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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가 루틴이 될 때, 배움은 다시 거인의 어깨를 찾는다”박지훈 원장(안산 박지훈한의원, 척추신경추나의학회 평생회원) [한의신문] 반복되는 진료가 익숙해지려고 한다면, 거인의 어깨에 다시 오를 때입니다. 2년째 MSU OMM Exchange Program에 참여했습니다. 특히 올해 제11기 연수단은 21명으로 역대 최다 인원이었고, 필자를 포함해 7명은 가족을 동반하여 총인원이 30명을 넘었습니다. 많은 인원이 함께한 연수였지만, 다년간 축적된 운영 노하우와 집행진 여러분의 헌신 덕분에 무탈하고 보람있게 여정을 마쳤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앞으로 참여를 고민하실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후기를 남깁니다. 이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미시간 주립대학교 정골의학대학(MSUCOM)의 전설적 인물인 필립 그린만(Philip E. Greenman, DO)과 그의 저서 <그린만의 수기의학 원리(Greenman's Principles of Manual Medicine)>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책은 그의 제자이자 후계자인 리사 디스테파노(Lisa A. DeStefano, DO) 교수가 대표 저자로서 개정판(4판부터 최신6판까지)의 집필을 전담하고 있으며, 척추신경추나의학회에서도 꾸준히 한글판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학회는 리사 교수님을 2012년과 2016년에 초청해 세미나를 진행한 바 있으며, MSU OMM Exchange Program은 2013년 제1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년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이유는, 리사 교수님의 은퇴 소식을 듣고 이 강의를 언제까지 들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학회장님과 단장님은 물론, 각 분과 강사님들은 이미 수 년 째 참여하고 계셨습니다. 작년 6판 한글판 번역 과정에 피드백을 주시고, 추나의학 3판 인쇄본을 선물받고 기뻐하시던 모습, 그리고 열정을 다해 강의해 주시던 모습에서 리사 교수님의 프로그램에 대한 깊은 애정이 전해졌습니다. 이역만리에서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고 찾아오는 팬클럽 같은 연수단이니, 어여쁘지 않을 수 있을까요. 2028년부터 미국오스테오패시의학회 (American Academy of Osteopathy, AAO) 수장으로 내정되셨다고 하니, 그 에너지라면 MSU 프로그램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듯합니다. 오헤어 공항에서 단체 버스를 타고 시카고 숙소에 도착할 때는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져 날씨에 대한 걱정으로 일정이 시작됐지만 기우였습니다. 전체 일정 동안 비가 온 날은 그날 하루 뿐이었습니다. 미시건주립대에서의 본 일정을 앞두고, 시카고에서는 가족들과 자유시간이 주어졌습니다. 1년 전, 우리나라 면적의 절반에 이른다는 경외스러운 크기의 호숫가를 동료 원장님들과 산책하면서 ‘꼭 아이에게 이곳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바람이 현실이 됐습니다. 그렇게 생애 첫 해외여행에 나선 아이와 함께 파도치는 호수에 뛰어든 추억으로 미시간 연수를 시작했습니다. 연수의 백미는 두개골 기법 실습입니다. <그린만의 수기의학 원리>에서는 30쪽 정도의 분량으로 다뤄지지만, 글만으로는 전할 수 없는 디테일을 현장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연수에 참여하면 저자인 리사 교수님의 시연을 직접 보고, 도제식으로 자신의 술기를 점검받을 수 있습니다. 두개골 기법과 관련해서 다른 수기요법 학파들의 주장과 술기 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린만이 사용한 알고리즘인 ‘측두골 둘러보기(walking around the temporal bone)’는 후두골, 측두골, 접형골의 굴곡과 외회전 움직임을 회복시키는 데 집중하는데, 두개골 봉합과 관련해 이만큼 직관적이고 합리적인 술기가 있을까 싶습니다. 일차호흡기전의 두개골 리듬을 받아들이는 시술자라면 반드시 익혀야 할 기법이라고 생각합니다. Vault Hold로 느끼는 CRI와 관련해서는 “믿음의 영역이 아니라 환자 천 명의 머리를 잡아보면 누구든지 느낄 수 있다”고 하신 리사 교수님의 조언을 대신 전하고 싶습니다. 미시간 주립대의 미식축구 경기장인 스파르탄 스타디움을 견학할 기회도 있었습니다. 1923년에 개장해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경기장으로, 7만 5천 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규모였습니다. K리그 안산 그리너스의 홈구장인 와스타디움 수용 인원이 3만 5천 명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가 넘는 크기입니다. 국내에서 수용 인원이 가장 큰 경기장인 잠실 서울올림픽주경기장이 7만 명이라고 하니, 그 규모가 더욱 실감났습니다. 리사 교수님과 함께 2025년 MSUCOM 파텐지 상을 수상한 카우프만 박사(David Kaufman, DO)가 MSU 미식축구팀 주치의로 활동했던 초기 경험을 담은 책 <락커룸에 당신이 필요합니다(We Need You in the Locker Room)>도 덤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지는 강의와 대학 구내식당에서의 즐거운 점심시간은, 십여 년 시간을 되돌려 학부생으로 돌아간 듯한 추억을 안겨줬습니다. 집과 진료실만 오가던 일상에서 벗어나, 배움의 열정을 가진 동료 선후배님들과 짧은 시간이나마 한 공간에서 술기에 대한 고민과 삶의 여정을 나눌 수 있어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특히 이번 기수에 함께하신 대구경북지회 세 분 선배님들께서는 적극적인 질문과 실습 참여로 모범이 되는 열정을 보여주셨습니다. 학회와 지회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일관된 프로그램과 양질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에서 추나 교육에 대한 책임감과 뜨거운 소명의식을 보았습니다. 작년에도 올해도 시연과 실습 위주의 프로그램 내용이 무척 좋았습니다. 해마다 프로그램 구성에 변화를 주고 연구 결과를 반영한 최신 지견을 강의해 주시니 내년에도 또 오라는 무언의 암시처럼 느껴집니다. 작년에는 흉추와 늑골, 올해는 골반과 하지 파트를 다뤘고, 내년에는 어깨와 상지 파트를 다룬다고 하니 사지부 CIQ인 입장에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음으로 양으로 물심양면 이끌어주신 양회천 학회장님, 당신께는 숙제인 듯 매일 복습시켜주셨던 송경송 단장님, 대신 공부해 가르쳐주신 김원식 통역, 알뜰살뜰 챙겨주신 양재원 총무님, 살신성인 자세로 가족모임에 애써주신 전민수 부총무님, 2년 연속 실습파트너이자 이제는 개원의가 된 이준석 원장님, 약속대로 가족을 동반해 주신 김현철, 박윤형, 석상희 원장님 포함 모두들 덕분에 올해도 소중한 추억을 얻어갑니다. -
