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호전됐다던 환자 사망…“의료진에 책임 있다”

기사입력 2022.08.3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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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의료진의 조치, 주의의무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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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판단되더라도 추가적인 검사나 조치가 없었다면 병원에 그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A씨의 유족이 B대학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앞서 A씨는 지난 2015년 7월9일 가슴에 답답함을 느껴 침대에서 일어나던 중 의식을 잃고 B대학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의료진은 그를 불안정성협심증으로 진단했고, A씨는 풍선 혈관 성형술을 받은 뒤 퇴원했다. 이후 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된 A씨는 같은 해 7월14일 심부전 치료제 등을 처방받고 퇴원했지만, 7월28일과 8월20일 두 차례 동일한 증상으로 쓰러져 다시 B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증상이 호전되고 있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기립성저혈압으로 보고 추가 검사나 조치 없이 퇴원 조치했으며, A씨는 일주일 후 다른 병원 응급실에 후송됐지만 급성 심장마비로 숨졌다. 사인은 급성심장사였다.

     

    이에 유족들은 B대학병원의 과실로 A씨가 사망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당시 B대학병원의 진료를 두고 감정 결과가 엇갈렸다. 재판 과정에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소속 감정의는 B병원이 A씨의 증상을 기립성 저혈압으로 진단한 것은 적절했으나, 실신 증상이 계속 나타난 상황에서 추가 검사와 조치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는 의견을 내놨으며, 대한의사협회 소속 감정의는 B대학병원이 약물을 조절하며 경과를 관찰한 건 일반적 접근 과정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재판부의 의견도 서로 달랐다. 1심은 유족의 손을 들어준 반면 2심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릴 정도라면 의료진의 조치가 의사의 합리적 판단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후 A씨 유족은 상고했고, 대법원은 의료진의 책임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A씨가 응급실 내원 당시 심근효소 수치가 참고치를 상회한 점과 함께 A씨가 최초 치료 전 증상을 다시 호소하며 응급실을 내원한 것 등을 고려하면 의료진의 조치가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봤다.

     

    대법원은 “대한의사협회 감정의견을 채택한 원심은 상반되는 감정의견의 신빙성 여부를 판단했어야 했는데, 적극적인 조치를 강구하지 않았다”며 “병원 의료진이 추가 검사를 하지 않은 게 주의의무 위반으로 평가된다면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즉 감정서 보완이나 사실 조회 등을 통해 감정의들이 좀 더 정확한 의견을 밝히도록 재판부가 노력했어야 했다는 취지다.

     

    이에 대법원 2부는 “상반되는 전문가 의견의 신빙성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았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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