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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복지의료공단, 장기요양급여 허위 청구로 18억 편취[한의신문] 공공기관이 장기요양보험 제도의 인력기준을 조직적으로 조작해 급여를 편취한 사실이 확인되며, 제도 신뢰성과 내부통제 체계 전반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최혁진 의원(무소속)에 따르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하 보훈공단) 산하 6개 보훈요양원의 장기요양급여 부당청구 실태를 점검한 결과 인력기준을 허위로 맞춰 급여를 청구한 조직적 편취 행위가 드러났다. 최 의원이 확보한 국민건강보험공단 현지조사 결과에서 해당 요양원들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총 18억원 규모의 장기요양급여를 부당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단발성이 아닌 반복적·조직적 행위라는 점에서 제도 악용의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은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사무직 직원을 실제 업무와 무관하게 조리원이나 운전보조원으로 허위 신고해 인력기준을 충족한 것처럼 꾸민 뒤 급여를 청구해왔다. 이는 장기요양보험의 핵심인 ‘인력 기준 기반 급여 산정 구조’를 정면으로 악용한 사례로, 공공기관이 제도의 취지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건보공단은 해당 부당청구액 18억원 전액에 대해 환수처분을 내렸고, 이후 행정소송에서도 전부 승소해 환수를 완료했다. 더불어 보훈공단에는 총 19억원 규모의 과징금과 업무정지 처분이 부과됐다. 이로 인해 공단 재정에 직접적 손실이 발생했을 뿐 아니라 국가유공자 대상 요양서비스 제공에도 차질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형사절차도 착수됐다. 건보공단은 사기 및 ‘보조금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관련자들을 고소했으며, 17일 광주·김해·남양주·대구·대전·수원 등 6개 지역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접수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 부당청구와 재정 손실에도 불구하고, 보훈공단 내부의 책임 조치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는 것. 최혁진 의원은 “민간이 아닌 공공기관이 국가를 상대로 18억원을 편취한 것은 단순 위법을 넘어 공공윤리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과징금 19억 원으로 스스로 재정 손실까지 초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손해배상 청구나 관련자 징계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정도 규모의 손해가 발생했다면 기관장이 직접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최소한의 책무”라며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하는 것은 사실상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번 사안을 ‘제도 허점과 내부통제 실패가 결합된 구조적 문제’로 규정했다. 그는 “인력기준 중심의 급여 산정 구조가 현장 검증 없이 형식적으로 운영될 경우 언제든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수사기관은 관련자 전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장기요양보험 제도의 신뢰 회복을 위한 근본적 점검이 필요하다”면서 “국회 차원에서도 공공기관의 국가재정 편취를 차단하기 위한 제도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
“형상의학을 보다 널리 전파하겠습니다∼”[한의신문] 대한형상의학회(회장 최영성)는 19일 형상의학회의 창립자인 지산 박인규 선생의 묘소를 찾아 참배행사를 갖고, 형상의학의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지산 선생의 뜻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올해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최근 영면한 지산 선생의 수제자였던 조장수 명예회장에게 애도의 마음을 기리면서, 두 분 모두의 영면을 기원했다. 형상의학회가 매년 봄마다 지산 선생의 묘소를 찾아 형상의학을 계승한 후학으로써의 학문적 매진을 다시금 다짐하는 취지로 맞이하는 이번 행사는 올해로 26회째를 맞이했으며, 이를 통해 학회 회원간 끈끈한 유대를 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날 최영성 회장은 “지산 선생님의 학문적 뜻을 이어받은 후학들이 그 믿음에 어긋나지 않고 한 길을 걸어온 결과 올해로 형상의학회 창립 50주년을 맞게 됐고, 지난 2월 성대하게 50주년 기념행사를 가질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형상의학회에서는 형상의학을 통해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의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 