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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AI 활성화 위한 디지털의료기기 인허가 규제 합리화[한의신문]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디지털의료기기 인허가 시 임상시험자료 요구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우수관리체계 특례 대상을 확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디지털의료제품 허가·인증·신고·심사 및 평가 등에 관한 규정’(식약처 고시)을 개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고시 개정은 ‘식의약 정책이음 열린마당’ 등 국민과 직접 소통하며 현장 수요를 반영해 선정한 ‘2026 식의약 안심과제’의 성과로써, 디지털의료기기 인허가 과정에서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디지털의료제품법’ 시행(’25.1.24.)에 따라 소프트웨어 형태의 디지털의료기기는 인허가 시 원칙적으로 임상시험 등 자료를 제출하여야 하나, 식약처장에게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 근거를 제출해 인정받는 경우에는 임상시험 등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대체자료를 제출할 수 있었다. <성능검증 자료만으로 인허가 가능한 디지털의료기기 유형> 이에 식약처는 그동안 인허가된 약 1,000여건의 디지털의료기기소프트웨어 허가·심사 현황을 분석해 임상시험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성능검증 자료로 인허가를 받은 실제 사례를 토대로 구체적인 임상시험자료 제출 및 면제 기준을 마련했다. 또한 최근 빠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하여 우수관리체계 특례 적용 대상을 현행 2등급에서 등급 미지정 대상까지 확대하고, 실사용 특례를 부여하는 기간을 1년에서 3년의 범위로 연장키로 했다. 식약처 김명호 의료기기안전국장은 “이번 고시 개정으로 규제 예측성을 높여 불필요한 임상시험은 줄이고, 최신 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제품 개발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우수관리체계 인증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도 마련해 국내 의료 AI 활성화를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경북지역 산불·호우 피해 이재민 심리 집중 지원[한의신문]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와 행정안전부(장관 윤호중)는 7월 호우 피해 대응을 위한 복구대책지원본부 내 심리지원반 이 구성·가동됨에 따라, 호우로 인한 일시 대피자와 이재민의 심리적 안정을 돕기 위해 부처 간 협력 체계를 가동해 재난심리회복지원을 강화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대책은 호우 피해자의 심리적 충격을 완화하고 조속한 일상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복지부와 행안부는 ‘찾아가는 심리상담’을 통해 피해 주민의 심리 상태를 신속히 확인하고, 스트레스·우울·수면장애 등을 겪는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트라우마센터와 연계해 전문적인 치료를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경북 지역 산불 피해로 임시조립주택에 거주하다가 이번 호우로 또다시 침수 등의 피해를 입은 안동시·의성군 등 피해 이재민에 대한 지원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며, 장기간의 임시 주거생활에 이어 재해를 다시 겪은 이재민들의 상실감과 무기력감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보다 세심한 맞춤형 지원을 펼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현장 심리지원과 함께 지역 공동체 회복·치유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재난 경험자들의 심리적 고통을 경감하고 일상 회복을 적극 돕는다. 보건복지부는 영남권 트라우마센터 및 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경로당 심리지원 프로그램과 전화 안부확인(모니터링) 등을 추진하며, 기존 산불 상담 이력자 중 이번 호우 피해를 입은 주민을 우선 발굴해 ‘마음안심버스’를 현장에 투입해 심리 상담 서비스를 집중 제공한다. 보건복지부 이선영 정신건강정책관은 “이번 호우 피해자에 대한 심리지원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라며, “특히 경북지역의 산불·집중호우 피해자에 대한 지속적인 사례 관리에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라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김중열 재난복구지원국장은 “보건복지부와 협력하여 호우 피해자의 심리가 신속히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이재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복구 지원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
최근 10년간 고위험음주 남성 ‘감소’, 여성 30대 이상 ‘증가’[한의신문]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남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전 연령대에서 전반적으로 감소한 반면, 30대 이상 여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주자 10명 중 6명이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시는 폭음을 하고, 이 중 상당수가 주 2회 이상 고위험 폭음을 반복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은 전국 19세 이상 성인 약 23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성인의 음주 건강행태 심층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성인의 월간음주율은 57.1%, 월간폭음률은 33.7%, 고위험음주율은 12.0%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유행 시기이던 