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이후 사망사고만 19건, 대부분 마취醫없이 대리수술
마취제 프로포폴, 미다졸람 등 과다 투여시 심각한 위험 초래
수면마취 부작용 공포로 검진, 치료 적기 놓쳐 국민건강 훼손
죽음을 부르는 수면마취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4월 대법원은 건강검진 과정에서 수면 내시경을 받다가 숨질 경우에도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첫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지난 2010년 한 건강검진센터에서 전신마취제인 프로포폴을 투여받고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은 모씨는 검사 시작 5분만에 의식불명상태가 된 후 일주일만에 숨졌다.
부검 결과 프로포폴로 인한 저산소증이 사인으로 추정됐고 유가족들은 모씨가 상해보험을 가입한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을 요청했으나 보험사는 ‘피보험자의 임신, 출산, 유산 또는 외과적 수술, 그 밖의 의료처치’에 관해서는 손해를 보상하지 않는다는 보험 약관의 면책조항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바로 수면 내시경이 ‘그 밖의 의료처치’에 해당한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광주지방법원은 보험사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대법원은 건강검진 목적으로 시행한 수면 내시경은 ‘그 밖의 의료처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환송시켰다.
여기서 논란이 된 부분이 바로 ‘수면마취’다. 수면마취는 환자를 망각상태에 이르게 해 통증을 기억하지 못하게 하는데 효과적이기에 내시경 검사나 간단한 성형수술을 할 때 많이 사용한다. 주로 마취제는 미다졸람과 프로포폴이다.
이들 제품은 모두 향정신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중독성이 강하고 여러 부작용이 있어 관리와 보관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제품은 수술을 앞둔 환자의 통증 및 불안을 감소시켜주고, 의사들에게는 환자들의 진정 상태가 일정기간 유지되기 때문에 수술이 한층 용이하다는 이유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치명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게 문제다. 수면마취제 투여시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호흡과 심장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호흡곤란이나 심장 정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세계적인 팝가수 마이클잭슨의 사인도 프로포폴 과다 투여였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수면마취 상태에서 성형수술이나 내시경 검사를 받다가 부작용이 발생돼 의료소송으로 번진 사례만도 지난 2009년 7월부터 3년간 23건이고, 이 가운데 19건이 사망, 4건은 식물인간 상태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수면마취 이후 큰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은 대부분 마취과 전문의가 없이 수술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실제 2012년 보건복지부 의료자원과가 조사한 ‘수술실 보유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마취전문의 고용 현황’에 따르면, 병원 803곳 가운데 396곳이나 마취과 전문의를 고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는 수면마취시 마취과 전문의 비용이 별도 수가로 정해지지 않았거나 너무 낮은 수가로 인해 병원에서 마취전문의를 고용하기 꺼리는 것도 한 요인이다.
그러나 수면마취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대형 성형외과에서 그림자의사 또는 유령의사를 내세워 대리수술을 하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얼굴이 알려진 유명의사는 환자와 상담한 후 정작 수술실에서는 다른 의사가 몰래 들어가 수술을 진행하고, 환자가 대리수술 의사의 존재를 모르게 하기 위해 마취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이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시간절약을 통해 더 많은 환자를 보거나, 병원경영상 원가절감을 위한 욕심 때문이다.
이처럼 수면마취제로 인한 부작용이 크게 발생하자 많은 미병 단계의 환자들이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거나, 건강검진을 꺼리고 있어 치료 적기를 놓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따라서 환자의 안전을 팽개칠 수 있는 사례를 방지하고, 수면마취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작은 실수만으로 환자에게 치명적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료인 자신의 소명의식과 철저한 윤리의식이 정립돼야 힌다.
또 마취과 전문의 배치 확대 및 마취에 따른 수가체계 개선을 비롯해 관계당국 또한 사람을 죽이는 수면마취와 관련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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