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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인증제 시범사업 참여기업 모집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원장 조현장)은 ‘건강관리서비스 인증제 시범사업’ 설명회를 28일 16시에 서울 소노펠리체 컨벤션(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에서 개최하고 7월 1일부터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건강관리서비스 인증제는 비의료기관이 제공할 수 있는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를 서비스 대상, 제공목적, 기능 등에 따라 1군(만성질환 관리형), 2군(생활습관 개선형), 3군(건강정보 제공형)으로 분류해 복지부에서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만성질환 환자가 늘어나고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발달로 건강관리서비스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복지부는 소비자가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건강관리서비스 인증제 시범사업을 통해 서비스 기능, 효과 등을 평가하고 인증하고 인증받은 서비스 및 기업정보를 공개한다. 이번 시범사업은 건강관리서비스 인증제도의 인증체계 및 평가지표의 적절성 등을 검증하고, 참여기업·이용자로부터 제도 보완의견을 청취해 본 제도 설계 시 반영하기 위하여 실시한다. 28일 열리는 설명회는 대면·비대면 동시로 진행하고, 인증신청 대상 및 준비서류, 서류 작성 시 유의사항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설명회에 참석을 희망하는 기업은 27일 오후 2시까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전자우편으로(a_hcs@khealth.or.kr) 신청하면 된다. 시범사업 참여 신청은 7월 1일부터 7월 15일까지 받는다.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누리집에 게재된 신청서를 작성해 전자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인증 신청 결과는 개별기업에 통보될 예정이다. 향후 국민들이 건강관리서비스 선택 시 참고할 수 있도록 인증받은 건강관리서비스와 기업 목록은 보건복지부·한국건강증진개발원 누리집에 공개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임인택 건강정책국장은 “건강관리서비스 인증제도는 국민에게 건강관리서비스의 종류, 기능, 효과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기업이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고 홍보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관리서비스 인증제도가 개인의 건강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건강관리서비스 생태계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현장 원장은 “미국·영국 등 해외에서도 건강관리서비스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은 상황으로 시범사업의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국내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관심 있는 기업의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
한의학 유물 ‘복검관행차시하인식료기’ 서울시 문화재 지정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유덕열)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서울한방진흥센터)의 한의학 유물인 ‘복검관행차시하인식료기’가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됐다. ‘복검관행차시하인식료기’는 평안도 상원군에 행차한 복검관과 그 일행에게 관아에서 식사와 각종 음식 등을 대접한 내역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일종의 회계기록으로 2018년부터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조선시대 지방에서 발생한 사망사건에 대한 검시 과정 최종 결과물인 ‘검안’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 지정된 ‘복검관행차시하인식료기’는 초검·복검 단계를 보여주는 희소성 있는 문서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시 문화재 자료로 지정됐다. 이번에 지정받은 유물은 7월부터 약 두 달 간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에 전시돼 방문하는 관람객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한방진흥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한방산업특구 서울약령시에 위치한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한의약 유물이 이번 기회로 가치를 인정받게 돼 기쁘다”며 “유물이 전시되는 동안 많은 주민이 방문해 박물관도 관람하고 다양한 웰니스 체험도 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은 지난해 행정안전부 주관 주민 주도형 지역균형 뉴딜 우수 사업에 선정돼 현재 상인과 함께 ‘박물관과 함께하는 증강현실(AR) 기억여행과 메타버스 약령시장 구축’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박물관 관람과 한방관련 교육, 체험, 전시 행사 등 프로그램도 운영 중에 있다. -
