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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메가시티와 한의사회성주원 원장(울산 경희솔한의원/한의학박사) 지난 10년간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 지역의 성장잠재력이 크게 하락하면서 지역사회 경제 침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진단됐다. 지역내총생산(GRDP) 중 동남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6.4%에서 2020년 14.1%로 줄었고, 국내 매출 1000대 기업 중 부울경 소재 기업은 2010년 110개에서 2020년 84개로 24% 급감했다. 부울경의 쇠락과는 대조적으로, 수도권 집중현상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2020년을 기준으로 수도권 인구가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50%를 넘어섰고, 100대 기업 본사의 90%가 수도권에 있다. 2019년을 기준으로 100억원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의 숫자는 수도권이 149개로 전국 비중의 92.5%다.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으로 지역 대학의 경쟁력은 계속해서 약화되고 있다. 지방소멸위험은 더 이상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러한 대한민국 내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다극체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유엔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33개에 불과한 1000만명 이상의 메가시티가 2030년 43개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본의 간사이(関西) 광역연합, 독일의 뮌헨 대도시권, 함부르크 대도시권,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대도시권 등과 같은 사례가 이러한 다극체제로 육성된 도시권의 경우다. 부울경의 경우 신라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거의 같은 행정구역에 소속돼 있었기 대문에 역사적·문화적 동질성이 강하다. 또한 조선업, 석유화학, 정유업, 자동차 산업, 정밀기계 산업, 기계 산업, 철강 등 산업 연계가 긴밀하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광역교통망을 갖고 있지만 생활권 잠재력이 충분한 상태다. 또한 오랫동안 지역 현안이었던 식수 문제, 쓰레기 문제, 미세먼지 문제, 신재생에너지사업 등 부울경의 협력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대규모 재난, 감염병 대응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공공보건의료 인프라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부울경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원전 밀집 지역이다. 게다가 원전 주위로는 활성단층이 여럿 분포돼 있어 2017년 포항 지진과 같은 일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낙동강 홍수 문제도 부산과 경남 두 광역지자체에 걸쳐 있고, 반구대 암각화 보호와 울산 식수문제 해결을 위해 낙동강에서 식수를 공급받는 울산도 직·간접적 영향권에 놓여 있다. 그밖에 기후변화나 해양사고, 미세먼지 등 초광역적 관리가 필요한 재난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고, 해당 재난상황 발생시 대응할 수 있는 트라우마 치료시설도 필요하다. 부울경 광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해 부울경 재난을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광역재난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부울경 메가시티 행보에 발맞춰 우리 협회도 다극체제 전환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 협회 행정능력 대부분이 중앙회와 서울·경기·인천 지부에 편중돼 있다. 의료광고 심의 등 대부분 의사결정구조가 수도권 위주로 구성돼 있어, 지방자치 거버넌스 시대에 뒤떨어지는 조직체계를 가지고 있지는 않나 돌아봐야 한다. 지난 4월 13일과 15일에 부울경 시의회와 도의회에서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안을 통과시켰고, 이어 18일 행정안전부에서 규약안을 승인했다. 기존 행정체계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부울경 특별의회 의원 및 특별연합 단체장을 선출해 2023년 1월 1일부터 정식출범할 계획이다. 우리 협회도 현행 지부-분회 체계를 유지하되, 부울경 특별연합 지위에 맞는 광역단체를 만들고 그에 맞춰 행정가들과 보건의료 관련 논의를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울경 지부장 및 임원들과 컨퍼런스 개최 등을 통해 메가시티 시대를 잘 준비해야 할 것이다. 지부간 협력과 유대를 통해 지부역량을 강화하고, 교류확대를 통한 친목 도모 및 각 회원들의 복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면 한다. 우리 한의사회가 기민한 행보로 메가시티를 주도하고 지방분권과 발전을 선도했으면 한다. -
“희로애락의 파도에서도 나만의 속도로 고유의 리듬을”김명희 연구원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박사과정 코로나 팬데믹이 정점에서 저점으로 파도 형태로 이어지면서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스트레스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실제 팬데믹이나 지진, 전쟁 등 큰 재해를 치른 후 ‘몸과 마음’이 지친 번아웃증후군은 우울증, 자살률 증가로 이어져 왔다는 사실은 기왕의 통계로도 증명된 바 있다. 여기서 정신건강 한의학은 심신의 생명력을 발생(혼)·추진(신)·통합(의)·억제(백)·침정력(지)의 五神으로 관찰하고 있다. 이를 현대적으로 표현한다면 혼은 충동관능이고 신은 신명관능이고 의는 인격관능이고 백은 검열관능이고 지는 작강관능일 것이다 오기능 상호관계론으로 보자면 정신분석의 무의식이나 리비도는 지의 침정기능 활동을 말한다. 이처럼 한의학은 ‘몸과 마음’을 전체적 현상으로 관찰하고 이를 분석하여 체계를 세우고 수천 년 간 임상 성과로 과학성을 입증해왔다. 임상사례) 얼굴이 까칠한 40대 남자가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을 호소하며 내원했다. “잠들기 어렵고, 근심, 걱정으로 얕은 잠에 설치다 보면 새벽에 깨어 비몽사몽한다”라고 호소하였다. 문진과 진맥을 해보니 전형적 심신구허에 누적된 피로감이 심하다. 한의사: 일을 많이 하셨나요? 과로하신 거 같은데... 환자: 여럿이 하던 일을 요즘 혼자 해요. 근무지도 바꾸었고요. 한의사: 어떤 점이 힘드세요? 환자: 의논할 동료도 없이 혼자 생각해서 결정해야 하고, 다 같이 이사 온 가족들에게도 전보다 환경이 안 좋아진 것 같아 미안해요. 한의사: 혼자서도 잘 해내고 싶고, 사랑하는 가족에게도 좋은 환경에서 살게 하고 싶었는데... 여러 가지로 심란하시겠어요. 환자: 네, 가슴도 갑갑하고, 숨도 잘 안 쉬어질 때도 있어요. 공황장애 증상 같기도 하고... 나이도 있는데 앞으로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이전 근무지가 좋았는데 (한숨을 쉬며 침울하게 고개를 떨군다). 