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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독약침, MTX 거부 암 생존자의 류마티스관절염 관리모델로 조명▲(왼쪽부터) 임정태 교수(교신저자), 조나현·승혜빈 전공의(공동 제1저자) [한의신문] 혈청양성 류마티스관절염이 병발한 유방암 생존자가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MTX)를 거부한 상황에서 봉독약침을 중심으로 시행한 한의통합치료(기존 약물치료 유지) 임상 증례가 SCI(E)급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치료 후 통증과 관절 기능이 뚜렷하게 개선되며 봉독약침이 통증 완화를 위한 보완적 치료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임정태 원광대 한의대 한의임상중개연구실 교수(교신저자), 조나현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동서암센터 한방내과 전공의·승혜빈 동신한방병원 한방부인과 전공의(공동 제1저자), 김규리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동서암센터 한방내과 전공의, 이연월 대전대 한의대 한방내과학교실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Bee venom pharmacopuncture for symptom relief in rheumatoid arthritis in a tamoxifen-treated breast cancer survivor who declined methotrexate: A case report’라는 제하의 증례보고를 SCI(E)급 국제학술지 ‘Explore’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번 증례는 유방암 치료 후 항호르몬제 타목시펜(Tamoxifen)을 복용하던 환자에서 류마티스관절염이 새롭게 발생한 가운데 환자가 표준 치료인 MTX를 반복적으로 거부한 특수한 상황을 다뤘다. MTX는 세포의 증식을 막고 과도한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항대사제 계열의 면역억제제이자 항암제다. 연구진에 따르면 류마티스관절염의 표준 치료에는 MTX를 비롯한 기존 합성 질병조절항류마티스약제(csDMARD)가 사용된다. 다만 암 치료 이력이 있는 환자는 질병 활성도와 암의 상태, 약제의 특성 및 부작용, 환자 선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만큼 치료 결정이 복잡할 수 있다. 암 병력만을 이유로 MTX를 일률적인 금기 약제로 보거나 암 재발 위험을 단정할 수는 없으며,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도 류마티스내과와 종양 전문의가 환자별 위험과 치료 이득을 평가해 개별화된 치료를 결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는 것. 증례 대상은 우측 유방 상피내암(DCIS) 수술 후 항호르몬제인 타목시펜(Tamoxifen) 유지요법(20mg/day)을 받고 있던 50대 폐경 후 여성이다. 그는 양측 손목과 손가락, 발, 무릎에 대칭성 다발관절염과 1~2시간 이상 지속되는 조조강직이 발생했고, 류마티스인자(RF)와 anti-CCP 항체가 모두 고역가 양성을 보여 2010 ACR/EULAR 분류기준 10점을 충족하는 혈청양성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진단됐다. 항핵항체(ANA)·항-Ro/SSA·항-La/SSB 항체도 모두 양성을 보여 쇼그렌증후군이 동반된 것으로 확인됐다. 류마티스내과는 주 10mg MTX를 권고했으나 환자는 암 재발과 면역억제, 약물 독성, 다약제 병용에 대한 우려로 치료를 거부했다. 환자는 “MTX가 타목시펜과 상충하고, 암이 재발하거나 또 다른 병이 생길까 두렵다”며 “인터넷에서 심한 부작용 사례를 많이 봤기 때문에 복용을 피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환자의 개인적 우려일 뿐 MTX와 타목시펜의 상충이나 암 재발 위험이 확립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 MTX 거부한 유방암 생존자…봉독약침, 통증은 낮추고 기능은 높여 연구진은 기존 하이드록시클로로퀸(HCQ)을 유지하고, 필요 시 저용량 메틸프레드니솔론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를 사용하는 가운데 약 9개월간 총 36회의 봉독약침과 전침을 시행했다. 초기에는 Sweet Bee Venom(SBV) 1%와 10%를 사용한 뒤 일반 봉독약침(BVP)을 2만:1에서 최종 1만:1까지 단계적으로 증량했다. 손목·PIP·DIP 관절·슬관절·중족지관절 등 활막염 부위의 6~10개 지점에 회당 1.5~2.0mL(최대 3.0mL)를 주입하고, 3Hz 전침을 15분간 병행했다. 추가적인 질병조절항류마티스약제(DMARD)는 투여하지 않았다. 치료 결과 주관적 통증지수(NRS)는 9.5에서 2.5로 약 74% 감소했으며, 12회 치료 이후 조조강직은 사실상 소실됐다. 야간 통증도 크게 줄어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회복됐고, 질병활성도(DAS28-ESR)는 5.68에서 4.85로 감소했다. 또한 압통관절수(TJC)는 11개에서 6개, 종창관절수(SJC)는 3개에서 2개, 환자 전반평가(PGA)는 50mm에서 30mm로 각각 개선됐다. 메틸프레드니솔론 사용은 주 1~2회 수준으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사용은 월 2~3회 이하로 감소했으며, 치료 종료 시 시행한 손·발 단순방사선검사에서는 골미란이나 관절변형이 확인되지 않아 비미란성 초기 류마티스관절염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봉독약침, ‘증상 조절’과 ‘질병 조절’의 경계 확인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봉독의 작용기전과 연관 지어 해석했다. 봉독의 주요 활성 성분인 멜리틴(Melittin)과 아파민(Apamin)은 NF-κB 신호전달을 억제하고, TNF-α·IL-1β·IL-6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 발현을 감소시켜 활막의 국소 염증과 통증 전달을 억제했다는 것이다. 반면 MTX처럼 림프구 증식을 광범위하게 억제하는 전신 면역조절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실제 이번 증례에서도 통증과 기능은 뚜렷하게 개선됐지만 ESR과 CRP 정상화에는 이르지 못해 국소 항염 효과와 질병조절 효과를 구분해 해석할 것을 권고했다. 