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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전립선염·골반통 증후군에 효과적인 침 치료 횟수는?[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강세영 우석대 전주한방병원 한방내과 ◇KMCRIC 제목 만성 전립선염/만성 골반통 증후군에 자주 사용되는 경혈과 권장할만한 최소 침 치료 횟수는? ◇서지사항 Zhang W, Fang Y, Shi M, Zhang M, Chen Y, Zhou T. Optimal acupoint and session of acupuncture for patients with chronic prostatitis/chronic pelvic pain syndrome: a meta-analysis. Transl Androl Urol. 2021 Jan;10(1):143-153. doi: 10.21037/tau-20-913. ◇연구설계 50세 이하의 만성 전립선염/만성 골반통 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침 치료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대상으로 수행한 메타분석 연구 ◇연구목적 1. 만성 전립선염/만성 골반통 증후군에 침 치료가 유효한지를 평가하기 위함. 2.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침 치료 횟수를 알아보기 위함. 3. 사용된 경혈과 선혈 방식을 분석하기 위함. ◇질환 및 연구대상 만성 전립선염/만성 골반통 증후군(CP/CPPS) ◇시험군 중재 1. 침 2. 전침 3. 침+표준약물치료 ◇대조군 중재 1. 거짓침 2. 표준약물치료(양약) 3. 거짓침+표준약물치료 4. 침+표준약물치료 ◇평가지표 1. 미국국립보건원 만성 전립선염 증상 점수표(NIH-CPSI)의 점수 감소 정도 2. 최적의 침 치료 횟수 3. 가장 빈용된 경혈 ◇주요결과 1. 검색된 288개 문헌 가운데 최종적으로 10개(770명)가 선정되었다. 2. 거짓침과 비교했을 때 침 치료는 NIH-CPSI 점수에서 유의한 감소를 보였고, 세부적으로 통증 경감과 소변 증상, 삶의 질에서 모두 우수했다. 3. 표준약물치료와 비교했을 때는 통증 경감에서는 유의했으나, 소변 증상에서는 차이가 없었고, 삶의 질에서는 미미한 이점만 보였다. 4.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최소 점수 차이인 6점을 감소시키는데 필요한 침 치료는 4회였으며, 최대 6점의 경감을 보인 J자 모양의 호전을 보인 통증 경감과는 달리 3~5점의 경감을 보인 소변 증상과 삶의 질은 치료 횟수가 늘수록 나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5. 치료 경혈은 삼음교(SP6), 관원(CV4), 중극(CV3), 차료(BL32), 음릉천(SP9) 순서로 다용되었으며, 대부분 이 가운데 3개의 조합을 포함하고 있었다. ◇저자결론 1. 침 치료는 CP/CPPS에 유망한 효과가 있으며, 특히 비염증성(ⅢB)에서 두드러졌다. 표준약물치료와의 비교에서는 통증 경감에서만 유의한 결과를 보였다. 2. 침 치료나 표준약물요법 단독 치료보다는 병합 요법 시 더 나은 개선을 볼 수 있었다. 3. 임상적인 유효함에 도달하기 위한 최소한의 침 치료 횟수로는 4회가 추천된다. ◇KMCRIC 비평 다양한 요인으로 CP/CPPS가 발병하기 때문에 α-차단제, 항생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NSAIDs)가 선택되나 아직까지 어떤 환자에게 효과적이라는 근거는 없다. 그리고 음식 조절과 생활습관 교정, 약용식물요법(phytotherapy) 그리고 근막 물리치료(myofascial physical therapy)는 상반된 결과를 보이고 있다. 기존 메타분석에서는 침 치료, α-차단제와 항생제 병합 요법, 항생제, 거짓침, α-차단제 순서로 CP/CPPS에 유효하다고 한 것 [1]과 침 치료와 표준약물치료(양약)에서 차이점을 알 수 없었다는 것 [2], 그리고 표준약물치료가 침 치료보다 더 유효했다는 것 [3]이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침 치료가 거짓침보다는 통증 경감과 소변 증상 그리고 삶의 질에서 모두 우수하게 유의했다. 표준 약물 치료와 비교했을 때는 오심, 현기증, 저혈압, 위장관 증상 같은 약물 관련 부작용 없이 통증 경감에서 유의하게 효과적이었지만, 소변 증상에서는 차이를 볼 수 없었고 삶의 질에서는 경미한 효과를 보였다. 침 치료와 표준약물치료 병합 요법은 통증 경감에서 표준약물 단독 치료보다 유의미하게 뛰어났으나, 침 치료 단독 치료와 비교했을 때는 차이점을 볼 수 없었다. 비염증성군(ⅢB)과 염증성을 포함한 전체군(ⅢA+ⅢB)과의 비교에서도 두 군 모두 침 치료가 거짓침보다 유의했으며, 특히 통증 경감에서는 비염증성군이 보다 유의성이 있었다. 하지만 표준약물치료와의 비교에서는 비염증성군에서만 침 치료가 유의성을 보였고, 통증 경감에서는 비염증성군이 거짓침에서와 마찬가지로 보다 유의성이 있었다. 신경 조절과 면역 조절 그리고 항염 효과가 침 치료 기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침 치료의 질을 평가할 도구나 신뢰할 만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제약이 있었다는 점과 하위 그룹 분석의 어려움 때문에 어떠한 환자에게 침 치료가 특히 효과적인지 밝히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만 결과를 살펴보았을 때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침 치료와 표준약물치료의 병합 요법을 우선 고려해 볼 수 있겠고, 약물치료의 부작용이 우려된다거나 비염증성이거나 잔뇨감, 빈뇨와 같은 소변 증상보다는 회음부나 하복부의 통증 혹은 불쾌감이 주된 증상이라면 우선 침 치료를 최소 4회 받아볼 것을 권장하면 될 것으로 사료된다. 