한의사: 봄에 볍씨를 모판에서 길러서 모내기하잖아요. 환자: 네... (갑자기 왠 모내기? 라는 의아한 표정으로) 한의사: 왜 그럴까요? 환자: 옮겨 심어야 병충해에도 튼튼하게 잘 자란다고. 한의사: (공감의 눈빛으로) 맞아요. 이번에 이전한 곳에서 더욱 번창하실 거예요. 그동안 팬데믹 와중에도 잘해왔던 것처럼요. 환자: 아, 네... (눈빛이 안정된다) 4개월 됐는데, 그래도 처음보다는 좀 나아지는 것 같아요. 한의사: 옮겨 심은 벼가 제대로 튼튼하게 자라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잖아요. 나를 믿고 좀 기다려주면, 자신의 속도와 고유의 리듬을 찾아 얼마든지 능력 발휘를 하실 거예요. 환자: 네. 사실 제가 계획적이고 세밀한 편인데, 그렇게 못하니까 더 불안했어요. 한의사: 흘러가는 인생에서 삶을 따라가다 보면, 소풍갔을 때 ‘보물찾기’에서와 같은 우연한 신나는 기쁨을 누릴 수도 있고요(웃음). 환자: (눈을 빛내며 얼굴에 미소를 짓는다) 마음이 훨씬 편해지네요. 필자는 이 환자가 현재의 환경조건에서 정신적, 신체적 과로로 정혈구허, 간양상항, 사려과다로 불면이 발생하여, 『동의보감, 신문편』에서 마치 물고기가 물이 없는 육지에서 펄떡이며 뛰는 것과 같은 심혈허, 정충증으로 변증하고 침구치료와 가감사물안신탕을 처방했다. 한약을 복용하고 내원한 환자는 “이젠 잠도 잘 자고, 일도 열심히 한다”라며 “가족들과 꽃놀이도 갔다 왔는데, 가족 모두 신나고 즐거웠다”라고 기뻐했다. 현실적 여건을 이전과 비교하여 섭섭하게 생각하면서 마음이 편안하지 못하고 가슴 속이 팔딱거리면서 불안해하여 심계정충, 불면의 신경쇠약증이 나타났는데, 필자는 지지적 태도로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교감하며 지언고론요법을 적용하였다. 그 결과 환자는 고통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메타인지적 생각과 감정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자신 안에서 견뎌내는 치유의 힘, 가족의 응원과 연결감, 평범한 일상에서의 감사함, 직장에서의 희망을 찾게 되었다. 생명이 존속하려면 몸과 마음을 구조 역학적으로 분석, 그 작용에 따라 변증 방제를 통해 이상변이를 자체의 조화력을 통해 정상으로 돌아오게 하자는 것이다. 이 환자는 자신에게 가족과 직장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을 부여하여 혼(발생)과 신(추진)기능이 태과하였고, 이를 ‘겸손한 질문’을 통해 의(통합)와 백(억제)기능으로 강화, 이를 공감과 희망으로 원활하게 상승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혼신의백지 오신론 정신건강 한의학의 등불 위 임상 사례에서 보듯 수면장애 하나만으로도 ‘몸과 마음’의 정서장애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불안, 근심, 걱정, 심지어 뇌의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는 많은 책임을 지고 있는 40대 남자인 자신은 물론 가족, 직장, 사회적 질서 유지에도 장벽이 될 수 있다. 한의계 최초로 설립된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가 개발한 감정자유기법을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으로 등재시킬 수 있었던 것도 신체와 정신적 문제를 마음 깊이 수용하는 수천 년 한의학적관 아래 가능했던 것이다. 센터는 변화에 앞서가기 위해 일선 개원가의 요구에 맞춰 관련기관과의 협력체계 수립에 나서고 있다. 또한 이정변기, 지언고론, 경자평지, 오지상승요법 등의 한의정신요법에 대해 오신론으로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국민 정신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는 질환별 한의임상진료지침(CPG)과 임상경로(CP) 기술개발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목적지로 가는 길에 핀 꽃의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이 되길”최미라 학생 (부산대 한의전 한의학과 2년) 본란에서는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최근 원내 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의학적 글쓰기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개최한 ‘동제신춘문예’ 공모전의 수상작(시, 수필)을 소개한다. 유난히 새해를 실감하지 못하던 올해의 첫날, 개봉 당시부터 보고 싶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미처 보러 가지 못했던 한 영화를 틀었다. 별다른 생각 없이 침대에 누워 시작한 새해 첫 영화인데 웬걸. 새해를 반갑게 맞이하기에 너무도 안성맞춤인 영화였다. 영화의 제목은 <소울>. 오랫동안 재즈 음악가를 꿈꿔온 주인공 ‘조’는 마침내 우상이었던 밴드와 연주하게 된 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가게 된다. 이곳에서 조는 태어나기를 원하지 않는 ‘22’를 만나게 되고, 함께 지구를 방문해 그가 태어나기를 결심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에서 그 역시 인생의 큰 반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인생의 목표였던 재즈 연주자로서의 성공만이 그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 줄곧 믿어왔지만, 손에 떨어진 낙엽을 느끼는 순간,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날이 좋은 어느 날 따스한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처럼 아주 사소하다 생각했던 시간들 모두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후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벗어나 다시 돌아온 지구에서 ‘꿈’이라는 목표만을 따라 살아 나가는 것이 아니라, 버릴 것 없이 찬란한 인생의 매 순간을 즐기며 살아갈 것이라 다짐하는 ‘조’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난다. ‘소울’에서 가장 내 마음을 움직였던 장면은 주인공인 ‘조’가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찰나의, 아주 자그마한 행복을 느끼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을 보며 문득 두 해 전 연말에 보았던 <눈이 부시게>라는 드라마의 끝 장면이 떠올랐다. 중요한 건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재 치매로 모든 기억을 잃어가던 주인공 ‘혜자’ 할머니의 마지막 내레이션 –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 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 은 소울이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궤를 같이 한다. 살아나가는 것 그 자체로 너무나 아름답다는, 꿈과 멀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고난의 시간도 때때로 우리를 찾아오겠지만, 오늘의 아주 자그마한 행복을 누리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생각해 보면 나는 줄곧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어바웃 타임>과 같은 타임슬립 영화, 소설들을 참 좋아했다. 