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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 기반 감염병 대응 닻 올랐다보건복지부와 한국한의약진흥원은 최근 유행한 감염병 대응 마련을 위해 한의계·학계·정부가 참여하는 ‘한의약 감염병 대응방안 마련 연구’ 첫 기획(kick-off) 회의를 11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감염병 분야의 국내・외 전통의학 성과 및 연구결과 등을 분석해 향후 한의약이 감염병 분야에 있어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한의약 감염병 대응방안 마련 연구’를 추진하게 된다. 특히, 이번 ‘한의약 감염병 대응방안 마련 연구’는 공공기관, 학계, 관련 협회 등 한의계 감염병 분야 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하는 첫 연구로써, 그간 한의약 기반 감염병 정책 및 치료 증례분석을 통한 임상적 근거를 마련하고, 향후 감염병 신속대응 체계 구축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경희대학교 한방병원이 총괄해 4개의 세부과제를 구성・운영하고, 연구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3개 기관에서 세부과제를 지원한다. 세부과제는 △한의약 감염병 대응 정책·제도 연구 및 전문 지식정보 체계 구축 △한의약 감염병 대응 증례기록 분석 △감염병 대응 한의약 증례기록지(CRF, Case Report Form) 개발 및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 △한의약 감염병 대응 중장기 종합계획 수립 및 상시 신속 대응체계 구축이다. 이번 첫 기획회의에서는 세부별 4개 과제에 대한 추진계획 발표 및 논의가 이뤄졌으며, 이후 본격적으로 ‘한의약 감염병 대응방안 마련 연구’를 시작한다. 1세부 과제에서는 국내・외 전통의학 기반의 감염병 대응 정책・제도・지침 등 자료를 조사・분석해 국내 보건의료 체계 내 한의약 활용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2세부 과제에서는 감염병(코로나 치료, 코로나 후유증 등)에 한의약을 활용한 증례기록을 수집・분석하여, 임상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3세부 과제에서는 감염병 관련 증례기록지(CRF, case report form) 개발 및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하여, 감염병 상황에서 상시 임상정보를 수집・분석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4세부 과제에서는 한의약 기반의 감염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해 종합계획 수립 및 신속 대응체계 구축을 진행할 계획이다. 강민규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은 “오랜 경험과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한의약이 감염병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여러 측면에서 연구가 필요하며, 정부는 이를 토대로 국내 보건의료체계 내에서 한의약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창현 한국한의약진흥원 원장은 “서양의학의 치료법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한의학은 면역력 강화 등 인체가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갖추게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한의학의 장점으로 감염병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연구개발을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
고양특례시 어르신 건강주치의 사업 ‘큰 호응’고양특례시(시장 이동환) 덕양구보건소가 고양시한의사회와 함께하는 ‘어르신 건강주치의 사업’이 어르신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시는 만 65세 이상 취약계층 독거노인을 우선 선발, 오는 11월까지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어르신 건강주치의 사업’은 한의사와 보건소 방문간호사가 요일별로 경로당을 찾아가 일대일 맞춤 건강교육와 혈압·혈당 검사 및 한의진료를 무료로 실시하는 사업이다. 건강주치의는 심뇌혈관질환, 관절염, 노인우울, 소화불량 등 어르신의 건강 상태에 맞춘 진료를 실시하고, 어르신의 만성퇴행성질환 자가관리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또한 구강보건교육, 맞춤형 복지상담 등 복지사업과의 연계도 이뤄진다. 어르신 건강주치의 사업은 올해 처음 시작해 노인인구 수가 많고, 의료시설이 인구대비 낮은 지역을 선정해 시범 운영하고 이후 점차 확대 실시될 예정이다. 현재 어르신 건강주치의는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월요일: 관산동 종합복지관 △화요일: 화정2동 옥빛15단지 경로당 △수요일: 행신동 햇빛 18-1 경로당 △목요일: 흥도동 2통 마을회관 △금요일: 고양동 행정복지센터에 월 3회 방문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흥도동에 거주하는 80대 어르신은 “다리가 아파서 한의원에 갈 수 없는데 이렇게 찾아와서 직접 진료를 봐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전했다. 한편 기타 자세한 사항은 덕양구보건소 질병관리과 방문보건팀(031-8075-4071)으로 문의하면 된다. -