연구진은 또 타목시펜에 의해 형성되는 저에스트로겐 환경이 Th1·Th17 면역반응과 IL-6·TNF-α 축 활성화를 촉진해 자가면역질환 발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아직 인과관계는 확립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형암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는 면역억제제 사용에 대한 심리적 부담과 치료 공백이 실제 임상에서 적지 않은 만큼 봉독약침이 통합종양학적 보조치료의 하나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일 증례보고인 만큼 자연경과에 따른 호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봉독약침만으로 전신 염증을 조절하거나 DMARD를 대체할 수 있다는 근거는 아니라는 점을 함께 명시했다. ◎ 봉독약침, 암 생존자 류마티스관절염 ‘보완 관리’ 가능성 제시 연구진은 이번 증례에 대해 타목시펜을 복용 중인 유방암 생존자가 표준 치료인 MTX를 강하게 거부한 상황에서 봉독약침 중심의 한의통합치료를 시행한 결과, 주관적 통증과 일상 기능 개선이 관찰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봉독약침과 전침을 병행하고 기존 약물치료를 유지한 단일 증례인 만큼 봉독약침의 독립적인 효과와 안전성을 확정할 수 없으며, 표준 항류마티스 치료를 대체하는 방법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지속된 염증활성을 고려한 신중한 해석과 전향적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정태 교수는 “2024년 EULAR(유럽류마티스학회)에서도 암이 관해 상태인 환자에게 필요한 항류마티스 치료를 암 과거력만을 이유로 지연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과 함께 류마티스내과와 종양 전문의 간 공동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증례처럼 환자가 암 재발과 약물 부작용을 크게 우려해 표준치료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지속적인 질병활성도 평가를 전제로 봉독약침을 포함한 한의통합치료를 증상 완화를 위한 보완적 관리 선택지로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
“K-MEDI 세계 경쟁력, 건강보험과 한의약진흥원에 달렸다”[힌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가 국민의힘 지도부에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와 한국한의약진흥원 통폐합 중단을 공식 건의했다. 세계 전통의약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한의약을 국가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고, 한의약 전담기관의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22대 국회 후반기 출범을 맞아 29일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보건의약단체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각 직능단체의 현안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는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미애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이만희 보건복지위원장, 백종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와 보건의약단체에선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 대한병원협회(회장 유경하),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직무대행 이정우), 대한약사회(회장 권영희), 대한간호협회(회장 신경림), 한국제약바이오협회(회장 노연홍)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22대 국회 후반기 출범과 함께 앞으로 2년간 국민의힘이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게 된 만큼 보건의료계 현안 해결에 더욱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며 “앞으로도 현장의 어려움과 정책 제안을 언제든 전달해 주신다면 저와 보건복지위원장이 함께 성심껏 살피고, 해결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K-MEDI 세계 경쟁력의 출발점은 건강보험 불평등 해소” 이날 윤성찬 회장은 △한의진료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한국한의약진흥원 통폐합 반대를 피력했다. 윤 회장은 K-컬처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가운데 K-MEDI, 즉 한의학 역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의료문화 콘텐츠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한 만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의진료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제시했다. 윤 회장이 제시한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세계 전통의약 시장은 2027년 약 1094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국내 한의약 산업은 2021년 기준 약 12조6000억 원으로 세계 시장의 1.8% 수준에 머물러 있다. WHO도 전통의학 전략을 발표하고 국제표준화를 추진하는 등 각국의 전통의약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윤 회장은 “현재 대한민국 한의약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대에 불과하지만 최소 10% 수준까지는 확보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한의진료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현재 건강보험 체계가 실제 국민의 의료 이용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의사는 전체 의료인력의 약 20%를 차지하고, 일차의료기관 내원 환자도 약 20%가 한의원을 이용하고 있음에도 건강보험 진료비 비중은 3.4%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는 누가 봐도 건강보험 정책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편중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한방의료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국민의 한방의료 이용 경험률은 67.3%, 한방 외래환자 만족도는 86.3%, 입원환자 만족도는 76.5%로 나타났다. 