두 작품 모두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작품들인데, 다른듯 하면서도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와 구성에는 공통점이 있다. 주인공들이 시간을 되돌려 후회하는 순간으로 돌아가지만, 이야기의 마무리에 다다라서는 타임슬립이 결코 행복의 열쇠는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인간은 실수를 하며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꼭 한 번 가져보았으면 하는 타임슬립 능력을 영화 혹은 소설을 통해 간접 경험하며 우리가 얻어내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중요한 건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내 옆에 있는 많은 것들이 영원하지 않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소중했던 순간은 언제? 나에게 있어 가장 소중했던 순간은 언제였는가를 한 번 떠올려본다. 그토록 오랜 목표를 이뤄냈던, 떨리는 손으로 한의전 합격 발표를 확인하고 엉엉 울며 가족들과 함께 행복감과 안도를 맞이하던 순간이었을까? 한동안은 그날이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생각한 적도 분명 있는 것 같다. 물론, 더할 나위 없이 감사했던 날이었지만 막상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되돌아보자면, 오히려 떠오르는 사소한 순간들이 많다. 어릴 적 책상 앞에 커다랗게 인쇄해 놓았던 내 인생 계획을 생각해 보면 정말이지 거창함 그 자체였다. 한의사가 되어 전 세계에 한의원을 차리고, 무려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겠다니… 어리기에 가질 수 있었던 참으로 원대한 꿈들이었다. 그 꿈을 지금 와서 터무니없다고 비웃는 것이 아니라, 그때는 그런 삶을 살지 않으면, 그런 대단한 꿈을 이루지 않으면 인생이 그리 의미 있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모든 꿈을 이루기 위한 첫 발걸음이었던 한의전에 막상 입학해 보니, 그런 거창한 꿈을 꿀 새가 없다.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걱정은 사라졌지만, 똑 부러지는 동기들 사이에서 자존감을 잃지 않고, 무서운 유급을 피하기 위해 어쩔 땐 수험생 시절보다 더 허덕이느라 그런 어마어마한 꿈은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되레 잊고 지낼 때가 많다. 한동안 SNS에서 유명했던 한 한국사 스타 강사의 강의 영상이 있다. 꿈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영상인데, 그분은 꿈은 동사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한의사가 꿈이 되어서는 안 되고, 한의사가 되어 어떠한 사람이 될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와 같은 동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명사인 꿈을 좇는다면 우리는 목표를 성취해 내는 것을 삶의 목적으로 두게 될 것이다. 반면, 동사인 꿈을 좇는다면 우리는 목적지를 설정하고 그곳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삶의 모든 순간들이 소중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살아나감 그 자체로 눈이 부시는… 잠시 잊고 있었던 것 같지만, 처음 한의사를 꿈꾸었던 이유도 그런 동사적인 꿈 - 한의사가 되어 환자들과 교감하고 싶다. 따뜻한 한의사가 되고 싶다. - 의 일종이었던 것 같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내가 한의사라는 직업을 가지며 커리어적으로 아주 대단한 성취를 이루게 될 순간, 그리고 환자들을 잘 치료해 내고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순간. 과연 나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들 중 어떤 시간을 떠올리게 될까. 지금의 나라는 사람이 생각해 보자면, 그건 후자일 것만 같다. 그리고 아마도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영화 <소울> 속 ‘조’가 그랬던 것처럼, 삶은 ‘꿈’이라는 목적을 위해 살아가는 것보다 살아가는 것 그 자체로, 나를 둘러싼 일상 속 행복을 온전히 느끼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걸 아주 조금은 알게 되어서가 아닐까 싶다. 꿈만이 삶의 목적인 줄 알았던 어린 나를 떠올리며, 그래도 스물여덟의 나는 삶의 의미를 놓치지 않고 살아가고 있지 않나 하며 나름의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던 1월 1일. 새해의 첫날이 퍽 마음에 든다. 그저 행복하기만 할 순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겠지만, 그럼에도 살아나감 그 자체로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이 순간들의 소중함을 잊지 않는, 내게 주어진 이 시간들에 감사하며 나 자신과 내 사람들의 손을 잡을 수 있는 그런 삶을 부디 내가 살아 나가기를. 물론 지금껏 그래왔듯 나는 앞으로도 또다시 새로운 꿈들을 찾고 그 꿈들을 이뤄가는 순간들을 바라며 살아가겠지만, 그걸 이뤄내는 순간만이 행복이 아님을 내가 꼭 잊지 않으면 좋겠다.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만으로 내 인생의 이유를 찾지 않기를, 또 혹여 실패하는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기를. 성취에, 혹은 나의 이익만을 위한 이기적인 꿈에 매몰되어, 주변의 소중함을, 일상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이면…“雲溪 김정제 학장님이 그립다”김병운 유성당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학장)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이면 여러 스승님들이 떠오르지만, 그 중에서도 가신지 33주년이 지난 운계 김정제 선생님이 더욱 그립다. 돌이켜 60년 전 내가 학생 때 의료법 14조 2항의 재개정을 위해 애태울 때 김정제 회장님과의 만남과 간절하고 절박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 때 의료법 재개정과 폐교된 학교의 재건을 위해 한의계가 2년여 동안 많은 노력을 계속 했지만 달성치 못해 1963년 9월 중순 한의학과 전학생이 ‘의료법 재개정 촉구 단식투쟁’을 결행했다. 단식 2일째 보사부장관이 내교해 국립의대에 편입시켜 주겠다던 제안도 거절하고 계속 단식 중 부산에 콜레라가 번지면서 강제 해산됐다. 14조 2항은 한의사의 면허 취득 조항으로 국립 의과대학에서 한의학을 전공 이수한 자만이 한의사 면허 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했고, 국립 의대에는 한의학과 설치가 없었으므로 결국은 한의사의 양성을 폐지시키려는 양의학계의 작용이 군사정권의 최고 회의에 반영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었다. ‘국립’ 자구 수정해 개정안 통과 맥이 풀려 지내던 중 한의사협회장에 새로 추대된 김정제 회장님을 혹시나 하고 성제국한의원으로 찾아가 뵈었다. 진료 중이시던 김 회장님은 “학생대표가 무슨 용건인가”하고 물으시고 단식 후의 소식과 어떤 해결책이 있는지 물으셨다. 