근막통증, 근거 있는 한의 치료로이정한 원광대학교 교수 <편집자주>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단장 이준혁)은 지속적으로 다양한 질환에 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발간하고 있으며, 각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전자파일 및 홍보용 리플릿, 인포그래픽 이미지 파일 등을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사이트(www.nikom.or.kr/nckm)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본란에서는 각 지침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의 기고문을 소개하고자 하며, 이번 주 소개작은 ‘근막통증증후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에 참여한 이정한 원광대학교 교수의 기고이다.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에서 지원해 개발된 ‘근막통증증후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발간됐다. 본 지침은 임상 현장에서 마주하는 근막통증증후군의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한 근거기반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개발된 진료 가이드로서, 근막통증증후군에 대한 한의학 이론과 지식에 기반해 예방, 진단, 치료, 관리 등 일련의 한의의료서비스의 표준이 되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종합한 기술서이다. 본 지침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매뉴얼’을 준용했으며, 권고안 도출 과정에서는 GRADE 방법론을 적용해 객관적이고 활용성이 높은 지침을 개발했다. 또한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이 제공하는 검토·인증 절차를 통과해 방법론적·임상적·기술적 타당성 등을 인정받았다. 근막통증증후군, 평생 유병률 최대 85%에 이르는 흔한 질환 근막통증증후군은 근육이나 근막 내에 통증유발점(myofascial trigger points)이 존재하는 것이 특징인 국소적 비염증성 통증 장애로, 지속적인 국소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이다. 통증유발점은 골격근의 단단한 띠(taut band) 안에 위치한 과민점으로, 자극 시 ‘둔한’, ‘쑤시는’, ‘타는 듯한’ 등 다양한 양상의 통증을 유발하며 경우에 따라 멀리 퍼져나가는 방사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통증은 주로 머리, 목, 어깨, 엉덩이, 허리 등 중력에 대항해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부위에서 발생하며, 이환 기간이 길어지면 근육의 피로와 기능 저하는 물론 수면 및 기분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평생 유병률은 최대 85%에 이르고 통증 클리닉 환자에서는 85~93%까지 보고될 만큼 매우 흔한 질환이다. 국내서 환자 수와 의료비 동시 증가 추세 국내 현황을 살펴보면 근막통증증후군은 환자 수와 의료비가 동시에 증가하는 추세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의 ‘근통(M79.1)’ 상병 분석 결과, 관련 환자는 코로나19 시기에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해 2022년 약 228만 명에 이르렀으며, 요양급여 비용 총액은 2018년 약 1214억 원에서 2022년 약 1309억 원으로 약 7.8% 증가했다. 그러나 통증의 양상과 침범 근육이 환자마다 다양하고, 임상에서 활용되는 한의 치료법의 종류 또한 많아, 표준화된 진료지침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연구진은 실제 임상 현장을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전국 한의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약 25일간 2만6987명의 한의사에게 설문을 배포해 2762명이 응답했다(응답률 10.2%). 근막통증증후군의 변증으로는 어혈변증(47.4%)이 가장 많았고, 담음변증과 기혈변증이 뒤를 이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임상 현황 조사와 함께 핵심질문(PICO)을 설정하고 국내외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체계적 문헌 고찰을 수행했다. 또한 개발위원회와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모든 구성원의 이해상충 여부를 공개·관리해 개발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했다. 총 16개 권고안 세 범주로 제시 본 지침은 성인 근막통증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총 16개의 권고안을 한의단독치료, 한의복합치료, 한양방복합치료의 세 범주로 제시했다. 한의단독치료에는 침, 레이저침, 침도, 전침, 약침, 한방물리요법, 뜸 치료가 포함되며, 한의복합치료로는 추나와 부항, 전침과 한방물리요법, 침과 한약의 병행치료를 제시했다. 특히 침과 한약 병행치료는 근거수준 A/Moderate로 본 지침에서 가장 높은 근거를 확보했다. 나아가 실제 임상 현장을 반영해 침·추나·의과 약물, 침·의과 약물 등 한양방복합치료에 대한 권고안까지 포함한 점이 특징이다. 진료 알고리즘에서는 근골격계 통증 환자 내원 시 병력 청취와 기본 진찰을 통해 다른 질환을 감별한 뒤, 변증시치(實證: 氣鬱·痰飮·瘀血, 虛證: 氣虛·血虛·氣血兩虛)와 부위별 경근(經筋) 확인을 거쳐 치료를 선택하도록 해, 표준화된 진단 기준과 한의학적 변증을 통합했다. 근막통증증후군은 국민 다수가 겪는 흔한 통증 질환이지만 그동한 한의치료의 표준이 부재했다. 이번 지침이 근거에 기반한 표준화된 진단과 치료를 통해 일선 한의사의 임상 의사결정을 돕고, 근거중심의학으로서 한의학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지침과 함께 한의표준임상경로(CP)를 개발했으며, 향후 5년을 주기로 주관학회인 한방재활의학과학회를 중심으로 활용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새로운 근거를 반영해 지침을 갱신할 계획이다. -
제한연, 제주해녀 대상 찾아가는 한의진료 서비스 실시[한의신문] 재단법인 제주한의약연구원(원장 송민호)이 9일부터 11일까지 제주 해녀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한의진료 및 건강상담’을 진행, 해녀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맞춤형 한의진료서비스를 제공했다. 제주한의약연구원은 지난 2024년부터 제주 해녀들을 대상으로 한의진료 및 건강상담을 실시하고, 맥진기를 통한 맥진 측정을 함께 추진해 해녀들의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함으로써 해녀의 조업사고 예방과 도민 공공의료 활성화를 위한 한의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한의진료는 성산 고성 신양어촌계, 온평어촌계, 신산리 어촌계 소속 해녀 100여 명을 대상으로 추진됐으며, 제주특별자치도한의사회 소속 한의사 10명과 간호사 5명이 참여해 한의진료와 건강상담 서비스를 실시했다. 한의진료는 근골격계 질환 및 통증 치료를 위한 침 치료를 비롯해 소화계·순환계 질환 전반에 대한 맞춤형 건강 상담이 진행됐다. 