침 치료 시 근위 취혈로는 천수 부위의 관원, 중극, 차료혈을 선택하고, 원위 취혈로는 삼음교와 음릉천을 우선 선혈할 수 있는데, 대부분 5개 가운데 3개의 혈을 조합하되 차료혈은 배수혈이므로 복와위나 측와위 자세일 때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Qin Z, Wu J, Tian J, Zhou J, Liu Y, Liu Z. Network Meta-Analysis of the Efficacy of Acupuncture, Alpha-blockers and Antibiotics on Chronic Prostatitis/Chronic Pelvic Pain Syndrome. Sci Rep. 2016 Oct 19;6:35737. doi: 10.1038/srep35737. https://pubmed.ncbi.nlm.nih.gov/27759111/ [2] Chang SC, Hsu CH, Hsu CK, Yang SS, Chang SJ. The efficacy of acupuncture in managing patients with chronic prostatitis/chronic pelvic pain syndrome: A systemic review and meta-analysis. Neurourol Urodyn. 2017 Feb;36(2):474-81. https://pubmed.ncbi.nlm.nih.gov/26741647/ [3] Liu BP, Wang YT, Chen SD. Effect of acupuncture on clinical symptoms and laboratory indicators for chronic prostatitis/chronic pelvic pain syndrom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Int Urol Nephrol. 2016 Dec;48(12):1977-1991. doi: 10.1007/s11255-016-1403-z. https://pubmed.ncbi.nlm.nih.gov//27590134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 =SR&access=S202101070 -
[시선나누기-7] 숨을 쉬다문저온 보리한의원장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공연 현장에서 느낀 바를 에세이 형태로 쓴 ‘시선나누기’ 연재를 싣습니다. 문저온 보리한의원장은 최근 자신의 시집 ‘치병소요록’(治病逍遙錄)을 연극으로 표현한 ‘생존신고요’, ‘모든 사람은 아프다’ 등의 공연에서 한의사가 자침하는 역할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꽃잎 그는 태아처럼 웅크려 있다. 두 다리를 뻗은 태아란 없지. 봉오리 속에 꽃잎이 한 번도 써 본 적 없는 작고 작은 손수건처럼 나름의 질서로 개켜져 있는 것처럼. 그는 그에게 있는 마디들을 그러모은 채 고요한 자세로 구겨져 있다. 태아의 방은 바다. 시리도록 푸른 조명이 무대를 차갑고 신비롭게 만든다. 잉크를 풀어 놓은 것 같은 푸른 빛. 푸른 빛은 안개 입자처럼 서늘한 물기를 머금고 있는 것 같다. 무대와 극장을 가득 메우고 물 속 깊이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아늑하고 아득한 기분이 들게 한다. 밤을 지나 다리를 건너 짙은 안개 속을 걸었을 때, 살갗의 솜털 하나하나마다 자디잔 물방울이 들러붙어 있던 것처럼, 숨을 들이마시면 숨을 따라 코로 목으로 안개가 몸속까지 밀려들던 새벽처럼, 무대는 푸른 안개 바다로 가득 차 있다. 나는 태어날 때 젖어 있었다고, 바다가 온몸을 에워싸고 말한다. 어떤 시원 같은 곳에 그는 태아처럼 누워 있다. 다리를 접고, 등을 말고, 무대 위에, 바닷속에. 바다 너머에 있을 높은 곳을 향하여. 그는 곧 다리를 뻗는 태아가 되겠지. 접힌 선을 따라 몸을 꺼내 펼치는 봉오리 속 꽃잎처럼 방향과 움직임을 갖게 되겠지. 발아하는 씨앗처럼 발가락을 꺼내겠지. 그리고 그에게는 숨소리. 그리고 그에게는 울음소리. ◇깃털 고래 울음소리가 길게 무대를 가른다. 고래 울음소리는 휘파람 같다. 멜로디를 얹지 않은 높고 가느다란 휘파람 소리. 휘파람 소리를 따라 웅크린 그가 숨을 쉰다. 길게 숨을 내쉴 때 그의 손에 들린 하얀 깃털이 파르르르 떨리며 올라간다. 숨을 길게 밀어서 그는 하얀 깃털을 공중으로 들어 올린다. 깃털은 춤추듯 부유하듯 그의 입술 끝에서 공중으로 떠오른다. 그가 숨을 들이마시자 깃털은 조용히 가라앉는다. 깃털은 그의 손에 들려 있지만, 그의 숨을 따라 오르내리는 하얀 깃털을 보고 있자면 오로지 그의 길고 가느다란 숨만이 저 깃털을 밀어 올리는 것 같다. 온몸으로 그는 숨을 밀어 깃털 하나를 들어 올리는 것 같다. 전력을 다해 숨을 내쉬고, 그의 숨은 깃털을 향해서만 뻗어 나가는 것 같다. 숨은 밀어낼 수만은 없어서, 진공이 된 것처럼 납작해진 그의 몸이 다시 깊숙이 숨을 들이쉴 때 깃털은 여지없이 가라앉는다. 깃털이 가라앉아 바닥에 닿기 전에 어서 다시 밀어 올려야 한다는 듯이 그는 숨을 그러모아 다시 길게 길게 내쉰다. 깃털이 떠오른다. 그럴 때 그의 숨은 그가 살아가는 생명 장치라기보다 오직 깃털 하나를 띄우기 위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커다랗고 하얗게 너울거리는 깃털의 갈래갈래. 깃털을 감싸고 그의 숨을 에워싸고 고래 울음소리가 무대를 가른다. 높고 길고 가느다란 휘파람 소리. 다시, 길고 높고 가느다란 휘파람 소리. 고래는 울고 있나, 숨 쉬고 있나. 말하고 있나. 깃털이 떠오른다. 그럴 때 그의 숨은 마치 고래의 휘파람 같다. 그럴 때 깃털은 고래의 숨을 따라 오르내리는 것 같다. 시리게 파란 바닷속에서 고래 한 마리가 작고 하얀 깃털 하나를 띄워 올리고 있는 것 같다. 고래의 숨도 내쉴 수만은 없는 것이어서, 한 번 뱉고 길게 숨을 들이마실 때 작고 하얀 깃털이 하염없이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깃털이 바닥으로 꺼지기 전에 고래는 그러모은 숨을 토해 다시 애타게 깃털을 밀어 올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예 깃털은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춤 그는 깃털과 함께 스르륵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몸을 옆으로 돌려 누이며 고요하게 웅크려 가라앉는다. 그리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손짓으로 몸짓으로 깃털을 밀어 올린다. 깃털과 함께 일어난 그가 깃털과 함께 춤춘다. 깃털은 팔랑대고 깃털은 나부끼고 깃털은 그와 함께 달려가고 솟구친다. 바이올린 소리가 깃털을 쓰다듬고 깃털과 함께 달리는 그를 쓰다듬는다. 깃털과 함께 그는 깃털처럼 나부낀다. 한 장 소지를 올리듯이 공중을 밀며 당기며 그는 깃털 하나의 춤을 하늘에 올린다. 깃털은 이제 그의 입술 끝에 있지 않다. 그의 들숨 날숨에 있지 않다. 고래의 울음에 달려 있지 않다. 깃털은 떨며 춤추며 수직으로 솟구치다가 마침내 그의 손끝마저 떠나 홀로 공중에서 유유히 낙하한다. 우리는 깃털 하나와 작별한다. 고래의 이름은 J35. J35는 새끼를 낳고, 새끼는 나서 삼십 분을 살다 죽었대. 죽은 새끼는 자꾸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대. 가라앉는 새끼를 어미는 자꾸 물 위로 띄웠대. J35는 열이레 동안 죽은 새끼를 끌고 천 마일을 이동했대. 새끼는 열이레 동안 어미와 살다 죽었대. -
