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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한의학이란? 전통에서 출발해 미래 의료로 확장되는 가능성의 길소유진 학생 (우석대 본과3년·한의혜민대상 장학증서 수상) 제가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매력은, 침과 한약, 약침이 모두 몸이 원래 가지고 있는 회복 능력을 살려 주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침 자극이 신경·면역 반응과 국소 혈류 변화 등에 관여해 통증과 염증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고, 한약과 약침에 사용되는 천연물은 다성분·다표적 특성을 지녀 여러 병태생리 기전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이런 점 덕분에 한의학적 치료를 ‘몸에 비교적 부담을 덜 주면서 스스로 회복하려는 힘을 북돋우는 방법’으로 이해하게 됐고, 특히 만성 질환·난치성 질환에서 기존 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제가 진행해 온 파킨슨병, 건선에 대한 천연물연구와 약침 안전성 연구로 이어졌습니다. 파킨슨병에서 본 한의학의 가능성 학부연구생으로서 제가 처음 제대로 연구해 본 주제가 파킨슨병이었습니다. ‘The Potentiality of Natural Products and Herbal Medicine as Novel Medications for Parkinson’s Disease’라는 제목으로 리뷰 논문을 준비하면서, 이 질환의 병태생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입체적이라는 걸 계속 느끼게 됐습니다. 알파시누클레인 이상 단백질의 축적, 자가포식 기능 저하,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 활성산소에 의한 신경세포 손상, 미세아교세포와 성상세포의 염증 반응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보다 보니, 어느 한 가지만 조절해서는 충분히 다루기 어려운 질환이라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정리하다 보니, 현재 사용되는 약물들이 증상 악화를 늦추는 데에는 분명 의미가 있지만 병의 뿌리를 직접적으로 건드리지는 못하고, 장기간 복용에 따른 다양한 부작용이 보고된다는 점이 늘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논문에서는 전통 한약과 천연물들이 자가포식을 촉진해 알파시누클레인 제거를 돕거나,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보호하고, 신경염증을 억제하는 연구들을 모아 정리했습니다. 일부 처방과 성분들은 이러한 경로를 동시에 조절하면서 운동 증상뿐 아니라 비운동 증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들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저는 ‘천연물=효과가 약하고 느리다’는 흔한 편견이 꼭 맞는 말은 아니라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오히려 여러 병태생리 축을 한 번에 건드리는 멀티 타깃 효과,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부작용 가능성이 중·장기적으로는 더 매력적인 전략이 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파킨슨병처럼 고령에서 흔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치매와 낙상, 우울, 보호자 부담까지 함께 커지는 질환일수록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 논문으로 작년에 제주도에서 열린 ICMART 학회에서 포스터 발표를 했던 경험은 제게 한의학의 지평을 실제로 눈으로 보는 계기였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침과 한의학, 관련 치료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각자 준비한 연구를 가지고 와 서로 발표하고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의학으로 할 수 있는 연구와 치료의 영역이 이렇게나 넓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의 경험 덕분에 한의학을 단순히 우리나라의 전통 의학이 아니라, 세계 의료계 속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하나의 과학적 치료 옵션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만성 피부질환에서 본 천연물의 장점 이후에 진행한 건선 관련 리뷰 논문 ‘Harnessing Natural Compounds in Psoriasis: Targeting Cellular Pathways for Effective Therapy’는 파킨슨병에서 가졌던 같은 문제의식을 만성 피부질환인 건선으로 확장해 본 작업이었습니다. 