[전한련 브이로그] '시험기간 아닌데 시험'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 브이로그 공모전 응모작 '시험기간 아닌데 시험' -
건강보험 정부지원금 필요성 등 주요 현안 논의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강도태·이하 건보공단)은 지난 23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소속 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개최, 건강보험 관련 주요 정책과 현안을 논의하고 제도 발전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간담회에서 건보공단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확인된 건강보험의 역할을 강조하며 정부지원금 확보와 2단계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방향에 관한 주요내용을 공유하는 한편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 및 필수의료에 대한 보장성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재정 관리를 위해 국가 차원의 책임있는 재정 지원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2단계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는 소득 중심의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통해 지역·직장 가입자간의 형평성은 높아지고 취약계층의 보험료 부담은 완화되는 내용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강도태 이사장은 “국민의료비 부담 완화와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해서 안정적인 재정 관리가 필요하다”며 “정부지원금 확보와 2단계 부과체계 개편을 통해 건강보험이 한 단계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남인숙 부회장은 “공정하고 원칙에 맞는 보험료 부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2단계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과 정부지원금 확보에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건보공단과 소비자단체는 앞으로도 의료소비자의 권익 보호와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협력을 확대하고,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
부산예한방병원, 울산현대와 사회공헌 프로그램 ‘진행’부산예한방병원(병원장 손정호)이 울산 현대 축구단과 공동 사회공헌 프로그램 ‘같이 가예’로 지역사회에 온정을 나눴다. 올 시즌 사회공헌 후원 협약을 체결하며, 울산 현대와 함께하게 된 부산예한방병원은 울산의 K리그 득점마다 30만원의 기부금을 적립하는 ‘같이 가예’를 추진해 오고 있었다. 울산은 지난 15라운드를 기준으로 총 25득점을 기록하며 기부금 750만원을 적립했으며, 위 기부금에 상응하는 한약이 지난 19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1차 기금으로 지역 내 소외계층으로 전달됐다. 부산예한방병원은 남은 2022시즌 K리그 경기에서도 울산의 득점마다 30만원을 적립, 이를 부산예한방병원과 울산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같이 가예’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손정호 병원장은 “이제 곧 건강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무더위가 찾아온다”며 “울산 현대가 더욱 시원한 공격으로 팬들의 무더위를 식히고 우리 병원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건강을 챙겨 줄 약을 제공하는 좋은 시너지를 일으켜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에 울산 김광국 대표는 “팬들의 사랑, 지역민의 관심으로 성장하는 구단에게 꼭 필요한 활동을 함께해 주는 부산예한방병원에게 감사하다”며 “축구를 통해 지역사회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화답했다. -
코로나19 여진 지속돼도 한의는 배제통계청의 코로나19 시기 초과사망 분석에 따르면 지난 4월의 사망자 수는 3만30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사망자 수 2만3362명보다 9663명(41.4%)이 늘어났다.통계청은 이 같은 초과사망 원인을 코로나19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초과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사망 △확진검사 미실시 사망 △코로나19 합병증 또는 후유증 사망 등을 꼽았다. 이는 코로나19 엔데믹이라는 상황과 달리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코로나19 합병증 내지 후유증을 앓고 있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위중의 정도 보다 많은 수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확진자 중 상당수가 합병증과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데는 보건당국의 무능과 양방의료 일변도의 편향적인 대응 방법에 기인한다. 