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치료뿐 아니라 몸 치료 함께 발전한 한의학…발전가능성 무궁무진”

이재동

30여년간 임상·연구 경험 한권에 담아…한의학교육 개선방향도 제시
‘몸 치료’ 관점이 많은 한의사 및 한의대생에게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
서적으로 인한 수익금은 한의학 교육 및 한의학 발전에 모두 환원할 것
이재동 경희대 한의과대학장, ‘이재동 교수의 K. 한의학 임상총론’ 발간

55최근 한의학 교육과정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와 관련된 연구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30여년간의 연구 및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한의학 교육과정에 대한 개편안을 제시한 서적이 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이재동 학장으로, ‘이재동 교수의 K. 한의학 임상총론’이라는 제하의 서적을 통해 향후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번 서적 발간 계기에 대해 이 학장은 “1987년 한의대를 졸업한 이후 30여년이 지나면서 그동안 연구 및 임상 경험, 치료적 관점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특히 한의학에 대해 고민과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한 제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한의학 교육이 더 이상 이렇게 돼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 서적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의학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하나의 안을 제시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발간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의학 교육 개편, 국민신뢰 증진에 도움줄 것”
‘임상총론’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은 한의학에서 인체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부터 한의학의 원리, 생리·병리, 진단 및 치료법, 양생법 등 환자를 치료하는 모든 부분이 담겨져 있다. 또한 어려운 한의학 이론의 나열이 아닌, 이 학장이 30여년간 연구와 진료에 매진하면서 경험했던 임상사례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임상경험을 그대로 옮겨놓은 만큼 알기 쉬운 구성 및 저술로 이뤄져 있다.
이 학장은 “한의학은 수천년 동안 인간의 생활 속 경험과 자연의 이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실용의학이며, 오랜 기간 이어져온 만큼 각 시대마다 학설이나 다양한 이론이 내려져오고 있어 어찌 보면 다양성이라는 장점도 있는 반면 변증과 치료에 있어 수요자인 국민들에게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는 요인도 될 수 있다”며 “한의학이 국민들에게 더 큰 신뢰를 통해 한단계 더 발전하는 의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한의학 교육과정 개편을 통한 국민의 혼란을 야기시키는 부분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학장은 한의학만큼 단순명료한 의학도 없으며, 더욱이 한의학은 표증(질병 중심)과 본증(몸 중심)을 함께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의학이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한의학에서 인체를 바라보는 가장 기본적인 관점은 천인상응의 원리에 따라 우주 만물의 생성과 성장의 원동력인 ‘수승화강(水升火降)’이 인체의 생명활동에 있어서도 가장 근본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질병을 중심으로 한 ‘표증’과 몸을 중심으로 한 ‘본증’에 대한 진단·치료 과정이 분리돼 적용한다는 부분을 명확히 이해하고, 임상에 적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미병’으로 눈 돌리는 양방…
한의학은 수천년간 진단·치료 이뤄져
그러나 양방의 경우는 지금까지 한의학에서의 표증, 즉 질병 중심의 치료만을 위주로 발전돼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세포·유전자 치료 등으로 눈을 돌리며 몸 치료의 연구, 즉 질병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지금까지 질병 중심의 치료는 물론 몸 치료에 대한 이론 및 임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기 때문에 몸 치료에 대한 부분에서는 한의학이 더욱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학장은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인류 중 건강한 인구는 5%, 질환을 앓고 있는 인구는 20%에 불과하며, 나머지 75%는 질환을 앓고 있지는 않지만 몸의 불편을 호소하는 ‘미병’ 단계에 있다는 분석이 있는 만큼 서양의학에서도 이제는 더 큰 시장이 되는 인간 중심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한의학은 이미 이러한 몸 치료에 대한 이론은 물론 진단법, 치료법이 정립돼 있는 만큼 앞으로 한의학교육의 개선을 통해 이러한 분야를 선점키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학장은 본과 2학년 때까지는 한의학을 바탕으로 몸 치료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이후에는 서양의학에서 얘기하는 질병을 공부하는 것과 더불어 몸 치료와 질병을 연계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이 개편돼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이 같은 이 학장의 생각을 반영, ‘진단’편에서는 병인변증·경락변증·장부변증을 활용한 몸을 진단하는 진단법을 제시와 함께 현재의 질병상태를 진단을 위해서는 의사와 함께 사용하고 있는 KCD 질병코드에 따른 진단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치료’편에서도 진단편과 마찬가지로 표증과 본증의 진단에 따라 약물요법은 물론 침구요법, 약침요법, 부항요법, 매선요법, 침도요법, 추나요법 등 다양한 한의치료법에 대해 구분지어 제시해 놓고 있다.

한의대교육 통해 표증·본증 개념 명확히 정립돼야
이 학장은 “한의학에서는 표증·본증을 나누고 있으며 표증이 심할 경우에는 우선 표증을 중심으로 한 치료를 시행하고, 증상이 만성화되고 계속 재발할 경우에는 증상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본증을 중심으로 한 치료를 진행한다”며 “표증·본증에 대한 개념만 한의대교육을 통해 명확하게 인식시킬 수 있다면 치료효과를 상승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치료 원리를 국민들에게 쉬운 언어로 전달해 나간다면 국민들의 신뢰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 학장은 ‘K. 한의학’이라고 지은 이유에 대해서는 “중국 중의학의 경우에는 중서의결합을 국가 차원에서 중시하다보니 질병 중심으로 발전돼온 측면이 있다”며 “반면 한국 한의학은 질병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몸 치료도 함께 발전돼 이에 대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한국 한의학에 대한 특징을 좀 더 부각시키기 위해 ‘K. 한의학’이라는 명칭을 붙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학장은 ‘K. 한의학 임상총론’은 이러한 개념들을 보다 많은 한의사 회원들과 한의대 학생들과의 공유를 통해 이러한 인식이 널리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발간된 만큼 향후 서적 발간을 통해 얻어지는 모든 수익은 한의학 교육 및 한의학 발전을 위해 모두 환원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혔다.
이 학장은 “지난 30여년간 임상에서 실제로 활용했던 모든 경험은 물론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확립된 한의학교육의 개선방향을 이 한권의 책에 다 담아냈다”며 “물론 내 생각에 모든 한의사나 학생들이 공감해 달라는 것은 아니다. 현재 교육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의 개선안이 제시됨으로써 좀 더 논의가 활발해졌으면 하는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 학장은 또 “한의사라면 누구나 한의학이 국민건강, 나아가 세계인류건강의 증진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해나가기를 바랄 것이며, 이제 막 몸 치료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연구를 시작하는 양방과는 달리 한의학은 이미 수천년 이어져 내려온 진단 및 치료방법이 있다”며 “이 부분을 더욱 명확히 해나간다면 우리 한국 한의학은 국내는 물론 세계로 진출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의학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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