눈병의 모든 것, <한의약 눈병 옛이야기 풀이><편집자주> 서울 서대문구 소재 밝은눈한의원 박용신 원장이 눈병의 백과사전이라 말할 수 있는 <한의약 눈병 옛이야기 풀이>를 출간했다. 본란에서는 무려 1617쪽에 이르는 방대한 연구 및 임상 논문과도 같은 <한의약 눈병 옛이야기 풀이>의 저술 이유를 들어봤다. - <한의약 눈병 옛이야기 풀이>는 어떤 책인가? : 한의약에서는 오랫동안 눈병을 치료해왔다. 하지만 지금 한의사들에게는 낯선 분야이기도 하다. 우연히 색각 이상을 치료하게 되면서 눈병에 관심을 가졌다. 눈병을 진료하는 틈틈이 눈병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였고, 그 결과물이 이 책이다. 이 책은 순전히 내가 눈병을 잘 공부하고 싶어서 만든 책이다. - 책의 분량이 무려 1617쪽에 이른다. : 책의 내용이 방대하다는 것은 그만큼 한의학에서 눈병을 많이 연구하고 치료해왔다는 뜻이다. 그러한 내용이 지금 많이 읽히지 않기 때문에 욕심을 부려서 내용을 빠짐없이 채우려다 보니 방대해졌다. 그러나 처음 내용을 적은 책과 그것을 인용한 책 중에서 이 책은 처음으로 말한 내용을 중심으로 자료를 정리했다. 내용이 너무 많아서 다 읽고 풀이해 정리하는 데만 10년이 넘게 걸렸다. - 눈병의 증상과 치료를 위해 많은 고서들이 동원됐다. : 역대 한의사들이 눈병을 다룬 책들 중에서 중요한 책을 몇 가지로 간추려보니 《은해정미》 《비전안과용목론》 《세의득효방》 《향약집성방》 《심시요함》 《증치준승》 《동의보감》 《의종금감》(《안과심법요결》) 《목경대성》 《동의학사전》 등 이었다. 《은해정미》는 지금 구할 수 있는 책 중에서 눈병에 대해 틀을 갖추어 적은 가장 처음의 책이다. 다른 책들도 눈병을 정리한 그 시대를 대표하는 책들이다. 이 책들은 단순히 과거에 이루었던 내용을 그대로 이어받지 않고 새롭게 밝혀냈다. 이 외에 여러 책들을 인용해서 위의 책들에 보태어 채웠다. 그리고 시대 순으로 책들을 벌려놓았다. 그래야 이야기의 앞뒤 벼리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눈병의 증상이 수도 없다는 것에 놀랍다. : 나도 놀라웠다. 역대 한의학은 지금 서양의학보다 훨씬 더 세심한 관찰을 통해 진단과 치료를 밝혀놓았다. 그러나 그 언어가 어렵기 때문에 지금 한의사들이 접근하지 못했을 뿐이다. - 눈을 잘 관리할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 우리가 허리가 아프면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어야한다. 소화가 안 되면 음식을 적게 먹고 좋은 음식을 먹어야한다. 그러면 눈이 안 좋을 때 눈을 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눈을 감아야한다. 눈은 눈을 감아야 쉴 수 있다. 많은 눈병은 눈을 너무 많이 애쓰기 때문에 생긴다. 또 치료하려면 기운과 피가 눈을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퇴계 이황이 말년에 한쪽 눈을 번갈아 뜨면서 책을 읽은 지혜를 배워야한다. - 자료를 모으고, 해석하고, 풀어쓰는데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을 것 같다. : 이 책은 한문으로 쓰였던 책들을 우리말로 풀어쓰면서 나름의 생각을 조금 덧붙였다. 이 일이 이 시대에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지금 우리는 단절된 한의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내용을 충분히 이어받지 못하면서 현재의 내용을 어설프게 채우고 있다. 물론 과거의 한의학이 무조건 좋다는 뜻은 아니다. 한계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무엇이 한계인지 지금 우리가 정말로 알까? 공부하면서 ‘회통’이란 말이 계속 어른거렸다. 회통은 ‘언뜻 보기에 서로 어긋나는 뜻이나 주장을 풀어서 조화롭게 한다’는 뜻이다. 이 책은 과거와 현재, 한의학과 서양의학을 지금 이 시대에 녹여냈기 때문에 회통이란 말이 잘 어울린다. 그래서 이 말을 책의 제목으로 써볼까도 고민했지만 나의 일에 견주어 너무 큰 의미였기 때문에 뜻만 가져도 스스로 만족한다. 우리말로 풀어쓰면서 번역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말은 생각함을 붙박기 때문에 한문으로 이루어진 모든 글을 최대한 우리말로 풀어내야 온전히 우리 의학이 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병명과 생리, 병리 용어를 모두 우리말로 바꿨다. 그러나 아직 주변 사람들에게 동의를 받지 않은 나만의 정리일 뿐이기 때문에 나중에 이런 작업에 흥미를 가진 한의사들이 나타나서 체계적으로 연구하길 바란다. - 이 책이 어떻게 읽히기를 바라나? : 이 책에서 다루는 눈병은 옛 이야기이다. 옛날의 기준을 서양의학이 들어오기 전까지로 잡았다. 한의학의 역사를 볼 때 서양의학이 들어온 이전과 이후를 옛날과 지금을 가르는 기준으로 삼아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이 책을 좀 더 열심히 읽고 깊이 생각하면서 눈병을 치료하려고 한다. 덧붙여 이 책이 눈병을 공부하려는 한의사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된다면 정말 고맙겠다. -
“아동의 건강한 성장·발달에는 한의약이 효과적!”최근 아동들의 신체 성장에 한의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성과보고서가 발표돼 화제다. 양천구한의사회(회장 배창욱)가 취약계층 아동들을 대상으로 ‘2021 드림스타트 아동한방지원사업’을 진행한 결과, 6개월 동안의 한의치료를 통해 아동들의 신장백분위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결과가 도출됐다. 특히 이번 성과보고서를 마련한 동신대학교 목동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과 한예지 진료교수는 “한의학의 개인별 맞춤 진료가 소아, 청소년에 비교적 안전하고 치료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등 한의 성장치료가 아동들의 신체 성장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사업의 결과를 통해 아동 성장에 한의학이 기여하는 바를 직접 확인해서 한의약에 대한 더욱 큰 확신이 들었다”며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한의학에 친숙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동한방지원사업 이후 교육사업에도 도전해보겠다는 포부를 밝힌 그로부터 ‘2021 양천구 드림스타트 아동한방지원사업’의 과정부터 미래 대응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Q. 