윤 회장은 “국민의 실제 의료 이용과 수요를 고려해 한의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고, 필수 한의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강화해야 한다”며 “그렇게 된다면 세계 전통의약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 “한국한의약진흥원 통폐합은 한의약 육성 기반 흔드는 일” 특히 한의협은 현재 거론되는 한국한의약진흥원 통폐합 움직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며 한의약 전담기관의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최근 정부가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한의약진흥원도 보건산업진흥원과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복지부 산하에서 한의약을 전담하는 유일한 기관인 한국한의약진흥원을 통합해서는 안 된다”고 피력했다. 이어 “한국한의약진흥원이 통폐합되면 한의약의 과학화와 산업화, 진흥을 위한 노력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한의약진흥원은 ‘한의약육성법’에 따라 설립된 보건복지부 산하 한의약 전담 공공기관으로, △R&D 산업 육성 △표준화 △정책 지원 △해외 진출 등을 수행하며 국가 한의약 정책의 실행기관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한의약진흥원은 보건복지부의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 수립에 필요한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한의약의 표준화·과학화·산업화를 현장에서 기획·지원하는 유일한 국가 전담기관이다. 한의약의 과학적 근거 축적과 산업 경쟁력 강화, 세계 시장 진출 지원을 담당하는 ‘국가 한의약 정책의 싱크탱크이자 실행기관’으로서 정부 정책과 현장을 연결하고, 한의약을 미래 바이오·헬스산업으로 육성하는 등 한의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핵심 축이다. 윤 회장은 “보건산업진흥원과의 통폐합은 한의약 전담기관의 독립성과 국가 한의약 육성 기반을 훼손하는 결정으로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정부와 국회는 한의학의 세계 경쟁력 확보를 위해 통폐합 논의를 재고하고, 한국한의약진흥원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의협은 22대 국회 후반기 보건복지위원회를 비롯한 여야 국회의원들과 연쇄 간담회를 통해 한의계 주요 정책 현안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나갈 계획이다. -
최근 10년간 고위험음주 남성 ‘감소’, 여성 30대 이상 ‘증가’[한의신문]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남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전 연령대에서 전반적으로 감소한 반면, 30대 이상 여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주자 10명 중 6명이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시는 폭음을 하고, 이 중 상당수가 주 2회 이상 고위험 폭음을 반복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은 전국 19세 이상 성인 약 23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성인의 음주 건강행태 심층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성인의 월간음주율은 57.1%, 월간폭음률은 33.7%, 고위험음주율은 12.0%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유행 시기이던 2021년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팬데믹 이전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월간음주율’은 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분율이고, ‘월간폭음률’은 최근 1년 동안 남자는 한 번의 술자리에서 7잔 이상(또는 맥주 5캔), 여자는 5잔 이상(또는 맥주 3캔)을 월 1회 이상 마시는 분율을 뜻하며, ‘고위험음주율’은 최근 1년 동안 남자는 한 번의 술자리에서 7잔 이상(또는 맥주 5캔), 여자는 5잔 이상(또는 맥주 3캔)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분율을 말한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음주 행태의 심화 양상이 나타났는데, 매달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월간음주자) 중 59.0%가 폭음을 경험했으며, 이 폭음자 중 35.6%는 주 2회 이상 폭음을 반복하는 고위험음주 상태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음주가 단순한 섭취에 그치지 않고 건강을 위협하는 고위험 단계로 쉽게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별로 살펴보면 모든 음주 지표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30~50대 남성은 2명 중 1명이 폭음자(월간폭음률 약 50%)에 해당했으며, 40~50대 남성의 경우 5명 중 1명 이상(20% 초과)이 고위험음주를 하는 등 중년 남성을 중심으로 위험 음주가 집중됐다. 반면, 장기 추이에서는 여성의 위험 음주 지표 악화가 두드러졌다. 지난 10년간 남성은 모든 연령대에서 고위험음주율이 개선됐으나, 여성은 20~40대에서 폭음 비율이 높았으며, 30대 이상 전 연령대에서 고위험음주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월간음주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울산(60.6%), 충북(60.5%), 부산(59.0%) 순이었으며, 가장 낮은 곳은 전북(52.2%), 세종(53.4%), 전남(54.5%) 순이었다. 월간폭음률이 가장 높은 시‧도는 울산(39.2%), 강원‧충북(38.7%) 순이었으며, 낮은 시‧도는 세종(28.2%), 전북(28.9%), 광주‧대전(30.2%) 순이었다. 고위험음주율이 가장 높은 시‧도는 강원(15.7%), 충북(14.4%), 울산(13.3%) 순이었으며, 낮은 시‧도는 세종(7.0%), 대전(9.5%), 서울‧광주(10.1%) 순이었다. 2016년 대비 모든 시‧도에서 고위험음주율이 감소했으며, 세종(5.7%p↓), 제주(5.1%p↓), 인천(4.1%p↓)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음주율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 상·하위 10곳의 건강행태를 비교한 결과, 폭음 및 고위험음주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현재흡연율과 비만율이 확연히 높게 나타났다. 또한 걷기 실천율 등 신체활동은 낮고, 고혈압 및 당뇨병 등 만성질환 진단율이 높아 위험 음주가 지역 주민의 전반적인 건강 악화로 직접 이어지고 있음이 입증됐다. OECD 발간 보고서(Health at a Glance 2025)에 따르면, 한국의 월간폭음률은 OECD 평균을 크게 상회하며 비교 가능한 27개 회원국 중 5위로 최상위권에 올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코올을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어떠한 수준의 음주도 건강에 안전하지 않다’고 권고하고 있다. 