건선은 단순히 ‘피부가 벗겨지는 질환’이 아니라 Th17/IL-17 축을 중심으로 한 면역 이상과 유전·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고, 관절염·심혈관 질환·우울과 같은 전신 합병증까지 동반하는 전신성 만성 염증질환이라는 점을 다시 정리하게 됐습니다. 논문을 쓰면서, 기존 치료제인 면역억제제와 생물학적 제제가 증상을 빠르게 호전시키는 데에는 분명 큰 역할을 하지만, 일부 약제는 전신 면역을 광범위하게 억제해 감염·악성종양 위험을 높일 수 있고, 고가의 약제 비용과 정기적인 모니터링, 투약을 중단했을 때 재발과 악화가 자주 나타난다는 점 등 여러 한계를 함께 안고 있다는 것도 다시 확인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건선에서도 염증과 산화스트레스, 케라티노사이트 증식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천연물·한약 성분들이 보조 치료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정리해 보고 싶었고, 그 결과를 이 리뷰 논문에 담게 됐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많은 천연물들이 항염·항산화 효과와 함께 각질형성세포의 증식을 조절하고 피부 장벽을 회복시키는 등 한 가지 역할이 아니라 여러 단계에서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건선 환자들이 겪는 삶의 질 저하와 장기 치료에 따른 부담을 생각하면, 부작용 부담은 줄이면서도 여러 기전을 동시에 완화할 수 있는 보조 치료 옵션으로서의 천연물·한약의 가치는 앞으로 더 커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침을 효과에서 안전성까지 바라보게 된 계기 약침이라는 치료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나중에 임상에 나가면 꼭 제대로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무균 상태로 제조된 천연물 약침은 관절 주변의 인대·근육뿐 아니라, 임상 상황에 따라 관절강 내에도 주입하여 통증과 염증을 조절하는 데 활용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만 주변에서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도, 실제로 얼마나 안전한지 근거를 통해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진행한 연구가 동물성 약침의 안전성과 독성을 평가한 ‘In Vitro Assays for the Assessment of Safety and Toxicity in Pharmacopuncture Derived from Animal’입니다. 2021년 10월, 4개 원외탕전실에서 동물성 약침 9종을 무작위로 수거한 뒤, 무균·미생물 한도 시험과 세포독성 시험은 두 곳의 외부 시험기관에 의뢰하여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모든 시료에서 미생물 오염은 검출되지 않아 제조·유통 과정의 무균성은 확보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포독성 시험에서는 봉독 약침에서 강한 독성이 관찰되었고, 우황·웅담·사향을 포함한 일부 제제에서도 농도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세포독성이 나타났습니다. 즉, 절차적 안전성은 담보되어 있으나 약침 자체의 독성 가능성에 대한 연구와 표준화는 더 필요하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약침의 장점을 믿고 임상에서 많이 활용해 보고 싶었던 입장에서, 이런 결과들이 앞으로 약침을 더 안전하고 표준화된 방식으로 사용하기 위해 어떤 점을 고민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올해 약침 서포터즈 활동에 참여해 약침 관련 강의를 듣고, 초음파 가이드를 이용한 약침 시술 실습까지 해 보면서 연구와 실제 임상 장면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논문 속 실험 수치로만 보던 ‘무균성’과 ‘독성’이라는 말이, 실제 시술 현장에서는 환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구체적인 기준이라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앞으로 임상에 나가 약침을 활용할 때에도, 이런 연구 결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뿐 아니라 안전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법과 제도의 경계를 넓히는 한의학, 그리고 K-MEX에서 본 미래 한의학이 가진 가능성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제도와 법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습니다. 