특히 해녀들의 주요 건강 불편 사항을 면밀히 파악하고 개별 맞춤형 상담을 제공해 참여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송민호 원장은 “이번 찾아가는 한의진료가 고령 해녀분들의 일상 건강관리와 조업 안전사고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제주 해녀분들의 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해녀 맞춤형 공공의료 서비스와 건강관리 지원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식약처 승인, 허가·심사 신뢰성 도마…“의약품의 마지막 안전문”[한의신문] 국민이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믿을 수 있도록 하는 ‘마지막 안전문’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심사 신뢰성이 국회 도마에 올랐다. 특정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이 다른 신물질 치료제보다 빠르게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데다 보건복지부의 연구개발(R&D) 지원 심사에서는 비임상 유효성 근거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동물실험 자료의 허위·누락을 식약처가 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까지 더해지면서 IND 승인 과정의 과학적 검증과 심사 적정성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이만희)는 11일 전체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식약처의 IND 승인 과정을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달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최근 불거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식약처 관련 청탁 의혹을 거론하며, 후보자의 자격 문제와 별개로 식약처의 허가·심사 시스템이 외부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작동했는지 복지위 차원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민이 성분표를 분석하지 못하고 논문을 구해 읽지 못해도 나라와 식약처가 면밀히 심사해 허가했으니 믿고 복용하는 마지막 안전문”이라며 “그 문을 지키는 공정성과 청렴성은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문제이자 국가적 신뢰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관련 업체 창업자의 동물실험 자료 허위 제출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을 거론하며 식약처의 검증체계를 문제 삼았다. 또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업체와 담당 부서까지 특정해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후보자의 자격은 법사위에서 따지고, 이 자리에서 따질 것은 국가기관인 식약처가 왜 뚫렸느냐는 것”이라며 현안질의를 요구했다. ■ “평균 71일인데 33일”…복지부와 엇갈린 평가도 쟁점 이어진 질의에서는 해당 치료제의 IND 승인 속도와 비임상 자료에 대한 식약처와 복지부의 엇갈린 평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지아 의원은 제넨셀이 식약처에서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정부 R&D 지원을 복지부에 5차례 신청했으나 모두 탈락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복지부 심사에선 ‘비임상 동물시험에서 유효성·효능의 근거가 미약하다’, ‘임상에서의 최대 용량이 유효성을 보였다고 주장하는 비임상 용량에 미달한다’는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한 의원은 이를 근거로 식약처의 IND 승인과 복지부의 R&D 평가가 엇갈렸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당시 신물질 코로나19 치료제의 신청부터 승인까지 평균 71일이 걸린 데 비해 제넨셀은 33일 만에 승인을 받았다. 특히 14건의 보완 요구를 받고도 2차 보완 없이 최종 승인된 점을 들어 심사 과정의 적정성을 따져 물었다. 한 의원은 “복지부와 식약처의 엇갈린 판단에는 몇 가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비임상 연구의 통계적 유의성과 시험설계를 고려할 때 서로 다른 결론에 이른 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식약처의 IND 승인과 복지부 R&D 지원은 목적과 평가 기준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비임상 유효성 근거가 ‘미흡하거나 유의미하지 않다’는 지적을 곧바로 ‘효과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R&D 지원은 사업화 가능성과 제품 차별성, 개발 성공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코로나19 신약개발 R&D에는 69건이 신청돼 8건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바 있다. ■ “IND는 기업가치·투자유치에도 영향…심사 독립성 중요” 최보윤 의원은 IND 승인이 환자 안전을 넘어 바이오기업의 기업가치와 투자유치·자금조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사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조했다. 최 의원은 “IND는 후보물질이 신약후보로 넘어가는 첫 관문이고 제약업체의 기업가치 평가나 투자유치, 자금조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며 “외부 이해관계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된 상태에서 오직 과학적 근거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두 차례 사전상담에서 통계적 유의성과 안전성 문제를 지적했고, 정식 승인 신청 이후에도 14개 항목의 보완을 요구했지만 추가 보완 없이 최종 승인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출자료의 허위·누락을 발견하지 못한 점을 들어 데이터 생산부터 최종보고서 작성까지 추적·검증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에 오유경 식약처장에게 식약처가 심사 과정에서 기초 원자료를 직접 확인해 제출된 요약자료 및 최종보고서와 대조하는 구조인지, 인력과 시간의 한계로 업체가 제출한 최종보고서를 중심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지를 질의했다. ■ 식약처 “특혜 없어…동일 규정·절차 따라 과학적으로 심사” 식약처는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오유경 처장은 관련 사건으로 검찰이 식약처를 6차례 압수수색하고 직원들을 수사했으나 무혐의 처분됐다고 밝혔다. 그는 “식약처는 동일한 규정과 심사 기준, 절차에 따라 과학적으로 심사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과 관련해 식약처가 어떠한 특혜를 준 것이 없다는 것은 이미 검찰에서 무혐의로 처분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1차 보완’ 이후 추가 보완 없이 승인된 것이 이례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당시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코로나19 치료제 45건 가운데 26건이 1차 보완만으로 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이를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영석·이수진·허종식·전진숙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전종덕 의원(진보당) 등은 해당 사안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라며, 법안 상정을 위한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후보자 관련 의혹을 제기할 경우 정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
