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실련, “공공의료체계 확충 등 정부 본연의 역할에 충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에 비영리국제병원을 포함한 의료복합단지 설립을 위해 한진그룹과 인천시, 인하대 등이 맺은 한진메티컬컴플렉스(가칭) 관련 MOU가 해지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제주도에 ‘1호 영리병원’으로 추진하려던 중국 싼얼병원 사업계획의 무산에 이어 인천시를 통한 정부의 영리병원 추진이 다시 한 번 중단된 셈이다.
이와 관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14일 성명서 발표를 통해 “대기업 특혜나 검증되지 않은 외국계 기업을 통해 영리병원 추진의 가시적 성과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무리한 정책추진이 초래한 당연한 결과”라며, “외국인 투자활성화와 관광객 유치는 명분일 뿐 실제는 국내 영리병원 확대를 위한 교두보인 경제특구 영리병원 추진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또 “한진메디컬컴플렉스는 당초 지난 해 5월까지 송도 8만여㎡ 부지 내에 5천억여원을 들어 1300병상 규모의 비영리국제병원을 짓기로 양해각서가 체결됐으나 지난해 7월 유정복 시장이 취임 후 비영리국제병원이 아닌 송도 1공구 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병원)’과 연계된 의료복합단지 설립 검토를 한진 측에 요청하자 정부와 인천시가 대기업특혜를 통해 손쉽게 영리병원을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외국인환자 유치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 기업에 특혜성 유인책을 제시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며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회항사건으로 인한 기업의 내부 상황으로 사업이 무산되긴 했지만 대기업 특혜를 통해 손쉽게 정책을 추진하려는 정부의 구시대적인 발상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외국인환자유치를 위해 영리병원 건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나 경실련에서 지난해 국내 의료기관의 외국인환자 유치실적을 조사한 결과 1개의 의료기관이 연간 76명(0.3명/1일)의 환자를 진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즉 현행 비영리 의료체계에서도 외국인 환자 진료를 위한 의료기관 공급은 충분하며 절차와 방법 등 어떠한 장애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위해 영리병원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명분일 뿐 정부는 필요성과 효과 등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리병원 허용에 따른 병상의 과잉 공급문제 등 부작용에 따른 대책도 전무하다”며 “해외 환자의 특성과 추이, 진료 가능 의료기관의 공급 규모, 그리고 우리나라의 취약한 공공의료체계를 고려하지 않고 영리병원을 허용할 경우 국내 의료체계의 왜곡 등의 부작용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병상 공급은 OECD 31개국 중 2위로 평균의 약 2배인 반면, 공공병상수는 최하위로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한국의 공공병상 보유율은 취약한 우리의 공공의료 현실을 말해주며, 정부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할 정책은 영리병원 추진이 아닌 공공병원 확충 등 의료공공성 강화 정책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실련은 “정부는 제한된 경제특구에 외국 환자 유치를 위해 영리병원을 짓는 것이지 의료영리화나 민영화는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공공의료체계가 더욱 약화될 것은 명약관화하다”며 “명분과 효과도 납득할 수 없는 외국영리병원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공공의료체계 확충 등 정부 본연의 역할 수행에 충실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