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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발전 가능한 한의약 과제한의약의 장점은 개인별 맞춤의학에 있다. 그렇다 보니 각 한의원별 진단 및 처방 등 치료기법이 천차만별이다. 이 같은 구조는 자연스럽게 특화진료 내지 네트워크를 표방하는 특성화된 한의의료기관의 다양한 출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특화의료 구조에 발을 들여놓지 못한 의료기관은 각자의 개인기에 의존해 경영에 나서야만 했고, 이 과정에서 큰 편차의 수익차가 발생하고 있다. 그나마 침, 부항, 뜸, 추나 등 한의약 치료기술의 일부가 국가 제도권의 틀에 안착하며 한의사이면 누구나가 공정한 경쟁의 룰에 따라 진료할 수 있게 된 점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제도에 반영된 한의치료기술의 효용성이 잘 드러났다. 남인순 의원이 발표한 ‘자동차보험 총진료비 중 한방진료비 비중 및 유형별 내역’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총진료비 중 한방진료비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 2015년 23.0%에서 금년 상반기에 40%를 넘어섰다.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 총진료비는 1조446억 원이다. 이 가운데 양방진료비가 59.0%인 6158억 원이며, 한의진료비는 41.0%인 4288억 원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한의진료비는 2015년 3578억 원에서 지난해 7139억 원으로 3년 새 99.5%가 증가한 셈이다 또한 김상희 의원이 발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추나요법 이용도 분석 자료(4~6월)에 따르면, 동 기간동안 추나요법 청구건수는 총 113만789건이고, 건강보험 부담금은 총 128억8200만원으로 나타났다. 한의원의 경우 94만8622건(83.9%)이 청구돼 102억6300만원이 지급됐고, 한방병원은 18만451건 청구에 26억 원이 지급됐다. 3개월간 추나요법 시술을 받은 환자 실인원은 35만9913명이다.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시술을 받고 있는 셈이며, 이 중 연간 추나요법 횟수 상한선인 20회를 채운 환자도 3073명에 이르렀다. 자동차보험의 한의의료와 건강보험의 추나요법간 공통점은 모두 제도권 의료로 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데 있다. 만약 자동차보험에서 한의의료가 인정받지 못하고, 추나요법이 올 4월 이전처럼 비급여로 존재한다면 진료비와 환자수 증가는 확연히 달랐을 것이다. 특히 고령화 사회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의약이 국가의 확고한 공공재로 자리매김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한의의료가 과소평가되거나, 제 평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그렇다고 해서 국가 공인의 제도권 의료로 반영되는 것을 외면해선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 국민의 접근을 쉽게 하지 못하는 의료는 변방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다. 변방으로 밀려난 의료가 중심부로 재진입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침구사와 한약업사 직종이 그 예다. 현 정부의 문케어는 한의약 시장을 확장시킬 수 있는 호기(好機)라 할 수 있다. -
‘신뢰’를 되찾기 위한 기회 비용평화만이 사회 질서유지의 필수 조건은 아니다. 때론 분노도 필요하다. 불의에 항거하는 분노는 희망의 빛이기 때문이다. 다만 무엇에 대한 분노인가는 명확해야 한다. 분노를 유발한 그것이 자신만이 옳다고 외치는 신념이자, 왜곡된 정의는 아니어야 한다. 그 같은 분노를 마치 정의인양 착각하여 불씨를 퍼트리면, 그 작은 불씨가 삽시간에 들불처럼 번져나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누군가의 제보로 지난 4일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터져 나온 ‘첩약보험 급여화 한의협-청와대 유착설’ 사태가 한의협의 정상적인 대관업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의협의 회무 현안은 ‘첩약보험’만 있는게 아니다. 대의원총회에서 의결했던 각종 한의약 관련 사업들이 있고, 이를 추진하는 과정서 당(黨)과 정부, 그리고 청와대와의 공감(共感) 형성은 필수다. 하지만 MBN-TV의 유착설 의혹 보도와 김순례 의원의 국정감사 시비, 의사협회의 감사원 감사청구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로 인해 한의약 발전과 직결된 각종 사업들에 족쇄가 채워졌다. 핵심 현안인 첩약보험 급여화의 동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은 물론 현대 의료기기 사용 운동, 커뮤니티 케어(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 장애인 주치의제도, 재활의료기관 지정 사업 등) 한의 참여, 한의 공공의료 영역 확대, 한의약 보장성 강화 등 한의협의 각종 사업 추진에 막대한 지장을 끼치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크나큰 손실은 결국 누구에게 돌아갈까? 일차적으로는 한의사 회원들이 직접 감내해야 할 손실이며, 다음으로는 국민이다. 