나는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의료법 14조2항 중 국립이란 자구를 삭제하는 재개정안이 통과돼야만 한의과대학이 재인가될 수 있고 문사위 소관이며 홍종철 장군이 상임위원장인걸 말씀드렸더니, 홍 장군과는 특별한 친분이 있으니 상의해 보겠다며 1주일 후 다시 오라고 하셨다. 1주일 후 김 회장님은 홍 장군댁을 방문해 상담을 했고, 홍 장군이 난처해 하는 속내와 뭐라도 해보겠다는 의지를 은연 중에 느꼈으니 일단은 기다려 보자면서 다시 한달 후에 오라 하셨다. 반신반의 기다리다 한달 후 다시 찾아 뵈었더니 가슴뛰는 소식을 들려 주셨다. 문사분과위에서 ‘국립’이라는 자구를 삭제한 채 개정안을 심의 통과시켰고, 본회의에 상정했으니 며칠 더 기다려 보자 하셨다. 그 후 며칠이 지나 본회의도 통과되고 1963년 12월 16일 문교부에서 시설 보안을 조건으로 6년제 동양의과대학 인가를 결정했다. ‘동의보감’ 전체 내용을 암송 정말 꿈같은 쾌거였고, 눈물 겹도록 고마웠다. 그렇게 2년여를 한의학계가 애태워도 불가했던 일들이 단 2개월만에 법을 고치게 하고, 1개월만에 대학 인가를 받아낸 기적이 이뤄진 것이다. 없어진다고 누구나 생각했던 한의과대학이 기적처럼 살아났고, 나를 포함해 모든 한의계가 이 때의 이 분에게 받은 은혜는 적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는 김 회장님이 동양의과대학과 경희대학교를 병합할 때의 일이다. 재단을 합병하고 부속 한의원 원장으로 오전만 근무하고 남는 시간은 임상강의로 동의보감 강의를 해보겠다는 허락을 받아 내었다. 대학 강의는 해본 적이 없다며 절레절레 사양하시는 것을 겨우겨우 우겨서 시작한 강의였지만, 동의보감 25권 전권을 순수한 암송으로만 했던 그 강의는 신기(神技), 그 자체였다. 그 분의 강의는 1966년 4월부터 1967년 11월 말까지 2년간 이어졌다. 아마 동의보감을 편찬하신 허준 선생도 그 강의 모습을 보셨다면 깜짝 놀라셨으리라! 비록 자신의 저서일지라도 누가 그 많은 내용 전부를 암송해 낼 수 있을까? 우리는 김정제 교수님을 허준 선생 이상으로 추앙했다. 2년만의 강의만으론 교수님의 의술을 다 전수받을 수 없어서 새로운 한의학 의서 저술을 간곡히 부탁드렸다. ‘진료요감’의 간행도 정작 당신은 의불저서(醫不著書)라는 선인의 가르침이 엄연한데 본인이 어떻게 책을 쓰느냐며 극구 사양하느라 7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고 말았다. 그렇게 어렵게 나온 진료요감은 한글로 된 최초의 종합 한의서로 동의보감과 역대 중의학서를 참조 고증했고, 평생 진료 환자의 수증과 변증에 따른 효험이 검증된 130여 운계방을 등재하셨다. 또한 약물편에 각 약물의 용량 폭을 크게 늘려 당귀 1회 용량을 50∼60g, 천궁은 20∼40g, 인진을 3∼15g, 인삼을 75∼110g 등 약물의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 쓸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지금의 임상가들도 참고할 만한 자료라고 확신한다. 경희대 한방병원 시설 확장 세 번째는 경희한의대 간계내과 교수 시절에 그 분을 모실 때의 일이다. 김정제 원장님은 조영식 총장님으로부터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확충을 위해 김정제 원장님을 한의대 초대학장으로 모셨고, 진료는 간계내과 소속이었다. 초대 학장과 부속한방병원장 부임 후 한방병원을 크게 신축해 입원 병실과 외래진료실을 확장시켰으며, 엑기스제제 시설을 완성했다. 그때 나는 황달을 수반한 B형간염 환자에 인진·택사 각 15g씩을 증량해 1일 3회씩 복용시켜 현대의학적 검진 결과 뚜렷한 개선 효과를 얻었고, 황달이 아닌 B형간염인 경우에도 같이 투여해 획기적인 결과를 얻어 生肝建脾湯을 만들었는데, 당시 김정제 학장님께서 이 처방을 ‘생간건비탕’이라고 이름 지어주시면서, “황달이 아닌데 인진을 써도 되겠냐?”고 걱정해 주시던 말씀이 새삼 떠오른다 “늘 고맙고, 늘 죄송하다” 좋은 일이든 싫은 일이든 내가 영향을 받은 사람들은 이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고 좋은 일이든 싫은 일이든 내가 영향을 준 사람은 손으로 셀 수 없을 만큼의 나이가 되어서도 나는 김정제 학장님이 늘 생각난다. 늘 고맙고, 늘 죄송하고, 늘 부끄럽다. 돌이켜 보니 雲溪 김정제 학장님은 나의 학생 때부터 스승이셨고, 교수 시절의 스승이셨으며, 그 분이 돌아가시고 나서 나 혼자 남았을 때도 스승이셨다. 아마도 내가 생을 다하는 순간까지 그 분은 나의 영원한 스승이실 것이다. . -
장기화되는 코로나19 후유증, 한의치료 효과는?윤호영 정책보험이사(부산광역시한의사회)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long-COVID를 정의하며 주의를 주고 있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Post-COVID Conditions을 설명하며 미국장애인법에 의거해 장기후유상태를 장애로 간주할 수 있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10∼20%의 코로나 감염환자에서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의 통계결과와도 비슷하다. 후유증 기간의 기준은 기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적어도 4주 이상 지속되며, 코로나19 감염 이후 발생한 복합 증상들이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코로나 후유증으로 발견된 것은 200가지가 넘는 상황이며 미국에선 치료 후 1년 뒤에도 심장마비, 뇌졸중, 심부전 등의 위험이 높아진 사례가 보고되었다. 영국 통계청은 장기 후유증 환자를 최소 150만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대략 감염자 중 10%는 후유증 환자로 보고 있고,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피로와 권태감, 호흡곤란 또는 숨참, 인지장애(brain fog), 기침, 각종 통증(두통, 흉통, 관절통, 근육통 등), 후각 혹은 미각의 이상, 심계항진, 설사, 수면문제, 발열, 발진, 현기증, 기분변화 등으로 매우 다양하며 다기관 손상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한 직접적인 손상, 면역과잉에 의한 다발성 손상, 심리적 영향 등에 의해 단일 혹은 복합 증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원인을 특정할 수 없으며 증상의 조합과 개별 환자에 맞는 변증 진단을 통해 대증치료, 맞춤치료가 필요하다. 증상에 따른 임상진료지침을 참고하되, 현장의 전문가 판단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후유증의 발현 빈도를 보면 국립중앙의료원의 조사에서 △피로감(57.4%) △운동시 호흡곤란(40.4%) △탈모(38.3%) △가래(21.3%) 등의 순으로 조사결과가 나왔고, 영국 국립보건연구원(NIHR) 조사에서도 피로, 호흡곤란, 기억력 저하 등이 가장 흔하고 지속적이었다. 코로나 후유증 증상을 변증 분류해 보면 기허, 양허, 음허 등으로 전통적인 의미에서 허약 증상들이 가장 많다. 신체의 대사량과 회복 등의 저하 상태를 치료하는 것과 더불어 개별 처방을 통해 환자에게 맞춤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한의치료의 장점은 작게는 개인의 삶의 질의 훼손, 크게는 사회적 비용이 과도한 발생이 일어나는 현재 시국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건강을 위해 한의사와 한의계 제 단체가 적극적으로 현 상황에 대처해 의료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국제학술지 ‘파이토메디신’에 기재된 내용 중에는 인삼과 생맥산이 코로나 회복기 환자에게 유용하고, 여러 한약재들이 직접적인 항바이러스 활성을 가지고 있으며, 코로나19 증상 중 기관지 증상과 설사 등의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보고된 바 있다. 