임상에 도움 되는 고방치료 접근 제시[편집자주] 2022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온라인권역 행사가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통합의학의 중심, 한의학!’을 주제로 개최된다. 본란에서는 이번 학술대회를 주관한 6개 학회 중 대한동의방약학회, 턱관절균형의학회 소속 연사들의 강연을 소개한다. 대한동의방약학회는 기능성 위장장애, 속발성 무월경 등 임상에 도움이 되는 고방치료 접근을 제시한다. 턱관절균형의학회는 턱관절 이론과 임상례를 소개하고 파킨슨병 등에 턱관절균형요법을 활용해 치료하는 방법을 공유한다. ◇대한동의방약학회, 속발성 무월경 등 임상에 도움 되는 고방치료 접근 제시 △상한론 태양병 하편 구조분석(이원행 이원행화접몽한의원장) 이원행 원장은 상한론 조문을 분석해 실제 임상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하는 강의를 제공한다. 상한론의 ‘변태양병맥증 병치하제칠’(辨太陽病脉證并治下第七) 은 ‘변치습갈맥증제사’(辨痓濕暍脉證第 四)와 ‘변태양병맥증병치상제오’(辨太陽 病脉證并治上第五)에 이어 한 단락을 마무리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결흉(結 胸), 비증(痞證)의 상한론 조문 이해를 기초로 결흉의 기초를 이루는 복막염과 비증의 기초를 이루는 소화기 질환에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이 원장은 “임상에서 다빈도로 마주하는 소화기 치료법은 상한론 조문에 상당 부분 나타나 있다”며 “강의에서 다뤄지지 못한 내용은 대한동의방약학회 정회원 으로 가입해 강의를 수강하면 깊이 있는 내용을 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능성 위장장애의 한약 치료(이원행 이원행화접몽한의원장) ‘기능성위장장애’(Functional gastrointestinal disorder)는 한의원에 소화기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한약 치료 방법론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할 부분들이 있어 질환의 이해부터 주요 약물, 치법, 처방에 이르기까지 강의를 통해 짚기 위해 이번 주제를 선정했다. 2016년 대한동의방약학회 상한론 강의때 다뤘던 주제이기도 하다. 이원행 원장은 “기능성위장장애는 임상에서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치료 효과 제고를 위해 상한론 및 금궤요략의 조문을 하나씩 들여 다보며 진단 및 선방, 투약 과정에 이르기까지 이법방약의 통일성이 이루 어질 수 있도록 강의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인한 속발성 무월경의 고방치료 접근법(김휘열 하늘애한의원장) 김휘열 원장은 ‘다낭성 난소증후 군’(PCOS)에 따른 속발성 무월경의 고방치료를 소개하기 위해 PCOS의 특징과 원인, 양방치료 등을 제시하고 속발성 무월경에 자주 사용되는 고방 처방 군을 귀띔한다. 김 원장에 따르면 PCOS는 임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속발성 무월경의 원인중 하나다. 양방에서는 경구피임제, 항안드로겐제 등의 호르몬제나 메트포르민 등 당뇨치료제 외에는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원장은 “비만이나 무월경, 난임 등의 이유로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가 많은데, 고방을 통한 한약 치료는 여기에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며 주제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고방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후세명방 10선(이상윤 송현한의원장) 이상윤 원장은 초보 한의사들이 임상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후세방의 모방인 ‘고방’을 기초로 후세방을 해석하고, 고방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약처방 위주로 보완했다. 이에 따라 임상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기존의 후세방 해석과 더불어 고방의 관점을 첨언해 처방의 효용을 높이도록 강의를 구성했다. 이 원장은 “20년 전 처방공부를 위해 고민하다 고방을 배우기 위해 강의를 수강했는데, 첫 수업은 예상과 달리 후세방 보약 기본방이었다. 고방을 익히기 전 임상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후세방을 먼저 알아두라는 교수님의 배려로 실제 임상에서 많은 도움을 받은 셈” 이라며 “처방을 해석하는 다양한 관점을 통해 임상에 도움을 받길 기대한다” 고 밝혔다. △턱관절과 상부경추의 이론적 접근(이병철 이병철한의원장) 이병철 원장은 경추의 중요성과 턱관 절의 밀접한 연관성을 알리고, 상부경추 주위 근육과 구조에 대한 이해를 높여 관련 진단과 교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강의를 선보인다. 신체 부위 중 ‘목’은 우리 신체에서 중요한 기관들이 밀집해 있으며 척수와 혈관, 수많은 신경가지들이 지나가는 곳이다. 현대인들의 무분별한 스마트폰, PC 사용 등으로 다양한 질환이 발생하는 부위이기도 하다. 이 원장은 “목 부위의 중심구조인 ‘상 부경추’는 임상 관련 질환 접근 시 효과 적인 치료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며 “이번 강의를 통해 임상에서의 치료적 접근 성을 한 단계 높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턱관절균형치료의 임상실제(이영준 이영준한의원장) 이영준 원장은 턱관절 불균형이 척추 구조, 신경계 등에 미치는 영향을 제시하고 디스토니아, 틱, 뚜렛장애 등 난치질 환에 대한 턱관절균형치료 사례를 공유 한다. 이 원장에 따르면 턱관절은 경추 등전신척추구조를 조절하고, 뇌·전신과의 유기적인 정보전달체계를 정상화할 수있는 핵심 관절이다. 이에 그동안 이 원장이 경험한 수많은 임상사례를 바탕으로 턱관절의 불균형과 난치질환의 상관관 계를 분석하는 것이 이번 강의의 목표다. 이 원장은 “이번 강의를 통해 뇌신경 계·척추 구조의 문제로 야기되는 난치 질환의 치료 연구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의 턱관절균형요법 활용 가능성(유호룡 대전대 교수) 유호룡 교수는 파킨슨병 치료에 대한 일반 치료와 함께 파킨슨병 환자들이 호소하는 이갈이, 턱 및 저작근의 변화, 치아 교합점의 변화 등의 증상 관리를 위한 ‘턱관절음양균형요법’을 소개한다. 유 교수는 “파킨슨병에 대한 가장 일반 적인 치료법은 레보도파 등 도파민 대체 요법이 있지만 약 복용에도 부작용이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현대 한의학은 턱관절을 뇌와 경근, 경락체계 및 전신 척주를 균형 조절할 수 있는 핵심 관절로 인식한다. 파킨슨병 환자들이 보이는 턱관절장애 관련 질환에 현대 한의학의 관점으로 접근하면 파킨슨병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턱관절의 균형을 통한 안면비대칭의 비수술적 치료접근(채기헌 생기나라한의원장) 채기헌 교수는 안면비대칭의 분류, 평가, 치료사례를 다양한 임상 활용과 더불어 턱관절의 균형과 경추의 정렬상태 회복에 대한 내용 등을 소개한다. 안면비대 칭에 대한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안전하고 전신 건강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채 교수에 따르면 턱관절 균형의 회복은 턱관절 자체뿐만 아니라 두통, 비염, 안구 건조증, 난치성 구안와사(Bell’ palsy, Ramsay-Hunt Synd.) 등의 두경 안면부와 척추 구조의 회복을 돕고목 디스크, 허리 디스크, 요추전방전위증 등의 척추질환, 류마티스관절염, 루프스 등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 -
