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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20일 (일)

2년 지원 한계에 도전…“제도 밖 성폭력 피해자 우리가 품는다”

2년 지원 한계에 도전…“제도 밖 성폭력 피해자 우리가 품는다”

여한의사회, ‘성폭력 피해자 트라우마 한의 의료지원 사업’ 설명회 개최
약침·한약·EFT 결합…트라우마 한의진료 확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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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 대한여한의사회(회장 박소연)가 성폭력 피해자 트라우마 치료의 장기적 특성을 반영한 지원체계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사건 발생 후 수년이 지나서도 지속되는 사례가 적지 않음에도 현행 ‘2026년 여성아동권익증진사업 운영지침’은 피해 발생일로부터 2년 이내에만 지원을 허용하고, 한의과는 급여 진료에 한해서만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제도적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여한의사회는 15일 온라인(ZOOM)을 통해 ‘2026년도 성폭력 피해자 트라우마 한의 의료지원 사업’ 참여 한의원 대상 설명회를 개최하고, 사업 운영 방향과 제도 개선 과제를 공유했다.


대한여한의사회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와 연계해 지난 2021년부터 성폭력 피해자 한의 의료지원 사업을 운영해 왔으며,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 특히 ‘트라우마 한의 일차진료 전문과정’을 이수한 의료진은 지난해 기준 전국 150개소로 확대됐고, 사업 만족도 조사에서도 매년 90%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유지하고 있다.


박소연 회장은 개회사에서 “수년간 지속된 성폭력 피해자 의료지원 사업이 올해에도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며 “예년에 비해 더욱 고도화되고 체계화된 사업 내용을 충분히 숙지해 현장에서 어려움 없이 진료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트라우마는 장기화되는데, 지원은 2년에서 멈춰”


이날 사업 안내에 나선 김윤나 학술이사(경희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 조교수)는 성폭력 피해자의 PTSD가 장기화되는 특성을 고려해 지원체계의 전면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PTSD 환자의 경우 사건 발생 후 5년까지도 증상이 지속되며, 전체 환자의 약 3분의 1은 5년 이후에도 증상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하지만 2026년 여성아동권익증진사업 운영지침은 ‘피해 발생일로부터 2년 이내’라는 기준을 두고 있어 장기 치료가 필요한 피해자 상당수가 제도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년이 경과한 이후에는 환자가 자비로 치료를 이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아 경제적 부담이 상당하다”며 “트라우마 치료는 단기간에 종료되는 질환이 아니라 지속적인 치료와 회복 과정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라는 점이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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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트라우마 한의 일차의료 전문과정 교육 프로그램 실습'에서

 

◆ “약침·한약·EFT 결합한 비언어적 접근이 회복 효과 높아”


김 이사는 한의 트라우마 치료의 강점으로 비언어적·비약물적 치료의 결합을 꼽았다. 그는 “한의진료는 침·뜸과 같은 급여 진료뿐 아니라 약침, 비급여 한약, 상담, EFT, 자율훈련법 등을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언어로 경험을 표현하기 어려운 성폭력 피해자의 경우 비언어적 접근이 치료 순응도와 회복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사업 참여 환자들은 매년 10회기 이상의 장기 치료 지원을 요구해 왔다. 김 이사는 “단기 지원이 아닌 장기 지원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고, 이러한 의견들이 올해 사업 개편의 배경이 됐다”고 밝혔다.


◆ 의과는 비급여 지원, 한의과는 제외…형평성 논란


현행 운영지침상 한의과 비급여 진료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점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운영지침은 한의치료의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의 본인부담금만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의과는 비급여 진료까지 지원 범위에 포함돼 있어 동일한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면서도 의료 직역에 따라 지원 범위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EFT를 둘러싼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김 이사는 “한의계는 2021년 EFT를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으나 2024년 뒤늦게 인정받은 의과에 대해서만 운영지침상 지원이 가능하고 한의과는 제외되는 상황”이라며 “최근 관계 부처와의 협의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한 만큼 임상 사례와 근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운영지침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여한의사회는 제도적 공백을 자체 예산으로 보완하고 있다. 피해 발생 2년이 경과해 지자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환자에게는 급여·비급여 일부를 바우처 형태로 지원하며, 축적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다.


◆ 지원금은 바우처로 직접 지급…6종 심리검사 도입


올해 사업부터는 지원 방식도 변경됐다. 기존 의료기관 중심 지원에서 벗어나 환자에게 바우처를 직접 지급하는 구조로 개편된 것이다.


2026년도 사업은 20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되며,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를 통해 연계된 성폭력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다. 지원 규모는 지자체의 의료비 보조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피해 발생 2년 이내인 경우에는 지자체가 급여 진료를 지원하고, 비급여 항목은 대한여한의사회가 일정 범위 내에서 지원한다.


반면 피해 발생 2년이 경과한 환자에게는 대한여한의사회가 급여·비급여 일부를 바우처로 지원해 제도적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채은 총무이사는 온라인 심리검사 플랫폼 활용 방안을 소개했다. 검사 항목은 △외상 후 스트레스(PCL-5) △우울(PHQ-9) △불안(GAD-7) △신체화 증상(PHQ-15) △불면(ISI) △삶의 질(EQ-5D) 등 총 6종이다. 


이는 최초 방문과 최종 방문 시 동일한 검사를 실시해 치료 전후 변화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축적된 데이터는 향후 성폭력 피해자 대상 한의진료의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하는 근거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김윤나 이사는 “환자들에게 적절한 한의 치료가 전달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현장에서 축적된 사례들이 궁극적으로는 운영지침 개정과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한의 치료 확대의 근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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