복지부, 8월 모집분 한의 방문진료 시범사업 22곳 신규 지정[한의신문]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에 참여할 한의원 22곳이 새로 선정됐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는 보건복지부가 진행 중인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2026년 8월 상시모집 선정 결과를 안내하고, 전국 22개 한의원이 신규 참여기관으로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기관은 서울 5곳, 경기 6곳, 대전 2곳, 강원 2곳을 비롯해 부산·대구·인천·전남광주·충남·전북·경북에서 각 1곳씩 지정돼 총 22개소다. 신규 선정기관의 시범사업 참여일은 10일부터다. 한의협은 신규 참여기관은 방문진료를 실시하기에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자원통합신고포털(https://www.hurb.or.kr)’을 통해 방문진료 실시 전 시설 및 인력 현황을 신고하는 것을 권장했다. 현황신고는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팀’ 운영 신고를 먼저 완료한 뒤 ‘방문진료 한의사’를 신고하면 된다. 현황신고가 완료되지 않았더라도 10일부터 방문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시범사업 수가 청구에 필요한 ‘방문진료 점검서식’은 현황신고 승인이 완료된 이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에 한의협은 방문진료 실시 전에 현황신고를 완료해야 한다. 또 방문진료 대상자에게는 시범사업 내용을 설명한 뒤 ‘시범사업 참여 및 개인정보 수집·이용·제3자 제공에 대한 동의서’를 작성받아 보관해야 한다. 동의서는 방문일시 예약 시 작성·제출해야 하며, 부득이한 경우 첫 방문진료 때 현장에서 작성할 수 있다. 환자가 직접 작성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보호자가 대신 작성할 수 있다. 동의 절차가 완료되면 환자의 요청에 따라 방문진료를 실시하고, 환자 상태에 맞춰 진찰과 처방, 질환관리, 검사, 의뢰, 교육·상담 등 필요한 한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방문진료가 끝난 뒤에는 환자로부터 본인부담금을 수납한다. 한의 방문진료료는 10만8260원이며, 2026년도 한의 환산지수 104.3원을 기준으로 본인부담금이 산정된다. 건강보험 가입자는 수가의 30%인 3만2400원을 부담하며, 장기요양 1·2등급 와상환자와 산소·인공호흡기 요양비 급여 대상자는 15%인 1만6200원을 부담한다. 차상위 1·2종은 5%인 5400원, 의료급여 1·2종은 5%인 5410원을 부담한다. 아울러 방문진료를 실시한 기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시범사업 자료제출 시스템(https://aq.hira.or.kr/hira_mc/index.jsp)’에 해당 환자를 대상자로 등록해야 한다. 이후 ‘재택의료 시범사업(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메뉴에서 대상자 정보를 입력하고, 환자의 진료정보 등을 ‘방문진료 점검서식’에 작성·제출해야 시범사업 수가를 청구할 수 있다. 또한 한의협은 이번 신규 참여기관들이 시범사업 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현황신고 방법을 비롯해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작성, 대상자 등록 및 방문진료 점검서식 작성 방법 등을 함께 안내했다. 시범사업과 관련한 문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지불제도개발부(033-739-1795, 1796) 또는 대한한의사협회 중앙회 보험정책국(02-2657-5083, 5016)으로 하면 된다. -
‘맥진 실습 캠프’…학부생 손끝으로 익히는 촌·관·척[한의신문] 상지대 한의대가 한의예과부터 본과 4학년까지 전 학년을 대상으로 맥진의 기본 원리부터 촌·관·척의 정확한 위치와 손가락 감각을 직접 익히는 실습 교육을 진행했다. 특히 학생들이 서로의 맥을 직접 짚어본 뒤 교수의 맥진 결과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해 책으로 익힌 맥진 이론을 실제 감각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상지대 한의대(학장 박해모)은 방학기간 학부생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맥진 실습 캠프’를 개최했다. 이날 교육은 유준상 사상체질과 교수(상지대부속한방병원장)가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번 캠프는 ‘2025-2026 교육부 및 강원특별자치도 강원앵커센터 인재양성체계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해당 사업은 지역 대학의 교육·연구 역량을 지역 산업 및 현안과 연계해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고, 취·창업과 지역 정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형 인재양성체계를 구축하고자 추진되고 있다. 교육에서는 먼저 약 40분간 △맥진의 기본 이론 △촌·관·척과 장부 배속 △맥진 시 주의사항 등을 다뤘으며, 이후에는 참여 학생 전원이 직접 맥을 짚어볼 수 있도록 실습 중심으로 운영됐다. 촌·관·척 위치부터 유·무력 비교까지 ‘기본기’ 집중 실습은 학생들이 2인1조를 이뤄 서로 촌·관·척의 위치를 잡고 각 부위에서 맥의 유력(有力)과 무력(無力)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통상 맥진 학습은 촌·관·척의 위치를 익힌 뒤 부침(浮沈), 지삭(遲數), 활삽(滑澁) 등 맥의 특성을 단계적으로 구분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이번 캠프에서는 첫 단계인 만큼 촌·관·척의 정확한 위치에 손가락을 놓는 법과 손가락 끝을 피부에 접촉시키는 방법 등 기본기를 익히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최근 발행된 『맥진습득법』에서 제시한 방법을 활용해 손목주름부터 팔꿈치주름까지를 10등분한 뒤 1/10 지점을 관(關)의 기준으로 잡고, 2/10 이내에 세 손가락이 배치되도록 연습했다. 또한 촌보다 관, 관보다 척에 상대적으로 힘을 더해 맥을 살피는 방법도 실습했다. 유 교수는 학생들이 직접 맥을 짚은 뒤 원하는 경우 같은 대상자의 맥을 다시 확인해 자신의 판단을 제시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느낀 맥의 특징과 유 교수의 판단을 비교하면서 손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의 차이를 확인했다. “책으로 배운 맥진, 직접 짚어보니 이해도 높아져” 특히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은 방학 중에도 맥진 습득에 높은 열의를 보였다. 