 자극과 더불어 비강 내 혈액순환 강화를 위해 온침이나 전자뜸 시행하고 한약재를 이용한 증기치료를 하면 도움이 된다. 가정에서도 코 안의 딱지를 뜯어내지 말고 따뜻한 물이나 차의 증기를 코에 쐬어주면 좋다. -
한의원 세금이야기 - 2022년 개정세법손진호 대표세무사 (세무회계 진) 2021년 7월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세법개정안이 2021년 12월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매년 복잡하게 바뀌는 세법. 한의사가 꼭 알아야 하는 개정세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한의원 운영 관련 개정세법 한의원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5∼6월 종합소득세를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종합소득세와 관련해 개정된 세법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1) 고용증대 세액공제 공제금액 상승 고용증대 세액공제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 고용증가 인원에 비례하여 종합소득세를 공제해주는 제도다. 실질적으로 한의원에서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 중 세금혜택이 가장 크다. 세법 개정으로 고용증대세액공제 제도가 2024년 12월31일까지로 연장됐다. 따라서 2022년에 직원을 채용해 고용이 증가하는 경우 세액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또한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 청년·장애인·60세 이상 근로자를 채용하여 상시 근로자 수가 증가하는 경우 1인당 1200만원의 세액공제에서 1300만원의 세액공제로 100만원이 증액됐다. 고용증대세액공제는 세금혜택이 가장 큰 세액공제 중 하나이며, 사후관리가 복잡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따라서 세무대리인과 상의하여 세액공제를 적용해야 한다. 2) 경력단절 여성 고용 기업 세액공제 요건 완화 경력단절 여성 고용 기업 세액공제는 경력단절 여성을 재고용하는 경우 세제 혜택으로 인건비의 30%(15%)를 종합소득세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해당 한의원이나 동종 기업에서 1년 이상 근무한 여성을 퇴직일로부터 2년∼15년 사이에 재고용하는 경우 적용이 가능하다. 경력단절 인정 기간이 3년에서 2년으로 단축돼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 육아 등의 사유로 퇴직한 직원을 2년 이후에 재고용하는 경우에는 해당 세액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으니, 세무대리인과 상의해 채용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한의사 개인의 자산 관련 개정세법 한의사 개인이 부동산 등에 투자하거나 이사를 위해 소유하고 있는 주택을 매각할 수 있다. 또한 재산을 증여할 수도 있고 사망에 따라 재산이 상속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개정된 세법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1) 비사업용토지 양도소득세 중과 무산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으로 비사업용토지의 양도소득세에 대해 10% 세금을 추가하여 과세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의 적용을 배제하는 개정안을 발표했다. 세금의 증가가 예상되어 전국적으로 토지의 증여가 늘었다. 필자도 비사업용토지의 양도와 증여에 대해 수차례 상담을 받았다. ‘국회의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았기에 그 이후 증여를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을 해왔는데 실제로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개정이 사실상 무산됐다. 2) 1세대 1주택 비과세 고가주택 기준금액 상향 1세대가 보유하고 있는 1주택을 요건에 맞게 양도한다면 양도소득세가 비과세된다. 다만, 고가의 주택에 대해서는 비과세가 적용되지 않아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번 개정으로 양도소득세가 과세하는 고가의 기준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즉,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매매가액 12억원까지는 양도소득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해당 개정은 2021년 12월8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3) 상속세·증여세 연부연납기간 연장 재산을 증여하거나, 상속으로 이전되는 경우 상속세·증여세가 발생한다. 최근 부동산 등의 가격이 상승했고, 이에 따라 상속세·증여세의 부담이 증가했다. 이러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기존에 5년 동안 매년 나누어서 납부(연부연납)가 가능했던 제도를 10년으로 확대했다. 연부연납에 따른 이자(연부연납 가산금)는 현재 1.2%다. 이자와 현금흐름을 고려해 연부연납을 신청해 판단해야 한다. 4) 가상자산소득에 대한 과세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양도에 대한 세금은 소득세법에 규정돼 있지 않아 과세되지 않고 있었다. 