2021년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팬데믹 이전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월간음주율’은 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분율이고, ‘월간폭음률’은 최근 1년 동안 남자는 한 번의 술자리에서 7잔 이상(또는 맥주 5캔), 여자는 5잔 이상(또는 맥주 3캔)을 월 1회 이상 마시는 분율을 뜻하며, ‘고위험음주율’은 최근 1년 동안 남자는 한 번의 술자리에서 7잔 이상(또는 맥주 5캔), 여자는 5잔 이상(또는 맥주 3캔)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분율을 말한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음주 행태의 심화 양상이 나타났는데, 매달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월간음주자) 중 59.0%가 폭음을 경험했으며, 이 폭음자 중 35.6%는 주 2회 이상 폭음을 반복하는 고위험음주 상태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음주가 단순한 섭취에 그치지 않고 건강을 위협하는 고위험 단계로 쉽게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별로 살펴보면 모든 음주 지표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30~50대 남성은 2명 중 1명이 폭음자(월간폭음률 약 50%)에 해당했으며, 40~50대 남성의 경우 5명 중 1명 이상(20% 초과)이 고위험음주를 하는 등 중년 남성을 중심으로 위험 음주가 집중됐다. 반면, 장기 추이에서는 여성의 위험 음주 지표 악화가 두드러졌다. 지난 10년간 남성은 모든 연령대에서 고위험음주율이 개선됐으나, 여성은 20~40대에서 폭음 비율이 높았으며, 30대 이상 전 연령대에서 고위험음주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월간음주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울산(60.6%), 충북(60.5%), 부산(59.0%) 순이었으며, 가장 낮은 곳은 전북(52.2%), 세종(53.4%), 전남(54.5%) 순이었다. 월간폭음률이 가장 높은 시‧도는 울산(39.2%), 강원‧충북(38.7%) 순이었으며, 낮은 시‧도는 세종(28.2%), 전북(28.9%), 광주‧대전(30.2%) 순이었다. 고위험음주율이 가장 높은 시‧도는 강원(15.7%), 충북(14.4%), 울산(13.3%) 순이었으며, 낮은 시‧도는 세종(7.0%), 대전(9.5%), 서울‧광주(10.1%) 순이었다. 2016년 대비 모든 시‧도에서 고위험음주율이 감소했으며, 세종(5.7%p↓), 제주(5.1%p↓), 인천(4.1%p↓)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음주율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 상·하위 10곳의 건강행태를 비교한 결과, 폭음 및 고위험음주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현재흡연율과 비만율이 확연히 높게 나타났다. 또한 걷기 실천율 등 신체활동은 낮고, 고혈압 및 당뇨병 등 만성질환 진단율이 높아 위험 음주가 지역 주민의 전반적인 건강 악화로 직접 이어지고 있음이 입증됐다. OECD 발간 보고서(Health at a Glance 2025)에 따르면, 한국의 월간폭음률은 OECD 평균을 크게 상회하며 비교 가능한 27개 회원국 중 5위로 최상위권에 올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코올을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어떠한 수준의 음주도 건강에 안전하지 않다’고 권고하고 있다. 임승관 청장은 “남성은 전반적인 음주 행태가 개선되고 있으나 30~50대 중년층의 위험 음주가 여전히 심각하고, 여성은 30대 이상에서 폭음과 고위험음주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 청장은 이어 “폭음과 고위험 음주는 각종 질환과 손상은 물론 알코올 의존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만큼, 청소년·임산부·운전자는 반드시 금주해야 하고 지자체에서는 성별·연령별 특성을 반영한 지역 맞춤형 예방·관리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한반도 건강공동체 향한 남북 보건의료 협력 해법 논의”[한의신문] 남북 보건의료 협력이 일회성 지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협력체계 구축과 한반도 건강공동체 실현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사장 하일수)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 국회국제보건의료포럼과 공동으로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반도 건강공동체 달성을 위한 남북한 보건의료 협력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것으로, 남북 보건의료 협력의 중장기 전략과 지속가능한 협력 모델을 모색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백관백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사무총장과 문진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 소장이 환영사를,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축사를 진행했다. 이어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상축사를, 김재우 보건복지부 국제협력관은 축사를 통해 남북 보건의료 협력의 필요성과 지속가능한 협력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문진수 소장은 '2026 북한 보건의료 백서 개정 주요 결과와 남북 보건의료 협력 중장기 전략 방향'을 주제로, 단기적 지원을 넘어 중장기 전략과 제도적 기반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준욱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은 '한반도 평화공존과 감염병 보건안보협력 전략' 발표를 통해 감염병은 남북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과제라며 보건안보 협력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북한 보건의료 인력 교육에서 찾는 협력의 청사진'을 발표한 김신곤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상임이사는 북한 보건의료 인력 양성이 지속가능한 협력의 출발점이자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밝혔다. 