온전한 한의제도의 정립으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국민 건강증진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의사협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 청와대가 이익단체인 한의사협회 회장과 문재인케어 찬성을 조건으로 첩약 급여화 약속을 한 것은 명백한 ‘부패 행위’라고 규정했다. 국정감사에서 거론됐던 복지부장관, 보험공단 이사장,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을 비롯해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한의사협회를 어떻게 바라볼지는 불 보듯 뻔하다. ‘한의사’라고 쓰고 ‘불신(不信)’이라고 읽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그 기회비용은 얼만큼의 노력이 뒷따라야 할지 상상 이상이다. 제보자의 입장에서는 이 같은 결과에 흐믓해 할 수도 있다. “승리한 자는 진실을 말했느냐 따위를 추궁받지 않는다.” 독일 나치스 정권의 파울 괴벨스가 한 말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만 달성하면 성공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잘못된 행위로 말미암아 한 조직이 공멸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
난관에 부딪친 첩약보험 급여화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있다. 철로처럼 영원한 평행선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극과 극의 양극단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동전의 양면이 서로 반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똑같은’ 동전이라는 의미다. 사회와 한의계가 양극단으로 치닫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또한 그 속으로 파고들면 바라보는 목적지는 같다. 조국 수호가 됐건, 구속이 됐건 국가의 발전을 염원하는 것이며, 첩약보험 추진이건, 중단이건, 그 또한 궁극적 지향점은 한의약의 발전이다. 다만,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에 있어 합당함과 공정함이 기본적으로 자리잡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부당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흘러가게 될 경우, 나라와 조직은 퇴보와 공멸의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지난 4일 열렸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를 놓고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약사회 부회장 출신의 김순례 의원에게 한의계 내부의 제보로 첩약보험 급여화 시범사업이 큰 난관에 부딪치게 됐기 때문이다. 한의계의 첨예한 사안을 여과없이 제보한 것에 그치지 않고, 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청와대 등 각종 인사들에게까지 한의계를 향한 우호적 시선을 거둬들이게 만듦으로서 향후 대관업무에 미칠 손실은 엄청날 전망이다. 첩약보험 급여화는 얼마든지 한의계 내부에서 합리적인 토론과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시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 한의사협회라는 오랜 역사와 전통은 그 정도의 현안에 중지를 모으지 못할 조직이 결코 아니다. 또한 중앙회에서 수차례에 걸쳐 밝혔듯 첩약보험 시범사업은 건정심을 통과한 이후라도 한의계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으며, 이번에도 건정심에 올라가기 전 보험수가, 한약사 및 한조시약사 참여방식, 조제내역 공개 여부 등 중차대한 사안이 변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될 때 가장 빠른 시기에 전회원 투표를 시행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지난 달 열렸던 임시 대의원총회에서도 확인한 바 있다. 따라서 얼마든지 한의계 내부의 중지를 모으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한의약 분야를 신랄하게 공격해왔던 약사 출신 국회의원에게 내부의 문제를 국정감사에서 공론화시켰다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첩약보험을 놓고 찬성과 반대라는 대립과 갈등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을 향해 서로 손가락질하며 옳고 그름을 따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의사들끼리의 일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한의사들의 내부 갈등이 언제건, 어디로건, 얼마나 크게 번져 나갈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 문제는 앞으로 한의협의 대관 업무에 큰 손실을 끼치게 되는 것은 물론 이거니와 첩약보험 시행 여부의 불투명과 함께 한의사들 서로간 깊은 불신을 품게 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확인된 것들지난 22일 대한한의사협회의 ‘2019회계연도 임시 대의원총회’가 열렸다. 