김윤서 학생(본과 3학년)은 “학교에서 맥진을 실습할 기회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30여 명이 돌아가며 서로의 맥을 짚어볼 수 있어 유익했다”며 “교수님이 맥을 확인하고 판단해 주셔서 더욱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맥의 세기를 비교하는 데 중점을 뒀지만 앞으로 완맥·긴맥·삽맥·현맥 등 맥상을 구분하고 임상 증상과 연계하는 실습까지 이어진다면 임상에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맥진기를 활용한 후속 실습에도 기대를 나타냈다. 김현덕 학생(본과 3학년)은 “이론교육과 학생 간 상호 맥진, 유준상 교수님의 1대1 피드백을 통해 임상 감각을 익힐 수 있었다”며 “느낀 맥의 특징을 기록한 뒤 전문가의 설명과 비교하면서 실전 응용력을 키울 수 있었던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윤수림 학생(본과 3학년)도 “서로 맥을 짚어본 뒤 교수님께서 다시 확인하며 설명해 주신 실습이 특히 도움이 됐다”며 “책으로만 배웠던 맥진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여향 학생(본과 1학년)은 “고골을 기준으로 관맥을 잡을 경우 촌맥의 범위가 너무 좁아지는 것은 아닌지 궁금했는데 이번 교육에서 의문을 해소할 수 있었다”며 “국가별 맥진 기준과 지목·지복을 사용하는 방법의 차이에 대한 설명도 이해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실습을 하다 보니 두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며 “교육시간을 확대하고 특징적인 맥을 가진 학생을 대상으로 교수님의 설명과 함께 여러 학생이 맥을 비교해 보는 방식도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상지대 한의대는 향후 방학을 활용해 후속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학생이 손끝으로 판단한 맥과 맥진기로 측정한 파형을 비교해 맥진 감각을 객관적 지표와 연결하는 교육도 추진할 예정이다. 유준상 교수는 “겨울방학이나 내년 여름방학에도 맥진 캠프를 이어가고, 가능하다면 맥진기로 측정한 파형을 학생들이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맥진을 막연하게 어렵다고 느끼는 학생들에게 노력하면 손가락의 감각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며 “자신이 느낀 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확인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이번 교육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
서울시한의사회 “한의사 레이저 사용 흠집내기 즉각 중단하라”[한의신문] 서울특별시한의사회(회장 박성우·이하 서울시한의사회)는 10일 성명서 발표를 통해 최근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이 ‘2026 서울의료관광 국제트래블마트’에 참가한 한의원 부스를 찾아가 한의사의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을 비난하며 행사장의 업무를 방해한 사건과 관련 “비상식적인 타 직역 흠집내기를 즉각 중단하라”면서, 깊은 유감과 함께 강력한 규탄의 뜻을 밝혔다. 서울시한의사회에 따르면 이날 황 회장은 한의원 부스에 있던 담당자에게 ‘LASER’의 영어 약자가 무엇인지 묻고, 이와 같은 무례한 상황에 반응을 하지 않자 “약자도 모르면서 레이저를 쓴다”면서 언론을 향해 억지 주장을 펼쳤다. 이에 서울시한의사회 “의료기기의 임상적 원리와 안전한 사용법을 논해야 할 자리에서 진료를 담당하는 한의사 본인도 아닌 부스 관계자에게 영어 스펠링을 묻고, 이를 침소봉대해 직역 전체의 수준을 폄훼하는 것은 치졸한 ‘정신 승리’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서울시한의사회는 “황 회장은 국민건강을 운운하며 한의사의 레이저 사용을 비판했지만, 진정으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의사들의 무책임한 직무 유기”라며 “소아과 의사는 소아를 진료하고, 응급의학과 의사는 응급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본분에 충실했다면 지금의 참담한 의료 공백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현장은 내팽개친 채, 전공을 불문하고 오로지 수익만을 쫓아 미용 의료 시장으로 몰려가고, 아울러 도수·체외충격파 남발, 생내장 수술로 ‘실손보험 빼먹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작금의 현실을 주도한 것이 과연 누구인가”라고 반문하며, “본분을 망각한 의사들의 필수의료 이탈과 실손보험 빼먹기 등과 같은 본인들의 뼈아픈 과오부터 반성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의대 정규 교육과정에 레이저 교육이 없다”는 황 회장의 주장과 관련 이는 무지의 소치이자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서울시한의사회는 “현재 한의과대학 정규 교육과정에서는 양방 및 한방 병리학에 대한 심도 있는 교과는 물론, 피부 및 인체 조직에 대한 에너지 기반 기기(레이저·고주파 등)의 작동 원리와 임상 적용, 안전상 유의사항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있다”면서 “해부학과 병리학적 기전을 완벽히 숙지하고 국가 면허를 취득한 한의사들이 합법적이고 정당한 교육 과정 내에서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불법’으로 매도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오만이며, 단체장으로서 이런 발언은 단순 의견 개진을 넘어서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금 서울시의사회장이 향해야 할 곳은 타 직역의 국제적인 의료관광 축제 부스가 아니라, 전문의가 없어 환자들이 구급차를 타고 거리를 헤매는 응급의료의 최전선이어야 한다”면서 “얼마나 본연의 업무를 등한시하고 할 일이 없으면, 국제적인 행사장까지 찾아가 타 직역의 업무를 방해하며 억지 소란을 피우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의료기기는 특정 직역의 독점적 전유물이 아니라,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발전해 온 과학기술의 산물”이라며 “앞으로도 서울시한의사회는 현대 과학기술을 접목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한의약 치료로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아울러 “황규석 회장은 의료인으로서의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고, 타 직역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과 업무방해 행위를 즉각 사과함과 동시에 본연의 자리인 환자의 곁으로 돌아가라”고 강력 촉구했다. 한편 서울시한의사회에서는 ‘2026 서울의료관광 국제트래블마트(SITMMT 2026)’ 홍보부스 운영과 더불어 세계추나축제를 개최하는 등 해외 바이어와 의료관광 관계자들에게 한의약과 추나요법을 소개하고, 관심 바이어와 국내 한의의료기관 간 후속 상담 및 교류를 추진했다. 아울러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구·한약·피부·체형관리 등 다양한 한의의료 서비스를 연계한 ‘서울형 한의의료 관광 콘텐츠’ 개발을 통해 해외 환자 유치·확대 추진과 함께 ‘K-MEX 2027’ 홍보에도 만전을 기했다. -