제주 우도로 의료봉사를 다녀와서[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지난달 17일부터 23일까지 7일 동안 제주 우도 조일리에서 의료봉사를 펼친 미로한의원 의료봉사단의 백광현 미로한의원장이 의료봉사 과정에서 느꼈던 소회를 싣는다. 2022년 의료봉사단이 방문할 지역은 올해 1월에 정해졌다. 지난해 다녀왔던 제주도 우도 조일리 이장님이 직접 전화를 하여 ‘미로한의원 의료봉사단이 우도 조일리에 꼭 한 번 더 와 주실 것’을 요청하셨기 때문이다. 조일리 차원에서 미로한의원 의료봉사단을 초청한 셈이다. 마침 코로나 상황도 녹록치 않아 해외로 나가는 것은 여전히 거의 불가능했기에 고민하지 않고 응했다. 봉사할 날짜를 잡고 비행기도 일찌감치 예약해 두었다. 2022년 미로한의원 의료봉사는 7월 17일부터 7월 23일까지 6박7일 일정으로 정해졌다. 봉사단은 한의사 2명(백광현, 박수진), 진료보조 2명(오숙희, 장문기), 진행(여상훈, 정미화), 영상기록(김지운) 이렇게 구성되었다. 제주 우도가 고향이라,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지역주민을 잘 아는 여상훈 미로한의원 실장이 올해는 환자 예약을 도맡았다. 예약, 진료 등 미로한의원의 시스템을 그대로 옮겨서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7월17일 미로한의원 의료봉사단은 제주도를 거쳐 우도에 도착했다. 봉사단은 진료실 세팅을 하자마자 환영식에 참석해야 했다. 우도 조일리 이장님과 마을 주민들이 우도에서 맛 볼 수 있는 해산물로 차려진 섬마을 밥상을 준비하고 계셨기 때문이다. 봉사단 전원이 함께 참석하여 저녁식사를 했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 분들이 우리 봉사단을 진심으로 기다리고 있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어깨가 무거워졌다. 조일리에서는 이장님은 물론 사무소 직원까지 힘을 보태서 5일간 진행되는 진료 예약을 깔끔하게 정리해놓으셨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빽빽하게 짜놓은 진료 예약표를 들여다보니 지난해 진료 받았던 삼춘들의 이름이 보여 흐뭇했다. ◇마을회관 발 디딘 순간부터 진료 시작 7월18일 오전 8시 30분. 부지런한 삼춘들은 의료진보다 먼저 도착하여 임시 진료실이 된 마을회관 문을 열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진료는 9시부터”라고 말씀드릴 시간도 없었다. 몇 신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마을회관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그냥 진료가 시작되었다. 진료소의 분위기는 왁자했던 지난해와 달리 다소 차분했다. 마을에서 예약을 받고 침 맞을 시간을 일일이 통보하여 대기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환자가 지난해 미로한의원 의료봉사단의 진료를 받으셨던 터라 진료 시스템을 잘 알고 따라주셨다. 꼭 1년 만에 다시 찾아온 우도 조일리. 삼춘들의 고질병은 별로 나아진 게 없어 보였다. 지속적인 치료가 이어져야 했지만 그러지 못한 개인적인 사정, 지역적인 환경이 만든 결과이리라…. 누구는 해녀를 가리켜 ‘은퇴 없는 영원한 직장’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은퇴가 있으면 어쨌거나 인생에서 억지로라도 쉬는 시간이 돌아오는데 은퇴 없는 해녀는 인생의 끝까지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직업이었다. 도시의 직장 은퇴자는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찾는다며 바쁘게 살지만 은퇴한 해녀는 그저 남는 시간 동안 바다를 그리워하며 지낼 수밖에 없음이 안타까웠다. 이번 진료에서 은퇴한 해녀삼춘들이 몇 분 오셔서 계속 치료를 받으셨다. 인생을 바친 바다에 대한 그리움과 남은 날들에 대한 불안함이 겹쳐서 일까? 해녀 일을 하며 얻은 근골격계 질환에 잠을 잘 주무시지 못하는 마음의 병까지 얻어 어두운 얼굴이셨다. ◇오래 알아온 이웃처럼 다정하게 대해주던 삼춘들 이번에는 남자 삼춘들도 제법 많이 방문하셨다. 지난해 오셨던 해녀삼춘들이 줄을 이어 찾아왔지만 올해는 공동 작업으로 진행되는 보말 채취와 동네 상(喪)이 나는 바람에 예약이 비는 자리가 있었고 그 자리를 남자삼춘들이 차지했다. 남자삼춘들 중에는 손가락이며 발가락이 절단된 사례가 많아 놀랐다. 물어보니 땅콩 농사 등에 사용되는 농기계를 다루다가 사고가 난 것이었다. 당뇨 관리가 되지 않아 엄지발가락을 잃은 남자삼춘도 있었다. 의료시설이 좋았다면 이런 일은 피해갈 수 있었을 것 같아 씁쓸했다. 더불어 여자삼춘들은 바다에서 싸우는 동안 육지에 남아 농사를 돌봤을 남자삼춘들의 삶도 만만찮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어디인들, 그 누구인들 삶이 녹록하겠는가. 고단하고 눈물겨운 인생을 온 몸이 대신 말하고 있는 듯 했다. 남자삼춘들에게 봉사단의 진료시간이 잠시 쉬어가는 휴식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미로한의원 의료봉사단은 같은 곳을 연거푸 방문한 적은 없었다. 선순환적이고 친환경적인, 뛰어난 한의학을 널리 알리는 것이 목표였기에 매번 해외의 다른 도시를 방문했었다. 하지만 우도는 2년을 연달아 오게 되었는데 여러 장점이 있었다. 먼저 같은 환자들을 만나게 되니 그간 병의 진행을 체크할 수 있어 좋았다. 지난해 차트를 모두 챙겨가니 좋아진 부분과 더 나빠진 부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 치료의 방향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삼춘들도 지난해 처음 만났을 때와 달리 오래 알아온 것처럼 다정하게 대해주시니 봉사단은 마음마저 편안했다. 삼춘들은 진료비라며 각종 음료수 세례를 퍼부어, 마을회관 냉장고는 단 하루 만에 가득 차 버렸다. 해산물을 즐기는 나로서는 소라며 성게며 각종 회까지 마음껏 먹을 수 있었으니 우도의 섬마을 밥상은 보기만 해도 행복했다. 의료봉사의 즐거움은 한방치료의 효과에 고개를 끄덕이는 환자들의 반응을 보는 것이다. 올해 여름, 제주 우도에서 그 짜릿한 즐거움을 다시 한 번 누릴 수 있었다. 작년 2021년 우도 의료봉사 마지막 날 저녁에 동네 분들과 저녁을 먹으며 소감을 말하다 울컥했었다. 평생을 아프셨다는 증상들이 며칠 침 맞고 좋아지시는 것을 보고 마냥 좋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자리 계셨던 마을 주민 강영수 시인께서 올해 낸 ‘해녀의 기도’라는시집 속에 그 이야기를 담으셨다. -