이날 임시 대의원총회는 현재 협회에서 추진 중인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에 따른 논란에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총회 의안 역시 ‘선거 등에 관한 규칙 개정의 건’, ‘한약 급여화 협의체 관련한 현안보고 및 대책의 건’ 등 두 건의 안이 상정됐다. 먼저 첫 안건인 ‘선거 등에 관한 규칙 개정의 건’의 경우는 전회원 투표와 관련해서 투표요구서, 투표철회요구서의 제출과 접수 시점 및 관리 주체, 유효성 확인, 선거 관리 등에 관해 기존 규칙의 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총회 하루 전날 열렸던 ‘토의안건 및 법령 및 정관에 대한 심의분과위원회’의 심의 결과, 현재의 정관 제9조의2(회원투표) 제2항, 제7항에서 회원투표요구서의 접수주체가 회장으로 규정돼 있는 바 ‘규칙’에서 접수주체를 선거관리위원회로 규정하는 개정안은 상위법령이라 할 수 있는 ‘정관’에 위반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해당 안건의 표결에 있어서도 반대(101표)가 찬성(59표) 의사를 압도하며, 관련 의안은 부결됐다. 이는 곧 아무리 목적이 이상적이라도 과정과 절차를 무시할 순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선거 규칙을 개정하기 위해선 상위 단계인 ‘정관’부터 고친 뒤 정관의 조항에 위배되지 않도록 규칙을 손봐야 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두 번째로 확인된 것은 전회원 투표 시점이다. 그동안 집행부에서는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의 최종안이 나오면 전회원 투표를 하겠다는 것을 공언했다. 다만, 그 시점이 언제인지는 불분명했다. 한약급여화협의체에서 최종안이 도출된 시점인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상정된 시점인지, 아니면 건정심 이전에 복지부장관의 결재를 득한 이후의 시점 인지가 모호했다. 하지만 이날 최혁용 회장은 ‘변화의 가능성이 없는 가장 빠른 시기’에 전회원 투표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의 취지에 따르면 전회원 투표 시점은 복지부장관의 재가 이후나 건정심 이후는 아닐 것이라는 뜻이다. 즉, 급여화 협의체에서 어느 정도의 안이 확정되면 지체없이 전회원 투표에 나서겠다고 공언함으로서 투표 시점이 대략 어느 때가 될지를 예상케 한 셈이다. 단, 어느 정도의 안이라는 전제에는 ‘변화의 가능성이 없는’ 최종안을 의미한다. 여기서 변화의 가능성이 없는 최종안의 범주는 크게 세 분야에 대한 확정적 안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첫째 첩약보험의 수가가 변화요소 없이 거의 확정적이며, 둘째 한약사와 한약조제약사의 참여 방식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분명한 단계이며, 셋째 한약조제 내역 공개의 범주가 어디까지인지 확정적인 시점에서 전회원의 의사를 묻겠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
‘더불어 2019 정책 페스티벌’의 의미대한한의사협회와 더불어민주당이 ‘더불어 2019 정책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정책 페스티벌에서는 ‘고령사회의 일차의료 강화를 위한 한의학의 역할과 미래’를 주제로 열띤 토론이 전개됐다.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당직자들이 대거 참석해 저출산·고령사회에서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한의약의 올바른 역할 찾기에 함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방증하듯 페스티벌에서는 △건강보험 한의약 보장성 강화 △일차의료에서 한의약 역할증대와 커뮤니티케어 △한의진료에서 제제의약품 사용확대 및 급여화 등의 주제 발표와 토론이 펼쳐져 향후 일차의료 영역에서 한의약의 역할 강화를 모색했다. 현재 한의 건강보험의 열악한 점유율 현황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저평가된 한의진료수가의 적정 수가 반영, 환자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협소한 급여범위의 개선, 현대의료기기의 사용과 급여적용 등 한의건강보험 보장성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더불어 커뮤니티케어 선도 사업, 장애인주치의 사업, 재활의료기관 지정 사업,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등 주요 보건의료정책에서 한의과의 소외 문제도 다뤄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들은 한의계의 소리를 진지한 자세로 경청했다. 한의협과 더불어 민주당이 정책 페스티벌을 개최한 배경은 분명하다. 정치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직능단체의 특성상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이 제대로 결실을 맺기 위해선 정부와 여당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정부와 여당은 직능단체가 자직능의 이익에 부합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의 제·개정은 물론 예산 지원을 가능케 하는 핵심 주체다. 특히 2020년 4월 15일 시행 예정인 제21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물론 각 정당들은 한 표라도 더 모으기 위해 벌써부터 동분서주하고 있고, 의료단체들도 총선을 대비한 총선기획단을 출범시키고 있다. 의협은 이미 지난 5월 2일 총선기획단 출범 기자회견을 개최한 바 있으며, 한의협의 경우는 오는 28일 총선기획단이 발족될 예정이다. 