또한 코로나19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진행된 실험에서 증상 회복까지 걸린 기간이 한·양방 병행치료는 7일, 양방치료만 한 그룹은 10일이 걸렸다는 결과도 있다. 이밖에 일본감염증학회는 한약치료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해 체내 면역세포인 NK세포 기능을 활성화하고 과도한 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공표키도 했다. 코로나19 감염시 대표적인 증상인 인후통, 기침, 가래, 몸살, 발열, 오한 등을 치료하는 한약에는 은교산, 연교패독산과 함께 승마갈근탕, 쌍패탕 등이 있다. 코로나19 감염 후 소화불량과 설사가 동반된다면 오적산, 곽향정기산 등도 활용할 수 있으며, 후유증 상황에서는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는 청상보하환이나 맥문동탕 등을, 만성피로에는 보중익기탕이나 경옥고 등, 인지장애에는 육미지황탕이나 천왕보심단 등의 처방을 활용 가능하다. 단, 이러한 한약 처방들은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맞아야 하며, 임의로 증상을 판단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적절한 한약의 처방과 증상에 대한 판단은 한의사에게 진단을 받은 후 진행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간혹 급성 감염병의 치료 및 관리와 관련해 한약치료에 낯설어 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미크론에 효과가 있어서 재택치료 상비약으로 판매되는 월드로신, 인후신 등의 약들이 실제로는 ‘은교산’의 변형으로서 실질적인 한약성분이며, 이외에도 무수히 많기 때문에 급성기 치료에서 한약치료는 생각과 달리 낯선 치료가 아닌 익숙함의 영역이다. 그리고 한약 이외에도 일정 기간 내원이 가능하다면 로컬 한의원과 한방병원 등에서 온열치료, 침치료, 약침치료, 추나요법 등을 진행해 인체의 회복능을 강화시켜주는 것으로 후유증 극복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직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기전이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다양한 코로나 후유증이 국민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있는 것이 사실이다. 명확한 임상진료지침이 정리되지 않았고, 대증치료를 기반으로 환자들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특히 전문가의 역량, 축적된 임상 경험이 중요하다. 허증 위주의 코로나 후유증을 치료하는 부분에서 한의치료는 익숙하게 해오던 치료를 진단 후 적용만 하면 되는 만큼 이미 재현성과 안전성이 확보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 확진, 격리 그리고 후유증으로 이어지는 질병의 고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고통받고 있는 많은 환자들이 한의치료를 통해 하루라도 빨리 건강을 회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대한형상의학회에서 전하는 임상치험례 <6>최진용 진성한의원장 채○○(여자 60세. 2020년 10월 26일 내원) 【形】 입이 기울고 단정하지 않음, 속 피부 조밀하고 윤기 있음, 갈우가 작음. 【色】 얼굴색은 희고 윤기 보통. 【脈】 맥은 부하면서 힘이 있는데 우측이 더 강함. 【五味】 단맛 좋아함, 신맛은 약간 먹고 매운맛 못 먹는다고 함. 간이 되어야 맛있음. 【腹診】 복부가 그득하고 누르면 다 불편을 호소함. 【旣往歷】 병원에서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받음. 【生活歷】 물이 건강에 좋다고 해서 의식적으로 물을 많이 마시고 짠맛은 나쁘다고 해서 적게 먹는다고 함. 건강식품은 6가지 정도 먹고 있음. 【症】 음식을 먹으면 대변이 마렵고 화장실에 가면 변이 지린 증상으로 2년 정도 고생하는데 양방병원약은 잠깐 효과 있다가 그대로이고 한의원에서 한약을 먹으면 변이 더 지리고 설사하고 불편해서 5일 이상 한약을 먹지 못한다고 하면서 5일분 한약을 원함. 가슴이 답답하고 쓰리고 목도 아프다. 가슴과 심장이 떨리고 등이 시리다. 온몸의 기운이 없고 쇼크가 올 것 같아서 겁이 나고 이때는 음식이나 건강보조식품을 먹어서 진정시킨다고 함. 우측 어깨 우측 허리 고관절도 아프다고 함. 머리 눈 가슴 배 뒷목 등 허리 다리 다 불편하다고 함. 【治療 및 經過】 평위산 가 산사육 신곡 맥아 생강 100 대추 40으로 15일분 투약하면서 건강보조식품은 당분간 끊고 물은 갈증날 때, 식사는 배가 고프지 않으면 거르고, 음식은 당기는 맛데로 먹도록 함. 11월 10일 내원함. 변은 지리지 않고 설사도 하지 않는데 나머지 증상은 비슷하다고 함. 약 맛이 시어서 불편하다고 함. 다시 오미에 대해서 문진하니 단맛은 좋고 매운맛은 싫고 신맛과 느끼한 맛도 싫어한다고 함. 평위산 생강 120 대추 40으로 15일분 투약함. 11월 27일 내원함. 지난번 약보다 약맛이 좋다고 함. 제반 증상 20% 정도 개선됨. 12월 14일, 2021년 1월 5일, 1월 15일, 2월 2일, 2월 18일, 3월 5일까지 계속해서 투약하고 제반 증상이 80% 정도 개선되어 좋아함. 그런데 여전히 우측 맥이 더 부하고 유력함 음식은 조절을 하는데 가슴이 불안하면 음식을 먹는다고 함. 【考察】 상기 환자는 망진상 입이 기울고 단정하지 않은 것은 동의보감 비장대소에서 비위에 질병이 발생하기 쉽다고 했고, 맥진상 우측 맥이 좌측보다 부하고 활하면서 힘이 있는 맥은 동의보감 내상에서 내상맥이라 했다. 또 피부가 윤기가 있고 복부를 누르면 아픈 것은 실증으로 진단했고, 증상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中滿 증상이 있으면 동의보감 용약편 치병필구어본에서 中滿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고 했으며, 생활력에서 물을 의식적으로 많이 마시고 건강식품도 6종류나 복용하면서 내상맥이 나타났고, 동의보감 심병문에서 問診은 五味를 물어보아서 병이 일어난 곳과 있는 곳을 알아내야 한다고 했다. 필자는 환자를 진단할 때 반드시 망진, 맥진과 함께 반드시 오미를 問診해서 처방과 침치료를 한다. 결론적으로 상기 환자는 망진, 맥진, 생활력 등에 의거해서 위장의 실증을 치료하기 위해 胃實에 사용하는 평위산을 처방했다. 그리고 매운맛은 뭉친 기를 흩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평위산에서 생강의 양을 늘려서 평위산 처방이 매운맛이 조금 더 나도록 처방해 좋은 효과를 거두었다. 【參考文獻】 『東醫寶鑑·胸·食積胃脘痛』 ①과식으로 적체가 되어 위완통이 생기면 먼저 토법을 쓴 후 향소산[처방은 상한문에 나온다]에 생강·총백·오매를 넣고 달여 먹는다[《득효》]. ②평위산[처방은 내상문에 나온다]에 신국·맥아·산사육을 넣기도 한다[《입문》]. ③가미이진탕[처방은 담음문에 나온다]·가미지출환[처방은 앞에 나온다]을 써야 한다. 『東醫寶鑑·胃·平胃散』 ①비위가 조화롭지 못하여 음식 생각이 없고 명치 부위가 불러오르고 아프며, 구역질·딸꾹질을 하고 속이 메스꺼우며, 트림이 나고 탄산(呑酸)이 있으며, 얼굴이 누렇고 살이 마르며, 나른하여 눕기 좋아하고 자주 설사하는 것을 치료한다. 또한 곽란·오열(五噎)·팔비(八痞)·격기(膈氣)·반위의 증상을 치료한다. 창출 2돈, 진피 1.4돈, 후박 1돈, 감초 6푼.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생강 3쪽, 대추 2개와 함께 물에 달여 먹는다. 또는 가루내어 2돈씩 생강과 대추 달인 물에 타서 먹는다[《입문》]. ②평위산은 강렬하게 소모시키고 흩는 약이다. 