한의협, 국회 보건복지위원들에게 한의계 현안 전달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과 황만기 부회장은 이달 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위원장(더불어민주당·경기 용인시병)을 비롯 고영인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안산시단원구갑), 김미애 의원(국민의힘·부산 해운대구을) 등을 잇달아 만나 한의사의 현대 진단기기 사용 등 한의계의 주요 현안을 전달했다. 특히 홍 회장은 이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한의계와 관련된 보건의료정책으로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를 위한 의료법 개정 △보건소장 임용 관련 지역보건법 개정 △실질적 한의약 육성을 위한 한의약 육성법 개정 △치료 목적 한의비급여에 대한 실손의료보험 적용 △한의사 사용이 가능한 ‘혈액검사’ 급여 적용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사업 제도화 등의 현안을 전달했다. 홍 회장은 의료법 개정과 관련해 “의료법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설치·운영하는 의료기관에 한의원을 포함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령에 해당하는 ‘진단용 방사선발생장치 안전관리에 관한 규칙’에는 한의원이 누락돼 있다”며 “의사·치과의사 등도 별도의 자격교육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한의사를 배제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의사만 보건소장에 임용하도록 한 ‘지역보건법’에 대해서도 “법제처는 지난 2018년 관련 법안의 시행령을 의료인 간 차별 조항으로 지적하고 ‘불합리한 차별법령 정비’ 대상 과제로 선정한 바 있다”며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을 해소해 헌법에 명시된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의약 육성법과 관련해서는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종합계획을 지방자치단체에서 수립, 시행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장이 한의약 육성 지역계획의 추진실적 및 평가결과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제출하고 이를 보건복지부장관이 한의약육성발전심의위원회에 상정해 지자체의 지역계획 수립·시행 책임을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의 난임치료 제도화와 관련해서는 "저출산 극복 및 난임환자의 의료선택권 보장을 위해 한의약 난임치료의 정부 지원 또는 지자체 사업 예산 지원 등의 제도화가 필요하다"며 "의과 형태로 건강보험을 적용하거나 국가적 차원에서 한의난임치료사업 지원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약침시술료를 보험회사가 환수한 것은 보험회사의 부당이득”<편집자 주> 서정철 원장(구미시 우리한의원/경북한의사회 법제이사)이 자동차사고 환자에게 약침시술을 한 후 보험회사들에게 약침시술료를 환수조치 당한 이후 8년 만에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통해 지난달 28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 소송에서 원고 승소를 이끈 김종석 변호사(법률사무소 예담)로부터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궁금증을 알아본다. Q.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A. 경북대 법학과 졸업 후 영남대 로스쿨 1기로 졸업하여 현재 대구광역시 소재의 법률사무소 예담의 대표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Q. 이번 대법원 소송의 개요를 알려 달라. A. 약침시술료 환수금 관련 선고는 3건이 있었는데 1건은 서정철 원장(원고)이 1심과 2심에서 모두 이기고 피고(현대해상화재보험)가 상고한 사건이었다. 이에 재판부는 원심의 법리 오해에 문제가 없다면서 상고기각 판결을 내렸다. 나머지 2건은 원고가 케이비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을 상대로 1심에서 이겼으나 2심에서 패하여 원고가 상고한 사건이었다. 이 2건에 대해 대법원은 2심 재판부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한다”는 판결을 내려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Q. 이번 사건의 전말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A. 첫째, 한의원을 운영하는 원고는 2013년경 교통사고 환자를 진료한 후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심사를 위탁받은 심사평가원에 약침술 진료비 합계 15만 8490원의 지급청구를 했다. 둘째, 심사평가원은 보험회사인 피고에게 이 사건 진료수가 전액을 인정하는 심사결과(이하 ‘이 사건 심사결과’라 한다)를 통보했고, 피고(한화손해보험)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채 원고에게 이 사건 진료수가를 지급했다. 셋째, 그런데 심사평가원은 2014. 7. 8.경 원고 및 피고에게 ‘원고가 관련 법령상 허용되지 않는 약침약제로 약침술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진료수가를 환수한다’는 통보를 했다. 넷째, 피고는 심사평가원의 환수통보에 따라 원고에게 진료수가의 반환을 요청했고, 원고는 2016. 8. 12. 피고에게 진료수가를 반환했다. 다섯째, 원고는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진료수가를 반환받았음을 이유로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했다. Q. 약침시술료와 관련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을 설명해 달라. A.