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의료서비스 이용 이대로 좋은가?

기사입력 2014.08.0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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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과 한의약 의료서비스 활용 (下)

    장애인들의 의료서비스 이용을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과 의료인의 인식 개선, 의료기관의 배려 등 다양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본 란에서는 소아 장애 진료의 모범적 사례를 바탕으로 장애인에 대한 한의약 의료서비스의 접근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2012년 문을 연 푸르메재단의 재활센터는 장애 아동을 위한 재활 치료를 하고 있다. 여러 기관이나 단체, 개인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이 곳은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장애 아동을 위한 전문 치료 기관이다.

    미국 40여개, 일본 180여개, 독일 140여개 등 외국의 어린이 재활병원에 비해 우리나라는 그 수가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 만큼 길어지는 대기 시간과 높은 진료비 등으로 장애 아동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 많은 이들은 그 이유로 경제적 문제를 들었다. 송우현 푸르메재활센터장은 “소아재활전문병원은 국내에 전무한 실정이다.

    이러한 병원이 안 생기는 이유는 경제성 때문”이라며 “보험 수가의 현실화가 필요하고 공공성 의료기관에 대한 배려와 여러 지원이 필요 하다. 예를 들면 장애인 의료기관 인센티브제나 적자보전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아 장애에 대한 양·한방 협진 서비스 제공 효과적

    현재 푸르메재단에서는 어린이 재활, 한의원, 치과 등의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기업이나 단체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보험의 비급여 항목에 있어서도 되도록 낮게 책정하여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있다. 푸르메재활센터가 주목을 받는 것은 의료비 지원 제도뿐만이 아니라 소아 장애 분야에서 양한방 협진이 거의 처음으로 시도되었다는 것이다. 송우현 센터장은 “환자의 절박함을 이해하기 때문에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방과 양방이 갈라져 서로 싸우기보다는 환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조금이나마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료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한양방의 협진을 시도한 것”이라며 환자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양한방이 협력하며 치료하는 하나의 모델이 되고자하는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푸르메재활센터의 양한방 협진 장점은 무엇보다도 피드백이 빠르다는 것이다. 언어 치료, 작업 치료, 물리 치료 등의 치료실이 가까이 있어 서로의 치료 효과를 바로 알 수 있고 상대가 미진한 부분에 대해 치료 방향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에 참고하는 효과가 크다고 한다. 푸르메 한의원의 민경윤 한의사는 “아이들의 변비, 식욕 부진, 살 찌우는 것 등에서 한방 치료가 효과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물리치료로 인해 근력은 키웠으나 집중력이 여전히 부족한 것에 대해 한방 치료를 실시하면 집중력도 더 강화되는 등 양한방 협진은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송우현 재활센터장은 “환자의 동반 증상에 대해 용어를 통일하고 양한방 상호간에 소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환자가 경기를 일으킨다거나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다거나 호흡이 불안한 것, 혹은 치료 강도의 차이 등에서 양한방의 표현이 너무 다르므로 소통을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겉으로는 협진을 장려하면서 구체적인 실천이 안 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case를 공유하며 공통의 평가기준을 만들어 나가고 용어를 통일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면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공공 의료 지원 방안도 함께 모색돼야 한다

    수 년 째 장애 아동을 특화하여 진료해오고 있는 허영진 한의사는 한방물리치료 요법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지압을 통한 장부의 성숙과 발달을 목표로 하는 수기치료를 하고 있다”며 “두부, 배복부, 수족부 등으로 나누어 장애아동의 연령, 인지정도, 수족발달 정도에 따라 치료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본인의 소아마비로 인한 장애 때문에 자연히 장애 아동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치료도 하게 되었다는 허영진 한의사는 “극적인 변화의 치료를 기대하는 부모들의 경우는 사실 실망을 하고 떠나는 경우가 많지만 꾸준한 치료를 받으며 점진적인 변화를 체험하는 부모의 경우는 지속적으로 한방치료를 받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점에서 장애아동 부모들의 어려움 도 있지만 장기간 장애아동 치료를 이끌어가는 의료인의 마음도 역시 쉽지 않다. 그래서 장애아동의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한 가지는 각 장애아동의 치료 예후를 적절히 제시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의 한의원이 서울시교육청 산하 강남특수교육지원센터의 특수교육대상자 치료지원제공기관에 한방 의료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지정된 것에 대해 “한방이 공공의 영역에 참여하여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은 작지만 큰 성과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히면서도 여전히 장애 진료에 있어서 공공의 지원이 부족함을 지적했다.