임승관 청장은 “남성은 전반적인 음주 행태가 개선되고 있으나 30~50대 중년층의 위험 음주가 여전히 심각하고, 여성은 30대 이상에서 폭음과 고위험음주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 청장은 이어 “폭음과 고위험 음주는 각종 질환과 손상은 물론 알코올 의존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만큼, 청소년·임산부·운전자는 반드시 금주해야 하고 지자체에서는 성별·연령별 특성을 반영한 지역 맞춤형 예방·관리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조선 왕실의 여름철 건강 비법 “직접 체험하세요∼”[한의신문]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소장 오택근)와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고성규) 동의보감사업단은 오는 15일부터 8월16일까지 5주 동안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오전 10시∼오후 4시) 창덕궁 약방을 여름철 무더위 ‘쉼터’로 개방하고, 다채로운 전통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창덕궁 궐내각사에 위치한 ‘약방’은 조선시대 왕실의 건강을 살피던 의료기관으로, ‘내의원’으로도 불렸으며, 2005년 복원된 이후 현재는 전시 및 전통 문화 체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약방 내부개방 행사는 여름철 무더위로부터 관람객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고, 쾌적한 실내 쉼터를 제공해 궁궐 방문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기획된 것으로, 관람객들은 약방에서 더위를 식히며 조선 왕실의 여름철 건강 비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약방을 방문한 관람객에게는 왕실에서 즐겨 마시던 ‘제호탕’과 ‘오미자차’ 시음 기회가 제공된다. 시음은 행사 기간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각각 200잔씩, 총 400잔이 준비되며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될 수 있다. ‘제호탕(醍醐湯)’은 오매육(烏梅肉)·사인(砂仁) 등을 곱게 가루로 만들어 꿀에 버무려 끓였다가 냉수에 타서 먹는 한방 청량음료로, ‘동의보감’에는 더위를 풀어주고 갈증을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어 임금이 연로한 신하들에게 건강한 여름을 보내길 기원하며 하사했던 조선시대 대표적인 궁중 청량음료다. 또한 오미자차(五味子茶)는 다섯 가지 맛이 나는 오미자 열매를 찬물에 천천히 우려내어 마시는 전통차로,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성종이 온열질환을 앓을 때 처방받았고, 영조도 평소 즐겨 마셨다는 기록 등이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18일부터 8월16일까지 주말(토∼일)에는 ‘약향 주머니 만들기’ 체험이 오전 10시부터 선착순(일 100명, 현장 접수)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동의보감’의 가치를 알리고, 한의학의 우수성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 동의보감사업단이 산청군의 지원을 받아 △영어 △중국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베트남어 △아랍어 △러시아어 △튀르키예어 △태국어 등 13개국 언어로 발행한 동의보감 다국어 소책자(핸드북)도 배포할 예정이다. 창덕궁 입장객이라면 누구나 약방 내 쉼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단, 창덕궁 입장권 별도), 보다 자세한 사항은 창덕궁 누리집을 확인하거나 전화(02-3668-2300)로 문의하면 된다.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는 앞으로도 궁궐의 역사적 장소를 활용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여 국내외 관람객이 궁궐 문화의 품격과 가치를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한편 대한한의사협회에서는 지난 2024년 창덕궁관리소에 △꼬마탐정 요누 까만 우유를 찾아라 △허준의 후손은 고3 수험생 △사람잡는 약초부 △키 성장의 일급비밀 △구름라마의 북극모험 △하이브리드 이과생 △하나도 안 무서워! △K-medicine for My Family △who? 한국사 허준 등 9종의 한의약 관련 서적을 기증, 관람객들에게 올바른 한의약 지식 전달에 도움을 준 바 있다. -
THC 0.3% 이하 헴프 규제 푼다…대마 규제개선 입법 잇따라[한의신문] 의료용 대마와 헴프 산업 활성화를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THC(Tetrahydrocannabinol·환각 성분) 함유량 0.3% 이하 헴프를 대마에서 제외해 의료용은 물론 식품·화장품·섬유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서미화·윤준병·김형동 의원에 이어 국민의힘 신성범 의원도 의료용 대마 산업 활성화를 위한 ‘마약류 관리법 개정안’을 7일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대마초와 그 수지, 이를 원료로 제조한 모든 제품을 ‘대마’로 규정하고 마약류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WHO 권고에 따라 지난 2020년 UN 마약위원회가 대마를 고위험 마약류에서 제외한 데 이어, 미국·캐나다 등 주요국이 의료용 대마 활용을 허용하면서 국내에서도 규제 개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국내에서는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를 통해 THC 함유량 0.3% 이하 CBD(칸나비디올)의 산업화 가능성이 확인됐으나 관련 규제가 여전히 산업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신성범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천연물 신약이 주목받는 가운데 치매 등 치료 효과가 확인된 의료용 대마 규제 완화를 정부가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신 의원은 후속조치로 이번 개정안을 통해 건조 중량 기준 THC 함유량이 0.3% 이하인 헴프(Hemp·Cannabis sativa L)를 대마의 범위에서 제외함으로써 의료용은 물론 기능성 식품, 화장품, 섬유, 사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헴프를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도록 했다. 신 의원은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 아래 대마를 재배하고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가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국가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는 신 의원을 비롯해 김태규·김태호·박덕흠·박성훈·엄태영·이인선·최수진·최은석·한지아 의원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