회장은 “올해에는 한의대생 대상 아카데미 운영 등 한의사 회원은 물론 예비 한의사인 한의대생들에게도 형상의학을 보다 널리 전파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실천해 나갈 계획”이라며 “내년에 지산 선생님을 찾을 때에는 한 단계 더 도약한 형상의학회의 모습을 전할 수 있도록 모든 학회 구성원들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방문진료 시범사업’ 상시모집으로 변경된다[한의신문]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이 상시모집으로 전환된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20일부터 참여 활성화와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추가 확충을 위해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지침을 일부 개정한다고 최근 밝혔다. 구체적으로 기존 연 2회 공모 방식을 상시 모집으로 변경하고, 한의원을 포함해 참여를 희망하는 의료기관은 매월 초일에서 말일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요양기관업무포털(http://blz.hira.or.kr)’fh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신청 순서는 심평원 요양기관업무포털로 들어가 공동인증서 로그인–‘시범사업 자료제출 시스템’ 클릭-시범사업 신청-시범사업 대상기관 신청 클릭-시범사업명에서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수가’ 선택 후 해당 내용 기입-시범사업 참여약정서 내용 확인 및 약정서 동의 여부 체크 후 신청을 클릭하면 된다. 신청내역을 확인하려면 시범사업 신청 탭에서 시범사업 신청내역 조회를 클릭한 후 시범사업 신청 내역 중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수가를 확인하면 된다. 선정결과는 신청한 의료기관에 한해 익월 1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요양기관업무포털 공지사항에 게시한다. 다만, 통보일(매월 10일)이 토(일)요일이나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을 통보한다. 시범사업에 선정된 의료기관은 결과 통보일부터 참여 가능하다. 관련 문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T.1644-2000)이나 대한한의사협회 보험정책국(T. 02-2657-5083, 5016, 5077)로 하면 된다. -
“질병청, 항소 철회·포괄적 인과성 기준 도입하라!”[한의신문] 코로나19 백신 피해와 관련해 감사원 발표와 법원의 인과성 인정 판결 이후에도 질병관리청의 항소 대응과 협소한 인정 기준이 지속되면서 야당과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포괄적 인과성 기준 도입과 국가 책임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재차 확산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나경원 의원(국민의힘)과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김두경·이하 코백회)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백신 피해 심사체계 개선과 실질적 피해 구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국가를 믿고 정부 지침에 따라 백신을 접종한 국민들이 가족을 잃거나 심각한 이상반응으로 5년째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음에도 정부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제도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법원 인과성 인정에도 ‘항소’…피해자 보호보다 행정 대응 논란 특히 백신 부작용 사망에 대한 법원의 1심 인과성 인정 판결 이후에도 질병관리청이 항소를 제기한 점을 지적하며, 피해자 보호보다 행정 대응에 치우친 현행 구조의 문제를 제기했다. 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질병관리청의 항소 즉각 철회 △국가재난 상황에 부합하는 포괄적 인과성 인정 기준 도입 △입증 책임의 유가족 전가 중단 및 국가 책임 이행을 촉구했다. 나 의원은 “국가가 외면해 온 국민의 고통을 알리고 책임을 묻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정부 지침에 따라 백신을 접종한 국민들이 가족을 잃거나 심각한 부작용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대응 인력이 백신 접종 후 불과 10일 만에 사망하는 등 참담한 사례가 이어졌으나 국가의 대응은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는 백신 부작용으로 △뇌정맥동혈전증 △모세혈관 누출 증후군 △길랭-바레 증후군 △면역 혈소판 감소증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 △정맥 혈전증 △다형홍반 △횡단성 척수염 △피부소혈관 혈관염 △이명 △얼굴 부종 △안면신경 마비 △이상 자궁출혈 등 총 15개 질환을 추가 인정했다. 