드림스타트 아동한방지원사업이 정확히 어떤 프로그램인가? 양천구한의사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드림스타트 아동한방지원사업은 지역사회 자원과 재능기부 등을 활용해 관내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한의진료를 제공하는 일종의 건강 지원 사업이다. 최종적으로는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돕고, 행복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행복 나눔 사업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Q.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양천구한의사회 배창욱 회장께서 직접 해당 사업에 관해 설명해줬고, 참여를 권했다. 양천구한의사회에서는 매년 드림스타트 사업을 시행하고 있었는데, 이를 문서화해 유의미한 자료로 만들어 넓게는 한의약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이러한 취지를 듣고는 흔쾌히 참여하게 됐다. Q. 성과보고서 내에 꼭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한방 성장 진료 지원 결과, 대상 아동들은 한약 복용 후 유의하게 신장백분위수가 증가했고, 체중 백분위수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한방 성장치료가 비만의 염려 없이 신체의 성장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2020·2021년은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소아 청소년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등 특이한 상황으로 인해 배달음식과 같은 고열량 간편식 섭취가 늘어났다. 이로 인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 발달이 염려되는 시기였는데 한의치료의 좋은 결과를 보고서로 만들 수 있어 의미있는 시간이 됐다. Q. 한방 성장 진료 지원 결과, 신장과는 달리 체중에는 변화가 없었던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활동제한으로 소아 청소년의 과체중 위험성이 높은 시기에 적절한 변증을 통한 한약처방, 성장 관리 등의 한의치료 개입이 주효했던 것 같다. 아이들의 키 성장은 촉진하되 과체중 또는 비만의 염려는 없도록 한 것이다. Q. 결과 도출까지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기간을 여유있게 두고 치료를 했다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소아 성장, 발달의 경우 성장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아이의 특성과 성장 시기에 맞는 적절한 한의치료로 성장에 방해가 되는 요인을 보완해준다면 효과는 더 극대화 됐을 것이다. 최소 1년 이상의 치료 및 관리를 권장하는 바이다. Q. 한의치료 병행 외에 생활 속에서 아동들의 성장을 위한 팁이 있다면?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적절한 영양 섭취와 운동, 양질의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전반적인 생활 관리가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고열량, 고지방의 간편식을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아이들이 손쉽게 꺼내 먹을 수 있는 자리에는 건강한 간식류를 채워주시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주 2~3회 규칙적으로 농구, 줄넘기 등의 수직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고,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는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해주면 좋다. Q. 아동한방지원사업의 결과가 국가 보건정책에 반영되기 위해서 노력해야할 점은? 대한한의사협회가 각 시·군·구에서 이뤄지고 있는 아동한방지원사업의 전체적인 통계 및 결과 도출을 통해 이 사업의 당위성을 확립한 뒤 정책 수립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부터 실시돼야 할 것이다. 또, 사업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 전담팀 신설과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사업관리 매뉴얼 개발 등이 필요하다. 체계적 시스템이 갖춰져야 국가 보건정책에도 쉽게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한약제제 분야 다국가 임상시험으로 한의약 우수성 알렸죠”[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제20회 대한한의학회 학술대상에서 ‘당뇨병 전단계 환자의 혈당에 계피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무작위 대조 시험’(Influence of cinnamon on glycemic control in subjects with prediabetes :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연구로 동상을 수상한 이병철 경희대 한의대 교수에게 수상 소감과 연구 진행 과정에서의 어려움, 한의학 발전에 대한 견해 등을 들어봤다. 경희대 한의대 부속 한방병원 신장내분비내과 소속인 이 교수는 대학 졸업 후 병원 수련의로, 전공의 수료 후 전임의 및 기초 실험 연구자로 지내다 모교에서 교수가 됐다. Q. 동상을 수상했다. 큰 영광이다. 