‘의료용 대마’, 규제에서 치료로…국내 CBD 생산 허용 재추진[한의신문]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이 사용하는 칸나비디올(CBD) 등 의료용 대마 성분 의약품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공급할 수 있는 법안이 재추진된다. 의료적 효용성이 검증된 대마 성분을 별도로 관리하면서 의약품 제조를 허용하는 동시에, 재배부터 원료 관리·유통까지 국가가 전 과정에 대한 촘촘한 관리체계를 구축하도록 했다.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은 의료용 대마 산업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한 ‘마약류관리법 개정안’을 제22대 국회에서 다시 대표발의했다. 김 의원은 의료용 대마의 국산화를 통해 희귀·난치질환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의료용 헴프(HEMP) 바이오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뒀다. ◎ 수입 의존 의료용 대마…공급 불안·고가 약가 한계 현재 국내에서는 뇌전증 치료제 등 일부 의료용 대마 성분 의약품에 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은 환자가 자가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해당 의약품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전량 수입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 탓에 약가 부담이 높고,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공급망 불안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 환자와 보호자들은 치료비 부담으로 인해 약물 접근성이 떨어지고, 해외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필수 의약품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국제 규제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1961년 유엔 마약 단일협약에서는 대마를 가장 엄격하게 관리되는 Schedule Ⅰ과 Schedule Ⅳ에 동시에 포함시켰으나, 2020년 유엔 마약위원회(CND)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를 받아들여 대마를 Schedule Ⅳ에서는 제외했다. 이에 따라 대마는 여전히 엄격한 관리 대상이지만, 의료적 활용 가능성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변화하고 있다. 의료적 효용 입증된 대마 성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명확화 개정안의 핵심은 의료용 대마 성분의 법적 지위다. 현행법에선 대마 자체를 마약류로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개정안에선 대마초(Cannabis sativa L.)와 그 수지를 원료로 제조된 의료용 약물 또는 이를 함유한 물질을 별도의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규정토록 했다. 이를 통해 칸나비디올(CBD) 등 의료적 효용성이 검증된 대마 성분에 대해서는 국내 제약회사가 의약품 제조와 품목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토록 했다. 또한 대마의 정의에서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은 기존 대마 규정과 구분해 관리하도록 했다. ◎ 의료용 대마 재배 허용, 핵심은 ‘재배구역·계약량·보고의무’ 현재 대마 재배는 섬유나 종자 채취 목적에 한해서만 허용된다. 개정안은 이에 더해 향정신성의약품 제조를 위한 원료 공급 목적의 대마 재배를 별도로 허용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대마재배자의 개념을 △섬유·종자 채취 목적의 대마재배자(기존) △의료용 향정신성의약품 제조업자에 대한 판매·공급 재배자(신설)로 구분토록 했다. 신설된 재배자의 경우 식약처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규제자유특구나 규제특례지역 등 정부가 지정한 재배구역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 기준을 갖춘 경우에만 가능토록 규제도 강화했다. 이어 의료용 대마의 불법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관리장치도 대폭 강화했다. 향정신성의약품 제조 목적의 대마재배자는 매년 재배계약을 체결해야 하고, 계약 범위 내에서만 재배와 판매가 가능하며, 재배면적, 재배량, 생산현황 및 생산수량 등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특히 계약량을 초과해 생산된 대마는 소각이나 매몰 등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반드시 폐기해야 하며, 폐기 결과 역시 식약처에 보고해야 한다. ◎ ‘의료용 마약류 원료관리센터’ 신설…전 과정 국가 관리 특히 개정안은 의료용 대마 산업의 핵심 관리기관으로 ‘의료용 마약류 원료관리센터’ 설립 근거도 신설했다. 이는 법인 형태로 설립되며, 의료용 마약류 원료 확보와 안전관리를 전담하게 된다. 주요 업무는 △의료용 마약류 원료 재배구역 관리 △향정신성의약품 제조 목적 대마재배자의 재배계약 관리 △마약류 제조업체의 원료 수급조사 및 공급 관리 △시험·검사 △대마재배자 교육 △기타 의료용 마약류 관리 업무 등을 수행한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예산 범위 내에서 센터 운영과 사업 수행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 안동 헴프 산업 육성 기대…“글로벌 바이오 허브 도약” 안동은 국내 최초로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돼 의료용 대마 재배와 원료 추출, 의약품 개발을 위한 기반시설을 구축해 왔으나 현행법상 상업적 의료용 대마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해 산업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의료용 대마의 안정적인 재배부터 고부가가치 의약품 원료 생산, 완제품 제조까지 국내 