지역이 의료공백 해소 방안 설계하고 AI가 지원[한의신문] 정부가 지역이 직접 의료공백을 진단하고 해소 방안을 설계하는 지역주도형 필수의료 지원체계 구축에 나선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의료취약지의 진료 지원과 지역 공공병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지역완결적 의료체계 구축에 속도를 낸다. 보건복지부는 10일 서울 국제전자센터 대회의실에서 ‘제4차 지역·필수·공공의료 추진전략 중앙·지방 협의체(이하 협의체)’를 개최하고 2027년도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추진 방향과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 주요 사업 추진방향 등을 논의했다. 특히 ‘AI 기본의료 전략’을 지역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 등을 포함해 시·도별 재원의 배분 방식·규모 및 재원투자의 우선순위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먼저 협의체는 지역이 직접 의료공백을 진단하고 사업을 설계하는 방안을 다뤘다. 2027년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 정부 예산안은 총 1조2614억원 규모로, 신규 사업 3689억원과 기존 관련 사업을 다른 회계·기금에서 이관한 8925억원으로 구성됐다. 이 중 핵심 신규 사업인 ‘지역주도 의료공백 해소 지원사업’에는 3605억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중앙정부가 시·도별 예산과 사업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면 지방정부가 지역의 의료 여건과 수요를 직접 진단하고, 이에 맞는 의료공백 해소 사업을 자율적으로 기획·집행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각 지방정부의 사업계획 충실성과 추진 성과를 평가해 지원함으로써 지방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추진 역량과 책임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별 의료자원과 주민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사업을 추진하고, 궁극적으로는 지역 안에서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해결할 수 있는 지역완결적 의료체계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또 정부는 의료취약지 소재 의원을 대상으로 진료 보조와 건강관리, 행정업무 등을 지원하는 ‘일차의료 AI 패키지’를 보급할 계획이다. 섬·산간 등 의료진이 부족한 지역에는 방문간호사가 AI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원격지 의사와 비대면 협진을 하는 ‘AI 기반 재택협진’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의료진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AI를 활용해 의료진의 진료를 보조하고, 필요한 경우 원격지 의료진과 협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의료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회의에서 제기된 시·도와 권역책임의료기관의 의견을 반영해 세부 사업계획을 구체화하고, 국회 예산심의 등을 거쳐 2027년도 예산안이 차질 없이 확정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역필수의료 정책 수립과정과 시·도 필수의료위원회 또는 지역주도 의료공백 해소 사업 등에 한의계가 적극 참여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안과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
엉겅퀴, ‘다중표적 항암’ 효과 규명…암 증식·전이·치료저항성 억제▲(왼쪽부터) 여태경 원장, 유화승·박소정 교수 [한의신문] 전통 한의학에서 염증·간질환 등에 활용돼 온 ‘대계(Cirsium japonicum·엉겅퀴)’가 암세포의 증식과 전이, 혈관신생을 억제하고,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한편 면역회피와 치료저항성에도 관여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특히 대계의 주요 성분인 펙톨리나리제닌(pectolinarigenin)은 세포주기를 조절하고 항암제에 대한 감수성을 회복시키는 효과를, 루테올린(luteolin)은 세포사멸과 페롭토시스 유도, 전이 억제, 종양미세환경 조절 등에서 항암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전임상 근거를 보였다. 오쿨리한방병원 여태경 원장과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유화승 교수가 연구를 수행한 ‘Targeting Cancer Hallmarks with Cirsium japonicum: Molecular Mechanisms and Therapeutic Potential’라는 제하의 논문이 SCI급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IJMS)’에 게재됐다. 연구에는 김경희 국민대 응용화학부 교수, 박소정 부산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도 참여했다. ◎ 대계, 암 ‘Hallmark’ 다중 경로 겨냥…종양 억제·면역반응 증가 연구팀은 기존 항암연구를 현대 종양학의 ‘Hallmarks of Cancer’ 체계에 따라 △암세포 증식 △성장억제 회피 △세포사멸 회피 △자가포식 △페롭토시스·산화환원 취약성 △종양촉진 염증 △침윤·전이 △혈관신생·저산소 △면역회피 △치료저항성 등으로 재분석했다. 또한 근거를 △대계 추출물·분획·직접 분리성분을 사용한 ‘식물 직접 근거’ △정제 화합물 또는 다른 식물에서 분리된 동일 성분을 활용한 ‘성분 기반 근거’ △일반 암 생물학을 뒷받침하는 ‘맥락적 기전 근거’로 구분, 정제 성분의 효과를 대계 자체의 효과로 확대 해석하지 않도록 했다. 대계 자체를 활용한 동물연구에서 항종양 효과가 확인됐다. S180 육종·H22 간암 종양을 이식한 생쥐에서 대계 총 플라본 분획(FLCJ)은 종양 성장을 억제하고 세포성·체액성 면역반응을 증가시켰으며, 개별 플라보노이드보다 높은 활성을 보였다. 메탄올·에탄올·물 추출물에서 분리한 펙톨리나린과 5,7-dihydroxy-6,4′-dimethoxyflavone도 △S180 종양 성장 억제 △H22 종양 보유 생쥐의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나타냈다. 대계 지상부에서 분리한 페닐프로파노이드 배당체는 △MCF-7 유방암 △U87 교모세포종 △HCT116 대장암 △A549 폐암 세포에서 낮은 마이크로몰 농도의 세포독성을 보였다. ◎ 펙톨리나리제닌, 세포주기·전이↓ 항암제 감수성↑ 펙톨리나리제닌은 비인두암·폐암·유방암·간암·교모세포종·방광암 등에 걸쳐 △세포주기 정지 △미토콘드리아성 세포사멸 △자가포식 조절 △DNA 손상 △침윤·전이 억제 △항암제 감수성 증가 효과가 확인됐다. 교모세포종에서는 RRM2·CDK1의 자가포식성 분해를 촉진해 G2/M 세포주기 정지를 유도했으며, RRM2 과발현 시 성장억제가 부분적으로 되돌아가 기능적 의존성도 확인됐다. 피하종양과 뇌내 orthotopic 모델에서도 종양 억제 효과가 나타났다. 