실제로 위(胃)를 보하는 약은 아니고 토기(土氣)가 두터운 것을 사하여 고르게 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써서 위기(胃氣)가 조화롭게 되면 곧 복용을 중지해야 하고 늘 복용해서는 안 된다[《단심》]. -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 -10이민기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 의장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본과 2학년) 3월 대선이 마무리된 후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어 지난 10일 취임후 임기를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불공정과 무능력으로 점철된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을 가져오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대선에서 투표로 청년의 목소리를 냈다. 그 결과 정권이 교체됐으며, 이런 변화의 바람은 대한민국의 젊은 청년들에게 이후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때 지금보다 더 건강한 대한민국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든다. 청년으로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기대하게 되지만, 젊은 한의사로서는 마주하게 될 대한민국의 진료 현장에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대학에서 의생명과학을 비롯한 기초의학을 교육받고, 이런 기초의학을 기반으로 한의학기초와 한의학임상을 배우고 있는 한의과대학 학생들에게 현재의 의료 현실은 너무나도 가혹하기 때문이다. 모든 학문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변화하기 마련이다. 한의학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근거중심의학, 예방의학을 중심으로 개편되는 의학의 흐름은 한의사들에게도 원전과 변증논치를 기반으로 한 한의학뿐 아니라 근거를 기반으로 한 한의학으로 진료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발맞춰 한의대 교육은 한의학교육평가원에 의해 새로운 교육평가기준을 계속 만들어나가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변화하고 있다. 이는 한의학이 고전과 과거의 논리에 얽힌 과거의 학문이 아니라 계속 학문의 가치를 재정립해 나가는 현대의 학문이기 때문에 그렇다. 중국에서는 신종플루 이후 은교산과 마행감석탕 등 한약을 이용한 대규모 임상연구를 진행해 경증환자들에게 한약투여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으며, 이후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발발하고 있는 현재까지 공식 진료 지침에 한약을 포함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는 동양의학회의 주도로 한약제제를 이용한 대규모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한의사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게 붙잡히며 온전히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 너무나도 아쉽다. 한의사는 면역학, 예방의학 등의 기초의학을 충분히 학습하고 있으며 법률에는 한의사가 감염병이 의심되는 환자에 대한 신고의 의무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국가에서 한의사를 코로나 대응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박탈감을 지울 수가 없다. 비단 코로나 문제뿐 아니라 젊은 한의사들은 한의과에서도 의과에서 진행하는 수준의 근거중심의학을 배우고, 임상에서 시행하고 싶다. 그러나 현재 한의계가 직면한 진단기기 등 안건이 시대와 동떨어진 방향으로 결정되면서 생기는 의료 현실의 불공정은 젊은 한의사들에게 큰 아픔이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교육받은 의료 인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기에 비용 효과 차원에서의 문제 또한 발생한다. 대한민국에 무능력과 불공정을 혁파하겠다는 이름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은 현 정권에 목소리를 높여 부탁드린다. -
인류세의 한의학 <8>김태우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한의원의 인류학 : 몸-마음-자연을 연결하는 사유와 치유> 저자 닥쳐올 생명들의 고통과 죽음을 한목소리로 우려하는 위기 상황에서, 치료하고 살리는 것을 그 존재 이유로 하는 의학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인류세의 한의학>은, 기후위기라는 경험해 보지 못한 시대에, 의학의 소임을 생각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 글 시리즈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한의학이 가진 포괄적 연결의 관점이다. 의학으로서, 한의학은 몸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지만, 몸만이 한의학의 관심사인 것은 아니다. 인간의 몸과 몸 밖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몸을 바라본다. 그러므로 『동의보감』과 『동의수세보원』이 공히, 그 본문의 논의를 ‘천(天)’이라는 글자로 시작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동의보감』이 신형장부도와 함께 기재된 글에서 천(天)과 인(人)의 관계로 논의를 시작하고, 첫 문(門)인 신형(身形)을 논하기 위해 천형(天形)을 말하는 것은 자연스럽다.1) 『동의수세보원』이 하늘[天]의 기틀로 그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동아시아 의서의 마땅한 순서일 것이다. 『동의보감』에서 천형과의 관계 속에서 신형을 논하듯, 『동의수세보원』에서 천기(天機)에 이어서 인사(人事)를 논하는 것은2) 포괄적 관계망 속에서 몸을 바라보는 한의학의 관점을 분명히 드러낸다. 천형-신형, 천기-인사와 같이 몸 안팎에 대한 관심은, 기후위기 시대 한의학의 존재 이유에 대해 중요한 부분을 말하고 있다. 한의학의 연결의 관점은, 분절의 위기 시대에 치유의 관점이 될 수 있다. 기후위기의 시대는 분절의 관점이 강조되어 있는 시대다. 탄소를 태워 에너지를 만드는 것은, 인간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는, 저기 멀리 떨어져 있는 자원을 이용하는 것일 뿐이었다. 자원이 저장된 자연과 인간이 기거하는 사회는, 분리된 공간을 점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왔다. 이것은 관계 속에서 하늘과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과 차이가 난다. 이러한 차이는 자연(自然)과 자연(Nature)을 살펴보면 보다 분명해 진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자연’은 번역어다. 자연(自然)은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지만, 또한 Nature를 번역하기 위해 차용된 말이기도 하다. 서양 지식의 번역에 근대화의 명운을 걸었다고 할 정도로, 개항기 일본은 번역에 열을 올린다. 이때 우리가 지금 일상으로 사용하는 다수의 말들이 번역된다. ‘사회,’ ‘개인,’ ‘연애,’ ‘존재,’ ‘자유’ 등은 그때 번역된 단어들의 일부 예시다.3) 이 말들을 사용하지 않고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들 번역어들은 지금 우리 언어생활의 필수불가결한 부분을 이룬다. ‘자연’도 이때 번역된 단어 중 하나다. 