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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1일 (금)

한국경제연구원, 한의사의 의료기기 이용 규제 불공정 지적

한국경제연구원, 한의사의 의료기기 이용 규제 불공정 지적

‘규제연구’ 발간, “영상의료기기는 신체의 영상정보를 제공하는 기계일 뿐”

한의사의 영상의료기 이용 규제 세부적 고찰… 규제의 공정성 한계 제기



정부의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규제 개선 발표가 국민들의 높은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경제연구원이 2013년 12월 발간한 ‘규제연구’ 제22권에 실린 ‘한의사의 영상의료기기 이용규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사공영호, 조병훈 저)’ 연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연구논문에서는 한의사가 초음파진단기, X-ray, CT 등 영상장비를 이용하는 것은 한의사에게 허용된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판결했던 법원 판례의 불공정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영상의료기기의 한의학적 이용가치, 한의학 입장에서 판단해야”



사실 엄밀히 말하면, 이 기기들은 인간의 신체에 대하여 영상정보를 제공해 주는 ‘기계’일 뿐이며, 양의사들이 개발한 기계도 아니라는 것.

이론적으로 보면 이런 기기들이 제공하는 것은 하나의 자료에 불과하며, 이 자료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의학이론에 의해 결정된다고 강조한다. 서양의학적인 이론에 기초해 의미를 해석해 질병을 진단·처방할 수 도 있지만, 한의학적인 이론에 기초해 이 자료들의 의미를 해석해 한의학적으로 처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다수의 판례에서 법원은 △한의학은 서양의학처럼 해부학적이지 않으며 △기존 법령과 제도에 한의사의 영상의료기기 이용에 관한 근거가 제시되어 있지 않고 △양의사들과 비교할 때 한의사들은 적절한 교육을 받고 있지 않다는 점 등을 이유로 한의사의 영상의료기기 이용을 불허하고 있다.



이 연구에 의하면, 한의학의 전통적인 진단방법은 오장육부를 포함한 신체 각 장부의 상태에 대한 정보획득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해부학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 설령 해부학적인 수준에서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기기의 이용을 금지하는 이론적·논리적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이 기기들의 한의학적 이용가치는 한의학의 입장에서 판단되어야 하며, 서양의학과 비교해 한의학에서의 이용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논리적이지도 못하고 공정하지도 않다.

또한 기존제도들은 이런 기기들을 먼저 사용하기 시작한 서양의학계에 의해 도입된 것들일 뿐, 이런 제도를 수평적으로 한의사들에게 적용하여 제약을 가하는 것 역시 공정치 못하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교육의 수준 역시 수평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며, 게다가 과거 의과대학의 영상기기 관련 교육학점과 비교하면 현재 한의과대학의 관련 학점이 결코 적은 것도 아니다.



저자는 이상과 같은 점을 고려할 때 법원의 판결은 의학적 진단에서 영상자료가 가지는 의미에 대하여 인식론적인 측면에서 오해를 범하고 있으며, 제도의 해석에서도 제도가 성립하고 발전된 역사적 변천과정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제도의 의미를 공정하게 해석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 이 연구에서는 제도발전의 과정을 고려하면, 한의사에게 의료기기 사용을 허락할 수 없는 이유로 제시되는 사항들은 ‘내가 그곳에 올라갈 때는 사다리를 이용하고, 그 후에는 경쟁자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사다리를 걷어차 버리는 전략’과 흡사하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제도사적이고 까다로운 인식론적 문제들이 개입되어 있기는 하지만 법원의 판결이 이러한 점들을 제대로 고려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이 연구에서는 분명히 보여준다. 저자는 현행 법령이 한의사의 한의의료의 범위에 대해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내려야 하는 입장에 놓인 법원은 법령의 제도사적인 측면까지는 분명히 고려하지 못했으며, 이 같은 제도적 혼란은 유권해석을 내어놓으면서도 법령에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보건복지부에도 일정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도적 의미 공정하게 해석 실패



또한 이처럼 복잡하고 까다로운 제도적·인식론적 혼란 속에서 자신의 입장만을 중심으로 기존의 제도를 수립하고 있던 의사협회가 이에 기초해 법원의 판결에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킨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행정부, 입법부는 물론 사법부의 판단까지도 규제의 공정성을 수호하는 데는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이 논문의 결론이다.

한편 ‘규제연구’는 1992년 한국경제연구원이 규제완화에 대한 인식확산과 규제관련 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규제완화’라는 이름으로 창간한 후 1995년 ‘규제연구’로 명칭이 변경되었으며, 2002년 한국규제학회가 창립됨에 따라 동 학회의 학회지가 되었다. 이에 따라 2002년 제11권 제1호부터 ‘규제연구’는 한국규제학회와 한국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발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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