이어 김소윤 국제보건의료학회 이사장은 국제보건의 관점에서 대북 보건의료 협력은 국제사회와의 연계 속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이주성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민간단체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협력 재개의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 발표에 나선 김지은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는 남북 보건의료 협력이 일회성 물자 지원 중심에서 벗어나 북한 의료현장의 자생적 운영 구조를 이해하고 지속가능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이사는 "현장은 단순히 부족한 물품의 목록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결핍 속에서도 자체 의료체계를 만들어가는 공간"이라며 지원과 단절이 반복돼 온 기존 협력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어 협력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 역시 물품 보급 실적이 아닌, 지원 종료 이후에도 현장이 스스로 운영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회성 사업 확대보다 현장의 운영 역량을 내재화하고, 지원이 중단되더라도 지속적으로 활용 가능한 협력 프로토콜을 구축하는 것이 남북 보건의료 협력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
‘임상추나를 위한 X-ray 촬영 및 진단법’,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한의신문] 추나요법 임상 현장에서 활용되는 영상진단 지침서인 ‘임상추나를 위한 X-ray 촬영 및 진단법(대한한의영상학회·일프로추나연구회 著’)이 교육부가 지원하고 대한민국학술원이 주관한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됐다.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는 국내에서 출간된 학술도서 가운데 △학문적 독창성 △연구의 깊이와 완성도 △학문 발전에 대한 기여도 △교육적 활용 가치 △저술의 체계성과 정확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선정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학술도서 제도다. 선정된 도서는 대한민국학술원이 직접 구매해 전국 대학도서관과 연구기관 등에 보급되며, 해당 저서는 국가가 학문적 우수성을 공식 인정한 대표 학술서로 평가받는다. 이번 ‘임상추나를 위한 X-ray 촬영 및 진단법’의 우수학술도서 선정은 단순한 촬영 매뉴얼을 넘어, 추나요법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을 위한 영상의학적 기준을 체계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한의계에서는 추나요법 시술 시 X-ray의 임상적 활용이 꾸준히 확대돼 왔지만, 실제 임상에서 필요한 X-ray 촬영법과 판독 기준을 한 권으로 정리한 전문 교재는 많지 않았다. 이에 고동균·신민섭·안남도·지현우·김정우 원장 등이 집필에 참여한 이 책에선 경추, 흉추, 요추, 골반 및 사지 등 각 부위별 표준 촬영법과 해부학적 랜드마크, 정렬 평가, 임상 적용법 등을 실제 진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리해 교육과 임상을 연결하는 교재로 활용토록 해왔다. 특히 추나요법 교육을 받는 한의사뿐 아니라 임상 현장의 의료진이 영상을 보다 객관적으로 해석하고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내용을 담아, 한의 영상진단 분야의 표준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집필진들은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는 국내 학술서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성과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대학 교수의 연구업적 평가와 학술적 성과 소개에서도 대표적인 연구 실적으로 활용될 만큼 높은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면서 “이번 선정은 추나요법이 경험 중심의 치료기술을 넘어 객관적인 영상진단과 근거 중심 의료(Evidence-Based Medicine)에 기반한 학문 분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고 밝혔다. 한편 ‘임상추나를 위한 X-ray 촬영 및 진단법’의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은 한의 영상의학과 추나요법 교육 수준 향상은 물론 향후 한의학의 학술 경쟁력 강화와 표준화된 임상 교육 기반 구축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뇌파, 한의 임상을 읽는 새 언어가 되다김정태 원장(제주 더아이맘한의원) 필자는 지역에서 소아 진료를 특화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한의사의 뇌파검사(뇌기능검사) 활용은 지난 2023년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료법상 면허 외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받았다. 이후 일부 학회 소속 원장들과 한방신경정신과 분야를 중심으로 뇌파검사를 임상에 적극 활용해오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한의사들에게 뇌파는 낯설고 어려운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실 필자 역시 처음부터 뇌파에 익숙했던 것은 아니다. 진맥을 하고 침을 놓으며 한약을 처방하는 전통적인 진료 방식에는 익숙했지만 뇌파 세미나를 듣고 학회에 가입해 공부하기 전까지는 뇌파 장비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있었다. 무엇보다 뇌파가 한의학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또 한의학적 진단과 치료에 어떤 방식으로 접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컸다. 10년 넘게 소아 환자를 진료하면서 틱장애와 ADHD 등 소아 신경정신계 질환으로 내원하는 환자는 꾸준히 증가했고, 증상의 중증도 역시 높아지는 것을 현장에서 체감했다. 