이에 “피해자들의 고통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특별법 제정 이후에도 협소한 기준을 유지하는 것은 입법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법원이 인과관계를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항소로 대응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는 행정”이라며 “입증 책임을 유가족에게 전가하는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가가 권고·사실상 강제한 백신 접종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다면 향후 어떤 국민도 국가를 신뢰하기 어렵다”며 “포괄적 인과성 인정 기준 도입과 항소 철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백회 “협소한 인과성 기준, 입법 취지 훼손” 이어 코백회는 특별법 제정에도 불구하고, 협소한 인과성 판단 기준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피해자 구제와 국가 책임 강화를 위한 입법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질병관리청의 항소 제기에 대해선 국가가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코로나19의 국가재난적 성격을 반영한 포괄적 인과성 기준 마련도 요청했다. 장성철 코백회 부회장은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백신 접종은 국가 주도의 핵심 대응 정책이었던 만큼 그에 따른 피해 역시 보다 폭넓게 인정돼야 한다”면서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항소로 대응하는 것은 책임 회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미한 이상반응 사례를 중심으로 한 홍보가 아닌 실질적 피해 구제 중심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에 △국가재난 특수성을 반영한 포괄적 인과성 인정 △피해자 중심 심사체계 구축 △법원 판단 존중 및 항소 철회 △실질적 피해 구제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장 부회장은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책임이 있으며, 그 책임은 위기 상황에서 더욱 무겁다”며 “정부가 피해자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감사원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 이물 신고는 1285건에 달했음에도 동일 제조번호 백신 1420만 회분이 접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망 2802명 가운데 인과성이 인정된 사례는 27건에 불과했다. 인과관계 추정 규정을 포함한 ‘코로나19 특별법’이 지난해 4월 국회를 통과했으나 이후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
경산동의한방촌, 은퇴준비 교육 연계 한의웰니스 프로그램 호응[한의신문] 대구한의대학교와 경산시가 관학협력으로 운영하는 경산동의한방촌(촌장 최용구)에 이달 3일 영남일보 교육인재개발원이 주관한 ‘은퇴준비 꽃보다 중년 행복한 인생설계’ 교육과정 참여자들이 한의약 문화 체험을 위해 방문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대구시 구·군청 퇴직 예정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은퇴준비 교육의 일환으로 상반기 교육 개강 이후 첫 체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으며, 교육생 30여 명이 참여해 한의 웰니스 체험을 진행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한방체질진단 △족욕 및 아로마 테라피 △한방비누·향주머니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은퇴 후 건강관리와 힐링의 중요성을 체감하는 시간을 가지며 “한의약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수철 교육인재개발원장은 “교육생들이 한의약 힐링 프로그램을 통해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최용구 촌장은 “앞으로도 중·장년층을 위한 맞춤형 힐링 프로그램을 확대해 관학협력의 모범 사례로서 지역 사회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서글픔이란 예우(부제: 사랑에 대하여)”[편집자 주]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서은해 학생의 ‘서글픔이란 예우(부제: 사랑에 대하여)’는 제5회 동제신춘문예 수필 부문 우수작으로, 가족과의 일상 속에서 마주한 사랑과 상실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특히 할머니와의 동거 경험을 통해 느낀 책임과 애정, 그리고 이별을 예감하는 순간의 내면을 진솔하게 풀어내며, 사랑이 지닌 유한성과 그로부터 비롯되는 서글픔의 의미를 성찰적으로 담아냈다. 서글픔이란 예우 (부제: 사랑에 대하여) 잠시 떨어져 지내면 편할 줄 알았는데, 당신이 남기고 간 그 흔적들은 도리어 내게 수없이 깊은 서글픔을 안겨주었고, 시간의 유한함 속 무한한 사랑을 깨닫게 해주었다. 할머니를 우리 집에 모신 지 두어 달. 할머니는 또 한 차례의 수술을 받으시러 2주간 병원에 입원하셨다. 아 드디어! 드디어 잠시 나도 쉴 수 있겠구나. 바쁜 엄마를 도와 할머니의 끼니를 챙기고 일상을 살피던 두 달. 