각 직능단체들은 총선기획단의 운영을 통해 자직능의 정책제안서를 각 정당에 전달하고, 각 정당별 보건의료공약을 비교 분석해 향후 정책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공약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일 전망이다. 더불어 여의도 정가에 진출 가능한 인물 발굴에도 나서게 될 것이다. 비록 정치가 혐오와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정치는 나라가 가지고 있는 인적·물적 자산을 분배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직능단체로서는 결코 정치를 외면하거나 멀리할 수가 없다. ‘더불어 2019 정책 페스티벌’의 개최는 벌써 제21대 총선을 향한 총성 없는 전선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예고한 셈이다. -
주목되는 한의약 혁신기술개발 사업보건복지부는 사회안전망 강화, 건강투자 및 바이오헬스산업 육성,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해 국민 삶의 질 향상에 나선다는 기조아래 총 82조8203억 원의 내년도 예산을 편성했다. 특히 이 가운데 주목되는 예산은 한의약 혁신기술개발 사업이다. 복지부는 2009년부터 추진해온 한약제제 및 한의의료기기 개발, 근거창출 연구 등 ‘한의약 선도기술개발사업’이 올해 일몰됨에 따라 후속사업으로 ‘한의약 혁신기술개발 사업’을 내년부터 추진한다는 방침아래 관련 예산 77억7900만 원을 편성했다. 한의약 선도기술개발사업은 한의약의 과학화, 표준화 목표를 위해 임상지침개발, 한의약 임상근거 창출 등에 집중 지원되며, 내년부터 2029년까지 10년간 총 1576억 원을 투자한다. 따라서 주요 질환별 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한약제제와 고혈압, 당뇨약 등을 동시에 복용할 경우 나타나는 약물 상호작용 연구 등 국민이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공익적 연구개발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내년도에는 한의기반융합기술개발 사업 54억여 원, 한의약선도기술개발 사업 72억여 원, 한의약 혁신기술개발 사업 77억여 원 등 모두 204억여 원의 예산이 한의약 분야의 과학화, 표준화를 위한 연구개발(R&D)에 투자되는데 이는 올해 155억 원 대비 31.4% 증가한 예산이다. 정부가 한의약 분야에 대해 매해 꾸준하게 연구개발 예산을 증액하여 지원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사실 그동안 보건의료 연구개발 예산은 양의약 분야에 초집중돼 왔다. 내년도 복지부 예산 82조8203억 원 역시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상당 부분이 양의 분야에 집중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의약 분야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에서 내년도 한의약 선도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하게 될 각 한의약 전문가들은 무거운 책임을 지닐 필요가 있다. 연구개발 하나 하나가 한의약 미래의 존망(存亡)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연구를 위한 연구에서 탈피해 직접적으로 한의약 산업화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개원가 임상현장에 효과적으로 접목될 수 있는 연구 결과물로 이어져야 한다. 그것이 곧 정부가 달성하고자 하는 한의약의 표준화 및 과학화와도 맥을 같이한다. 한의약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끊이지 않고 확대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실질적인 연구결과물의 양산 밖에 답이 없다. 예산의 증액에 부합하는 훌륭한 결과물이 도출되길 기대한다. -
압도적인 진료실적 ‘스포츠 한의학’한의폴리클리닉을 방문·응답한 688명 중 658명(95.6%)이 한의치료에 만족했다. 73.8%(508명)은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고, ‘만족한다’는 응답도 21.8%(150명)에 달했다. 치료 받은 526명 중 378명(71.9%)은 근육 손상 때문이었으며, 인대 손상 79명(15%), 건 손상 41명(7.8%), 관절·연골 손상 19명(3.6%) 등으로 나타났다. 주요 증상은 통증 509명(96.2%), 뻣뻣함 103명(19.5%), 무감각 또는 손 통증 29명(5.5%), 부기 16명(3%) 등의 순이었고, 700명 중 616명(88%)은 침 치료를 받았으며, 추나치료가 394명(56.3%), 테이핑 치료 50명(7.1%) 등이었다. 이는 지난 해 발간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선수촌병원 한의사 의무지원단 대한스포츠한의학회 활동 보고’에 따른 것이다. 전체 선수촌클리닉 진료 3080건 중 한의과 진료 1135건으로 36.8%를 차지했으며, ‘시술 내용(중복 시술 포함)’은 침 724건(64%), 추나 726건(64%), 부항 183건(16%) 등으로 나타났고, ‘손상 위치’는 체간 561건, 하지 205건, 상지 145건, 두경부 93건, 기타 127건으로 조사됐다. ‘재진 비율’은 초진 602건, 재진 533건으로 전체진료의 약 47%가 재진으로 이어졌다. 