한의 단독 치료나 한·양방 병행 치료법이 코로나19 감염자들에게 상당히 효과가 있다는 객관적인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보건당국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현재까지 한의사와 한의약의 활용을 무조건 외면해 왔다. 지난 17일 한의사협회가 공개한 ‘코로나19 한의진료접수센터 한의진료 만족도 설문조사(응답 참여자 수 1839명)’ 결과를 살펴보면 보건당국의 대처가 국민의 요구와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한의치료 만족도는 94.4%에 이르렀고, 한의진료를 지인에게 추천할 의향은 96.4%였으며, 코로나19 (재택)치료에 한의진료가 필요하다는 응답률이 93.8%에 달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국민의 요구와 기대와는 반대로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에 한의사의 접속을 막는 등 매우 비상식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의사 13명이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 사용권한 승인신청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까지 했다. 코로나19 감염자들 중 상당수가 여전히 심신 피로, 기억력 및 집중력 감퇴, 식욕 부진, 수면장애, 우울증, 후각 및 미각 상실, 불안감, 두통,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한의사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려 있고, 세계 최고의 전통의학이라는 한의약 보유국 대한민국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이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자유의사에 따라 자신의 질병 치료를 위해 한의와 양의를 자유롭게 선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선택의 자유조차 차단한 보건당국의 무책임한 처사 때문에 국민과 한의사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474)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한방계의 지식전달매체로서 권위지로 성장한 본지의 발행을 주관하면서 매호매호가 때마다 연한 불안감을 감출 길이 없다. 이는 잡지의 판매숫자에 대한 상혼도 아니요, 표지를 알록달록 꾸미지 못한 미흡도 아닌, 오직 게재내용에서 얼마만큼 충실한 수확을 거둬들였는가하는 자책감이다. 이야기꺼리가 없는 내용에서 ‘풀기’를 찾으려는 우매를 초극한 이상, 천만 애독자들에게 무엇을 드릴 수 있는가에 심혈이 기울여지고, 이를 달하지 못했을 때 솟아오르는 새로운 의욕–더욱 분발하고자 하는 우리의 새로운 자세가 정립된다. ‘까짓 잡지 보나마나’ 지나가는 소리라도 언뜻 들려온다치면 잡지 발행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고 만다. 그러나 다행히도 본지 창간이래 18호째를 맞은 지금까지 크게 힐책받은 일들은 있었으되, 불필요한 것이라고 내던지는 분은 안계셨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더욱 분투하여 사계의 따스한 호의에 보답코저 한다. 사실 일반책자라는 것은 ‘완벽’이 있을 수 없다는 당위성으로 보건데 이만하면 수작이 아니냐고 은근한 자랑을 하고 싶지만, 그럴 수만도 없는 것이 본지는 더 높은 곳을 향한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더 높은 곳–궁국적으로는 한방계의 숙원사업인 ‘秘方’의 발전작업을 주관하여 ‘서로 터놓고 지내는’ 한방계 풍토를 조성하는 데 있다. 또한 어느 땐가는 이뤄져야 할 동서의학의 상호교류를 위한 교두보로서 역할을 감당해내는 용기있는 활자미디어로서 성장될 것을 확신하며 이 땅의 한방계 전진대열에 적극 참여코저 한다. 여기에서 본지는 『한의약정보』라는 새 題號를 내세워 발간을 계속하게 되었는데 제호가 바뀐다는 의미는 우리의 의욕을 일깨워주는 데 있다. 지령 18호째를 맞았으되 때이른 어른스런 몸짓은 되도록 배제하는 자세로 작업을 계속할 것을 함께 호흡하는 동료들에게 주지시키며, 오늘 한방계 일우를 차지한 위치를 영구히 보존할 것을 다짐해본다.” 1978년 간행된 ‘한의약정보’. 위의 글은 1978년 『한의약정보』 2월호의 발행인 李甲燮의 ‘우리가 맞은 전환점’이라는 제목의 권두언이다. 이 잡지는 1976년 창간된 月刊 『杏林』을 계승하여 제호를 『漢醫藥情報』로 바꿔 속간하게 된 것이었다. 이 잡지를 이어서 속간한 출판사 杏林書院은 1923년에 李泰浩가 서울 안국동에 한의서 출판과 침구판매 전문을 목적으로 개점을 하면서 출발했다. 일제강점기 전시기에 걸쳐 이 출판사는 한의학 관련 서적의 출판을 도맡아서 하다시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한의학 서적 출판에 솔선했다. 1976년 무렵 李泰浩의 손자인 李甲燮(2019년 작고)이 20대 중반의 나이에 출판사의 일을 도맡아 하면서 『杏林』의 창간을 주도한 이후 『한의약정보』를 속간하게 된 것이었다. 본 속간호의 앞쪽 기사 가운데 이갑섭 사장이 최광수 선생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기사가 나온다. 지난 1월24일 3시 마포구 합정동 봉산한의원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이갑섭 사장은 “한방계 육성발전에 노력한 바 크고 지난 한의약정보계의 전신인 월간 행림지의 표지를 맡아 그렸으며 매달 한 호도 빠짐없이 투고해 주신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는 기사가 발견된다. 이 잡지의 목차는 이 잡지의 수록 경향을 보여준다. 목차는 학술, 임상, 해외 임상, 특별기고, 연재, 한의약정보 소식판, 표지설명, 이달의 인물, 명의명저, 한방메모, 편집낙수 등의 순서로 구성돼 있다. -