방광요로상피암에서는 △TOP2A 관련 DNA 손상 △p53 연계 G2/M 체크포인트 활성화 △후기 자가포식 흐름 변화 △젬시타빈(gemcitabine) 항암효과 증강이 나타났다. 유방암 전이모델에서는 △STAT3·MMP-2·MMP-9 감소 △TIMP2 증가 △CD8+ T세포의 종양 내 유입 증가 및 폐전이 억제가 확인됐다. 간세포암에서는 PI3K/AKT/mTOR·ERK 신호 억제, 비소세포폐암에서는 PTEN–PI3K/AKT 관련 악성 표현형 감소가 보고됐다. ◎ 루테올린 등 주요 성분, 암 핵심기전 ‘다중 표적’ 성분별 작용기전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아피제닌은 △PI3K/AKT/mTOR 억제 △Nrf2 항산화 방어 억제 △보호성 자가포식 차단 △독소루비신 내성 간암의 약제 감수성 회복 △TRAIL·cisplatin·5-FU 감수성 증가 △GLUT1 관련 방사선 감수성 증강 효과를 보였다. ATG5 억제 또는 약리적 자가포식 차단 시에는 세포사멸이 증가했다. 루테올린은 △DR5 의존 세포사멸 △ER-stress·비정형 자가포식 △p53 의존 성장억제 △p38/ROS/caspase 기반 방사선 감수성 증가 △HO-1 관련 페롭토시스 △AhR–CXCR4–MMP 축 전이 억제 △VEGFR2·integrin β1 매개 혈관신생 억제 △IL-6/STAT3·TGF-β1 조절을 통한 M2형 대식세포 분극 억제 등 폭넓은 작용기전을 나타냈다. 신세포암에선 △철 축적 △glutathione 감소 △지질과산화 증가가 나타났으며, ferrostatin-1과 철 킬레이터 투여 시 세포사멸이 감소해 페롭토시스 의존성을 뒷받침했다. 아카세틴(acacetin)은 직접 표적 검증 근거가 확인됐다. 위암에서 DARTS·CETSA 분석을 통해 EGFR과의 상호작용 가능성이 나타났으며, EGFR agonist 처리 시 STAT3·ERK 억제가 일부 역전됐다. 비소세포폐암에선 p53–miR-34a 경로를 통한 △세포주기 정지 △세포사멸 △PD-L1 감소가, 만성림프구성백혈병에서는 정상 B세포보다 종양세포에서 선택적인 미토콘드리아 ROS 증가와 세포사멸이 나타났다. 리나린(linarin)은 교모세포종의 NF-κB/p65 억제와 대장암의 HIF-1α/PD-L1 억제를 통해 저산소 적응과 면역회피 조절 가능성을 보였다. ◎ 암 증식·세포사멸 조절 근거…항암·방사선 감작도 ‘Strong’ 근거평가에서는 암세포 증식 억제와 세포사멸 조절이 가장 근거가 강한 영역으로 평가됐다. 증식 억제에는 EGFR·RRM2–CDK1·TOP2A·PI3K/AKT/mTOR·cyclin/CDK 축이, 세포사멸에는 DR5·M3 receptor·Bax/Bcl-2·caspase·mitochondrial ROS 등이 핵심 경로로 제시됐다. 치료저항성 분야에서도 △아피제닌의 독소루비신 내성 회복 △펙톨리나리제닌의 젬시타빈 효과 증강 △아피제닌·루테올린의 방사선 감수성 증가 등을 근거로 화학항암제 감작과 방사선 감작 모두 ‘Strong’ 수준으로 평가됐다. ◎ 전임상 넘어 정밀종양학으로…표준화·약동학·오가노이드가 열쇠 연구팀은 임상 적용을 위한 한계와 후속 연구 방향도 제시했다. 식물 추출물의 표준화·품질관리와 활성 성분의 약동학(Pharmacokinetics)·생체이용률 규명, 실제 인체 환경을 반영한 3차원 오가노이드 및 면역 적격 동물모델을 활용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펙톨리나리제닌을 ‘advanced preclinical constituent candidate’, 아카세틴을 ‘target-oriented preclinical candidate’로 평가했으며, 후속 과제로는 △원료·추출물의 화학적 표준화 및 배치 간 일관성 확보 △정량 약동학·종양 내 노출량 규명 △직접 target engagement 및 유전자 rescue 검증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orthotopic·syngeneic·humanized 동물모델 △single-cell multiomics·spatial transcriptomics 활용 등을 제시했다. 향후 분자아형·대사형·면역상태·치료력 등을 바이오마커로 활용해 대계 유래 성분과 병용치료를 선택하는 정밀종양학 전략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유화승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일 타깃에 국한됐던 기존 암 치료의 한계를 넘어 한의약 소재인 대계의 다중 표적 조절능력을 현대 종양학의 관점에서 집대성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한의약 기반 표준화 항암신약 개발과 정밀종양학 임상 진입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태경 원장은 “이번 연구는 임상 현장에서 관찰되는 한약의 효능을 분자생물학적 근거로 연결한 결과”라며 “난치성 암 환자의 삶의 질과 생존율 향상을 위해 기초의학과 임상을 잇는 중개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동서양의 교차로 사마르칸트, 한의학으로 마음을 잇다[한의신문] KOMSTA(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는 1993년 설립 이후 정부의 지원과 대상국 정식 의료 허가를 받아 의료혜택에서 소외된 전 세계 사람들을 위한 지속적인 의료봉사 및 질병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단체이다. 이번 제185차 WFK-LKC KOMSTA 봉사단은 17명(한의사 6명, 학생단원 11명)으로 구성되어 우즈베키스탄 사마르 칸트 주립 의과대학에서 봉사활동을 수행했다. 4일 동안 초진/재진 포함 총 836명의 환자들이 진료소를 방문하였으며, 침·부항·한약·외용 연고 등 다양한 한의 약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학생 단원들은 접수 및 안내, 진료보조, 약재 제공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동서양의 교차로, 사마르칸트에서 한의학으로 마음을 잇다 사마르칸트는 예로부터 실크로드의 중심에서 동서양의 문화가 만나던 도시로, ‘문화의 교차로’라 불려온 곳이다. 도시 곳곳의 모스크와 유적들은 푸른색과 하늘색 타일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었고,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만큼 처음 마주한 사마르칸트의 모습은 특별하게 다가왔다. 이번 제185차 KOMSTA 의료봉사를 통해 과거 수많은 문화와 사람들이 오갔던 이곳에서 한의학을 매개로 현지 주민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사마르칸트 주립의과대학 관계자분들은 우리 봉사단을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그동안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의료봉사가 주로 타슈켄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사마르칸트 주민들 역시 이러한 의료봉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첫날은 현지 병원이 쉬는 날이었고 아직 봉사 소식을 접하지 못한 주민들도 있어 비교적 한적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첫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가족과 지인들에게 소식을 전하면서 둘째 날부터 환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고,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날에는 잠시 앉아 있을 틈조차 없을 정도로 진료실이 붐볐다. 첫날 치료를 받은 뒤 몸이 한결 편해졌다며 다음 날 가족이나 지인을 데리고 다시 찾아오는 환자들도 많았다. 처음 통역을 사이에 두고 환자를 진료하는 경험은 생각보다 낯설었다. 