당시 일본의 번역자들은, 외래어의 의미에 맞게 한자를 구성하기도 하고(‘환경(環境)’이 여기에 해당), 번역을 위해 동아시아에 없는 개념을 조어하기도 했으며(‘객관(客觀)’이 여기에 해당), 동아시아 고전에서 비슷한 말들을 차용하기도(‘위생(衛生)’이 여기에 해당) 했다. 자연은 세 번째 경우에 해당하는 말이다. 세 번째 번역방식의 경우에 있어 흥미로운 것은, 똑같이 발음되지만 (위생과 위생, 자연과 자연 같이) 원래 의미와 번역된 말의 의미의 차이는 작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흥미로운 것은 차용된 말의 원래 의미는 희석되고, 번역하려고 한 말의 의미가 차용된 말의 의미를 대체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자연(Nature)이 번역되면서 자연(自然)은 변방으로 밀려났다. 위생(衛生)이 『장자』에서 차용되었지만, 본래의 의미는 가물가물해지고 위생(Hygiene)의 의미만 부각되는 경우와 비슷하다. 하지만 원래의 의미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관계, 연결의 관점이 요구되는 기후위기의 시대에는 더욱 그러하다.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자연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이러한 설명이 먼저 나온다. 사람과 떨어져 있는 것을 자연이라고 한다. 인위, 인공, 그리고 인간과의 대척점에 있는 것이 자연이다. 말의 힘은 강력하다. 우리가 번역어 자연을 사용하고부터, 자연은 인간과 분리된 무엇으로 존재한다. ‘자연’이라고 말할 때 이미 자연은 ‘저기 멀리’ 떨어져 있게 된다. 동시에, 자연과 동떨어진 인간이 ‘여기’에 위치하게 된다. 자연(自然)에서 자연(Nature)으로의 전이는, 연결된 세계의 이해에서 분절된 세계의 이해로의 전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보호’는 기후위기 시대에 특히 필요한 언어이고 활동이지만, 여기에도 분절의 관점은 녹아 있다. 동떨어져 저기 존재하는 자연은, 여기에 있는 인간이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구도가 ‘자연보호’에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 말에는 인간과 분리되어 있는 자연과, 수동적인 자연이 전제되어 있다. 이러한 자연에 대한 이해는 “인간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는 자연 이해와 차이가 난다. 이 『도덕경』 문장에 대한 왕필(王弼)의 주석을 보면, 존재들의 연결되어 있음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사람은 땅에 어긋나는 짓을 하지 않아야만 그가 온전하고 안전해질 수가 있다...땅은 하늘에 어긋나는 짓을 하지 않아야만 생명을 온전하게 생성해낼 수 있다...하늘은 도에 어긋하는 짓을 하지 않아야만 생성을 온전히 관장할 수 있다...도는 스스로 그러함을 어기지 않아야만 비로소 그 최종적 본성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4) 이 주석의 문장은 기후위기 시대에 뼈아프게 다가온다. 그동안 인류는 얼마나 땅에 어긋나는 일들을 해왔는가? 하늘에 어긋나는 짓을 해왔는가? 기후위기를 초래한 어긋나는 일들이, 안전하지 못한 인간과, 온전하게 생성하지 못하는 생명들의 어려움을 초래했다. ‘자연보호’에서의 자연과 본래 자연의 의미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자연보호는 무엇보다도 우선해서 추구해야할 일이지만, 보호의 대상으로 저기 있는 자연의 관점으로는 이 초유의 위기를 극복하기는 어렵다. 자연은 인간이라는 만물의 영장이 시혜를 통해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연결되어 있으므로 본받지 않을 수 없고, 어긋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인간과 땅, 하늘 그리고 자연의 관계다. 인간이 자연에 시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땅, 하늘, 자연은 본받아야할 관계로 이어져 있다. 연결되어 있으므로 서로 본받음을 통해 안전하고, 온전하고, 생성할 수 있다. 『동의보감』과 『동의수세보원』이 함께 ‘천(天)’으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연결의 관점 때문이다. 인간-땅-하늘-자연의 연결의 관점과 같이 한의학은 몸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건강과 질병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는 몸과 몸 밖 자연의 관계를 말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후위기의 시대는, 천(天)과 인(人)의 관계가 고리타분한 클리셰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닥쳐올 질병들은 이러한 관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의학적 대처에 대한 적극적 논의를 시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몸을 이야기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신형(身形)’을 말하기 위해 ‘천형(天形)’을 이야기하고, ‘인사(人事)’와 ‘천기(天機)’가 연결한 논의가 필요하다. 기후위기의 시대는 몸 안만을 바라보지 않는 의학을 요구한다. 그 시선에서부터 내용에 이르기까지 포괄적 연결의 관점이 요구되고 있다. 몸만을 바라보는 의학은 기후위기 시대에 지속가능한 관점과 돌봄을 제공하지 못한다. 인간과 자연을 떨어뜨려 보는 관점도 이제 과거의 것이 되어야 한다. 앞에서 인용한 『도덕경』의 문장에서 ‘본받는다’라고 한 것은, 원문의 ‘法’을 표현한 것이다. 본디의 순리에 거한다는 말이다. 인간-땅-하늘-자연은 본디의 순리로 연결되어 있다. 그 순리에 거하는 것을 통해 사람도 건강하고 하늘땅도 온전한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순리에 법함에 의해 인간과 자연도, 의학과 환경도 연결되어 있다. 1) 인용 출처를 밝히는 작업에 충실한 『동의보감』에서 그 출처를 밝히는 부분[“孫眞人曰,” “乾鑿度云”]을 제외하면, 신형장부도[“天地之內以人爲貴”]도 신형문[“天形出乎乾”]도 모두 “천(天)”으로 시작한다. 2) 『동의수세보원』은 천기[“天機有四”]와 인사[“人事有四”]를 말하는 것으로 본문을 시작한다. 3) 여기에 나열한 단어들은, 근대 일본에서 번역어가 새롭게 자리를 잡는 과정을 다루고 있는 『번역어의 성립』(야나부 아키라 저, 김옥희 역 (2011))에서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는 번역어들이다. 4) 여기서 왕필주 번역은 도올 김용옥(2020) 『노자가 옳았다』를 따랐다. -