악성 환자 대처방법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 (법무법인 한결)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법무법인 한결)로부터 한의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법적 분쟁을 대비해 원인과 대응책을 살펴본다. 며칠 전 한의사 한분으로부터 상담전화를 받았다. 환자가 내원해 피부질환을 호소하면서 상해보험관련 보험적용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한의사가 거부하자 화장실에서 미끄러졌다고 하면서 요추, 족관절 통증을 호소하며 처방을 요청했다. 그 후 피부질환 관련 침 등의 치료를 했으나 설사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하면서 처방을 한 한의사에게 진료과실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보호자를 대동해 대기실에서 큰소리를 치면서 한의사에게 처방 내역 진료확인서와 진료비 청구내역 일체를 요구했다. 그 후 전화로 지속적인 부작용을 호소하면서 경찰과 보험사에 고소를 하겠다고 겁박을 한다는 것이다. 개원의로서 처음 접하는 악성환자에 겁이 많이 난 듯 보였다. ◇환자의 불법 요청 들어줘선 안 돼 위 사례의 경우 환자가 피부 알러지 치료를 상해보험으로 대체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거절한 것은 잘한 일이다. 자칫 환자의 유혹에 넘어가 환자의 불법 요청을 들어주는 경우 보험사기에 해당해 처벌을 받게 되고 자칫 의료면허취소가 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골절치료를 하면서 피부질환치료를 호소하는 경우 기존 피부질환치료와 관련해 어떤 양방치료를 받았는지 확인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의 피부치료를 받아서 상태가 더 악화됐다고 사실을 호도하는 의사도 있기 때문이다. 느낌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기존에 받았던 양방 피부과 치료를 계속 받도록 하거나 양방피부과 진료기록을 발급받아 오도록 하는 것이 좋다. ◇환자에 물리력은 자제 무엇보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악성환자의 초기방문부터 문진 등 기록 등을 상세히 확보해야 한다. 진료기록지에 환자의 언행에 대해 상세히 기록하거나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휴대폰을 통해 문진과정을 녹음하는 것도 좋다. 환자의 동의 없이 녹음하면 불법도청에 해당하는지 걱정하는 경우가 있으나, 녹음 당사자의 일방의 목소리가 녹음되는 경우에는 불법도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판례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울러 환자가 병원에 와서 다른 환자가 대기 중인데도 불구하고 큰소리를 치는 등 진료업무를 방해하는 경우 직원들로 하여금 휴대폰으로 촬영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와 관련 제지과정에서 물리적인 충돌이 있는 경우에는 완력사용을 가급적 자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환자가 일부러 자신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도록 유도해 넘어지면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아 역으로 고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찰 신고, 형사고소와 동일 경찰에 진료업무방해로 112신고를 해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경찰서에 고소를 하라고 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경찰 신고는 엄연히 형사고소와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별도로 고소를 하도록 하는 것은 잘못된 행위다. 신고와 관련한 피해자로서 경찰서에 출석,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적극 표명할 필요가 있다. 또 출동한 경찰이 어떠한 조치를 하는지에 대해서도 휴대폰 녹음을 통해 증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악성환자가 인터넷카페 또는 SNS에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환자가 여러 명 있는 앞에서 의료과실 책임을 주장하면서 큰소리를 치거나 병원 앞에서 피케팅을 하면서 진료업무를 방해하는 경우에는 형법상 명예훼손,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비방목적 허위사실유포, 위계위력에 의한 진료업무방해혐의로 고소를 하는 것도 좋다. 고소와 관련 고소장은 되도록 핵심만 간단히 작성한 후 고소인 보충조사과정에서 휴대폰 영상녹화, 녹음자료와 진료기록지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하면 된다. ◇직원 참여시켜 진술 확보 필자도 변호사인 입장에서 변호사를 상대로 부실변론 등을 이유로 고소, 고발, 손해배상청구 심지어 언론사에 제보하겠다는 의뢰인도 경험한 적이 있다. 환자를 대하는 의료인 역시 악성환자와 진성환자를 잘 구분해야 되는데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때로는 촉진, 물리치료 과정에서 의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역으로 고소를 하는 환자도 있다. 