미약하지만 한의학 발전 및 세계화에 공헌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대학에서 진료, 연구, 교육을 담당하며 한의학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번 연구도 시작하게 됐다. 이번 상으로 한약제제 다국가 임상시험을 수행하며 겪었던 고생이 다 잊히는 듯하다. 상업화의 파도가 대학을 덮쳐도 묵묵히 자리에서 맡은 바 역할을 다하며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여러 선후배 동료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특히 경희대 한방병원 신장내분비내과 구성원들께 감사의 인사 전한다. 앞으로도 제 자리에서 능력이 닿는 한 한눈팔지 않고 주어진 소임을 다하겠다. Q. 수상 논문을 소개한다면?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시작하게 된 이번 논문은 당뇨병 전 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한약재인 계피의 임상적 효능과 안전성을 규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구를 위해 당뇨병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미국 하버드 의대 조슬린 당뇨병센터와 대한민국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한의약임상시험센터에서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 다국가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12주간 계피를 경구 투여하면서 공복혈당 및 식후혈당, 당화혈색소 등을 포함한 당뇨병 관련 임상지표를 관찰했다. 연구결과 공복혈당, 식후혈당, 당화혈색소 등이 유의하게 감소했고, 특히 제2형 당뇨병으로의 이행도 유의하게 줄어들었다. 안전성 관련 지표에서도 간기능이나 신기능 이상, 임상적 이상반응이 관찰되지 않아 안전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CNN, FOX, CBC 방송 등 전세계 유력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논문을 게재했던 ‘Journal of the Endocrine Society’에서 올해의 논문상을 수상해 한의학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성과도 거뒀다. Q. 다국가 임상시험 경험이 눈에 띈다. 그동안 침 치료 임상연구 분야에서는 미국 등 다국가 임상시험이 있었지만 한약제제 분야는 국가 간 제도 차이 등으로 다국가 임상시험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다국가 임상시험 준비과정 역시 미국에서 시행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 담당자와 오랜 기간에 걸친 회의와 교정과정을 거쳐 임상시험 허가를 받았으며, 이후 하버드 의대 조슬린 당뇨병 센터와 경희대 한방병원의 임상연구심의위원회(IRB) 승인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생소한 한약과 위약의 제조, 수출, 통관 절차 등 모든 과정을 최초로 경험하다보니 여러 시행착오도 많았다. 미국은 임상시험 분야에서 최고 수준인데다 하버드 의대 조슬린 당뇨병센터도 당뇨병 분야 최고 권위를 지니고 있다. 그렇다보니 당뇨병센터에서 요구하는 피험자 모집, 관리, 평가 등이 한국에 비해 까다로운 기준을 요구해 이를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미국 측 임상시험 책임자인 하버드의대 교수가 임상시험 시작 직전에 다국적 제약회사로 이직해 새로운 연구책임자 섭외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과정을 극복하고 임상시험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Q. 한의학 발전을 위한 가장 큰 과제는? 한방내과학을 전공하는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과거에 비해 여러 측면에서 한방내과분야가 많이 위축됐다. 특히 한약은 그 위상과 규모가 많이 축소됐다. 현재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정부 및 한의학 연구진이 한약의 유효성 안전성에 대한 많은 지원과 연구가 시행되고 있다. 아직 서양의학에 비해 규모나 범위가 부족하지만, 향후 한약을 포함한 한방내과 분야에 대한 연구 및 지원이 많이 이뤄진다면 다시 예전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이해 한의학 역시 시대에 맞게 변화 발전해야 한다. 저 역시 이를 한의학 분야에 적용한 연구를 계획 진행하고 있다.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의학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방식으로 거듭날 수 있길 바란다. -
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23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 주 : 한약물이용 치료법이 한방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응용율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1차로 한방의료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筋骨骼系질환중, 腰痛의 약물치료 관련처방을 본초학적 입장에서 분석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향후 대상질환을 점차 확대할 것이며, 효율높은 한약재선택을 위하여 해당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모든 질병은 초기 實證에서 말기 혹은 만성 虛證으로의 다양한 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한의학에서 분류하고 있는 10종 요통 중 하나에 속하는 腎虛 요통 역시 이러한 기준에 따랐고, 많은 문헌 및 임상보고에서 六味地黃湯 및 이의 가감방이 응용되어졌다. 질병 개념으로서 腎虛는 일명 腎虧라고도 부르며, 전체 증상은 기본적으로 인지하고 있듯이 疲勞, 眩暈, 耳鳴, 健忘, 自汗 및 盜汗, 腰痠痛, 遺精, 陰痿 및 陽痿 등을 동반한다. 