한의약 임상연구와 안전성 데이터 확보로 체계적 근거 마련골다공증은 대표적인 갱년기 여성 및 노인 근골격계 만성질환으로,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서 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50년 골다공증 유병률이 지금의 약 4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우리나라도 2017년 고령사회 진입에 이어 2024년 초고령사회가 예측되는 만큼 골다공증 환자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다공증은 물론 골다공증으로 야기되는 골절 및 근골격계 질환의 치료 및 예방에 대한 한의 치료의 필요성을 높게 인식하고 있음에도 현재 계통적이고 체계적인 골다공증 한의진료지침의 부재로 인해 한의사와 환자 모두 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골다공증 환자를 진료하는 한의원, 보건소 등의 1차 의료기관 및 한방병원, 대학병원 등 모든 한의 임상 현장에 한의 진단·치료·예방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여 의료의 질을 높이고,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골다공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최초 개발하게 되었다. 골다공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개발을 위하여 국내외 여러 골다공증 진료지침을 검토하고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매뉴얼을 준용하여 체계적 문헌 검색 전략을 수립했다. 또한 GRADE(The Grading of Recommendations, Assessment, Development and Evaluation)에 기반을 둔 근거기반 지침개발 방법에 따라 침, 뜸, 한약, 약침, 추나, 부항, 매선의 단독 및 병행치료에 대한 총 16개의 권고안을 도출하여 보다 객관적인 진료지침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이와 함께 임상 한의사, 의료소비자인 일반인을 대상으로 골다공증 한의 진료 현황과 요구도, 수요도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핵심 임상질문 및 권고안에 대한 전문가, 시민단체 검토 자문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지침 사용자와 의료이용자의 의견이 반영된 지침을 개발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지침의 핵심적인 권고사항 외에 ‘임상적인 고려사항’을 추가하여 지침을 활용하는 한의사의 이해도와 활용도를 높이고자 했으며, 그림으로 정리한 진료 알고리즘을 통해 골다공증의 감별진단, 중증의 위험 상황 진단, 단독치료 및 병행치료 등에 관한 내용을 순차적으로 제시하여 임상의들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자 했다. 이번에 개발한 지침은 국내 최초의 골다공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으로서 향후 지속적인 갱신 노력이 필요하다. 골다공증 한의 진단 및 치료의 다양한 임상 연구와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 확보, 이를 통해 활용도 높은 근거기반 지침의 체계적 개선이 향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의계 임상 일선에 임상진료지침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지침의 인지도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본 임상진료지침에 대한 사전 설문조사에서도 한의사 다수가 임상에서 진료지침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는데, 사용자에게 지침 개발을 인식시키고 쉽게 접근하여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을 통해 다양한 새로운 질환의 임상진료지침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어 한의사들의 인식도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골다공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NCKM, http://nckm.or.kr)을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하다. (문의: choish@nikom.or.kr) 경희한의대 침구과 백용현 교수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471)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83년 6월10일 경희의료원 19층 회의실에서 대한침구의학회(당시 대한한의학회 침구분과학회)가 제7차 침구학술집담회를 개최했다. 100여명의 회원이 참석한 집담회에서 제8차 세계침구학술대회 참가보고와 학술 및 임상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당시 학회의 李潤浩 會長(이하 존칭 생략)의 개회 인사로 시작하여 불가리아 소피아 국립문화회관에서 열렸던 제8차 세계침구학술대회 참가보고가 安榮基에 의해 이뤄졌다. 安榮基의 보고에 따르면, 세계 37개국이 참가한 同침구학술행사에서 공산권까지 침구학에 대한 기초 및 임상 연구가 활발히 전개되었음이 확인됐고 각국이 전기, 전자 및 레이저광통신 침구치료의 응용에 관심이 높았다고 했다.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에 보관하고 있는 당시 인쇄되어 배포된 ‘第七次 鍼灸學術集談會 論文抄錄’에는 모두 7편의 논문이 실려 있었다. 원광대학교 洪淳用의 「許任 『鍼灸經驗方』의 임상적 가치」, 보령당한의원 姜錫春의 「複視症의 鍼治驗例」, 경희대 姜成吉의 「경락경혈 표준화 국제회의 경과보고」, 유정한의원 吉浚賢의 「수지침의 임상례」, 성심한의원 金己培의 「太極鍼法 논고」, 대남한의원 鄭炫國의 「艾灸가 貧血家兎의 적혈구상에 미치는 영향」, 대전대 蔡禹錫의 「黃帝內經의 疼痛鍼治療에 대한 문헌적 고찰」 등이 그것이다. 洪淳用은 위의 논문에서 許任의 『鍼灸經驗方』(1644년 간행)에 나오는 鶴膝風과 卒惡風肉痺不知人의 치료 방법을 응용해서 큰 효과를 얻은 개인적 경험을 醫案의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鶴膝風에 中脘, 委中, 風池 등에 刺鍼하는 방법은 여타 침구서적에 보이지 않는 許任이 스스로 개발한 鍼灸處方으로 판단되는데 이것을 남자아이에게 3주간 시술하여 완전히 치료되었던 경험과 卒惡風肉痺不知人에 『鍼灸經驗方』에 나오는 “神道在第五椎節下間이니 俛而取之하야 灸三百壯이면 立差니라”라는 문장에 근거하여 중년 남자를 기사회생시켰던 경험 등이 그 내용이다. 姜錫春은 「複視症의 鍼治驗例」에서 複視症은 한의학에서 “視一物爲兩”이라고 표현되는 증상으로서 “한 물체가 둘 이상의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는 이러한 증상이 있는 환자는 신경과민체 또는 신경과로하는 직업인들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하였다. 본 논문에서 그는 이 증상의 침법을 수기법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姜成吉은 「경락경혈 표준화 국제회의 경과보고」에서 본 국제회의의 목적, 참가국 및 자문위원, 회의기간 및 장소 등을 소개하는 자료를 제시하였다. 아울러 국제 경혈 표준명칭을 도표로 정리하고 소개하고 있다. 吉浚賢은 본 자료집에 별도의 자료를 제공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수지침의 개인적 임상례로 강연을 하였을 것이다. 金己培의 「太極鍼法 논고」는 이병행 선생이 연구개발한 태극침법의 이론적 근거와 사상의학과의 관련성, 체질 감별 판단혈, 체질별 치료혈, 질병별 치료혈, 시술방법, 해독법 등을 소개한 논문이다. 鄭炫國의 「艾灸가 貧血家兎의 적혈구상에 미치는 영향」은 실험적 방법으로 적혈구수를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분리하여 애구를 시술하여 그 유의성을 비교한 논문이다. 蔡禹錫의 「黃帝內經의 疼痛鍼治療에 대한 문헌적 고찰」은 『황제내경』에서 동통에 대한 침구법으로 사용된 경락과 경혈을 조사하여 ①동통치료에 사용된 경혈조사 ②동통치료에 사용된 경락별 경혈의 조사 ③부위증후별 동통치료에 사용된 경혈의 조사 및 빈도 ④동통치료에 사용된 각 경혈의 적응증 조사 ⑤동통부위와 치료에 사용된 경혈부위의 관계 ⑥동통치료혈의 사용빈도수 등의 순서로 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