한의사의 물리치료, 촉진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환자 자신의 동의를 받지 않고 했다고 주장을 한다. 이러한 허위주장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진료과정에서 반드시 직원 참여 등을 통해 목격진술을 확보하고 아울러 진료내용에 대해 환자본인의 동의를 받도록 별도의 서면을 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진료과정에서 일부러 침대에서 넘어져 의사의 과실을 이유로 치료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러 넘어졌는지 아니면 정말 병원의 과실로 넘어졌는지 진료실에 CCTV를 설치하면 좋겠지만 환자의 인권 등을 감안해 동의를 받아야 하는 문제도 있다. CCTV 설치는 도난 등 범죄예방을 위해 설치하고 이러한 목적에 대해 설치 전 고지해야 한다. 전문직 종사자의 경우 때로는 방어변론, 방어진료도 생각하면서 업무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
초음파 통해 경혈 주변 구조물 탐색…“한의학적 절진의 확장”지난 19일 대한한의영상학회 주최로 열린 ‘한의학적 경락 경혈 이론에 따른 초음파 스캔 프로토콜’ 보수교육을 수강했다. 이번 강의는 무려 2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재개된 실습 교육으로, 한의영상학회 교육부회장이자 온라인 초음파 교육사이트 ‘소노하니’(sonohani.com) 대표강사인 오명진 원장님이 시연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부푼 기대를 안고 강의장에 도착했다. 실습강의가 처음인 저는 ‘사람이 많아 원장님께서 시연하는 것을 가까이서 보지 못하면 어쩔까’하고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강의실 전면에 설치된 프로젝터 2대가 각각 시연하는 모습과 초음파 화면을 함께 보여줘 뒷자리에서도 충분히 잘 볼 수 있었고, 강의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한의영상학회의 이 같은 세심한 배려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오 원장님이 한의학적 경락 경혈 이론에 따른 초음파 진단기 활용에 대해 설명했는데, ‘경혈을 탐색하기 위해 주변 구조물들을 초음파로 직접 확인하는 과정은 한의학적 절진의 확장’이라는 인식에 굉장히 공감됐다. 사실 양방의 초음파 검사와 구별되는 독자적인 한의학 고유 이론에 따라 초음파를 활용한다는 것이 강의를 듣기 전에는 실제 어떤 의미인지 잘 와 닿지 않았으나 이러한 설명을 통해 이 부분이 명쾌하게 해결되는 느낌이었다. 경락경혈 영상 확인, 한의 진단 및 치료 또한 경혈이라는 것은 고대의 표면 해부학으로 주변 해부학적 구조물과의 상대적인 위치에 의해 정의되고 대학 교과과정에서도 그렇게 교육받아왔기 때문에 ‘영상으로 경락 경혈을 확인하면서 치료하는 행위’는 다분히 한의학적인 진단과 치료의 행위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환자에게 보건위생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한의학 연구 목적으로 초음파 진단기를 활용하는 경우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는 실제 판례들을 명시,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진료에 초음파를 응용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인 슬관절 실습에 들어 가기 앞서 무릎 주변 경혈의 탐색 과정이 시연됐다. 예를 들면 무릎의 전면구조물로 대퇴사두근건, 슬개건, 슬관절낭, 슬개전 점액낭, 슬개하 천·심부 점액낭, 지방패드, 전방십자인대 등의 구조물을 초음파 영상으로 관찰하면서 양구(梁丘, ST34), 독비(犢鼻, ST35), 내슬안(內膝眼, EX-LE4) 등의 혈위가 초음파 영상에서 어느 지점에 해당하는지 알 수 있었다. 기대했던 것처럼 초음파 영상으로 경혈의 위치를 정확하게 확인하니 자침의 깊이와 효율적 표면 취혈법 등을 재고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어진 수강자들이 직접 스캔해보는 실습에서는 3인1조로 각 파트마다 다른 실습강사로 참여한 교육위원들의 지도 아래 교육이 진행됐다. 교육위원들이 시연을 할 때는 쉽게 하길래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표준 영상을 만들어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프루브로 조직을 누르는 강도, 초음파 빔의 각도, 관찰하고자 하는 조직의 주행방향과의 일치성 등 상당한 변수에 따라 영상이 다양하게 보였고, 무엇보다 검사하고자 하는 부위를 손의 감각에만 의지해 스캔하면서 눈으로는 화면을 보고 있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다. “한의 초음파 활용의 저변 확대되길” 다행스럽게도 실습강사들이 바로 옆에서 도제식으로 알려줘 구조물들을 수월하게 스캔할 수 있었는데, 진료실에서 능숙하게 활용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습강사들 역시 각자 진료실에서 스캔한 것을 오명진 원장님에게 수년간 피드백을 받으며 연마해왔다는 말을 들으니, 보수교육 1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오 원장님에게 직접 스캔을 여쭙고 첨삭 받을 수 있는 환경에 감사하며 절차탁마해야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끝으로 초심자들을 위해 소중한 주말시간을 할애해 강의해주신 오 원장님과 교육위원님들, 그리고 학회 관계자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 어린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오늘과 같은 소중한 경험이 쌓여 한의진료의 객관성과 안전성이 높아지고, 나아가 한의 초음파 활용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29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진보라는 신기루’는 아일랜드 코크 대학병원 교수인 셰이머스 오마호니의 저서 『병든 의료』(사월의 책, 2022. 