腎虛 腰痛이라 함은 위에 언급된 증상을 부분 혹은 전체적으로 포함하고 있는 요통으로, 단순 비뇨생식기 계통과 연관된 요통을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다음과 같은 3부분으로 나눠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한의학에서 先天之氣의 대표 臟腑인 腎의 의미로 접근해야 하는데, 여기에서는 腎主骨이라는 관점에서 선천적인 근골격계의 허약함에 기인한 것을 말한다(예: 노화-골다공증, 퇴행성 척추관절염, 척수강협착증 등). 둘째는 과로 혹은 무절제한 성생활 등에 의한 원기 소모로 야기되는 후천적인 손상을 말함이요, 셋째는 성인 특히 노약자에게 발생하는 요통은 물론이고 단순 요통일지라도 적절한 치료를 놓친 경우를 포함해 다양한 이유로 6개월 이상 지속된 만성화된 요통도 이에 해당된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자연스럽게 각종 문헌 및 임상보고에서 氣質 부족인 腎陰虛와 機能 부족의 腎陽虛로 구분했고, 이에 부합하는 처방(腎陰虛의 六味地黃湯, 腎陽虛의 八味地黃湯 등)으로 대처했음을 볼 수 있다. 1. 六味地黃湯 송나라 錢乙의 小兒藥證直訣에서 비롯된 처방으로, 구성약물이 6품목으로 이뤄졌으며 주된 약물이 숙지황이라는 점에 연유해 명명된 처방이다. 동의보감 등에서 ‘房慾이 腎을 상하여서 精血이 筋을 保養하지 못하면 陰虛하고 悠悠히 疼痛하며 물건을 들지 못하는 요통’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六味地黃元 혹은 八味元 등을 해당 처방으로 소개하고 있다. 방약합편 上通에서도 腎水不足에 사용한다고 소개돼 있는 六味地黃湯(활용처방인 八味地黃湯 포함)은, 風∼婦人에 이르기까지 가감 및 活套를 제외하더라도 전체 20질병목차에서 40여회 활용된 대표적인 다용처방에 속한다. 六味地黃湯의 특성상 용량을 감안해 분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며, 이에 근거해 구성 한약재의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2 平性2 寒性2이지만, 처방의 용량을 기준하면 溫性처방으로 정리된다. 2)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甘味4 酸味1(澁味1) 淡味1 苦味1 辛味1로서 甘酸으로 정리된다. 3)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腎6(膀胱1) 肝3 心3 脾2 肺2로서 腎肝에 歸經한다. 4)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용량대비) 補精血(腎肝)藥(熟地黃 山茱萸)12 補脾氣藥(山藥 白茯苓)7 淸熱藥3 利水滲濕藥3으로서, 補精血(腎肝)과 補脾氣 중심의 약물배합으로 정리된다. 이미 인지하고 있듯이 六味地黃湯은 補陰의 효능으로 모든 陰虛證을 치료하는 방제이다. 錢乙이 金櫃要略의 腎氣丸에서 肉桂 附子를 빼고 구성한 처방으로, 肉桂와 附子의 辛熱한 성질을 없애고 인체 氣質의 보강에 비중을 둔 처방(注重於塡補)이다. 원래 소아의 五遲證(발육불량)을 主治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으나, 현재에는 腎陰虧虛로 발생하는 증후에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六味地黃湯은 3補3瀉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되어지고 있다. 여기에서는 滋陰補腎肝의 효능으로 腎虛腰痛의 주된 방제라는 점에서 이를 근거로 정리하고자 한다. ①생리학적인 근거: 腰는 腎의 府로서 腎主骨하고 腎生髓하므로 腎陰이 부족하면 骨髓가 충분하지 못하여 腰膝이 痠軟하고 無力(腎精不足 虛火炎上∼腰膝痿軟 骨熱痠痛 足跟痛)하게 된다. ②3補: 足三陰(腎肝脾)의 精血을 補하는 것, 2차적으로 補筋骨의 효력을 나타내는 것(陰生陽長)으로 설명된다. 君藥인 熟地黃이 補腎의 역할을 담당하며(滋補腎陰 塡精補髓), 臣藥인 山茱萸가 補肝(養肝益腎 澁精)하고, 山藥이 補脾(潤脾滋腎 澁精)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즉 熟地黃 山茱萸는 補血益精으로 壯水(壯水之主)하고, 山藥은 脾陰을 보익하여 固精(補土→能生金 能生水)하는 역할을 지칭하고 있다. ③3瀉: 足三陰(腎肝脾)의 濕熱을 瀉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佐使藥인 澤瀉가 瀉腎(利水滲濕 淸熱濕濁-熟地黃의 滋滯를 방지하며 內熱을 下泄)하고, 茯苓이 瀉脾(健脾利水-山藥을 보좌하고 脾濕을 제거)하며, 牧丹皮는 瀉肝(淸熱凉血-山茱萸의 溫性을 억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즉 足三陰인 腎肝脾의 3補를 목적으로 이의 과잉을 견제하는 3瀉의 배치를 이루고 있는데, 이를 ‘正氣를 傷하지 않고 補하는 가운데 瀉함이 있고 瀉하는 가운데 補하게 되어 相輔相成하여 平補하는 방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용량을 보면 本方은 補를 목적으로 補三藥의 사용량을 瀉三藥에 비해 많이 사용함으로써, 補陰하고자 하는 원래의 취지에 맞추고 있음을 볼 수 있다. 2. 요통에 사용된 六味地黃湯加味(동의보감) 1)처방 구성: 六味地黃湯처방에 약물 추가(鹿茸 當歸 木瓜 續斷-東垣) 2)추가약물 4품목의 본초학적 분석 ①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3(微溫1)으로서, 溫性처방으로 정리된다. ②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甘味2(酸味1) 辛味2 鹹味1 苦味1로서 甘辛으로 정리된다. ③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肝4 腎2 脾2 心1로서 肝腎脾經에 歸經한다. ④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補筋骨(腎肝)藥2(鹿茸 續斷) 補血藥1 舒筋活絡藥1로서, 補筋骨 補血의 약물배합으로 정리된다. 3)4품목이 추가된 六味地黃湯加味의 본초학적 분석 ①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5(微溫1) 平性2 寒性2이며, 원래 처방의 용량을 기준하면 溫性처방임이 더욱 분명해진다. 이는 腎虛 요통의 경우 陽氣之本의 쇠약에 의한 것이므로 溫補腎陽하여야 함에 연유한다. ②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甘味6 酸味2(澁味1) 辛味3 苦味2 淡味1 鹹味1로서 甘酸澁으로 정리된다. 