공급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만큼 국내 헴프 바이오 산업의 성장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형동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희귀·난치질환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민생 법안인 동시에 안동을 글로벌 바이오 허브 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한 지역경제 활성화 법안”이라며 “대마 성분 의약품 국산화를 통해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안동의 헴프 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법안의 신속한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는 김형동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고동진·김미애·김상훈·김형동·박덕흠·서범수·송석준·신성범·우재준·이헌승·정동만·조경태·한지아 의원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568)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한달 전에 한국동양의학회 김영신 회장이 타계했다. 근현대 한의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한·일 전통의학 교류의 길을 탐색했던 큰 별이 진 것이다. 필자는 약 11년 전인 2015년경, 『조선 이코노미』의 ‘한방명의 열전’ 시리즈를 진행하며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동산한의원에서 김영신 회장을 직접 취재하고 대담을 나눈 인연이 있다. 당시 마주했던 김영신 선생은 단순한 임상가를 넘어, 동아시아 의학의 역사적 흐름을 꿰뚫고 있는 탁월한 안목의 소유자였다. 고인이 된 그를 추모하며, 취재록에 남아 있는 그의 독특한 개인사와 한의학적 업적을 의사학적 관점에서 다시 기록하고자 한다. 최근 일본에서 열린 일본동양의학회의 한국대표단 일원으로 참석해 이종안 국제동양의학회 사무총장(배원식한의원장)을 통해 밤을 세가면서 김영신 회장에 대해 들었던 이야기도 여기에 참조했음을 밝힌다. 김영신은 1955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출신 한의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일본 최고 명문 사립 중 하나인 와세다실업학교를 거쳐 다쿠쇼쿠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인재였다. 졸업 후 부모의 나라인 한국으로 건너올 때까지만 해도 경영학도로서의 미래를 그렸으나, 우연히 접한 한의학의 깊이에 매료되면서 인생의 항로를 전면 수정했다. 인체를 하나의 유기적인 우주로 바라보고 근본을 치료하는 의학철학에 빠진 그는 경희대 한의대에 입학한 후 1984년 졸업하고, 1990년 동 대학원에서 한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일본이 유년기의 추억을 간직한 곳이라면, 한국은 그의 인생 전성기를 함께한 한의학의 모태였던 셈이다. 그의 개인적 배경은 임상과 연구 방식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김영신 회장은 환자를 진료할 때 問診을 매우 철저히 하고, 환자의 증상과 치료 기록인 차트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는 일본에서의 학창 시절부터 체득한 정밀함과 기록을 중시하는 태도가 몸에 밴 결과였다. 그는 치료가 어려운 질환에 대해서는 환자에게 솔직하게 고지하며, 무리한 투약보다는 질병과 조화를 이루며 건강 수명을 늘리는 ‘삶의 질’ 중심의 의료철학을 실천했다. 필자와의 대담에서 김 회장이 가장 강조했던 것 중 하나는 일제강점기 ‘한의학 말살정책’에 대한 역사적 비판과 현대적 대안 제시였다. 그는 일제의 한의학 왜곡과 1913년 제정한 醫生 제도가 한·양방 갈등의 비극적 시발점임을 명확히 짚어냈다. 메이지유신 이후 전통의학을 양의학 아래 강제 편입시켜 학문적 발전을 정체시킨 일본의 과오를 경계한 것이다. 동시에 일본 의사의 80% 이상이 한약을 활용하고 한·양방 융합에 적극적인 현실을 언급하며, 한국 한의계가 기본적인 현대 기기조차 쓰지 못하게 하는 규제의 모순을 강하게 비판했었다. 그는 진정한 국익과 전통의학의 발전을 위해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과학적 도구를 허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의 학문적 실천력은 국제동양의학회(ISOM) 활동에서 가장 큰 결실을 맺었다. 김 회장은 한국 한의학이 옛 동아시아 의학의 정통 본류를 온전히 보존한 유일한 의학이라는 확고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었다. 소수의 약재만 쓰는 일본의 腹治醫學이나 침구에 치우친 중국의 中醫學(TCM)과 비교해, 한국은 독자적인 제도 하에서 높은 학문적 수준과 처방의 깊이를 유지하고 있다는 논지였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2003년 중국의 사스(SARS)를 한·양방 병행 치료 성공 사례와 WHO 권고안을 인용하며 “감염병에 맞서 몸의 면역력과 저항력을 키우는 한의학적 정책이 시급하다”고 했던 그의 목소리가 지금도 선하다. 시대를 앞서간 혜안으로 근현대 한의학의 영토를 넓혔던 故 김영신 회장. 필자가 받아든 그의 부고는 단순한 한 개인의 죽음이 아닌, 동아시아 의학의 주권을 지키고자 했던 한 거인과의 이별을 의미한다. 고인이 남긴 학문적 유산과 한의학을 향한 과제는 이제 남은 이들의 몫으로 남았다. -
세계 통합종양학 권위자 팅 바오 교수 초빙…통합암치료 최신 지견 공유[한의신문] 세계적인 통합암치료 권위자인 미국 하버드의대 다나파버 암연구소의 팅 바오(Ting Bao) 교수가 한국을 찾는다. ㈔대한통합암학회 대한통합암연구소(소장 김은혜·KICRI)는 오는 4일 하이브리드 웨비나를 개최하고, 통합종양학의 최신 연구 동향과 전인적 암 환자 관리 모델을 공유한다. 이번 웨비나는 국내외 통합암치료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통합종양학의 연구·교육 동향과 한국형 통합암치료 적용 방안, 한의계 통합암치료 임상 사례 등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 번째 연자로는 팅 바오 교수가 나서 ‘통합종양학: 전인적 돌봄, 연구 및 교육의 발전(Integrative Oncology: Advancing Whole Person Care, Research and Education)’을 주제로 강연한다. 팅 바오 교수는 미국 통합종양학 분야의 대표적인 연구자로, 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증상 관리, 통합의학 적용에 관한 최신 연구 동향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어 김은혜 소장(가천대 한의대 조교수)이 ‘최신 통합암치료의 한국형 적용 방안’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된다. 