06. 10. 초판)의 열네번째 챕터 제목이다. 이 소제목에 마음이 끌려(?) 신간 코너의 『병든 의료』를 교보문고 바로드림에서 받아 들고 근처에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북카페로 향했다. 맥주 한두병을 곁들이며 이 책을 완독한 후 걸어서 귀가하면 완벽한 체중감량 코스로구나 싶었다(누구 맘대로!!!). 4·7재보궐, 3·9 대선, 6·1 지선까지 민주당의 3연패를 지켜보니, 지금은 일선에서 후퇴했지만 한 때 민주진보 계열의 빅마우스로서 당신이 나간 모든 선거를 이겼다는 이유로 백전백승의 아이콘으로 통했던 한 정치인의 발언이 떠오른다. “앞으로 20년은 민주당이 더 집권해야 한다”는 바로 그 말. 이제는 저주가 되어버린 혹은 ‘입방정은 이래서 떨지 말아야 해…’라는 그 발언을 기억하고 있을 모든 이들의 인생에 크나큰 교훈을 남겨준 바로 그 말. ‘진보는 신기루였나? 진보가 맞긴 맞았나? 진보는 진보하였나? 진보는 이제 끝났나?’ 정치에 관심 끊고 일신의 일상을 더 챙겨보자는 결심을 실천 중인 내게 ‘진보=신기루’라는 소제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여러 생각들을 요동치게 한다. 세이머스 오마호니, 현대 의료 비판 및 공공의료 회복 강조 셰이머스 오마호니(Seamus O’Mahony)는 소화기내과 전문의로 2016년 『요즘 우리가 죽는 방식(The Way We Die Now)』이라는 책으로 영국의사회가 선정하는 그 해의 의학도서상을 받았고, 소비자주의와 전문가적 이익에 함몰된 현대 의료에 대한 비판과 함께 공공의료의 회복에 관한 글을 꾸준히 쓰는 분으로 작년 12월 이 칼럼란에 소개된 이반 일리치의 지적 세례를 듬뿍 받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반 일리치 이후 의학에 대한 가장 충격적 비판”이라는 서평으로 이 책을 알게 되었고 번역을 하게 되었음을 이 책의 역자인 단국대 의대 권호장 교수는 역자서문에 밝히고 있다. 헬리코박터는 이전 세대가 과거에 위산 분비에 집착했던 것과 똑같이 새로운 의료산업의 중심이 되었다. 헬리코박터 자체를 위한 학회와 학술지가 생겼다. 마셜과 위런은 200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고 이 경로를 따라 많은 사람이 위원회 좌장이 되거나 큰 연구비를 타냈다. 위산 분비 때문에 위궤양이 생긴다는 교리를 믿었던 일련의 학자들이 이제는 헬리코박터로 갈아타게 되었다. - 위궤양의 발병인자가 위산 분비에서 헬리코박터로 바뀌었음을 교리로 믿었던 학자들의 대이동으로 표현하고 있다. 지속적인 연구성과의 신속한 임상적용, 그에 따른 소화기 임상의학의 발전일 수도 있겠지만 이 사이클은 현대의학의 모든 질환에 무한반복 중이다. 구이론 - 오류지적 - 신이론 - 갈아엎기 - 최신지견 - 신구이론 모두 갈아엎기. - 생각해보면 한의계에는 다종다양한 학회가 각자의 방식으로 회원을 모아 온오프라인 학회 활동을 하면 그걸로 끝인 듯하다. 어떤 이론이 오류를 지적받고 다른 새로운 이론으로 옮겨가고 그에 따른 새로운 학회와 학술지가 생겨났다가 없어진 적이 있었던가 싶다. 임상가의 유행에 따른 몇 키워드의 잔잔한 물결 같은 일렁임은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돌봐야 할 환자들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라 비정상적 생리 수치, 연구실 계측치, 고장난 장기가 되었고 이반 일리치가 말한 ‘한 다발의 진단 뭉치’가 되었다. 의사, 간호사, 기타 의료전문가들은 이 모든 일들을 정확하게, 프로토콜에 따라 수행한다. 환자는 병원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처리해야 하는 문제이다. 이곳에서 아픈 사람은 정량화된 입력물이 되어 출력물로 가는 절차를 밟아야 하고 회전속도가 짧을수록 좋다. 우리는 환자를 처치하고 있지, 치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 대학병원에서 한 번이라도 환자로 접수되어 외래나 수술을 겪어봤다면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일 것이다. 접수-수납-외래-다음 외래 예약-퇴장 등 단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착착착 맞아 떨어지는 병원에서의 짧은 체류는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에 가까워서 의료사고 따위는 허락하지 않을 것 같은 잠시나마의 안락함을 주지만 그 안에서 나의 존재감은 점과 같은 미미함으로 쪼그라든다. 물론 피곤에 찌들은 의료진들 모두다 거대 병원을 지탱하는 크기만 약간 다른 나사못 같다는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 지금은 한의계마저 질환별 진료 프로토콜로 모든 한의치료의 표준화, 과학화를 추구한다는데 과연 이 길은 또 옳기만 한 것인가? 가장 성공적인 의사는 모호함 없이 명쾌한 진단을 내리고 치료에 대한 완벽한 믿음을 환자에게 심어주는 의사이다. 치료사는 환자의 문제가 어떤 원인에 의한 것인지 언제나 명확하게 정의한다. 치료사가 어느 유파에 속하는지에 따라 원인은 효모로 인한 알레르기이거나 척추의 정렬이 똑바르지 않아서 등등이 될 수 있다. 치료 효과에 대한 믿음도 비슷하게 주입된다. 사실 환자들이 의사 앞에 들고 오는 문제들 대부분은 일시적인 것이거나 스스로 치유가 된다. 이것이 대체보완요법의 지속적 성공을 설명해준다. 그것들의 정체는 암과 같은 좀 더 심각한 질환을 다룰 때 가끔씩 드러나곤 한다. 의학의 핵심에는 한 가지 역설이 있다. 의학의 지적 기반은 기질 상 과학이지만 진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불합리하고 변덕스럽고 유약하고 속기 쉬운 성격의 사람들을 다뤄야 한다. 