이는 滋補緩急의 甘味, 收斂固澁의 酸澁味에 부합된다. ③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腎8(膀胱1) 肝7 脾4 心4 肺2로서 腎肝脾心經에 歸經한다. 이는 腎虛 요통의 경우 足三陰(肝腎脾)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며, 心의 경우 補精血(補陰)을 위한 선택으로 생각된다. ④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용량대비) 補血藥9(熟地黃 當歸) 補脾氣藥(山藥 白茯苓)7 補筋骨(腎肝)藥6(山茱萸 鹿茸 續斷) 淸熱藥3 利水滲濕藥3 舒筋活絡藥1로서, 補精血(補陰)을 통한 補筋骨(補陽)의 과정인 陰生陽長의 역할이 六味地黃湯에 비해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했으며 아울러 足太陰의 補脾氣를 배려했음을 알 수 있다. 3. 기타 추가배합에 대한 의견 1)노인성을 포함한 命門陽虛를 치료하고자 할 때는 六味地黃湯 대신 八味地黃湯을 사용하라는 내용(동의보감): 溫裏藥으로서 溫下焦의 약물인 肉桂와 附子가 추가되는 八味地黃湯으로의 변화는 효능면에서 溫補腎陽과 補筋骨(補陽)을 추가한다는 점에서, 독성약물인 附子의 修治가 전제된다면 매우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2)腰膝酸痛에 杜仲과 牛膝의 추가해 壯筋健骨하라는 의견: 補腎陽强筋骨하는 杜仲은 1)의 설명에 부합하며, 活血祛瘀藥에 속하는 牛膝의 경우는 懷牛膝의 酒蒸이 補筋骨의 효능을 강화시킨다는 점에서 酒蒸懷牛膝의 선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4. 정리 虛症(裏證) 특히 腎虛 腰痛에 적극 검토될 대표처방으로 六味地黃湯(腎陰虛)∼八味地黃湯(腎陽虛)의 활용이 바람직하다. 제반 질병에서 虛症에 대해 적극적 대처법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한의학의 뚜렷한 장점 중의 하나라는 점과 특히 이러한 내용이 장기간의 임상 축적의 결과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그러므로 선천적인 근골격계의 약함과 후천적인 비뇨생식기의 소모, 그리고 만성화된 요통의 단계에 속하는 腎虛腰痛 역시 효율의 극대화라는 측면에서 六味地黃湯 종류의 적극적인 활용이 당연하다고 본다. -
코로나19 감염증과 한의약의 역할한의협은 현재 ‘코로나19 한의진료 접수센터’를 가동해 코로나19 재택치료자와 코로나 후유증 및 백신접종 이상 반응 환자들을 돌보고 있으며, 특히 재택치료자들을 대상으로는 무상으로 한약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20일 서영석 국회의원실이 개최한 ‘코로나19 감염증과 한의학-현황과 발전 방안’ 주제의 토론회는 향후 감염병 확산의 위기 속에 한의약의 중심 역할을 진단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통의학과 감염병’, ‘코로나19 한의진료 기반 연구’, ‘코로나19 이해와 한의 진료’, ‘코로나19 예방과 백신’ 등에 대한 주제 발표에 이어 한의협, 한의약진흥원, 개원가, 한의과대학 등 한의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패널 토의에 참석해 한의진료를 통한 코로나19 감염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방법을 모색했다. 1665년에 대유행했던 페스트를 시작으로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에 이어 출현한 코로나19의 팬더믹은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 부재로 전 지구촌의 문제로 번져, 가용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코로나19를 물리칠 희망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한 mRNA 백신이 각광받고 있으나 백신 접종 후 구토, 어지럼증, 발작 등 다양한 이상반응이 보고되고 있으며, 3차 부스터샷까지 접종했음에도 돌파감염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4차에 걸친 백신 접종도 오미크론을 예방하는 효과가 충분치 않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 같은 백신 접종의 부작용과 단점을 메우기 위해선 지구촌의 면역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전통의학의 접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실제 중국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국가 진료지침에 중의치료를 반영, 코로나19 환자 대부분에게 중서의결합 치료를 펼쳐 큰 성과를 거뒀고, 일본도 코로나19 경증의 상기도 증상에 맥문동탕을 처방하는 등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의 병행 치료 효과에 주목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감염병 환자 돌봄은 양방 위주의 치료 시스템만을 줄곧 고집한 채 한의 분야에 대한 활용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지난해 운영했던 ‘코로나19 한의진료센터’나 현재 운영 중인 ‘코로나19 한의진료 접수센터’의 운영비는 물론 무료 투약에 소요되는 비용 전액은 한의계의 자체 조달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의 끊임없는 한의 외면은 신종 바이러스를 백신과 양방치료로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에서 비롯됐을지 모르지만 지금껏 전개된 양상을 종합해 본다면 자만에 지나지 않는다. 수천 년간 감염 질환을 다스려온 전통의학의 임상 경험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감염병의 관리와 확산 방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언제까지 무시만 하고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