누군가의 삶을 지탱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내 생활의 반경을 좁은 안방 문턱 안으로 제한해 버리곤 했다. 학업을 병행하며 스스로를 챙기기에도 허덕이던 찰나, 잠시나마 오롯이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이 잠시 주어졌다고 생각하여 도리어 마음이 편했다. 나는 할머니를 그토록 사랑하지만 왜 동시에 나를 짓누르는 무거운 책임감처럼 느껴졌을까. 사랑은 때로 비겁한 무게추가 된다. 할머니를 향한 지극한 애정의 뒷면에는, 나 하나 건사하기 버거운 일상의 피로가 ‘책임감’이라는 무거운 이름을 달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안방을 정리하며 어느새 우리 집 곳곳에 스며든 할머니의 흔적들에 가만히 눈길이 갔다. 할머니의 의자 위에 마치 할머니를 닮은 것처럼 가지런하게 정리된 조그만 화투패. 화투패들은 화려한 꽃 그림을 모두 숨긴 채, 아무런 무늬 없는 매끄러운 뒷면만을 보이며 얌전하게 포개어져 있었다. 커다란 의자 한구석, 금방이라도 미끄러질 듯 아슬아슬하게 놓인 그 작은 플라스틱 통. 그 정갈하고도 위태로운 모양새가 꼭 우리 할머니를 닮아 있어서, 나는 목울대가 뜨거워지는 와중에도 기어코 서글픈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노인정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치던 화투패를, 할머니는 우리 집 안방에서 홀로 펼쳐 들고 계셨다. 같이 칠 사람 하나 없는 방에서 수줍게 '갑오떼기'를 하며 오늘의 운세를 점치던 당신의 둥글고 작은 뒷모습이 그 화투패 하나로 내 앞에 그려졌다. 할머니는 텅 빈 방에서 홀로 무엇을 치우고 계셨던 걸까. 무늬 없는 시간을 한 장 한 장 겹쳐 올리며, 당신은 어떤 이별들을 미리 연습하고 계셨던 걸까. 그 작고 귀여운 질서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사랑이라는 것이 때로는 누군가 떠난 자리에 남겨진 이토록 고요한 흔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방 문을 열면 희미하게 풍기던 알싸한 생강 내음의 정체도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원체 사탕을 먹는 사람이 없어, 사탕이라곤 구경도 할 수 없던 우리 집에, 할머니는 당신의 간식거리라며 투박한 생강 사탕 한 봉지를 챙겨오셨더랬다. 한 알 한 알 포장된 그 딱딱하고 노란 알맹이들을 드시기 편하게 길쭉한 사각 용기에 옮겨 담아 드렸을 때, 만족스럽게 미소 지으시던 그 할머니의 부드러운 표정이 떠올라 코끝이 맹맹해졌다. 언제 하나씩 꺼내어 적막을 달래셨는지, 이제는 바닥을 드러내며 굴러다니는 몇 알 남지 않은 사탕들이 그 방의 빈자리를 더 크게 증명하고 있었다. 그 작은 통이 비어가는 속도가 곧 할머니와 내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의 속도인 것만 같아, 나는 차마 그 뚜껑을 닫지 못하고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불현듯 떠올랐다. 우리의 시간은 영원하지 않구나. 할머니가 남긴 그 무늬 없는 시간을 더듬다 보니, 문득 내 생의 가장 유한하고도 찬란했던 또 다른 풍경이 겹쳐 보였다. 그것은 이른 아침, 방 안까지 차오르던 하얀 눈의 기척이었다. 어릴 적, 이른 아침 하얀 눈이 내릴 때면 어쩌면 우리 부모님은 눈을 보며 우리가 느낄 설렘보다도 자식들에게 그 소식을 알려줄 수 있다는 더 큰 설렘을 가지고 우리를 깨우곤 하셨다. 평소라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시간인데, ‘얘들아, 밖에 눈 와’라는 그 따뜻한 속삭임 한마디는 그 어떤 모닝콜보다도 확실했다. 두 눈 번쩍 뜨고 곧장 일어나 거실로 향해 하룻밤 사이 거짓말처럼 완전히 새로운 새하얀 세상이 펼쳐진 바깥을 보며 우리는 두근대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다는데, 어쩌면 밤새 눈이 내릴지도 모르겠다는 그 작은 설렘이, 밤하늘에 내린 작은 눈송이 하나로 더 큰 설렘이 되어 아침에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그 부모님의 마음은 얼마나 순수한 사랑으로 가득했을까. 우리를 바라보는 부모님의 그 사랑 어린 눈동자의 깊이는 가늠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랑이 눈에 보이는 것만 같던 그 시간도, 돌이켜 생각하면 벌써, 사무치게 그리워도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가 되었다. 지금 이 순간도,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 나의 형제, 그리고 이젠 한 분의 조부모님인 외할머니가 살아계신 이 순간도 수없이 과거가 되고 있구나. 이 모든 흔적마저도 언젠가는 먼지처럼 흩어질 것이다. 화투패를 쥐던 할머니의 손도, 눈 소식을 전하던 부모님의 목소리도, 결국은 시간 앞에서 모두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진실이 그제야 무섭도록 실감 났다. 그 순간 나는 마치 아무것도 없이, 세차게 지나가는 길 위에 그저 가만히 서서, 하염없이 쌩쌩 불며 내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시간이라는 바람을 맞고 있는 것만 같았다. 바람에 저항할 여력도 틈도 없이, 그저 손가락 사이사이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바람처럼 지나가는 찰나의 시간을 속절없이 흘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내가 서 있는 오늘이라는 시간도 먼 훗날 사무치게 그리워할,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순간이 되겠구나.’ 