기존 치료만으로는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보다 객관적인 평가와 치료 경과 확인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이에 필자는 약 1년 전부터 뇌파검사(뇌기능검사) 장비와 뇌파치료(뉴로피드백·두뇌훈련) 장비를 도입해 임상에 활용하고 있다. 우선 기존 치료에 반응이 충분하지 않았던 틱장애 환자들을 중심으로 적용했고, 치료 전후를 추적 관찰한 결과 다수의 환자에서 틱 증상이 의미 있게 호전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재에서는 이러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뇌파검사와 뉴로피드백이 한의 임상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한스 베르거(1873. 5. 21~ 1941. 6. 1) ◎ 뇌파의 발견…뇌 기능을 읽는 새로운 시작 ‘뇌파(EEG, Electroencephalography)’는 Electro(전기)·Encephalo(뇌)·Gram(기록)의 합성어로, 두피 아래 대뇌 피질 뉴런들의 집단적 전기 활동을 두피에 부착한 비침습적 전극을 통해 측정·기록하는 검사이다. 한자어로는 ‘뇌전도(腦電圖)’라고 한다. 뇌파 연구의 시작은 18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리버풀 출신의 의사 리처드 카튼(Richard Caton)은 토끼와 원숭이의 대뇌에서 전기적 활동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처음 보고했다. 이후 1924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이자 생리학자인 한스 베르거(Hans Berger)가 세계 최초로 사람의 뇌파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으며, ‘Electroencephalogram(EEG)’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오늘날 임상에서 활용되는 뇌파검사는 이 같은 연구를 토대로 약 100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 뇌의 전기신호, 질환의 흔적을 드러내다 1930년대에는 간질(뇌전증) 발작과 특징적인 뇌파 패턴 사이의 연관성이 밝혀지면서 뇌파검사가 신경계 질환 진단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어 1950년대에는 뇌의 어느 부위에서 어떤 전기활동이 발생하는지를 시각화하는 뇌전도 지도(Brain Mapping) 기술이 개발되면서 임상적 활용 범위가 확대됐다. 이후 컴퓨터 기술과 디지털 신호처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뇌파 분석은 비약적으로 진보했다. 특히 1990년대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 이후 디지털 뇌파 분석이 가능해졌고, ADHD를 비롯한 다양한 신경정신계 질환의 연구와 임상 평가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 뇌파는 ‘마음의 창’…보이지 않는 마음을 읽는 객관적 신호 뇌파는 흔히 ‘마음의 창(Window on the Mind)’이라고 불린다. 이는 뇌파가 대뇌피질의 기능적 상태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객관적인 생체신호이기 때문이다. 뇌파는 신경망의 활성도와 각성 수준, 집중력, 정서 상태 등을 평가하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불면증과 우울증 등에서는 기능적 변화와의 관련성이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또한 인지기능과 뇌파의 상관관계 역시 다양한 연구를 통해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뇌파검사는 성인의 불면증과 우울증뿐 아니라 소아의 틱장애, ADHD, 학습장애 등 신경정신계 질환은 물론 스트레스와 관련된 두통, 기능성 소화장애, 식욕조절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한의 치료와 함께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 QEEG…뇌 기능을 객관화하다 많은 원장님들이 일반적인 뇌파 파형은 한 번쯤 접해보셨을 것이다. 그러나 임상에서 보다 많이 활용되는 것은 이러한 원시 파형을 디지털 방식으로 분석한 정량화 뇌파(QEEG, Quantitative EEG)이다. 이는 디지털 EEG 데이터를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각 주파수 대역의 특성을 수치화하고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분석 기법이다. 일반적인 뇌파보다 뇌 기능의 특성을 보다 객관적이고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어 흔히 ‘브레인 맵핑(Brain Mapping)’이라고도 불린다. QEEG를 활용하면 정상군과의 비교를 통해 환자의 뇌 기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침 치료나 한약 치료 전후의 변화를 비교해 치료 경과를 모니터링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치료 반응을 예측하거나 장기적인 추적 관찰에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 ◎ AI 기반 QEEG의 고도화…“뇌파는 지금도 진화 중” 뇌파검사는 fMRI, PET, MEG 등 다른 뇌 기능검사와 비교해 여러 장점을 갖는다. 무엇보다 비침습적이며 검사 시간이 약 2분 30초에서 5분 정도로 짧고, 밀리초(ms) 단위의 매우 높은 시간해상도를 제공한다. 방사선 노출이 없고 검사 비용 또한 상대적으로 경제적이라는 점도 큰 장점이다. 다시 말해 간편성, 안전성, 경제성을 모두 갖춘 검사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한계도 분명하다. 공간해상도가 낮아 구조적 병변을 확인하기보다는 뇌의 기능적 이상을 평가하는 데 적합하며,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여러 개의 전극을 국제 표준 위치에 정확하게 부착해야 하므로 일정 수준 이상의 숙련이 요구된다. 또한 미세한 기능적 변화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데이터 분석 능력도 필요하다. 이러한 부분은 학회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지속적인 훈련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AI 기반 정량화 뇌파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데이터 해석의 정확성과 활용성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실제 한의 임상에서 정량화 뇌파(QEEG)를 어떻게 판독하고, 틱장애와 ADHD 환자의 진료에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임상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