과학이 의학에 제공하는 것은 정보이지만 의학은 과학에 대답을 기대한다. - 과학적인 정보를 기반으로 치료에 대한 완벽한 믿음을 확언할 수 없는 의사들에 비하여 불합리함으로 똘똘 뭉친 속기 쉬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냥 둬도 스스로 치유가 되는 온갖 일시적인 문제들로 내원한 환자들에게 원인을 단순화하고 진단과 치료 효과를 확신하는 대체요법 치료사들 덕분에 오늘날까지도 대체보완의학이 인기가 있다는 의사 입장에서의 비판글이다. - 한의사로서 날마다 만나고 있는 이 많은 환자들이 그냥 둬도 시간만 가면 그냥 낫는 질병이었나? 이 많은 증상이 단지 척추가 비틀어져서 나타난 거라고 섣불리 원인을 단순화했나? 나만 믿고 따라오시면 다 나을 거라고 치료결과를 확신했나? 대답은 모두 NO이다. 하나의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여러 병리적인 상황이 진행되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고 했고 미처 인지하지 못했음은 당연하기 때문에 치료가 늦었다고 스스로를 자책하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는 편이다. 지금이라도 한의원을 먼저 방문했으니 나도 내 방법으로 당신을 도울 것이며 환자분도 지금 계획하고 있는 다른 의료기관 방문 또한 신속하고 충실히 병행하시라고 권유하는 것이 내 진료의 원칙이기도 하다. 미국의 정치철학자 로널드 드워킨(Ronald Myles Dworkin)은 의사들이 한때 누렸던 전문가적 자율성에 대해 “그들은 친절하게 굴거나 농담을 하거나 아양을 떨 필요가 없었다. 그들이 가진 치유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환자들을 사로잡고 편안한 삶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들의 평생 업무는 대부분 자기자신을 감독하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 한 집 건너 한의원, 두 집 건너 약국, 세 집 건너 치과, 네 집 건너 병원의원… 한의사인 내 눈에 보이는 지극히 주관적인 의료기관 간판 개수의 발견 빈도이다. 한의사라는 업종이 비의료인들이 보았을 때에나 전문직이지 완벽한 의료서비스업으로 변모한 지는 오래된 듯하다. 공무원 봉직의인 나도 챙길 눈치가 한두개가 아닌 처지이니 옆집, 앞집, 뒷집 한의원들과 살벌한 경쟁을 해야 하는 개원의들은 오죽하랴? - 20년 가까이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절친은 아니지만 존경하는 산부인과 개원의 선생님께서 이제 더 이상 유망 전공이 아닌 산부인과 의사들끼리 앞으로 뭐 해먹고 사나 늘 만나면 정부탓, 정책탓, 저출산탓 많이 하는데 발 빠른 후배들은 이미 성의학 전문가로 혹은 이쁜이 수술 전문가로 거듭나고 있다며 “신 선생님아!! 이 개원의들의 강으로 건너오지 마오”라며 우스갯소리를 하신다. - 의사들이 가진 치유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환자들을 사로잡고 편안한 삶을 유지할 수 있었던 그 평화시대는 이미 사라져버린 고대 문명을 다루는 아름다운 삽화가 가득 실린 동화책에서나 볼 수 있을까 싶다. 그 때는 많은 의사들이 자신만의 스타일도 개성도 유지했겠지?! 미국 의료계의 다른 많은 사람들도 과거의 진료 행위를 버리고 디지털 데이터에 집착하는 것에 대해 한탄한다. 심장의사인 존 맨드롤라(John Mandrola)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의료 수단들에 모바일 센서, 디지털 레코드 등이 포함되면서 슬프게도 사람을 돌보기 위한 일들이 1과 0을 다루는 도착적인 일들로 바뀌고 말았다. 좋은 진료란 로켓 과학처럼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디지털도 아니고, 하얀 스크린도 아니며, 폐동맥에서 얻은 수치도 아니다. 그리고 급하게 도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선배 의사 옆에서 수년에 걸쳐 환자를 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우리의 눈과 귀가 환자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 선배 의사 옆에서 수년에 걸쳐 환자를 보는 경험. 이는 소위 도제식 교육으로 불리우는 것이다. “의사 교육에 도제식 교육은 불가피하다 - 아니다!! 전근대적인 도제식 수련의 교육은 타파되어야 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차의료 역량강화에 있어서 도제식 교육이 효율적이다” 지금까지도 실천 가능성의 측면에서 도제식 교육에 대한 주장과 반론이 반복되는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더럼대학교(Durham Univ.) 의료인문학 교수 제인 맥노턴(Jane Macnaughton)은 2009년 <The Lancet>에 공감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르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에세이를 기고했다. “우리가 환자를 다루는 방식, 특히 그들에게 어떻게 이야기 하는가는 우리 직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가르칠 수 있는 성질의 것일까요? 저는 회의적입니다. 그것은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고 어느 정도까지는 뛰어난 의사가 환자를 다루는 것을 지켜보면서 얻을 수 있지만 약리학 배우듯이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어떤 말과 글의 권능으로도 그리고 어떤 교과서와 강의로도 의사들이 언제 따져 묻고, 언제 말하고, 언제 침묵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은 결코 가르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의사와 환자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수백만 가지 인격적 조합 하나하나마다 각기 다른 해결책을 써야 하는 사적이고 신비스러운 부분입니다.” - 스스로 환자들에게 공감을 잘 한다고 자부했었다. 