그래서 의료인 업무범위 관련 법률 고찰이라는 주제로, 의료인의 업무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 국내 법령들을 정리·분석하는 논문을 작성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의료인’과 ‘의사’를 검색해 의료인의 업무와 관련된 50개 법률을 추려, 진단·검사, 시술·처치, 기타(교육·연구·행정 등) 영역으로 나누어 검토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감염병 진단·신고 의무처럼 한의사가 참여하도록 규정된 부분이 있는 반면, 실제 학교·보육시설 현장에서는 의사만을 진단 주체로 명시하는 등 일관성이 떨어지는 지점들이 드러났습니다. 응급의료, 산업안전보건, 장애 판정 등 여러 영역에서 의료인별 권한이 서로 다르게 규정되어 있는 현실도 확인했습니다. 특히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6도21314)은 한의사의 업무 범위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해 중요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판결이었습니다. 서양의학적 기술이나 기기를 도입했더라도, 그것을 한의학적 원리에 따라 적용·응용하는 행위라면 한의사의 면허 범위 안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초음파 진단기기나 뇌파계와 같은 현대 의료기기를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다고 본 이후 판결들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해당 논문에서는 이러한 변화들을 정리하면서, 국민의 건강을 보호·증진하기 위해서는 의료인의 면허와 업무 범위를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고, 서로 다른 법령에서 상충되는 조항들에 대해서는 일관된 해석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결론으로 제시했습니다. 이 논문을 쓰고 난 뒤, 올해 열린 K-MEX 박람회에서 학생위원으로 활동하며 실제 현장에서 그 흐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서 레이저, 초음파, 저선량 X-ray, 견인·물리치료기 등 다양한 의료기기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고, 저는 레이저 기기를 소개하는 부스에서 보조 역할를 맡으며 관련 강의와 시술 시연을 가까이서 지켜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이미 임상에서 활발히 진료하고 계신 한의사 선생님들이 최신 기기와 시술에 관한 세미나를 듣기 위해 열정적으로 강의를 듣고 질문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면허를 따면 공부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도 변화와 기술 발전에 맞춰 계속해서 공부하고 계신다는 걸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앞으로 한의사로서 현장에서 진료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법·제도·연구의 언어로 한의학의 정당한 권리와 책임을 함께 고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한의학이란 저에게 한의학은 “사람의 회복을 믿되, 그 믿음을 근거로 증명해 가는 학문”입니다. 침·한약·약침이 가진 강점은 몸이 원래 갖고 있는 균형과 회복의 방향을 살려 준다는 데 있지만, 그 가능성이 더 많은 환자에게 안전하게 닿기 위해서는 연구와 표준화, 제도적 뒷받침이 함께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파킨슨병과 건선 연구를 하며 ‘복잡한 만성질환일수록 다표적 접근이 왜 필요한지’를 배웠고, 약침 안전성 연구를 통해 ‘효과만큼이나 안전을 말할 수 있어야 임상이 단단해진다’는 점을 체감했습니다. 또한 법과 제도의 변화, 그리고 K-MEX 현장에서 본 한의사의 배움은 한의학이 전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언어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 저는 임상에서 환자를 마주하는 한의사이면서, 동시에 근거를 만들고 기준을 세우는 연구자로서 한의학의 가능성을 더 넓혀 나가고 싶습니다. -
복합 기후위기와 한의 임상의 새로운 과제[한의신문] 2025년, 가속화된 글로벌 기후위기 2025년은 글로벌 기후위기의 가속화를 확인하는 해였다. 유럽은 기록적 폭염으로 40℃가 넘는 날씨가 장기간 이어졌고, 남유럽의 산불은 지중해 연안을 연기와 초미세먼지로 뒤덮었다. 미국 서부와 캐나다에서는 수개월 지속된 메가파이어가 대륙 단위의 대기질 악화를 초래했고, 남아시아에서는 50℃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열사병과 탈수 사망이 급증했다. 중동과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폭염·홍수·감염병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복합 재난이 보고되며, 극단 기후가 앞으로 ‘비정상적 예외’가 아니라 ‘일상적 위험’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한국이 경험한 복합 기후재난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올 여름은 열돔 현상이 겹치며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여름으로 공식 기록됐다. 