한의원에 피부미용 의료기기 판매 거부…특정직역의 겁박 때문인가?[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는 27일 입장문 발표를 통해 최근 일부 의료기기 업체들이 한의사에게 피부미용 레이저 등 의료기기 판매를 중단·거부하고 있는 행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는 한편 이같은 행태는 자유로운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심각한 불공정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의협은 “해당 업체들은 표면적으로는 자율적인 판단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양의계의 지속적인 압박과 협박, 불이익 우려 속에서 정상적인 거래를 포기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만일 그렇다면, 이는 자유로운 기업 활동이 아니라 특정 직역의 위계와 압력에 굴복한 결과이며, 시장경제 원칙과 공정한 경쟁 질서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양의사단체에선 한의사의 레이저 사용과 관련해 수차례의 형사고발과 민원을 제기하며 한의사들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진료를 방해해 왔다. 하지만 한의사의 레이저 사용을 이유로 제기된 형사고발 사건들은 모두 ‘혐의 없음’ 처분을 받음으로써, 양의사단체의 ‘한의사의 레이저, 고주파 의료기기 사용은 불법 의료행위’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실제 ’19년 8월 대구지방검찰청이 Eraser-Cell Rf기기를 이용한 한의사의 여드름 치료는 국내외에서 널리 인정되고, ’04년경 이후 국내외에서 교과와 실습으로 자리잡은 레이저 침구를 한방 피부과 진료용으로 사용한 것으로서, 한의사에게 면허된 범위 외의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한의사의 손을 들어준 것을 비롯해 ’25년 3월과 11월, ’26년 1월과 7월에는 한의사가 CO2레이저, 고주파 등의 피부미용의료기기를 진료에 활용한 사례들에 모두 무협의 처분이 내려진 바 있다. 한의협은 “한의사의 레이저 활용은 새로운 일이 아닌 합법적인 의료행위”라고 강조하며, “레이저침술은 이미 1987년,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가 침술료의 유형으로 인정하는 행정해석을 했으며, 1994년에 건강보험 급여 항목으로 등재된 이래 전국의 한의과대학는 물론 대한통합레이저의학회 등 학회에서 충분한 교육과 연구, 임상을 통해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의협은 “이같은 현실을 외면한 채 양의사단체는 여전히 한의사의 레이저 사용은 불법이라며 국민과 언론을 호도하고, 더 나아가 업체들을 상대로 ‘한의사에게 장비를 판매하면 문제를 삼겠다’는 식의 압력을 지속적으로 넣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도 10일 대한미용성형레이저학회, 비만연구의사회, 임상미용의학회, 일차진료학회, 리프팅학회, 비만미용학회, 한국피부비만성형학회 등 7개의 양방학회들은 ‘한의사들에게 무분별한 미용 의료기기 판매 및 교육 행위가 절대로 재발하지 않기를 촉구하며, 이 같은 행위가 지속적으로 반복될 경우, 미용의학회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고 파트너십 중단과 관계 기관 신고, 회원 전체 공지 등의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키도 했다. 한의협은 “양의계의 이러한 행태는 특정 직역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시장을 통제하려는 명백한 부당행위인 데도, 일부 업체들이 한의사에 대한 판매를 거부하는 것은 양의사단체의 조직적인 압력과 보복을 우려한 결과라는 점에서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이는 특정 직역의 눈치를 보며 거래 상대방을 차별하는 행위이며, 공정한 시장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6년 3개 양의계단체가 의료기기업체 및 진단검사기관 등에 한의사와 거래하지 말 것을 강요한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 11억3700만원이라는 막대한 과징금 처분을 받았던 뼈아픈 사례를 잊지 말고, 경거망동을 삼가 줄 것을 양의계에 엄중히 충고한다”고 덧붙였다. 한의협은 또한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비롯해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한 법적 검토, 손해배상 청구 등 가능한 모든 법적·행정적 조치를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며 “아울러 국민의 의료 선택권과 공정한 의료시장 질서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대응할 것이며, 불공정한 거래 제한 행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타협도 없이 단호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
日 일왕가의 절망 치유한 19세기 漢方醫, 현대 통합의료에 질문을 던지다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교수 지난달 일본 도야마 국제회의장에서 ‘동양의학의 발전-차세대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주제로 제76회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가 성대하게 개최됐다. 필자는 첫날 개회식 직후 메인홀에서 열린 테라사와 카츠토시(寺澤捷年) 도야마대 명예교수의 특별강연을 듣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어느 한방의의 위업-아사다 소하쿠와 아키노미야 요시히토 친왕(ある漢方医の偉業~浅田宗伯と明宮嘉仁親王)’이라는 제목의 강연은 에도 말기 최고의 한방의였던 아사다 소하쿠(浅田宗伯, 1815~1894)와 일본 왕실의 특별한 인연을 다뤘다. 