    “사회복지협의회 산하에 희귀장애아동 의료비지원센터가 있는데 장애아동의 부모들이 이곳에서 한방진료비를 지원받고 싶었지만 센터 내규에는 한의원이 지원대상에서 배제되어 지원을 못 받고 있다.”며 “장애아동을 가진 부모 입장에서는 보다 쉽고 편하게 그리고 경제적 부담이 적게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최소한 한방의 경우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장애아동의 아버지는 “의료비 지원이 있다고 해도 일단 지출이 이루어지고 나서 그것을 나중에 환불받는 제도라면 돈이 없는 사람은 제대로 치료받기 어려운 시스템인 것 같다.”며 서류제출과 같은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장애인의 의료 재활 기기 같은 경우 너무 고가이다 보니 개인적 구입이 어렵다. 특히 성장에 따라 기구를 바꿔줘야 하는 등 장애 아동이 겪는 어려움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송우현 푸르메재활센터장은 “각 장애에 특화된, 개별 상황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특히 소아의 경우 발달단계에 있으므로 그에 따른 다양한 고려와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비나 인력, 기자재 등도 그에 맞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국가의 공공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한의원에서 만난 5세 뇌성마비 장애 아동의 아버지는 “일선 양방병원에서는 의사가 서고, 앉고, 움직여보라고 시키는 등의 피상적인 진료가 이루어진다. 의사가 환자를 만져보지도 않고 체크만 하는 치료에서 실망을 했다.”며 현재 주1회로 2년째 한방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또한 13세 다운증후군 여아의 어머니는 “한방 진료는 환자 친밀도 면에서 양방에 비해 월등하다.”며 “진료 시간에 있어서도 역시 밀도가 있고 환자와의 소통을 더 중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의 진료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이처럼 한의 진료에 대해 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한의 의료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제도적으로도 물론 개선되어야 하겠지만 한의계 전체적으로도 장애인 진료에 더욱 신경써서 노력할 부분이 있다. 장애인 진료 캠페인을 만들어 홍보한다든지 장애인 주치의 제도 확립에 한의학계가 참여하여 장애인들이 한의원을 보다 안심하고 널리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또한 장애인 진료 기관 지정에 한의원과 한방병원도 지정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올해 서울시가 장애인, 노숙인 등에게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라 하여 무료 공공의료서비스를 확대 실시하기로 하였는데 ‘나눔진료봉사단’이라고 하는 의료진 속에는 한의사가 참여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공공의료서비스에 한의계가 참여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한의계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노력 요구돼

    허영진 한의사는 “현재 부산대 한의전의 윤영주 교수님 주도로 뇌성마비아동의 치료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이고 가칭 한의소아뇌신경재활연구 모임도 만들어 지는 등 한의사들의 협력과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한의사들이 서로 진료를 공유하고 비교 치료 논문이 작성된다면 장애에 대한 한의 치료가 꽃 피울 날도 올 것이다.”라고 앞으로의 한의사들의 역할을 주문했다.

    채종걸 동광한의원 원장은 “한의사가 참여하는 장애인 환자 진료 매뉴얼을 개발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추천하였다. 그리고 “장애와 질병은 다르다.”며 “장애인도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권리가 있고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에 측은지심을 가지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맞춤 치료에 힘써야 한다”라고 한의사의 자세를 당부하였다.

    양방에 비해 보다 환자 중심적이며 개인별 맞춤 진료를 하는 한의학은 장애인 진료에 있어서도 우수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잘 살린다면 장애인의 일차 의료 서비스에 한의원이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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