김 소장은 국내 의료환경과 한의약 기반 통합의료 모델 중심의 암 환자 관리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김은혜 소장은 “대한통합암연구소는 ‘미래 의학을 선도하는 통합암연구, 암 정복을 향한 새로운 희망’을 비전으로, 환자 중심의 통합암치료 근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이번 웨비나는 최신 연구 성과와 임상 경험을 공유하고, 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전인적 치유를 위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유화승 ㈔대한통합암학회 이사장(대전대 대전한방병원 동서암센터 교수)은 ‘고주파온열치료를 활용한 통합암치료-전인적 관리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다. 유 이사장은 암 환자 치료 과정에서 고주파온열치료와 한의치료를 연계한 통합적 접근 사례와 임상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다. 유 이사장은 “통합암치료는 암 자체만이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과 전인적 회복을 함께 고민하는 의료”라며 “세계 통합종양학을 선도하고 있는 하버드의대 팅 바오 교수의 강연을 통해 최신 연구 동향과 임상적 통찰을 공유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웨비나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통합종양학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암 환자 진료와 연구에 관심 있는 한의사와 의료인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는 강연은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온라인(Zoom)과 오프라인(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신관 2층 세미나실)에서 동시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대한통합암학회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통해 이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한편 이번 교육은 대한한의사협회 보수교육 인정교육으로, 오프라인 참석자에 한해 보수교육 평점 2점이 부여되며, 선착순으로 온라인 100명, 오프라인 30명을 모집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대한통합암학회 사무국(051-710-2752, ksio16@naver.com)으로 문의하면 된다. ▼ 참가신청(클릭) www.ksio.kr/content/webinar -
“통합적 역량 갖춘 한의사 양성···변화하는 의료환경 대처”[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 교육개혁 특별위원회(위원장 정유옹)은 29일 한의사회관에서 대면 및 온라인방식으로 제1회 회의를 개최, 한의학 교육개혁의 핵심 방향을 기존의 지식 전달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임상 역량과 통합적 사고를 갖춘 의료인 양성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이날 정유옹 위원장은 “급변하는 의료 환경과 미래 보건의료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한의학 교육의 혁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연”이라면서 “이번 특위가 교육개혁의 정체된 흐름을 깨고 실질적인 추진 방안을 도출하는 핵심 동력이 돼 한의학 교육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첫 회의에는 정유옹 위원장을 비롯해 유정규·최성열·권승원·김경한·김명호·서병관·성현경·김범석·민백기·유지환·김동환 위원 등이 참석했다. 특히 회의에서는 김경한 위원(의무/학술이사)이 ‘한의학 교육 개혁 추진 현황’을 주제로 국외및 국내 동향과 한의학교육협의체, 한의학 교육개혁 방향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김 위원은 WHO 전통의학 전략 중 교육 부분의 변화에 주목했는데, 과거 전통의학 교육은 제도화와 교육기관 평가인증, 면허제도 도입에 초점이 맞춰진데 반해 최근에는 연구와 과학적 검증을 통한 교육 반영 체계와 더불어 생의학과 전통의학의 통합교육, 일차의료 인력 부족에 따라 보건의료직종 간 업무 공유가 강조되고 있다. 또한 업무범위는 특정 직종의 정체성에만 묶어두기보다 해당 업무 수행에 필요한 역량이 교육·훈련 과정에서 적절히 이뤄졌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의료행위의 면허범위와 관련한 판례도 입법목적, 학문적 원리, 교육과정과 국가시험, 전문성 확보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었으나 점차적으로 해당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수 있는지, 해당 행위가 특정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것이 명백한지의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의계는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한의학회, 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한한방병원협회,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 등이 ‘한의학교육협의체’를 구성, 운영을 통해 통합적 역량을 갖춘 의료인 양성을 위한 일관성 있는 교육 정책 추진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교육개혁의 구체적 방향으로는 한의학 정의 및 2030 한의사상 정립과 일차의료 한의사 역량모델 설정을 통해 학문으로서의 한의학, 수단으로서의 한의약, 서비스로서의 한의약 서비스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김경한 위원은 “이번 교육개혁 논의는 미래 한의사의 역할과 면허범위, 임상역량, 일차의료 내 역할 확대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교육 개혁을 위한 한의계 내부의 일관된 정책 방향과 각 조직 및 구성원간의 공통된 인식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보고에 이어 교육 개혁 방향을 논의한 회의에서는 국제적 교육기준에 부합하는 근거기반 교육체계를 구축하고, 변화하는 의료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통합적 역량을 갖춘 한의사양성을 위한 기반 마련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
