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 체계 구축·지역의료 인력 양성 가장 시급한 과제
“지·필·공 강화 위해 의료인 보상 확대 및 정착 지원 필요”
[한의신문] 국민 10명 중 9명이 지역 거점병원이 수도권 대형병원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향상된다면 지역병원을 이용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역·필수의료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는 응급의료 체계 구축과 의료인력 양성이 꼽혔으며,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선 의료인의 보상 확대와 정착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높은 공감대가 형성됐다.
의료혁신위원회(위원장 정기현) 산하 시민패널 운영위원회는 14일 의료혁신 시민패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1차 공론화 숙의토론회(7월 4~5일)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시민패널은 성별과 연령, 권역, 의료 접근성 등을 고려해 선발된 국민 300명으로 구성됐으며, 사전 학습과 전문가 강연, 분임토의 등을 거쳐 지역·필수의료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최종 분석에는 전 과정에 참여한 291명의 응답이 반영됐다.
숙의 결과 시민들은 경증일상 진료는 거주지 내, 중증고난도 진료는 거점광역 안에서 관리돼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약 60%는 자신이 거주하는 시·군·구 안에서 경증 진료와 소아 야간·휴일 진료, 24시간 응급실, 분만 서비스는 반드시 제공돼야 한다고 답했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골든타임이 중요한 응급질환 치료(48.1%), 퇴원 후 재활(40.6%) 역시 지역 내에서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반면 암 수술과 같은 고난도 중증 치료는 광역권 거점병원이 담당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52.9%로 다소 우세했다.
모든 의료서비스를 가까운 지역에서 제공하기 어렵다고 가정할 경우, 시민들은 가장 우선 보장해야 할 서비스로 ‘24시간 응급진료’(61.9%)와 ‘심근경색·뇌졸중 등 골든타임 치료’(55.4%)를 꼽아 응급의료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아울러 시민들은 지역 거점병원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국립대병원과 지역 종합병원의 역량이 충분히 강화된다면 수도권 대형병원 대신 지역 거점병원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숙의 전 81.1%에서 숙의 후 89.6%로 8.5%p 증가했다.
특히 의료취약지역 거주자의 경우 이용 의향이 77.7%에서 91.5%까지 상승해 가장 큰 변화를 보였다.
이어 시민들은 지역 거점병원이 신뢰를 얻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수도권에 뒤지지 않는 의료진의 실력과 경험’(66.8%)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는 단순히 병원 시설을 확충하는 것보다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이 지역의료 활성화의 핵심이라는 인식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역의료 정책에서 의료 접근성과 의료의 질 가운데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묻는 질문에서도 의료의 질(64.5%)이 접근성(35.1%)보다 훨씬 높은 응답을 얻었다. 다만 의료취약지역에서는 접근성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필수의료 정책 가운데 시민들은 ‘응급 상황에서 골든타임 안에 최종 치료까지 이어지는 체계 구축’(25.4%)을 가장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선택한 가운데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23.9%) △지방 국립대병원을 수도권 대형병원 수준으로 육성(23.1%) 등이 뒤를 이었다.
정책 중요도를 묻는 질문에서도 응급의료 체계 구축(96.6%)과 지역의료 인력 양성(96.4%)은 대부분의 시민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숙의를 거치면서 보상과 정착지원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먼저 지역의료 인력 확보 방안에 대해 시민들은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역의사 선발 및 의무복무’에 대한 찬성은 89.4%, 장기 근무 의료진의 정주 여건 지원은 88.9%, 필수의료일수록 높은 보상을 제공하는 수가체계에는 87.4%가 동의했다.
특히 필수의료 수가 인상에 대한 찬성은 숙의 이전보다 10%p 이상 증가해 의료인의 적절한 보상이 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핵심 조건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료인의 지역 정착을 유도할 수 있는 생활환경과 근무 여건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됐다.
지역필수의료 공급 방식에 대해선 시민들의 의견이 갈렸다.
‘공공병원에 집중 투자해 안정적으로 지역필수의료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은 51.9%, ‘역량 있는 민간병원에 공공적 역할을 맡기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은 47.4%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토론 과정에서는 단기적으로는 민간병원을 적극 활용하면서 장기적으로 공공병원 기반을 확대하는 절충안이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다수 제시됐다.
인구 감소 지역의 의료공급 방식에 대해서는 의료자원이 한정된 만큼 인근 지역과 의료시설을 통합·재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61.8%로 우세했지만, 의료취약지역에서는 국가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필수의료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역의료가 지역 정주 여건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2.5%는 어느 지역에서 살아갈지를 결정하는 데 의료서비스 수준이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지역의료가 충분히 보장된다면 지방에 거주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숙의 전 79.1%에서 숙의 후 86.3%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 거주자의 지방 거주 의향은 64.6%에서 80.4%로 크게 높아져,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지역소멸 대응의 핵심 기반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한편 의료혁신 시민패널 운영위원회는 이번 공론화 결과를 이달 말 의료혁신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며, 향후 지역·필수의료 정책과 의료개혁 과제 논의의 주요 참고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민패널은 오는 8월 온라인 심층토론과 10월 2차 숙의토론회를 통해 공론화 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많이 본 뉴스
- 1 ‘시체해부법’ 하위법령 개정안 논란···한의사, 한의과대학 배제
- 2 일본동양의학회…AI·재택의료 시대 韓·日 공동의제, 미래의학으로 연결
- 3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 잰걸음…환자부담 95%·연 15회 제한
- 4 ‘한의학의 위상은 학술대회에서 나온다’
- 5 천안시한의사회, 천안형 한의약 통합돌봄 모델 전국 우수사례로 인정
- 6 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은 모두 26개···정부 부처 중 最多
- 7 "한의난임과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 우수 성과 공유"
- 8 “한의사에게 의료기사지도권 부여해 국민의료 선택권 강화해야!”
- 9 “표준화된 한의 임상 데이터, 거대 빅데이터 생태계와 연계”
- 10 韓·日, 황련해독탕 ‘청열해독’ 넘어 자율신경 조절·지혈제로 재조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