또한 올해 온열질환으로 인한 산재승인 건수는 역대 최고였다. 폭염 이후에는 시간당 100mm를 넘는 국지성 집중호우와 돌발 홍수가 전국 곳곳에서 연달아 발생하였다. 3월에는 대강원과 경북에서는 고온·건조·강풍이 겹치며 대형 산불이 발생했고, 역대 가장 많은 인명,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많은 한의사들이 산불 이재민 의료봉사를 시행했던 경북 산불은 무려 1조원 규모의 피해를 냈다. 지난 8월 강릉에서는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제한급수 사태까지 발생했다. 올겨울 이상 기온에 따른 폭설, 한파 등에 대한 위기도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4월11일 전국 최초로 기후보험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처럼 2025년 한국은 단일한 ‘폭염의 해’, ‘홍수의 해’가 아니라 복합 기후위기의 한 해를 경험했다. 게다가 앞으로 이런 극단적 기후현상이 “새로운 평균”이 될 수 있다. 기후위기가 건강 구조 전반에 미치는 영향 기후위기는 단일 재난이 아니라 질병 전체 구조를 변화시키는 건강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과 멕시코 데이터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에서 월평균 기온이 1℃ 상승할 때 자살률이 각각 0.7%, 2.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폭염 기간 정신과 내원이 평상시보다 약 10% 증가했다. 심혈관·뇌혈관 질환 역시 기온 변화에 민감하다. 13개국 384개 지역을 분석한 국제 연구에 따르면 전체 사망의 약 7.7%가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운’ 기온과 관련되었다. 호흡기 건강에 대한 연구에서 산불로 인한 초미세먼지(PM2.5) 증가 시 호흡기 입원이 1.3~10% 증가했으나, 비산불 PM2.5에서는 증가폭이 더 낮았다. 최근 리뷰에서는 인류가 경험한 375개 감염병 중 약 58%가 홍수·폭우·가뭄·폭염·해수면 상승 등 기후 관련 요인으로 악화된 사례가 있다고 보고했다. 폭우·온난화는 모기·진드기 서식을 넓혀 뎅기열·말라리아 등의 위험을 높인다. 또한 기압·습도 변화와 고온·다습 환경은 관절통·두통·피부염·진균감염 악화와도 연관된다. 이처럼 많은 연구결과들은 기후위기가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위기가 한의 임상에 미치는 영향 기후위기로 인한 극단적인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의 경험은 한의 임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첫째, 기후위기와 관련되는 새로운 질환을 접하게 될 수 있다. 폭염 후 기력저하·열성 두통·불면, 산불 연기 후 기침·흉민·피로, 집중호우 후 소화기 장애·피부감염, 가뭄 후 피부질환의 악화, 한파 후 근골격계 질환 악화·신경통 증가와 같은 사례들을 접할 수 있다. 둘째, 기존 내원하던 환자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한의의료기관의 특성상 만성질환자의 방문이 많은데 기후위기는 만성질환자의 안정적인 관리를 방해할 수 있다. 경과를 평가할 때 기후위기의 영향 또한 고려해야한다. 셋째, 기후불안이나 자연재난과 관련되는 트라우마 반응같은 정신건강 문제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넷째, 한의의료기관에 많은 노인이 방문한다. 노인은 기후위기로 인한 충격에 더욱 취약한 대상이다. 기후위기 시대, 한의학의 역할과 과제 한의학은 과거부터 자연환경 변화가 미치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병리, 진단, 치료에 직접적으로 반영해왔다. 그러므로 기후위기 시대에 한의학이 가진 이런 통합적 관점은 환자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기후위기는 질병의 미래를 바꾸고 있으며, 의료 또한 기후를 고려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될 시점에 와 있다. 앞으로 기후위기로 인한 임상의 변화에 대한 한의사들의 관심과 연구, 적극적 대처가 요구된다. -