과세를 위해 소득세법에 열거하여 규정했고, 2022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이번 국회 본회의에서 시행일이 변경돼 2023년 1월1일부터 과세를 시행하는 것으로 유예됐다. [Q&A] 질문) 2022년 1월 초에 개원하는 경우 개원 전인 2021년에 지출한 비용에 대해 경비로 반영할 수 있나요? 답변)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칙적으로 사업과 관련해 지출한 비용은 경비처리가 가능하다. 사업자등록증 신청 전, 개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소득세법상 총수입금액(한의원 매출)에 대응되는 비용으로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것이라면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러한 개업비에 대해 필요경비 인정이 가능한 기간은 세법에 정해져 있지 않다. 한의원 개원을 준비하면서 인테리어, 의료기기와 같은 사업용 고정자산의 취득과 전기기구, A4용지 등 소모품 관련 지출이 발생한다. 사업용 고정자산은 감가상각 계산 방법에 따라 필요경비로 인정된다. 즉, 기간에 따라 금액을 나누어 필요경비로 반영하게 된다. 또한 소모품은 사업자등록 전에 사업과 관련해 지출한 비용에 대하여 개업일이 속하는 때의 필요경비로 반영한다(소득46011-370, 1995.02.10.).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기 전의 세금계산서는 대표원장의 주민등록번호로 발급받으면 된다. 이후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으면 ‘주민등록번호 수취분 사업자등록번호 전환’을 하면 된다. 또한, 사업용 카드는 한의원 명의의 사업자 카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홈택스에 등록되지 않은 카드도 실제 사업과 관련해 사용했다면 필요경비로 반영할 수 있다. *세법과 관련해 궁금한 사항이 있는 경우 sjh@cpta.seoul.kr로 문의하시면 답변드리겠습니다. 답변이 이뤄진 질문은 개인정보를 포함하지 않는 범위에서 해당 칼럼 등에 게재될 수 있습니다. -
“국민건강 위해 한의사들이 ‘치국(治國)’에 나서야”“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자체가 정치의 시작” 김준연 경기도한의사회 감사(보건한의원) 정치라는 것이 흔히 권력을 이야기 할 때가 많지만, 사실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이해해 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왔다. 진료도 역시 어찌 보면 정치의 일환이라고 여겨진다. 한 의원의 원장으로 진료에 매진하며 지내고 있지만, 내가 속해 있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정치를 이해하는 것에 대한 갈구가 자연스럽게 생겨났던 것 같다. 마침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좋은 기회를 마련해 줘 <정치아카데미>를 수강하게 됐다. 그러한 이유에서 다양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나 현경병 전 의원과 같이 유명인들의 강좌도 흥미로웠지만, 특히 동종 직종에 있는 선배 한의사인 문규준 의원과 조옥현 의원 강의가 인상 깊었다. 정치는 반드시 출마를 목표로 활동하지 않아도, 사실 진료실이나 외부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자체가 정치의 시작이다.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한의사 직능의 고충과 봉사, 희생을 더 많이 알게 될 때 한의사가 더욱더 빛을 발할 것이다. 그러므로 모두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좋겠다. “우리 생활 안에 정치 녹아들 수 있도록 해야” 고희정 원장(과천 약촌미가한의원) 한의원에서의 업무는 사무직처럼 제한된 공간에서 일을 하고, 영업직처럼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일이 섞여있는 느낌이 종종 든다. 초기에는 환자와 지역을 이해하기도 벅차서 일상의 많은 시간들을 원장실과 치료실에서 보냈지만, 경력이 쌓여가면서 세상으로 나가 다양한 사람들과 더 많은 경험들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노모와 수험생을 돌봐야하는 상황은 어디 한번 마음대로 외출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러다 마침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정치아카데미>를 온라인으로 한다고 해 주저 없이 신청하게 됐다. 퇴근 후 집에서 ‘줌(Zoom)’으로 강의를 듣는 편리함은 물론 정치 입문자의 경험뿐만 아니라 선거를 치루는 과정에 있어서의 은밀한(?) 내용도 엄청 신기했다. 한편으로는 ‘왜 한의사 정치인이 별로 없었을까?’라는 의문도 생겼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의 대가는 불이익이다”라는 라디오 앵커의 언급이 생각난다. 또 근래 들어서는 2~30대 젊은이들이 대선 후보들과 국가 현황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즉, 각자 모두가 사회적 존재이므로 우리 생활 안에 정치가 녹아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에게 있어 ‘정치 창구’는 더 필요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몇몇 선배들의 열정으로 오늘의 협회가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다른 회원들이 내년이나 그다음 지방선거에 출마하려고 수강했다면, 나의 경우 지역 정치인들을 이해하기 위해 신청했다. 