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회 보건의 날, 국민건강증진법 제정 30주년 기념 학술포럼
[한의신문] “기대수명 82.7세, 건강수명은 70.6세… 오래 사는 만큼 건강하게 살아야”
7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국민건강증진법 제정 30주년 기념 학술포럼이 ‘100세 시대, 건강수명의 미래를 논하다’는 주제로 성황리에 개최됐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공동 주최한 이 포럼은 초고령사회 진입 이후 국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건강수명’ 문제에 대해 학계와 정책 당국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김헌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은 개회사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2.7세로 OECD 국가 평균보다 높지만, 건강수명은 70.6세에 불과하다”며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급속한 고령화와 만성질환, 정신건강 문제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국민의 건강수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학계·정부·시민사회의 협력을 당부했다.
윤석준 고려대학교 보건대학원장은 ‘한국인의 건강수명, 어떻게 늘려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신체 건강 지표에선 세계 최상위권을 자랑하는 한국이지만, 정신 건강 측면에서는 OECD 최하위권이라는 뼈아픈 현실을 지적했다.
윤 원장은 “사망률, 신생아 사망률, 암 생존율 등 한국의 신체 건강 지표는 OECD 평균 이상으로 매우 우수하다”며 “하지만 당뇨와 천식 같이 대표적으로 생활 습관성 질환의 관리가 미흡하고, 1차 의료의 취약성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인의 암 생존자 수는 270만 명이 넘고, 심근경색·뇌졸중 같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했던 중요한 질환들 역시 병원에 제때 도착하면 대부분 생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물리적 건강 인프라는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정신 건강이다. 윤 원장은 “한국은 연간 약 1만5000명이 자살하며, 노인 자살률이 특히 높다. 명절 이후 독거 노인의 자살 사례가 두드러진다”며 사회적 단절을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주관적 건강 인지율 역시 지나치게 낮게 나타나고, 이는 한국인의 전반적인 삶의 고단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건강수명 문제로 화두를 옮긴 윤 원장은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사이의 격차에 주목했다. 현재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7세로 OECD 최고 수준이지만, 건강수명은 70.6세로 약 12년의 격차가 존재한다. 이 격차는 단순히 질병을 앓는 기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불균형이 집중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8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인의 건강 수명 지표를 측정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소득 하위 20% 계층의 건강수명이 상위 20%보다 8.3년 낮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서울 내에서도 지역 간 건강수명 격차가 뚜렷하며, 지방은 수도권보다 더 열악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윤 원장은 “대한민국은 2030년을 기점으로 가장 오래 살게 될 국가로 예측된다”면서 “국민들이 계속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게끔 하는 노력들에 많은 역량을 집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흡연율 감소처럼 성공한 건강 정책의 예가 있는 만큼, 금연 외에도 음주·운동·영양 등 생활습관 전반에 걸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의 예방과 관리에 있어 자기주도적 건강 관리 체계를 정착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 취약계층 대상 선별적·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어진 포럼에서는 건강수명 연장을 위한 정책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자 Mohsen Naghavi IHME 교수와 이돈형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건강증진연구소장이 주제 발표를 맡았으며, 이후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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