그는 고방파(古方派)의 맥을 이은 당대 최고의 한방의이자 에도 막부 마지막 쇼군 도쿠가와 요시노부를 모셨던 막부 최고의 어의였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서양의학을 국가의 공식 의학으로 채택하며 한방을 철저히 배제했던 메이지 정부가 정작 황실의 가장 절박한 순간에는 자신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밀어낸 구 막부 출신 한방의에게 후계자의 생명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다. 궁내청 기록을 토대로 재구성된 이 이야기는 오늘날 통합의료(Integrative Medicine)를 고민하는 우리 의료계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테라사와 카츠토시 교수와 그의 저서 『ある漢方医の偉業~浅田宗伯と明宮嘉仁親王』 ◎ 서양의학에 절망한 일왕가…다시 漢方을 찾다 메이지 10년(1877년) 무렵 일본의 의학교육은 독일식 서양의학으로 완전히 재편됐고, 왕실 시의단에서도 한방의는 모두 배제됐다. 하지만 1879년 8월 31일 태어난 요시히토 친왕(훗날 다이쇼 일황)의 치료를 위해 왕실은 스스로 세운 원칙을 깨고 아사다 소하쿠를 전격 초빙한다. 배경에는 왕실의 깊은 절망이 있었다. 요시히토 친왕 이전에 태어난 네 명의 왕자·왕녀가 모두 왕실 시의단의 진료를 받았음에도 각종 질환으로 요절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비극 속에서 왕실은 과거 메이지 일왕의 친모를 중증 패혈증에서 구해낸 아사다 소하쿠의 뛰어난 임상 경험을 다시 떠올렸다. 관련 내용은 그의 저서 『귤창서영(橘窓書影)』에도 기록돼 있다. 결국 제도와 이념보다 우선한 것은 생명이었다. 왕실은 가장 소중한 후계자의 치료를 위해 막부의 늙은 어의를 다시 불러들였다. 아사다 소하쿠는 일왕의 명을 받자마자 24시간 진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두 명의 보조 의사를 선발했다. 세계 최초로 전신마취 수술을 성공시킨 하나오카 세이슈 학파에서 외과를 수학한 이마무라 료(今村亮), 그리고 최고위 어의(奧醫師) 출신 오카 코인(岡桐蔭)이었다. 모두 구 막부 출신이었다. 이들은 멸망한 시대의 유물이 아니라 뛰어난 임상가로서, 전문성과 팀워크를 바탕으로 왕실의 후계자를 살리는 중책을 맡게 된다. ▲(오른쪽 초상화) 아사다 소하쿠(浅田宗伯) 한방의 ◎ 전통의학의 ‘내재적 진화’…위기 속에서 길을 찾다 요시히토 친왕의 치료 과정은 신경학적 응급상황의 연속이었다. 생후 24일째인 1879년 9월 24일, 친왕은 턱과 입술이 굳는 구금(拘禁) 발작을 일으켜 탕약을 복용할 수 없는 상태에 빠졌다. 이때 이마무라 료는 신축성 있는 은판으로 만든 곡두관(曲頭管)을 입안으로 삽입해 파두와 행인으로 구성된 응급 처방인 주마탕(走馬湯)을 투여했고, 결국 위기를 넘겼다. 1880년 8월에는 뇌수막염이 재발하면서 대천문이 심하게 팽창하는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다. 방치했다면 두개내압 상승으로 인한 뇌간 압박과 소뇌천막탈출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응급상황이었다. 아사다 소하쿠는 시함탕(柴陷湯)과 쌍자원(雙紫圓)을 투여하는 동시에 대천문(大泉門) 부위에 기포고(起泡膏)를 붙여 체액을 배출하도록 했다. 오늘날의 개념으로 보면 체표를 이용한 일종의 뇌척수액 배액(Drainage)에 해당하는 발상이었다. 이러한 과감한 처치 끝에 친왕은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치료가 모두 당시 한방의들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조선 말 지석영이 종두법의 효과를 확인한 뒤 적극적으로 우두법을 보급했던 사례와도 닮아 있다. 기존 의학의 틀을 고집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적극 받아들이며 스스로 진화해 나갔다는 점에서 두 사례는 ‘전통의학의 내재적 진화(Intrinsic Evolution)’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 약효·독성을 함께 다스린 치료 원칙…시대를 앞선 투약 프로토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약물 관리 방식이다. 1879년 11월 5일 친왕의 발작이 악화되자 아사다 소하쿠는 이를 태독(胎毒)으로 진단하고 묘효십일환(妙効十一丸)을 처방했다. 이 약에는 경분(輕粉)과 웅황(雄黃) 등 독성이 강한 성분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약효만큼 독성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복용시키지 않고 5~6일을 한 주기로 복용한 뒤 반드시 휴약기를 두는 방식을 적용했다. 강한 약성을 조절하면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이러한 접근은 현대 항암치료의 사이클(Cycle) 개념과도 일정 부분 닮아 있다. ◎ 아사다 소하쿠가 남긴 유산…통합의료의 미래를 묻다 서양의학 일변도의 시대적 분위기와 왕실 내부의 깊은 불신 속에서도 아사다 소하쿠는 한의학적 진단에 외과적 술기를 접목하며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 초고령사회와 난치성 신경계 질환이라는 새로운 의료 환경 앞에서도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분절된 의료체계를 넘어 각 학문의 강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다학제 통합의료는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가. 과거 세 명의 한방의가 기존의 틀을 뛰어넘어 스스로 진화하며 통합적 진료체계를 만들어냈듯 오늘날 우리 역시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임상 경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법과 제도를 앞세워 한의계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이루어지는 이러한 ‘내재적 진화’ 자체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는 일제강점기 한의사를 제도권에서 철저히 배제했던 역사와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은 자국에서는 한방의들의 통합적 진료를 통해 황실의 후계자를 지켜낸 경험을 갖고 있었음에도, 식민지 조선에서는 그러한 경험을 외면한 채 한의학을 억압하는 정책을 펼쳤다. 역사는 반복되기도 하지만 교훈을 남기기도 한다. 이제 우리 의료는 과거의 이념적 대립을 답습할 것인지, 아니면 환자를 중심으로 학문 간 경계를 허무는 통합의료의 길로 나아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역사의 교훈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