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하 자동차손배법) 제12조의2, 제19조, 제21조 등은 의료기관의 지급청구에 대한 전문심사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사평가원)의 심사결과나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분쟁심의회의 심사결정 등에 대하여 보험회사의 이의가 없는 경우 의료기관과 보험회사 사이에 그와 같은 내용으로 합의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동차손배법이 교통사고 환자의 진료비와 관련하여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분쟁심의회를 구성․운영하도록 하고 전문심사기관인 심사평가원에 보험회사의 심사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하면서 보험회사가 심사평가원의 심사결과 등에 불복하지 않은 경우에는 당사자 간 그 내용과 같은 합의가 성립된 것으로 취급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적절한 진료를 보장하고 교통사고 환자의 진료비를 둘러싼 보험회사, 의료기관, 교통사고 환자 사이에 반복되어 오던 분쟁 등을 조속히 조정하고자 함에 있다. 이와 같이 의료기관과 보험회사 사이에 합의가 성립된 이후에는 보험회사로서는 의료기관의 지급청구 등이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기준을 부당하게 적용하였다거나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의 인정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 이유를 들어 의료기관에 지급한 금원의 반환을 구할 수 없고(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다88945 판결 참조), 심사평가원이 이를 변경하는 심사결정을 하거나 이를 토대로 환수통보를 하더라도 보험회사와 의료기관에 대하여 법적 구속력이 없다(대법원 2019. 7. 10. 선고 2017다268326판결 참조). Q. 2심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나? A. 원심은 피고가 원고로부터 반환받은 이 사건 진료수가가 법률상 원인이 결여된 경우로 볼 수 없어 부당이득에 해당하지 않거나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Q. 대법원에서는 어떻게 판결이 뒤집혔나? A. 대법원은 이 사건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로부터 반환받은 이 사건 진료수가는 법률상 원인이 결여된 부당이득에 해당하고, 이를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고가 약침시술료를 반환받아 보유할 정당한 권원(權原)이 없음에도 원심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는데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판결한 것이다. Q. 약침시술료를 보험회사가 환수한 것이 보험회사의 부당이득이 되는 근거는 무엇인가? A. 피고가 심사평가원의 심사결과에 대하여 이의하지 않은 채 원고에게 진료수가를 지급함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그 내용과 같은 합의가 성립되었고, 그 후에 심사평가원의 심사결정 변경 및 환수통보만으로는 위 합의가 변경되거나 효력이 상실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진료수가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원고에게 귀속되어야 함이 원칙이다. 원고가 피고에게 진료수가를 다시 반환하였더라도 이는 심사평가원의 환수통보로 인한 착오 등에서 비롯된 것일 뿐, 그 반환 과정에서 원·피고 사이에 별도의 합의 등 새로운 법률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즉,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진료수가를 반환하였다는 사실행위만으로 기존 합의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에게 이를 반환받아 보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다고 볼 수 없다. Q. 당시 수천 명의 한의사들이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 원의 진료비를 환수당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소멸시효는 언제인가? A. 일반적으로 민법상 부당이득 반환 소멸시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 Q. 환수당한 회원은 어떻게 하면 좋은가? A. 서정철 원장님처럼 소송을 통하여 환수 당한 진료비를 반환받을 수 있을 것이다. Q. 회원들이 함께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가능한가? A. 회원들이 함께 소송(단체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가능하고, 소송비용 면에서도 단체소송이 경제적일 것으로 보인다. -
“허준의 삶이 어린이들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길 바라”최근 발간된 어린이 인물 교양 학습만화 ‘Who? 한국사: 허준’ 편에서 글을 맡은 최종탁 작가는 “이번 책을 통해 의성 허준의 ‘굳은 의지’를 보여주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신분 장벽에 굴하지 않고, 성실한 태도로 의학 공부에 정진해 결국 어의로서 이름을 떨친 허준의 치열한 행적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 작가는 “허준의 이타적인 마음에도 주목해 글을 썼다”고 밝혔다. 어의로서 내의원에서만 머문 것이 아닌 직접 현장에 나가 전국으로 확산된 감염병으로부터 백성들을 치료한 허준의 애민정신을 담아냈다는 게 최 작가의 설명. 이에 대해 최 작가는 “근본적으로 의사의 마음은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허준이 동의보감 편찬에 애쓴 이유도 그와 같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를 위한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한 착한 심성 덕분에 그가 더욱 빛나 보이는 것”이라며 “허준의 삶이 현대의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종탁 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 Q.