한국에서 늘 하던 문진과 치료도 말이 통하지 않는 환경에서는 새롭게 느껴졌다. 하지만 “어디가 아프세요?”, “조금 따끔합니다”, “편하게 계세요”와 같은 기본적인 현지 표현을 하나둘 익히고, 통역가분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점차 환자들과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었다. 진료실에는 허리와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가장 많았다.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많았고, 장시간 운전으로 목과 어깨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또한 한국에서 접했던 것보다 다양한 내과적 질환에 대해 한의학적 치료를 받고 싶어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침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거부감은 예상보다 훨씬 적었고 이미 침 치료를 경험해 본 환자들도 많았다. 어린 환자들도 종종 진료실을 찾았는데, 옆 진료실에서는 첫날 침이 무서워 하나만 맞겠다고 했던 아이가 날이 지날수록 침의 개수를 늘려 마지막 날에는 열 개가 넘는 침을 맞고 돌아가는 재미있는 일도 있었다. 한약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한 환자분은 처방받은 한약을 먹은 뒤 평소 잘 이루지 못했던 잠을 편안하게 잤다며 돈을 낼 테니 약을 더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물론 의료봉사로 가져온 의약품인 만큼 판매는 어렵다고 설명드렸지만, 이런 경험들을 통해 현지 주민들이 한의학을 생각보다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현지 의료진과의 교류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진료실을 준비하는 순간부터 진료에 불편한 점은 없는지 수시로 확인해 주었고, 현지 의사가 시행하는 수기치료를 직접 체험하면서 한국의 추나치료와 닮은 점과 다른 점을 느껴볼 수도 있었다. 반대로 현지 의료진들 역시 우리가 시행하는 침과 부항 치료에 큰 관심을 보였다. 서로 다른 의료환경에서 일하고 있지만 각자의 치료법에 관심을 갖고 경험해 보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지팡이 없이 다시 찾아온 환자 이번 봉사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분은 다발성 요추 추간판탈출증과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던 60대 환자분이었다. 병원에서 촬영한 MRI와 검사 자료를 들고 지팡이에 의지한 채 허리를 많이 굽힌 모습으로 진료실에 들어오셨다. 검사 자료와 증상을 확인한 뒤 침과 부항 치료를 시행했다. 치료를 마치고 침대에서 일어나셨을 때 처음보다 허리가 눈에 띄게 펴진 모습에 나뿐만 아니라 통역가와 진료실에 있던 사람들도 놀랐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다음 날이었다. 전날 지팡이를 짚고 오셨던 환자분이 이번에는 지팡이 없이 진료실을 다시 찾아오셨다. 환자분은 나흘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치료를 받으러 오셨고, 어느 순간부터는 나 역시 매일 그분이 진료실에 들어오실 때마다 오늘은 얼마나 더 편해지셨을지 궁금하고 기다려졌다. 마지막 날에는 이런 치료를 계속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으셨고, 우즈베키스탄에서 지속적으로 한의학 진료를 하고 계신 송영일 원장님을 안내해 드렸다. 환하게 웃으며 거듭 고맙다고 인사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큰 보람을 느꼈다. 언어는 달라도 마음은 통한다 진료가 이어지면서 통역가분들과의 호흡도 자연스럽게 맞아갔다. 재진 환자에게 전날 치료 후 상태를 묻고 한약에 관해 설명하는 일이 반복되자, 마지막 날쯤에는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통역가분이 무엇을 물어볼지 알고 먼저 설명해 주기도 했다. 특히 어려운 의학용어를 별도의 스크랩북에 정리해 공부하고, 정확한 의미를 다시 물어가며 통역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봉사단을 이끌어주신 팀장님과 대리님을 비롯한 여러 단원들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진료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 주시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셨기에 팀원들이 각자의 역할에 집중하며 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오랜 대기시간에 지쳐 굳은 표정으로 진료실에 들어오던 환자들도 진료를 마치고 나갈 때는 오른손을 가슴에 올리고 환하게 웃으며 “라흐마트”라고 인사해주었다. 어떤 분은 러시아어로 “스파시바”, 영어로 “Thank you”, 심지어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사용하는 언어는 모두 달랐지만 그분들이 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이해하는 데에는 통역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번 봉사를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것도 바로 이것이었다. 처음에는 언어의 장벽을 어떻게 넘어야 할지가 가장 큰 걱정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료에서는 언어만큼이나 환자를 대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환자를 향한 따뜻하고 세심한 진료와 이에 미소와 감사로 화답하는 환자들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장벽이 없었다. 마지막 날, 첫날부터 꾸준히 치료를 받으러 오셨던 환자들과 작별하며 거듭 감사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며칠간의 기억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사마르칸트를 떠나면서 우리가 이곳에 머문 시간은 짧았지만, 우리의 진료가 조금이나마 이분들의 건강과 삶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과 이제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이 함께 밀려왔다. 오래전부터 서로 다른 문화와 사람들이 만나고 이어졌던 동서양의 교차로 사마르칸트에서, 이번에는 한의학을 통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만났다. 그곳에서 나는 언어는 달라도 사람을 향한 마음은 충분히 전해질 수 있다는 것과 한의학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제185차 사마르칸트 의료봉사는 내게 첫 KOMSTA 활동이자 첫 해외의료봉사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 의사로서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올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KOMSTA 의료봉사에 참여하고 싶으며, 해외의료봉사를 고민하는 주변 동료 한의사들에게도 이 특별한 경험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