이는 광주시한의사회가 지난 달 27일 선수촌클리닉 한의진료단 해단식을 하며 밝힌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한의진료실 성과보고’에 따른 것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기간동안 펼쳐진 한의진료가 세계 각국 선수단들의 매우 높은 만족도를 확인한데 이어 이번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도 한의진료는 내과, 스포츠의학과, 응급의학과, 안과, 치과 등과는 비교 불가의 압도적인 진료 점유율을 나타내 보였다. 이 같은 보고는 다시말해 각종 운동 경기 현장의 의무 분야에서 만큼은 스포츠한의학의 치료 효용성이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각종 국내외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는 운동 선수들의 부상 방지 및 치료와 직접 연계돼 있는 체육계 전반의 공식적인 한의약 분야 참여 현실은 매우 미미하다. 대한체육회 의무위원회는 양의사들 위주로 구성, 운영되고 있으며, 국가대표 선수촌의 진료실 또한 마찬가지다. 국가대표 진천선수촌에 마련돼 있는 한의진료실은 지난 해 중반 힘겹게 개설돼 현재 매주 화요일만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이 역시 1년 이라는 시한을 갖고 운영 중이다. 이에 반해 양의진료실은 상시 진료 체계를 갖추고 운영되고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 때마다 나타나는 진료실적을 꼼꼼하게 살펴 본다면 정부가 의욕을 갖고 인력과 예산 및 시설을 확대해야 할 분야는 불 보듯 뻔하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뒷따라야 함이 마땅하다. -
의료를 멈춰 의료를 살릴 수 있나?의료를 멈춰 다시 의료를 살릴 것이다. 의료는 멈출 수 있는 공산품의 한 종류인가. 그렇지 않다. 의료는 공공재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한 필수재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누려야할 기본 권리이기에 그 어느 누구도 의료를 멈출 순 없다. 하지만 의사협회는 의료를 멈추겠다고 외치고 있다. 의협은 지난 18일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고 7가지의 요구사항이 담긴 결의문을 채택했다. 문재인케어 전면 폐기, 진료수가 정상화, 한의사의 의과영역 침탈행위 근절, 원격의료 도입 즉각 중단,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에 대한 국가재정 투입 정상화,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등이 그것이다. 이 같은 요구가 반영안되면 의사총파업으로 의료를 멈추겠다고 선언했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 사항만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케어는 현정부 보건의료 정책 방향의 일관된 핵심 가치다. 문케어의 폐기는 정권의 핵심가치를 포기하라는 겁박이다. 한의사의 의과영역 침탈행위 근절 요구도 마찬가지다. 특히 20일 개최된 ‘한의사의 의과 전문의약품 불법사용 선언 관련 대한의사협회-대한마취통증의학회 공동 기자회견’은 한의계를 바라보는 의협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비춰줬다. 의협은 보건복지부의 한의약정책과 해체 요구와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 확대를 선언한 한의협 최혁용 회장을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최근들어 많은 시간을 할애해 한의사의 불법 의료, 또는 의과영역 침탈 행위 근절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대의 흐름과는 너무 동떨어진 행태가 아닐 수 없다. 현대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첨단 의료기기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과학문명의 이기인 의료기기는 의사들만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또한 한의사란 이유만으로 의료기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전문의약품도 마찬가지다. 가령 ‘신바로정’이라는 전문의약품은 자생한방병원이 관절염 치료에 사용해 온 ‘청파전’을 이용해 만들었다. 우슬, 두충, 방풍, 구척, 오가피 등 한약재의 추출물로 주요 성분이 구성돼 있다. 한약재를 주성분으로 제조된 전문의약품은 신바로정 외에도 레일라정, 스티렌정, 조인스정, 시네츄라시럽, 아피톡신주 등 숱하다. 이런 의약품들을 한의약의 전문가인 한의사가 사용할 수 없다는 주장은 결코 공정하지 못하다. 의료를 멈춰 다시 의료를 살릴 것이 아니다. 구시대적 사고를 멈춰 대한민국 의료를 새롭게 살리는게 우선이다. -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대한의사협회는 그동안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고발해 왔다. 의사협회는 H제약회사를 상대로 한의사에게 전문의약품인 천연물신약 등을 판매한 것과 관련해 약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으나 지난 2014년 4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약사법 위반 혐의없음으로 처분했다. 또한 지난 해 5월 대한한의사협회 정기 이사회에서 최혁용 회장이 한의사들에게 전문의약품 사용을 안내한 것을 트집잡아 약사법 및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했으나 이 또한 모두 각하됐다. 이와 함께 H제약회사가 한의사에게 리도카인을 판매한 것과 관련해 의료법 위반 교사 및 방조 혐의로 고발했으나 이 역시 지난 8일 혐의없음으로 처분됐다. 