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만화 시나리오 작가 최종탁이다. 주로 아동 교육 만화 제작에 참여하고 있으며, 30여권 이상의 책을 출판했다. 대표작으로는 who? 시리즈의 노먼 베순, 백남준 그리고 why? 시리즈의 응급처치, 생활과학 등이 있다. Q. ‘Who? 한국사: 허준’ 편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조선 최고 명의 허준의 일생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든 책이다. 그의 일생을 알아가다 보면 당시 조선의 사회와 역사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가 있다. Q. 허준은 미디어에서도 많이 다룬 인물이었기에 집필하는데 있어 더욱 까다로웠을 거라 본다. 그럼에도 허준을 조명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었나? 두 가지 주안점을 뒀다. 첫 번째는 허준을 단순하게 ‘동의보감을 만든 한의사’ 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목표를 향해 매진한 그의 의지에 대해 보여주는 것이었다. 허준은 멸시받는 서자로 태어났지만 편견에 맞서 끝없는 노력을 통해 의술을 향상 시켰으며, 정유재란이라는 전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의학 공부를 이어갔다. 그는 정치적인 문제로 유배를 가서도 낙담하지 않고 동의보감을 완성시켰다. 허준의 삶처럼 우리의 인생 또한 많은 굴곡이 있기 마련인데, 이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굳은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두 번째는 허준의 이타적인 마음에 대한 것이다. 근본적으로 의사의 마음은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허준이 동의보감 편찬에 애쓴 이유도 그와 같았을 것이다. 나를 위한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한 착한 심성 덕분에 그가 더욱 빛나 보이는 게 아닐까? 허준의 삶이 현대의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Q. 평소 한의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저는 본래 한의학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가까운 친구 중에 한의사가 있어 자주 대화를 나누곤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서양의학이 눈에 보이는 것에 집중한다면 한의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통찰한다고 생각한다. 서양의학과 한의학이 교류가 원활해져서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해 나간다면 환자들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Q. 더욱 강조하고 싶은 말은? 최근 우리나라는 많은 분야에서 크게 발전을 이뤄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이루어내고 있다. 동의보감 역시도 중국이나 일본에서 책을 구하러 원정을 올 정도로 매우 대단한 의학서였다. 이제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에, 우리 의학인 한의학이 세계에 명성을 떨치는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열심히 응원하겠다. -
인류세의 한의학 <11>김태우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한의원의 인류학 : 몸-마음-자연을 연결하는 사유와 치유> 저자 기후위기가 목전에 있다. 이번 여름, 서부 유럽의 도시들은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에어컨이 필요 없던 영국 런던도 40도가 넘어갔다. 스페인은 5월에 이미 40도가 넘는 봄을 경험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천 명이 넘어간다. 에어컨 없는 집이 대부분인 미국 시애틀에도 40도 이상의 고온이 닥쳤다. 시애틀이 속한 워싱턴주에서 측정된 최고기온은 43도를 넘어갔다. 뜨거운 기온은 땅의 습기를 말리면서 발화의 최적 조건을 만들고 있다. 영국에서는 무더위 속에서 집이 불타고, 정원이 불탔다. 프랑스, 스페인도 폭염과 화염이 동반된 여름을 맞았다.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의 숲에도 심각한 산불이 났다. 절경으로 유명한 요세미티 국립공원까지 산불이 전화하였다. 땅이 바스락거릴 정도로 증발된 습기는 다시 폭우를 뿌린다. 고온과 산불 그리고 폭우는 동전의 양면이다. 이란과 미국 캔터키주에서는 홍수와 산사태로 수십 명이 사망했다. 물이 빠지면 사망자 수가 더 늘 것이라고 한다. 기후에는 국경이 없다 중국도 극한 여름을 경험하고 있다. 상하이는 7월 중순에 40.7도를 기록하며 기상관측 이후 최고기온 기록을 세웠다. 일본도 6월에 이미 40도에 가까운 고온의 초여름을 경험한 바 있다. “유명하지 않은” 나라들도 기후위기가 예외일 리 없다. 아프리카 동부의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케냐는 극심한 가뭄으로 생명들이 말라가고 있다. 이 지역은 건기와 우기로 1년이 나뉘어져 있는데, 3년 동안 비가 오지 않는 우기를 경험하고 있다. 다시 건기가 시작된 지금, 비오지 않는 우기 뒤의 목마른 시간을 아프리카 사람들은 보내고 있다. 사람들뿐만 아니라 동식물들도 죽어가고 있다. 야생동물 서식지로 유명한 동부 아프리카에서 기린, 코끼리, 낙타 등의 사체가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고 한다. 그동안 멸종위기 종 코끼리에게 가장 큰 위협은 상아 밀매를 위한 밀렵이었다. 하지만 이제 밀렵보다 기후위기가 더 많은 코끼리를 죽이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보도하고 있다1). 영국, 스페인, 미국, 중국, 일본, 케냐, 이란 등 기후위기를 경험하지 않는 나라가 없다. 이번 여름 한국이 비교적 이상기후의 영향을 (아직까지는)2) 덜 받은 것이, 기후위기의 치외법권 지역이라는 의미는 물론 아니다. 다른 나라들과 달리, 한국이 이번 여름에 극심한 폭염을 피해갔다고 말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 문제가 있다. 