2026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중부권역, 주요 발표내용은?[한의신문] 오래된 처방과 전통적인 추나 치료가 최신 연구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조명된다. 이번 전국한의학학술대회와 한일학술교류심포지엄에서는 두경부 기능장애에 대한 추나 치료 전략부터 황련해독탕의 최신 임상 활용까지, 실제 진료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최신 지견을 소개한다. 회원들의 임상 역량을 높일 다양한 강의 내용을 미리 살펴본다. [임상 특강] "통증이 있는 곳보다 움직이지 않는 곳을 찾으십시오" 두경부 질환에서는 통증 부위보다 원인이 되는 저가동성 분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송경송 병원장은 이번 강연에서 두개골과 턱관절 기법을 활용한 두경부 질환 진단과 치료법을 소개한다. 송 병원장은 "임상에서는 통증 부위보다 원인이 되는 저가동성 분절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두개골의 OM(Occipitomastoid Suture) 기법을 활용하면 두경부 기능장애를 보다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들이 임상에서 흔히 놓치는 부분을 중심으로 실제 치료 노하우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목이 아니라 근막을 먼저 봐야 합니다" 같은 목 통증이라도 양상과 원인이 다를 수 있다. 송윤경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상부교차증후군에 대한 근막기법 임상 적용'을 주제로, 두경부 기능장애를 단순한 근육 불균형이 아닌 근막과 생체역학적 기능장애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송 교수는 "상부교차증후군은 환자의 자세와 생활습관에 따라 기능장애의 정도와 회복 속도가 다르다"며 "근막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치료 계획 역시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원들이 두경부 기능장애 환자를 진료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패턴화된 기능장애와 다른 한의치료와 병행 가능한 근막기법을 중심으로 강의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경추를 보기 전에 늑골부터 살펴보셨나요?" 어깨 통증이나 팔 저림의 원인이 반드시 경추에 있는 것은 아니다. 기성훈 원장은 상부흉추와 늑골이 경추와 상지 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실제 임상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진단과 치료법을 소개한다. 특히 "1번과 2번 늑골을 정확하게 촉진하고 교정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이를 바로잡으면 다양한 상지 증상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통증 부위만 치료하면 재발하기 쉽다"며 "경추 치료에 앞서 상부흉추와 늑골을 함께 평가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하게 반복할 수 있는 추나요법이 진짜 임상" 경추 질환은 치료 효과만큼 안전성이 중요한 영역입니다. 남항우 원장은 목 통증과 운동범위 제한 환자에게 실제 진료실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반복 적용할 수 있는 추나요법의 임상 루틴을 소개한다. 남 원장은 "목에서 통증이 나타나더라도 원인은 상부흉추와 상부늑골, 견갑대의 불균형인 경우가 많다"며 "근막추나와 관절신연, 관절가동, 관절교정기법을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강연에서는 회원들이 다음 날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경추 추나기법을 실제 임상 중심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한일학술교류심포지엄] "황련해독탕, 생각보다 훨씬 넓게 활용됩니다" 황련해독탕은 단순한 청열 처방을 넘어 다양한 뇌신경 질환으로 활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권승원 교수는 원전에 기록된 황련해독탕의 기원부터 최신 연구 결과까지 폭넓게 소개하며, 실제 뇌신경질환 진료 현장에서의 활용 경험을 공유한다. 권 교수는 "황련해독탕은 급성 염증성 질환뿐 아니라 공통된 병태를 가진 다양한 신경계 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활용될 수 있다"며 "임상에서 실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현대인의 대사질환과 심뇌혈관질환 관리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통 처방도 근거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황련해독탕 약침은 전통적인 청열해독 이론을 현대 연구와 연결한 대표적 사례다. 안병수 회장은 황련해독탕 약침의 항염증·항산화·신경보호 관련 연구와 임상 활용 사례를 소개하고, 전통 이론과 현대적 근거를 연결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안 회장은 "전통 처방도 재현 가능한 과학적 근거로 설명하고 검증해야 한다"며 "다만 근거를 과장하지 않고 현재 확보된 임상 수준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맞춤형 한약과 약침 임상, 일본의 표준화된 근거 중심 접근이 서로 만나면 전통의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련해독탕의 항염증 효과를 넘어: 약리학적 지혈제로서의 가능성’ 제시 황련해독탕은 피부와 마음을 함께 치유할 수 있을까? — 외배엽 유래 증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 — -