때가 되면 언젠간 모두가 떠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생경하게도 너무 두렵게 다가왔다. 언젠가는 내 세계를 지탱하던 기둥들이 사라지고 나 혼자 남겨질 것 같다는 막막함. 하지만 나를 더 주저앉게 만든 것은 이 굴레가 나에게서 끝나지 않으리라는 사실이었다. 언젠가 나 또한 누군가의 과거가 될 것이고, 나의 아이들 역시 내가 지금 할머니를 보며 느끼는 이 유한함을 제 삶의 무게로 짊어지게 될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존재들이 이 가혹한 배움—사랑하기에 반드시 슬퍼해야 한다는 그 얄궂은 규칙—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못내 안쓰러웠다. 찬란한 사랑을 가르치는 일은 곧, 그 뒤에 숨은 필연적인 상실을 가르치는 일과 다르지 않았다. 이 무거운 유산을 물려주어야만 하는 생의 질서 앞에서, 나는 사랑이 지닌 숭고함보다 그 뒤에 가려진 서글픈 숙명을 마주했다. 나는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뺨을 때리는 시간의 바람을 멈출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바람 속에 가만히 서서 맞기만 하는 것과, 그 바람을 타고 나아가는 것은 다르다. 내게 남은 시간을 계산하며 두려워하기보다, 내 손끝에 닿는 할머니의 온기, 부모님의 목소리를 더 선명하게 감각하기로 했다. 어쩌면 그것이 내가 시간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라 생각했다.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 유한함을 끌어안을 용기가, 그리고 유한함이 주는 그 찬란한 슬픔을 품고서 언젠간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오늘 더 열렬히 사랑하겠노라 결심할 용기가. 결국, 서글픔이란 유한한 사랑에 대해 내가 바칠 수 있는 가장 정중한 예우이다. 그러니, 이 서글픔이라는 것은, ‘당신은 내게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였습니다’라는 수줍고도 솔직한 메시지를 온몸으로 하는 경건한 의식과 같으리라. -
대구한의대한방병원 황보민 교수, ‘아토피 피부염’ 한의학적 치료 안내[한의신문] 대구한의대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황보민 교수가 18일 ‘TBC클리닉 건강365’ 프로그램에 출연,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과 증상, 한의학적 치료 및 예방법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방송에서 황보민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이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닌 면역체계와 밀접하게 연관된 만성 염증성 질환임을 강조하며, 체질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고 설명하며, 특히 유전적 소인, 생활환경, 식습관, 스트레스 등이 주요 발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짚었다. 또한 연령에 따라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도 강조하면서 돌 이전 영아기에는 주로 볼과 이마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진물이 나며 소아기가 되면 팔오금, 무릎 뒤처럼 피부가 접히는 곳으로 옮겨가며, 이때부터 피부가 건조해지고 가죽처럼 두꺼워지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청소년, 성인기에는 손 습진, 눈꺼풀, 목 주변에 국소적으로 나타나며, 피부색이 거무스름해지며 스트레스에 의한 악화가 특히 두드러지는 시기라고 전했다. 이처럼 연령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는 아토피 피부염에 대해 황보민 교수는 “성인 아토피 환자 4명 중 1명은 성인이 되어 처음 발병하기도 해서, 어릴 때 괜찮았다고 안심할 수 없으며, 획일적인 치료보다는 개인의 체질과 증상 단계에 맞춘 접근이 중요하다”며 한의학적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별도산정 치료재료 약 2만7천 개 품목 2% 수가 인상[한의신문] 보건복지부가 고환율에 따른 치료재료 원가 상승 부담을 낮추기 위해 별도산정 치료재료 약 2만7천 개 품목을 대상으로 2% 수가를 인상한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최근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고환율을 감안하여 의료행위 수가와 별도로 상한금액을 정하고 있는 치료재료의 가격을 평균 2% 인상한다고 21일 밝혔다. 별도산정 치료재료는 원자재와 완제품을 수입하는 경우 환율에 영향을 받는 점을 고려하여 연 2회, 6개월(4월, 10월)마다 환율변동에 따라 상한금액을 조정하고 있다. 