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를 대변해 줄 ‘행동하는 한의사’가 필요한 때”

<1인 1정당 갖기 릴레이 인터뷰-(1)문영춘 한의협 기획이사>

문영춘

[편집자 주] 그동안 각종 법령과 제도의 미비로 인해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던 한의사의 의권을 신장하고 불합리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들어 한의계에서는 ‘1인 1정당 갖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본란에서는 릴레이 인터뷰의 첫 번째 시리즈로 문영춘 대한한의사협회 기획이사로부터 1인 1정당 갖기가 갖는 의미 및 필요성 등에 대해 들어본다.

◇왜 다시 1인 1정당 운동인가?

1인 1정당 갖기 운동은 한의사협회와 같이 회원 수가 적은 단체가 정치적인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정당에 가입한다는 것은 정치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사의 표현이며, 특히 당비를 납부하는 진성당원이 돼 당권 투표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행동하는 한의사의 적극적 모델이다. 뿐만 아니라 정당에 가입하고 각 지역구에서 주최하는 정치활동에도 적극 참석해 향후 지방자치단체 선거 또는 국회의원 선거 등 선출직 의원과 공직에 출마하는 것도 그 시작은 정당 가입이라고 할 수 있다.
43대 집행부에서는 이전 집행부에서 추진했던 1인 1정당 갖기 운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자 한다. 좋은 정책은 집행부가 바뀌더라도 계속 추진돼야 하기 때문이다. 최소 1년에 2회 정도, 중앙회가 시도지부와 함께 해당 운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최근 한의계 내부에서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는 부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와 숫자만 놓고 봤을 때 비슷한 치의계와는 달리, 한의계는 유독 정치활동에는 소극적인 면이 있었다.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던 시절부터 한의사들이 정당 활동도 열심히 하고 정계입문도 많이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동안 침구사 문제, 한약분쟁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불거질 때마다 한의사 정치인을 갈망하는 목소리는 높았지만 최근까지 윤석용 의원을 제외하고는 현재 국회에 한의사 출신 의원이 한 명도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나 국회를 상대로 우리의 요구사항들을 이야기할 때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한의계를 잘 이해하고 입장을 대변해 줄 의원이 없는 것이다. 그만큼 의료 제도와 시스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일선 한의사 회원들도 이런 부분을 피부로 직접 느끼고 있기 때문에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당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개인적 계기가 있다면?

아직 특정 정당 소속은 아니지만 7년 전 분회일을 시작할 때부터 정당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 분회사업, 지부사업, 한의계 현안에 대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 정치인들과의 교류에 발 벗고 나서면서 의사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 약자인 한의사들이 처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치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개별 한의사를 넘어 한의사들의 정당 활동, 어떤 의미일까?

현재 우리나라에는 매우 다양한 직업군과 계층들이 포진해 있다. 다양한 직업군과 계층들 사이에는 서로 이권이 충돌하기도 하고 그들 각자가 스스로를 보호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보살핌도 받을 수 없을 수 있다는 차가운 현실에 직면하기도 한다. 그래서 노동자의 권리를 대변하기 위해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이 노동계에서는 그동안 정당활동 및 정치활동을 펼쳐왔으며 다수의 국회의원들을 배출하는 상황이다. 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약사회, 간호사협회 등 의약단체 또한 각 단체의 이권을 보호해 줄 정치인들을 양성하는데 힘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의사의 정치활동은 개인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의료계 약자에 해당되는 한의협의 입장에서는 필연적으로 해야 하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한의약의 제도화 관련 시급하게 추진돼야 할 과제는?

당장 시급히 추진해야 하는 과제는 첩약 건강보험의 시행, 제제한정 의약분업,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제한 및 각종 규제의 철폐, 한의 실손보험 시행, 추나, 약침 등의 건강보험 적용 등을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제한 철폐만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한의약육성법에도 명시돼 있듯 국가는 한의학을 육성, 발전시켜야 하는 책임이 있다. 한의사들이 한의약 기술을 발전시키고 이전보다 더 나은 의료 기술과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이렇게 제도적으로 지원을 받기 위한 1차적 책임은 한의사들에게 있다. 한의사들이 스스로 필요성과 기준에 대해 전문가로서 목소리를 낼 때 제도적으로도 반영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남기고 싶은 말

다섯 명의 자녀를 키우면서 다행히 특별한 사고나 외상, 또는 3차 진료기관에 진료를 받아야 할 정도의 위중한 질환은 없어서 예방접종과 치과치료를 제외하고는 양방 의료기관을 이용한 적이 없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안 아팠던 것은 당연히 아니다.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감기나 배탈, 결막염이나 사소한 피부질환 등 많은 질환에 걸린다. 소위 일차진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은 끊임없이 발생이 됐는데 해당 질환들은 한의사로서 직접 치료를 할 수가 있었다. 다행히 상급 진료기관을 이용해야 하는 질환이나 사고가 없었던 것은 감사한 일이다. 2004년 이후 지금까지 한방부인과전문의로서 진료를 하고 지역에서 난임사업도 주관하면서 이렇게 한의학, 한의사가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너무나도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치료를 하기 위해 사용되는 한약에 대한 비용 문제와 진료를 하는데 필요한 진단기기 사용의 걸림돌 등이었다. 한의학이 앞으로 계속해서 발전하기 위해, 존재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비용과 규제’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한의사의 정당 활동이야 말로 이를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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