한의계는 이번의 처분이 매우 큰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을 인정한 것이며,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이라는 구체적인 의약품을 한의사가 사용해도 된다는 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혁용 회장이 지난 13일 ‘한의사 리도카인(전문의약품) 사용 관련 긴급 기자회견’(검찰 불기소 처분 관련 한의협 입장 및 선언)을 개최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최 회장은 세 개의 카테고리로 전문의약품을 나눴다. 이들 범주에 속하는 전문의약품은 한의사들이 당연히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한약을 원료로 하여 만들어진 전문의약품으로 천연물신약 또는 천연물유래의약품 등이 이 범주다. 신바로정, 레일라정, 스티렌정, 조인스정 등이 좋은 예다. 두 번째는 한의 의료행위의 보조적 수단으로 쓰이는 전문의약품이다. 리도카인과 생리식염수, 포도당 주사액 등을 들 수 있다. 세 번째는 환자 치료시 급작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의 예방과 처치에 필요한 응급의약품이다. 에피네프린 주사액, 덱사메타손 주사액, 항스타민제 주사액 등이다. 한의사가 전문의약품을 사용해선 안된다는 규정은 의료법과 약사법 조항 그 어디에도 없다. 그런 상황이 이번 무혐의 처분 결정에도 그대로 인용됐다. “약사법에 한의사가 한약이나 한약제제가 아닌 전문의약품을 처방하거나 치료용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명시적인 금지규정이 없다.” 즉, 금지 규정이 없다는 점은 반대로 허용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의사들이 전문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위의 세 카테고리에 속하는 전문의약품을 한의사가 적극적으로 사용해 그것을 하나의 사회 통념으로 정착시켜 나가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법과 제도상으로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 범주를 명확히 규정하는 방법이다. 선행돼야 할 것은 한의사들의 전문의약품 사용 운동 확산이다. 사용할 때 사회통념으로 인식된다. -
첩약 시범사업을 하고자 하는 이유‘검증안된 한방첩약 시범사업 결사 반대’, ‘첩약급여 시범사업 국민건강 생명위협’ 등의 피켓과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철회 촉구 대한의사협회 기자회견’이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회견문을 낭독한 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최 회장은 지난 25일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첩약을 직역 간 보험재정의 배분이나 보장성 범위의 균형 등 정치적 논리에 쫓겨 급여화 시범사업을 실시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네 가지의 요구 사항을 주장했다. 형식적 보장성 논리에 쫓긴 한방 첩약 급여화를 즉각 철회할 것과 △한국의료의 내일을 위해 의료 전문가 중심의 한방 검증을 위한 (가칭)한방제도혁신위원회를 즉각 구성하라 △한방 전반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즉각 실시하라 △과학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한방 행위를 의료현장에서 즉각 퇴출시킬 것 등이다. 시작은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반대 기자회견이었지만 끝맺음은 한의약의 퇴출로 귀결됐다. 특정 보건의료 직능이 타 직역의 의료정책과 관련해 ‘콩놔라 팥놔라’하는 것은 매우 옳지 못하다. 이는 약사회도 마찬가지다. 약사회도 “첩약 건보 주장 전에 첩약 원가 공개 및 행위료 검증부터 하자”는 내용의 보도자료 배포를 통해 대한한의사협회는 처방 공개와 표준화, 첩약의 안전성 유효성 확보부터 해야 하며, 제제분업 논의 거부는 한약의 과학화 포기이자 한약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의협과 약사회의 첩약 급여화 반대 주장은 편협한 직능이기주의에 불과하다. 정부는 안전성, 유효성이 검증안된 한약을 건강보험 급여 체계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정부가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은 첩약의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한 확신과 그것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는 체계적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다양한 한의약 의료서비스 중에 가장 많은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이 바로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에 있음이다.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의 핵심은 첩약의 충분한 효용가치를 알고 있으면서도 경제적 부담으로 적지 않은 불편을 겪었던 문제를 해소시켜 국민 누구나에게 한의의료기관의 문턱을 쉽게 넘도록 하자는데 있다. 이는 어느 특정 직역의 이익과는 무관한 국민 전체의 건강 증진과 직결된 사안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