그러나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이는 고객 응대술이었고 얄팍한 보살핌의 연기를 하고 있는 외피일 수 있었다. 그건 공감 연기였다. 단순한 인간적 친절함 이상을 곁들인 연민을 환자들에게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의사와 환자 사이의 수백만 가지의 인격적 조합이 다 다르며 각기 다른 해결책을 써야 한다는 제인 교수의 지적에 나의 인격과 환자들의 인격이 부딪혔던 경우에 진상이라고 매도하거나 비호감이라는 딱지를 붙임으로써 일방적인 거부감을 보였었던 부끄러운 기억이 떠올랐다. 더 지혜로운 해결책을 생각해내지 못하고 비슷비슷한 미봉책으로 그 순간을 그저 회피해 왔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깊은 반성도 하게 되었다. 위대한 의료통계학자 메이저 그린우드(Major Greenwood)는 1931년 왕립예술학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학회의 정신에 대한 생각을 피력했다. “인종이 다르고 교육과 현실적 야망도 다 다르지만 우리 모두는 어디에서나 인간의 삶을 조금 더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드는 데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를 열망합니다.” 그는 ‘모든 병을 치료하거나 암을 격퇴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오늘날 의학이 해야 할 일은 “모든 인간의 삶의 조건을 어디에서나 좀 더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드는” 사명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했다. 바로 이것이 의학의 존재 이유인 것이다. - 모든 인간의 삶이 어디에서나 좀 더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드는 사명이 의학이 해야 할 일이라면 많은 한의사들은 오늘도 이 의학의 사명에 충실한 하루를 보냈을 것으로 생각된다. “원장님 덕분에 오늘도 겨우 견뎠어요”라고 말해주는 환자들을 진료실에서 높은 빈도로 만나고 있다면 의학의 존재 이유를 실천하는 의미있는 의료인의 삶을 하루하루 잘 살고 있다는 증거라고도 볼 수 있다. 최근 매일 경제가 단독 입수한 손해보험 4개사의 보험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 보험금 수령 상위 14개 안과는 올 1분기에만 600억원을 챙겼다고 한다. 나머지 안과 900여 곳에 지급된 보험금이 1561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14곳이 전체 백내장 보험금 중 27.8%를 차지한 셈이다. 최근 몇 년 새 브로커 조직은 1인당 200만원의 수수료를 받으며 조직적으로 환자를 알선해 왔고, 렌즈에 따라 수십만원부터 시작하는 백내장 수술비는 최고 1600만원까지 급등했다(『수상한 백내장 수술, 안과 14곳이 실손보험금 600억 쓸어갔다』 MK뉴스, 신찬옥 기자, 2022 06 06). 안과 의사가 브로커들과 짜고 보험사기를 치더라도 환자들이 안과 진료 자체를 외면할 수는 없다. 안과는 그 어떤 다른 의사로도 대체할 수 없는 전문 분야이기 때문에 보험사기를 덜 치는 조금 더 착한 안과 의사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고귀한 포부를 품은 한의학의 모습은? 한의학이 서양의 시각에서는 대체보완의학의 일부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처음에는 그 가치가 폄훼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기존의 정통 의학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때로는 대체할 수도 있는 분야라는 의미감에 아주 가끔은 가슴이 웅장해지기도 했었다. 『병든 의료』에서 지적한 많은 현대 의학의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의료 소비자들은 덜 병든 의료와 덜 병든 의료인들을 찾아나설 것이다. 이렇게 현대 의학의 자화상을 고백하고 스스로를 고발하는 많은 도서들이나 논문들이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그 대체제로서의 한의학에 더 큰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덜 병든 의료와 덜 병든 의료인들이 비단 한의계와 한의사만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많은 의료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아야만 도제식 의료든, 공감과 연민을 보탠 의료든, 프로토콜에 따른 의료든, 나만의 개성을 갖춘 의료든 실행해 볼 수 있을 텐데, 덜 병든 그래서 더 나은 의료로서 한의학은 당당하게 추천될 수 있을까? “오늘날 의학의 진보는 자립성 상실과 만성 질환에 시달릴 때까지 우리를 충분히 오래 살게 해주겠다는, 터무니없이 비싸고 미심쩍은 선물을 우리에게 선사해주고 있다. 우리는 늙어서 노쇠할 때까지 생존하는 것보다는 좀 더 나은, 더 고귀한 포부를 가져야 한다.” 현대 의학에 대한 신랄한 비판글도 많았지만 304p에 실린 이 문장에 유독 눈길이 간다. 한의학 역시 2022년 오늘날에도 진보하고 있는 것이라면 생존 그 자체보다도 한 단계 더 고귀한 포부를 품어보아야 하지 않을까? 고귀한 포부를 품은 한의학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