당장 내년에 후보로 나오는 분들이 지역에서 함께 알고 지낸 온 분들임에도, 이전에 서로 곤란한 상황을 종종 겪었던 터였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잘 지내려면 먼저 정치와 정치 입문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겠다 싶었다. 12강좌에 앞서 받아본 강의자료도 좋았다. 홍보 방법과 선거관련 비용 등 실제 현장감이 느껴지는 강의 내용이 많아 내년에는 지역에서 정치 이야기를 나누거나 후보자들과의 만남이 덜 두렵게 된 듯하다. <정치아카데미>를 기획하고 준비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다음에는 스피치나 연설 원고문 쓰는 방법, 소그룹 모의 연습 모임을 가져보면 어떨까하는 제안을 남겨본다. “애민정신의 새김과 소통 트렌드 실습해 유익” 황세린 한의사(구 옥빛린한의원) 갓 한의사가 되어 부원장으로 근무했던 시절, 대한한의사협회장을 역임했던 조용안 선생님이 정치에 뜻을 두고 활동하였던 것을 근무하던 한의원을 통해 어렴풋이 듣고 있었다. 그래서 한의사이자 여자, 엄마로서 부당함을 겪을 때마다, 내 목소리에 힘을 싣기 위해 정치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해왔다. 이는 무지해서 용감했던 것 같다. ‘입문도 정치활동도 쉽지는 않겠구나’ 짐작하던 차,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정치아카데미>를 개최한다는 소식에 ‘호기심 반 반기는 마음 반’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실전에서 우러나온 소중한 경험들을 나눠준 전·현직 한의사 의원들이 제일 우선시하고 강조한 것이 있다. 스스로 희생하며 지역민을 사랑하는 ‘애민정신(愛民精神)’이 바로 그것이다. ‘정당’과 단어조차 생소했던 ‘공천’이 가장 중요하다는 현실도 알게 되었고, 급변하는 사회에서 SNS의 중요성, 유튜버가 되어보기, 요즘 트렌드인 메타버스의 개념과 소통을 위한 방법들을 실습해 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강의 회차가 누적될수록 ‘나는 정치를 하기에 적합한 사람인가?’라는 의문이 들었고, ‘쉽지 않은 길이기에 섣불리 도전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현실적으로 들었다. 하지만 향후 정치입문을 할 때 필요한 소양을 갖추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알아가는 기회였다. 그런 면에서 한의사라는 직업자체가 오랫동안 지역민들을 가까이서 만나고, 내 이름 석자를 좋게 남기기에 최적이란 사실에는 공감했다. 정치에 뜻이 없더라도 한의사가 가져야할 환자를 긍휼히 여기는 덕목을 되새길 수 있었다. 한의사 위상을 높이기 위해 정치하는 한의사가 되어 작은 디딤돌 하나 보탤 수 있기를 바라본다. 시대가 요구하는 부의 노성식(필명) 한의학이 비주류 의학으로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정치력 부재’다. 그 원인은 경제적 토대인 ‘거대 자본’이 없기 때문이며, 이것은 ‘특허를 통한 배타적 권리’와 ‘자본주의적 대량생산 양식’이 한의학 특성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척박한 토대를 딛고 일어설 한의사의 정계진출은 더욱 더 절실하다. 대한한의사협회에서 마련한 <정치 아카데미> 강의는 그동안 매스컴으로만 접해왔던 정치의 속살을 보는 것 같았다. 정치일선에 있었던 선배들의 절절하고 소중한 경험담, 정치와 선거의 본질적인 측면, 선거 때만 되면 엎드려 절하는 정치인들의 내막, 고도화한 여론조사의 현황은 물론 여론조사의 교묘한 왜곡, 선거에서 전략 전술의 중요성, 스마트폰 발전으로 인한 1인 미디어의 편리함 등 막연히 알고 있었던 정치, 선거, 홍보, 여론 등등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정치는 수천 년의 역사를 통해 그리고 선거는 백여 년의 시간동안 나름의 전문적인 체계를 구축해왔다. 아마추어적인 열정만 가지고 정계진출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느껴진다.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의 본질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홍보·여론·선거 등 전략, 전술적인 면에서도 치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강의를 보고나서 정치의 벽이 더 커지는 것을 느꼈지만, 한의학에 대한 망언들로 인해 치료시기를 놓쳐 고생하는 환자나 살릴 수 있는 생명들이 꺼져가는 것을 볼 때면, 안타까움과 더불어 치밀어 오르는 분노는 그 벽을 부수기에 충분하다. ‘수신(修身)’과 ‘제가(齊家)’를 이룬 한의사들이 더 많은 생명들을 살리기 위해 ‘치국(治國)’에 나서기를 고대한다. 그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진정한 ‘부의(富醫)’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의사 정계진출 지원을 위한 구조적 틀을 협회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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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한의사, ‘코어팀(Core Team)’ 편입이 일차의료 미래 좌우”
- 9 “글로벌 천연물 규제과학의 허브로 토대 다지겠다”
- 10 ‘한국이명학회’ 공식 출범…“한의 신경이과학으로 이명치료의 새 지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