여한의사회, 한의학으로 서울시민의 ‘화병’ 읽다[한의신문] 대한여한의사회(회장 박소연)가 서울시민 대상 화병·스트레스 평가와 건강상담을 통해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한의학의 가치를 알렸다. 상담 결과 참여자의 22.6%가 화병 단계, 45.2%가 심한 스트레스 수준으로 나타나는 한편 화병과 스트레스 간 뚜렷한 상관관계도 확인돼 생활 속 정신건강 관리에서 한의학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대한여한의사회는 지난 22일 서울여성플라자 2층 다목적라운지에서 열린 ‘2026 여가살롱Ⅱ’ 제3회 행사에 참여해 ‘대한여한의사회와 함께하는 서울시민 건강상담’ 부스를 운영했다. ‘여가살롱’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여성의 삶과 역사, 문화예술을 주제로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문화·교양 프로그램이다. 역사 속 여성 인물의 생애와 사회적 의미를 전문가 강연을 통해 조명하고, 클래식 공연과 시민 참여형 체험의 장을 함께 운영하는 등 문화와 인문학을 접목한 복합 문화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이날 박소연 회장은 직접 여가살롱 무대에 출현해 시민들과 함께했으며, 오현주 서울특별시의회 의원은 건강상담 부스를 찾아 운영 상황 점검과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 경혈로 풀고 상담으로 잇다…시민 맞춤 정서건강 관리 이번 건강상담은 시민들이 자신의 정서 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한의학적 관점에서 스트레스와 화병을 관리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부스에는 여한의사회 박경미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박재은 기획이사, 송예은 편집이사, 이다빈 홍보이사, 강지윤·김윤서·이예진 학생위원 등이 참여했으며, 사전 온라인 신청자와 현장 방문 시민들을 대상으로 화병·스트레스 평가와 일대일 한의학적 건강상담을 진행했다. 이번 상담에서는 화병(火病) 설문지와 지각된 스트레스 척도(PSS)를 활용해 참여자의 정서 건강 상태를 평가했다. 의료진은 설문 결과와 문진 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스트레스와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주요 경혈을 설명하고,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지압법도 안내했다. 참여자들은 손과 손목, 머리와 목 주변의 주요 혈자리를 직접 확인하며 적절한 압력으로 일정 시간 지압하는 방법을 익혔고, 자신의 증상에 맞는 생활관리와 건강관리 방법에 대한 상담도 받았다. 이와 함께 개인별 상태에 맞춘 맞춤형 상담을 통해 시민들이 스스로 정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 정서 건강 적신호 ‘화병’…한의학적 조기관리 필요성 제시 이번 건강상담에 참여한 시민들의 평균 연령은 56.0세로, 참여자의 22.6%가 화병 단계로 분류됐으며, 45.2%는 스트레스 수준이 ‘심함’인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 상당수가 일상에서 높은 수준의 정서적 부담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특히 화병 단계로 분류된 참여자 전원이 스트레스 ‘심함’ 단계에도 해당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화병 점수와 스트레스 점수 사이에는 뚜렷한 양의 상관관계가 관찰돼 스트레스 수준이 높을수록 화병 증상도 함께 심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여한의사회는 이번 조사 결과가 화병과 만성 스트레스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시민들의 정서 건강 관리에서 스트레스 조기 관리와 화병 예방을 함께 고려한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다만 이번 결과는 건강상담 행사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인 만큼 일반 시민 전체로도 적용할 수 있도록 향후 표본 규모 확대와 참여자 특성을 다양화한 후속 연구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 “여성단체와 연대 지속해 생활 속 한의 건강문화 확산” 이날 의료진들은 이번 건강상담이 시민들이 자신의 정서 건강을 돌아보고 스트레스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설문 결과를 토대로 한 맞춤형 상담과 한의학적 건강관리 안내는 참여 시민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얻었으며, 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한의 건강관리법을 직접 체험하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이다빈 홍보이사는 “이번 건강상담을 통해 많은 시민들이 평소 막연하게 느끼던 스트레스와 화병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한의학적 관리 방법을 직접 체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특히 경혈 지압처럼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 높았던 만큼 앞으로도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한의학을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윤서 학생위원(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 본과 3학년)은 “예비 한의사로서 시민들과 직접 만나 건강 고민을 듣고 한의학적 관리 방법을 설명하는 과정 자체가 큰 배움이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신체 건강뿐 아니라 마음 건강까지 함께 돌볼 수 있는 한의사가 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다양한 현장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여한의사회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연계한 건강상담과 공익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소연 회장은 “이번 활동은 시민들이 자신의 정서 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한의학적 건강관리 방법을 직접 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을 비롯한 다양한 여성단체 및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지속해 지역사회 구성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증진에 한의학이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여한의사회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과 연대해 여성 건강 증진은 물론 여성폭력 피해 지원, 시민 대상 한의학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추진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