먼저, 기후위기는 나라별로 오지 않는다. 언론 보도도 그렇고, 이 글의 서두에서도 우리에게 익숙한 나라별 피해로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국가별로 기후문제를 말하는 것은 본질을 흐린다. 기후에는 국경이 없다. 한국 따로, 일본, 중국, 대만 따로의 기후는 없다. 한국 기후는 항상 아시아 기후이고, 세계 기후다. 6∼7월에 중국 중남부와 일본을 뜨겁게 달군 열기(이 열기는 동서를 잇는 열기의 띠였다. 일본 따로 중국 따로의 열기가 아니다)의 가장자리에 한반도가 위치했을 뿐, 그 열기의 띠가 조금 더 북쪽으로 걸쳐 있었다면 한국도 최고 기온 기록이 깨지는 여름을 경험했을 것이다3). 다음으로, 기후위기의 위기감을 상쇄할 수 있다. 첫 번째와 깊이 연관된 이 두 번째 문제는, 기후위기가 당장의 문제는 아니라는 잘못된 생각을 고취시킬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심각한 문제 없이 지나간다고 하더라도) 당장 이번 여름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후위기는 예상을 깨는 방식으로 오고 있다. 유럽의 기후학자들은, 이번 여름의 기록적 고온이 보여주는 것과 같이, 현재의 기후변화는 예외적이라고 말한다4). 기후에는 패턴이 있었고, 최저치와 최고치를 예측할 수 있는 정도가 있었다. 그 패턴이 깨어지는 것이 기후위기다. 우기 건기의 패턴이 깨어지고, 건기만 있다.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런던 40도가 버젓이 일어난다. 기후위기의 패턴 파괴에도 패턴이 있다. 그것은 더 심각한 방향으로 가고 있고, 패턴 파괴가 더 일상화되는 방식으로 기후위기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한국의 올여름이 최악은 피했다는 것은, 다음 여름은 재앙적일 경우의 수가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외가 일상화된 기후위기 속, 연속적으로 예외의 예외가 되는 일은 매우 가능성이 낮다. 다음 여름과 다다음 여름을 벌써부터 걱정해야 하는 이유이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은, “기후위기”라는 말이 이미 철 지난 용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위기”는 직접적 문제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것을 의미하지만, 예측되지 않는 기후변화 속에서 이미 우리는 재난의 와중에 있다. 선진국들이 자리잡고 있는 서부 유럽에서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작년에는 홍수로 수백 명이 사망했다. 재앙은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재앙이다. 예상의 끈이 끊어지는 그 지점에서 걷잡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 지금 기후는 우리가 알던 기후가 아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그 자연이 아니다. 예측가능하고, 그래서 이용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그 자연이 아니다. 예측가능한 자연은 순수한 자연이다. 인간과 떨어져, 지식과 이용의 대상으로 존재하는 자연이다. 이 자연 개념이 간과한 것은, 여러 존재가 얽혀있다는 사실이다. 존재들의 연결망 자체가 자연인 자연이다. 최근 세상을 떠난 제임스 러브록(James Lovelock)의 가이아 이론이 말하고자 했던 자연이다. 처음 가이아 이론이 제안되었을 때 많은 과학자들은 그 이론을 비웃었다. 본인들이 알고 있던 자연과는 다른 자연을 러브록이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가이아”는 기후위기를 이해하고, 극복하는데 가장 중요한 자연에 대한 관점으로 자리잡았다. 무엇보다도 기후 현상이 연결된 것 자체라는 것을 밝힌 것이 러브록의 기여일 것이다. 기후위기에서 기후재난(혹은 재앙)으로 기후위기 자체가 기존의 “자연”을 부정하고 있다. 기후는 저기 떨어진 자연이 만들어내는 현상이 아니다. 지구 안의 존재들이 서로 얽히면서, 서로 관계하며 만들어내는 것이 기후다. 미생물, 바다, 숲이 서로 관계하며 기후가 만들어진다. 기후는 관계의 기후다. 자연도 관계의 자연이다. 인간도 관계자 중 하나다. 그 관계자 중 특히 두드러지는 행위자라는 것을 “인류세”의 시대명은 말하고 있다. 최근 기후의 “예외성”은 인간의 영향력이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지금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초유의 위기(혹은, 재난)는, 순수한 자연이 예측불허의 예외의 자연이 된 것을 당황스러워하는 상황의 위기다. 그동안의 자연(Nature)(자연(自然)과 다른, <인류세의 한의학> 이전 연재글 “8. 자연(自然)과 자연(Nature)” 참조)에서 자연은 자연이고, 인간은 인간이었다. 인간은 인간이고, 기후는 기후였다. 그래서 “순수한 자연”이라는 말도 가능했다. 하지만 기후에 인간의 영향력이 강력한 이 기후위기 시대에 “순수한 자연”은 말이 안된다. 자연은 순수하지 않다. 우리가 생각하고, 기대하고, 말하던 순수한 자연은 없다. 순수가 아닌 불순(不純)의 자연이다(자연은 하나가 아니다 III에서 계속). 1) 워싱턴포스트 2022년 7월 28일자 기사 “Climate Change Is Killing More Elephants than Pouching, Kenyan Officials Say(기후변화가 밀엽보다 더 많은 코끼리를 죽이다. 케냐 정부관계자 언급).” 2) “아직까지는”이라는 단서를 붙일 필요가 있다. 기후위기의 예측불가능성은 이번 여름을 장담하지 못하게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7월 말 이후, 8월 한 달을 기약할 수 없다. 3) 일기예보는 일부만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지도를 확대하여, 맑음, 흐림, 또는 비올 확률을 화면에, 혹은 지면에, 꽉 채워 한국의 날씨만 보게 한다. 이러한 “분리” 기후예보 속에서 동해, 서해, 남해의 기후도, 한반도 땅의 기후와 다르다는 느낌마저 준다. 한국만의 일기예보와 같은, 국가별 기후는 기후문제를 국가별로 바라보는 관점에 기여한다. 4) 뉴욕타임즈 2022년 7월 29일자 기사 “Climate Change Worsened Britain’s Heat Wave, Scientists Find(기후변화가 영국의 폭염을 악화시키다, 과학자들 확인).” -