신임 양산시한의사회장에 류승진 전 법제이사류승진 보광한의원 원장(전 법제이사/사진)이 신임 양산시한의사회장으로 선출됐다. 경남 양산시한의사회(회장 박태수)는 지난 17일 온라인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신임 회장 및 임원진을 비롯한 감사단, 지부대의원 선출을 의결하고 2022년도 예결산 심의 및 사업계획안을 승인했다. 이번 총회는 코로나19로 인해 다중의 모임이 어려운 상황 속에 비대면으로나마 새로운 집행부의 출범을 알리고 분회 회원의 친목을 도모하고자 마련됐다. 신임 류 회장은 1967년생으로 대구한의대학교를 졸업했으며, 경상남도한의사회 지부대의원, 양산시한의사회 법제이사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신임 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부터 3년 동안이며, 경상남도한의사회의 당연직 부회장직을 겸임하게 된다. 그 외 차기 집행부에는 부회장 우경태(장춘한의원), 총무이사 박석희(신침한의원), 부총무이사 이지윤(석산한의원), 재무이사 김진우(가촌한의원), 학술이사 오정호(봉래한의원), 보험이사 하동훈(마디움한의원), 전산홍보이사 조병진(경희아침한의원), 무임소이사 이해원(경희본한의원)이, 반장이사에 1,2반 추영철(대추한의원), 3반 류승진(보광한의원), 4반 송준호(신기한의원), 5반 하동훈(마디움한의원), 6반 장미정(양산부부한의원), 7반 박석희(신침한의원) 원장 등이 참여한다. 또 감사에는 이사회의 추천을 받은 유석기(명제한의원)과 주재용(해산한의원) 원장이, 지부대의원에는 추영철(대추한의원), 박석희(신침한의원), 장미정(양산부부한의원), 송준호(신기한의원), 하동훈(마디움한의원), 오정호(봉래한의원) 원장 등이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한편 2021 회계연도 결산 승인과 2022 회계연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은 원안대로 의결됐으며, 공로자 표창장은 이해원 학술이사(경희본한의원)와 조병진 전산홍보이사(경희아침한의원)가 받았다. -
“한의사 방문진료 계속되도록 지역사회 통합돌봄 지속 추진”부천시한의사회(회장 김범석)가 20일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경기 부천시갑)과 부천시한의사회 회관에서 정책간담회를 열고 지역사회 통합돌봄사업의 추진과 코로나19 감염관리에 있어 한의사의 활발한 참여 확대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부천시한의사회는 보건복지부 등이 시행 중인 융합형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추진에 따라 부천시 통합돌봄과, 보건소 등과 연계해 '부천시 지역사회 통합돌봄 보건의료사업'의 이름으로 지난 2019년부터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한의약 방문진료사업을 실시해 왔다. 특히 부천시는 지난해 한의약 방문진료가 필요한 어르신들 외에도 조현병, 조울증, 우울증, 알코올 의존 진단 환자로 사업 대상을 확대해 큰 호응을 얻었으며, 그 결과 '2021 한의약건강돌봄사업 성과대회‘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그런 만큼 부천시한의사회는 전국 16곳에서 시행 중인 지역사회 통합돌봄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강조했다. 김범석 회장은 “부천시 한의사 회원들이 열과 성을 다해 재택 어르신들과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많이 발굴한 덕분에 지역사회에서도 우리 한의사들에게 큰 호응을 해줬다”며 “올해도 한의사들이 지역사회에 헌신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됐으면 좋겠지만, 사실 이 사업이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비 50%, 시비 50%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부천시는 시(市) 비용을 더 늘려 시행 하겠다고 하지만, 선도사업으로는 끝이 나 올해와 내년은 국비 편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지역사회 통합돌봄사업을 지속 시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코로나19 상황 속 감염관리 업무에 있어 한의사가 방역·치료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한의계의 참여 확대 방안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함께 참석한 경기도한의사회 윤성찬 회장도 “지난 3차 대유행 때 경기도의 긴급의료지원단 모집에 3명의 한의사가 참여해 전화로 확진자들의 상태를 돌보고 전원 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을 했다”며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후보가 과감한 결정을 내린 끝에 한의사의 참여가 선례로 남았다. 이처럼 각 지자체가 의지를 갖고 한의사 참여 방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경협 의원은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의 지속과 코로나19 방역·치료에서의 한의사 참여에 깊이 공감하는 한편 실행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경협 의원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집으로 직접 방문해 치료하는 것은 재가의료서비스 확대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고, 안정적으로 제도화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를 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코로나19 감염관리에 있어 한의사의 참여 부분도 부천시와 협의를 해보겠다. 만약 지자체 실무 담당자들이 지침과 같은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하면, 방역당국과도 협의를 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정책간담회에는 김경협 의원을 비롯한 대한한의사협회 황만기 부회장, 권선우 의무이사, 경기도한의사회 윤성찬 회장, 이용호 수석부회장, 수원시한의사회 최병준 회장, 부천시한의사회 김범석 회장, 부천시의회 박명혜 의원 등이 참석했다. -
코로나19 감염증과 한의학, 국회토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