‘근거의 데이터화’와 ‘미래의 표준화’…일본 한방의학이 가는 길유준상 상지대 한의대 교수 제76회 일본동양의학회(JSOM) 학술총회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일본 도야마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올해 학술총회는 일본 한방의학계의 임상·교육·연구 현황을 확인하는 자리였을 뿐 아니라 한방의학의 디지털 전환과 국제표준화 전략, 그리고 임상 근거 창출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무대였다. 학술대회는 도야마 국제회의장과 인근 도야마 시민프라자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10개의 회의장과 포스터 전시장이 운영됐으며, ‘Meet the Expert’ 세션을 비롯해 복진 술기 세미나와 설진 체험 세미나가 큰 관심을 모았다. 일본 학회가 이를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모습은 국내 한의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 급성기 진료·구강안면질환·AI…일본 한방의학의 현재 특히 필자가 한의대 교수로서 가장 인상 깊었던 프로그램은 ‘Meet the Expert’ 세션으로, 이는 회원 추천을 통해 만나고 싶은 전문가를 선정하고, 해당 전문가가 짧은 강연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학술 발표를 넘어 세대 간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장으로 기능했다는 점에서 국내 학술대회에도 참고할 만한 시도였다. 최근 일본 한방의학계에서 주목받는 분야 가운데 하나는 급성기 통합진료다. 급성기 서양의학 치료 과정에서 한방치료를 병행했을 때 효과가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분석하고, 어떤 상황에서 한방치료가 임상적 가치를 가질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연구가 활발히 발표됐다. 이는 한방치료를 보완요법을 넘어 급성기 의료체계 안에서 활용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협진체계를 중심으로 관련 연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임상 분야에선 구강안면질환도 새로운 관심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구내염과 구취 클리닉뿐 아니라 안면부 질환 전반에 대한 한방치료 적용 사례가 증가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부인과 질환, 스트레스 관련 질환, 수면장애 등은 여전히 주요 연구 주제로 자리하고 있었다. 한편 최근 2~3년 사이 급속히 확산된 생성형 AI 활용 흐름 역시 일본 한방의학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AI를 임상, 교육, 연구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으며 관련 서적도 출간되고 있었다. ▲(왼쪽부터) 필자, 이토 고(기타사토대)·전찬용(가천대 한의대)·권나연(가천대 한의대) 교수 ◆ 표리한열과 상열하한, 병태별 접근의 가능성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기타사토대학 한방의학연구소의 이토 고(ITO Go) 교수를 만나 수족냉증 연구 현황에 대해 의견을 나눌 기회도 있었다. 그는 수족냉증의 병증명과 진단기준 정립 문제를 비롯해 체온 측정 방법론에 대한 연구 경험을 소개했다. 특히 표면온도보다 심부 체온 변화에 주목해 복부 밀착형 온도 측정기와 다수의 센서를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오수유탕과 부자제제 복용 후 체온 변화를 장시간 추적 관찰한 결과도 소개했다. 흥미로운 점은 연구 규모보다 측정의 정밀성을 우선시한다는 점이었다. 국내에서는 다수의 연구대상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반면, 일본 연구진은 소수 사례라도 정밀한 생리학적 변화를 확인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 또한 수족냉증을 표리한열(表裏寒熱)과 상열하한(上熱下寒) 등 다양한 병태 유형으로 구분해 접근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는 향후 한의 임상진료지침과 변증 연구 발전에 참고할 만한 부분으로 보였다. ▲이토 교수와 수족냉증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 국제표준화 전략에서 읽는 일본 한방의 미래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에서 매년 주목하게 되는 세션 중 하나는 ISO와 WHO 관련 활동 보고다. 일본은 ISO/TC249 대응을 위해 분야별 전문가와 산업계 전문가를 함께 참여시키고 있으며, 국제표준 제정 과정과 진행 상황을 학회 회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특히 의료기기와 제약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검토하며 학술과 산업의 관점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ICD-11(11차 국제질병분류) 역시 중요한 변화다. WHO는 ICD-11 제26장에 전통의학 병증 분류 체계를 포함시켰다. 이를 통해 서양의학 진단과 전통의학 변증을 동시에 기록하는 이중 코딩이 가능해졌다. 이는 향후 특정 질환군에서 어떤 변증이 많이 나타나는지 분석하고, 변증별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 기반이 될 수 있다. 물론 이것이 전통의학 변증의 과학적 타당성을 WHO가 공식 인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는 전통의학 진단체계를 국제적으로 표준화하고 기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본은 후생노동성을 중심으로 ICD-11 관련 자료와 일본어 표준 번역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관련 논의와 진행 상황을 일반 회원들이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학술대회에서 정기적인 국제표준화 활동 보고 세션을 운영하는 일본의 사례는 국내 한의계도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왼쪽부터) 토야마대학병원, 병원 내 화한진료과(한방진료과) ◆ 일본 한방의학의 현재와 한국 한의계에 던지는 과제 이번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를 통해 확인한 가장 큰 흐름은 ‘근거의 데이터화’와 ‘미래를 위한 표준화’였다. 급성기 통합진료, AI 활용, 객관적 진단기술 개발, 국제표준화, ICD-11 대응 등은 모두 한방의학을 현대 의료체계 안에서 지속가능하게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의 연장선에 있었다. 한편 JSOM은 내년 6월 4일부터 6일까지 일본 나고야에서 국제동양의학회(ISOM)와 학술대회를 공동 개최할 예정이다. 일본 한방의학계가 보여주고 있는 변화와 도전이 앞으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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