상한금액 조정 기준이 되는 기준등급은 2018년 ‘1,100~1,200원’으로(2015~2017년 평균 환율 1,141원) 설정된 이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으나, 최근 3년간 환율(2023~2025년 평균 환율 1,365원)을 반영해 기준등급을 ‘1,300~1,400원’으로 현실화한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최근 환율 급등세를 반영하여 그간 유지해 온 기준등급 조정률을 2% 추가 인상하며, 이를 통해 약 2만 7천 개 별도산정 치료재료 평균수가가 2% 상승하고, 월 67억 원의 기업 지원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환율을 감안해 필수 치료재료의 공급 중단을 사전 예방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적극행정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27일부터 우선 시행하고, 향후 ‘행위·치료재료 등의 결정 및 조정기준’ 고시를 개정해 제도를 정비할 예정이다. 정은경 장관은 “치료재료 환율 기준등급 개선을 통해 원가 상승 부담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의 부담이 완화되기를 바란다”라며, “정부는 치료재료 부족으로 진료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
민·관, 의료제품 유통과정 긴급 점검···수급불안정 대처[한의신문]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21일 콘퍼런스 하우스 달개비(서울 중구)에서 ‘중동전쟁 대응 제4차 보건의약단체 회의’를 개최, 보건의약단체 및 유관부처와 함께 중동전쟁으로 인한 의약품, 의료기기 등 의료제품의 수급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정은경 장관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한의사협회 등 보건의료 분야 12개 의약단체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부, 기후에너지환경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계부처 및 유관기관이 모두 참석해 의료제품 모니터링 결과 및 수급 현황과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주사기, 주사침, 약포지, 시럽병 등 주요 의료제품의 생산량은 전년도 대비 차이가 없거나 크게 감소하지 않은 상황이며, 수급 불안정이 우려됐던 주사기의 경우 전년도 대비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약포지와 시럽병의 경우에도 전년도 월평균 대비 26년도 1분기의 생산량은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의료현장의 부족한 물품을 확인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주에 보건소를 통한 수급불안 의료제품 긴급현장조사를 실시했으며, 기후에너지환경부, 보건복지부 및 질병관리청에서는 감염의 우려가 없도록 관리를 강화한다는 전제하에 한시적으로 일반의료폐기물 배출주기를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 기업의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도 시행한다. 최근 환율이 상승함에 따라 수입 치료재료 및 원부자재 가격 등이 상승하여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약 2만7천 개 별도산정 치료재료의 건강보험 평균 수가를 2% 인상해 제조기업의 비용 부담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지난주 시행된 ‘주사기, 주사침 매점매석 금지 고시’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이번 주부터 주사기, 주사침 특별 단속반을 투입했다. 70명 이상 35개조의 합동단속반을 구성하여 전방위적인 점검·단속을 실시하며, 확인된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엄중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정은경 장관은 “주사기 등 수급 불안정이 우려됐던 품목의 생산량이 전년도 수준을 유지하는 등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면밀한 모니터링과 긴밀한 대응을 통해 국민들께 필요한 의료서비스가 원활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통합의과학혁신정책연구회, 첫 정책포럼 개최[한의신문]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고성규)이 통합의과학혁신정책연구회(회장 최병희, 이하 정책연구회)와 공동주관으로 24일 국립한밭대학교에서 ‘AI 헬스케어 시대의 국가혁신시스템’을 주제로 제1회 정책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정책포럼은 한국기술혁신학회(회장 권기석) 춘계학술대회와 연계해 진행되며, 통합의과학 분야의 국가혁신전략과 정책 거버넌스 재정립 필요성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1월 신설된 정책연구회의 공식 출범 행사로 마련됐다. 행사에서는 △정책연구회 론칭 및 기조발표 △한의약 AI·디지털 대전환 △AI 헬스케어 기술의 수용모델 등 다양한 주제 발표가 진행되며, 이후 전문가 토론을 통해 AI 헬스케어와 결합한 한의약의 정책적 발전 방향을 논의될 예정이다. 관련 문의는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정책팀(042-869-2794)에서 담당하며, 사전 정보 등록은(https://moaform.com/q/gTw4g8)를 통해 진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