거대 보험사들의 갑질 횡포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달 14일 발표한 ‘2021년 진료비 통계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2조3916억 원으로 전년대비 2.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기관종별로 살펴보면 한의원은 6972억6700만원으로 13.61%가 증가했고, 한방병원은 6559억2200만원으로 19.14%가 늘었다. 이에 반해 상급종합병원 1816억5400만원(7.02% 감소), 종합병원 3120억8200만원(18.62% 감소), 병원 2460억8300만원(6.27% 감소), 의원 2281억5700만원(6.73% 감소) 등은 전반적인 감소세를 나타내 보였다. 이처럼 자동차보험에서 한의진료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환자들의 높은 치료 만족도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9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교통사고 후 한의치료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통사고 후 제공받은 한의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에 대하여 ‘매우 만족한다’ 17.1%, ‘만족하는 편이다’ 74.4%로 무려 91.5%가 높은 만족감을 나타내 보였다. 특히 양방대비 한의치료 효과를 묻는 설문에서는 85.9%가 ‘한의치료가 양방대비 효과가 높거나 비슷하다’를 선택했고, 교통사고 후 한의치료가 양방치료보다 효과가 높다고 생각되는 증상으로는 ‘사고 후 통증(45.2%)’, ‘수술 외 모든 경우(29.8%)’, ‘감각장애 등(15.1%)’, ‘수족마비 등 후유장애(4.6%)’ 등을 꼽았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해 자동차보험 진료비에서 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보험 거대 손해 보험사들은 한의의료기관의 과다·과잉청구로 인해 자보 손해율이 급증한 것처럼 왜곡하고 있으며, 이를 빌미로 진료수가와 관련된 관련 규정들을 개악함으로써 환자들의 진료권 선택 제한에 앞장서고 있다. 보험사들은 자보손해율이 급증해 경영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시장 ‘빅 5’의 올해 상반기 손해율은 74~78%였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화재 76.3%, 현대해상 78%, DB손해보험 76.5%, KB손해보험 75.9%, 메리츠화재 74.1%였다. 자동차보험은 운영 비용을 고려할 때 손해율 80%쯤이 손익분기점이며, 그보다 낮을수록 보험사 이익이 커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지난해 자동차보험 전체 손해율이 81.5%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 들어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유독 한의진료의 진료수가를 옥죄려 드는 것은 거대 보험사들의 갑질 횡포가 아닐 수 없다. 국토교통부,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현실을 분명히 감안하여 교통사고 피해 환자들의 정당한 진료권을 보장할 수 있는 조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477)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71년 10월17일 동서의학연구회가 창립됐다. 회장에 이종규, 부회장에 배원식·홍문화가 선임됐다. 이때 ‘제1회 亞細亞東洋醫學學術大會’의 개최가 논의되었는데, 醫林社의 양보를 얻어내어 동서의학연구회에서 이 대회를 주최하는 것에 대해 합의하게 됐다. 이 대회의 준비위원의 부서와 명단은 다음과 같이 결정되었다. ○기획부 부장 李相國, 위원 金敬守, 宋台錫, 金鍾大, 李正華. ○학술부 부장 韓昇璉, 위원 崔衡鍾, 劉碩炯, 盧乙善, 李聖宿, 李炳幸. ○섭외부 부장 崔周若, 위원 金洪律, 于仁平, 于碧川. ○재무부 부장 金東漢, 위원 姜大校. ○공보부 부장 李光熙. ○관광부 부장 李燮, 위원 韓贊奭. ○사회부 부장 姜信明, 崔周若, 徐修恩. ○대회장 李鍾奎. ○준비위원장 裵元植. 또한 제1회 아세아동양의학학술대회의 주최는 동서의학연구회로 결정됐고, 후원은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한의학회 △경희대 한의학과 △대한한의학석사회 △경희대 한의학과 동문회 △후생일보사 △약업신문사 △보건신보사 △신약시보사 △의림지가 하기로 했으며, 회순은 다음과 같이 결정됐다. ○일시: 1971년 11월 6일(토), 7일(일) ○장소: 건설회관 강당(6층) ○개회사: 대회장 이종규 박사 ○경과 보고: 준비위원장 배원식 ○축사: 경희대학교 趙永植 總長, 일본 山田光胤, 대만 吳惠平. 한편 발표된 논문들은 다음과 같다. ○藤平健(日本) 「천식, 부종증에 대한 방치험에 대하여」 ○吳惠平(臺灣) 「臨床治療에 있어 中國鍼治에 대하여」 ○坂口弘(日本) 「慢性腎炎의 치료」 ○韓昇璉(韓國) 「肺結核과 胎盤療法에 대한 연구」 ○山田光胤(日本) 「婦人科 血道病에 대하여」 ○李樹䣭(臺灣) 「축농증의 한방치료에 대하여」 ○宋台錫(韓國) 「17-KETOSTEROID 감소증에 대한 鍼術的 치험례」 ○桑木崇秀(日本) 「서의학과 대비해 본 한의학의 특색에 대하여」 ○崔衡鍾(韓國) 「附子가 家兎肝臟에 미치는 영향」 ○菊谷豊彦(日本) 「茵蔯蒿湯의 急性肝炎에 미치는 효과」 ○李鳳敎(韓國) 「전자맥진기의 파형에 대한 임상적 고찰」 ○室賀昭三(日本) 「피부질환에 대한 온청음과 황련아교탕의 치험」 ○蔡仁植(韓國) 「傷寒論의 한의학과의 가치」 ○區健民·繆錦壽(香港) 「암병의 한방치료에 대한 연구」 ○李炳幸(韓國) 「결핵성관절염(학슬풍)의 침구치료에 대하여」 ○楊忠錦(泰國) 「泰國漢醫藥界의 近況」. 배원식은 1972년 간행된 『醫林』 제89호에서 아세아동양의학학술대회를 마치면서 다음과 같은 감회를 적고 있다. “이 학술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주동이 되어 개최됐다는 그 의의에 대해서는 역사가에 의해 후일 평가되려니와 이번을 기회로 아세아 지역에 있는 국가간에 한방 동인간에 사학교류와 친선유대를 마련하는 국제동양학회가 탄생하게끔 되었다는데 이어 이번 대회가 새롭게 평가되어야 하리라 믿어진다. 이번 대회를 통해 국내 한의학자들은 외국학자들의 실력과 연구방향 등에 대하여 능히 짐작이 갈 것이며, 반대로 외국학자들은 한국 한의학에 대하여 재평가 검토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본다. 이와 같은 국제간의 학술논문을 비교검토하고 연구해 보는 기회를 마련하는 길이 바로 국제대회를 가지는 중요골자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