의료데이터 활용 확대해 AI 기반 의료혁신 앞 당긴다[한의신문]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이하 복지부)가 10일 서울 중구 소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 주재로 2025년 보건의료데이터 정책심의위원회(위원장 이형훈 제2차관·이하 위원회)를 개최했다. 의료정보 및 보건의료데이터 정책 심의 기구인 위원회는 이번 회의에서 △AX(인공지능(AI) 전환) 시대 의료 혁신을 위한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활성화 방안 △공공데이터 개방·활용 추진현황 및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먼저 위원회는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AI 기반 의료 혁신의 핵심 촉매인 보건의료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공공 보건의료데이터 인프라 확충을 위해 질병 예방·치료에 관한 양질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현재 공공기관 행정데이터 중심인 보건의료빅데이터플랫폼에 국립대병원(’25년 3개소) 임상데이터를 연계한다. 또 국가 연구개발 사업에서 구축된 데이터의 후속 활용을 활성화하고, 2028년까지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를 77만명 규모로 구축하면서 2026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개방해나간다. 더불어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여러 기관의 보건의료데이터를 의료 AI 학습과 임상 연구에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또한 의료기관 데이터의 접근성과 활용성을 높인다. 각 의료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연구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메타데이터를 이용해 데이터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한다. 의료 AI 스타트업, 중소기업이 의료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의료데이터 이용권(바우처) 지원을 2025년 8개 과제에서 2026년 40개 과제로 확대하는 한편, 데이터 제공 심의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와 데이터심의위원회(DRB) 표준 운영절차를 제시하고, 공용 DRB 제도도 신설한다. 이에 더해 의료기관의 AI 실증 기능을 강화한다. 구체적으로 의료 AI 솔루션의 성능과 효과를 체계적으로 검증한 후 도입할 수 있도록 2026년 20개의 의료 AI 실증 과제 지원을 신설한다. 이후 의료데이터중심병원이 AI 연구·실증 플랫폼 기능까지 통합적으로 수행하도록 사업을 고도화하고, 의료데이터와 AI 기반으로 지역·필수·공공의료가 강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어 공공데이터 개방·활용 추진현황 및 개선방안 논의에서는 공공기관의 효율적인 보건의료데이터 제공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경우, 보건의료연구자원정보센터(CODA)를 통해 기탁받아 관리하는 국가 보건의료 연구개발(R&D) 데이터를 내년에는 그래픽 처리 장치를 확보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고도화해 대용량 데이터 원격분석이 가능한 첨단 분석시스템을 제공한다. 국립암센터가 구축·개방 중인 암 공공데이터와 8개 암종 임상라이브러리를 향후 암 공공-임상라이브러리 결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글로벌 융합형 국가암빅데이터 플랫폼과 정밀의료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대국민 맞춤형 건강서비스 제공, 감염병·지역의료 등 정책 지원, 정부·공공·금융기관에 대한 마이데이터 제공, 빅데이터 연구 지원을 하고 있다. 향후 분석센터 확대, 분석환경 고도화 등 연구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HIRA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 시스템을 통해 진료정보·의약품·의료자원 DB를 활용해 빅데이터 연구분석, 공공데이터 개방, 내 진료정보 열람 서비스 등을 수행 중이며 향후 저위험 가명데이터셋을 개발하고, 빅데이터 활용 교육과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한다. 이형훈 제2차관은 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는 의료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의료 AI 연구개발부터 실증 및 현장 활용까지 데이터 전주기 흐름이 활성화되도록 정책적 지원과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번 위원회가 의료계, 학계, 연구계, 산업계, 환자․소비자 단체 모두가 활발하게 소통하고, 의료데이터 활용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공고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
대만중의사공회, 소수의(蘇守毅) 신임 이사장 선출…“중의사 초음파 활용 확대”▲(왼쪽부터) 소수의 신임 이사장, 뇌청덕 총통 [한의신문] 대만중의사공회전국연합회 제13대 집행부가 뇌청덕(賴清德·라이칭더) 총통의 대대적인 지지를 얻으며 회무의 시작을 알렸다. 중의사공회전국연합회는 지난 10월 26일 실시한 ‘제13대 이사·감사 선거’를 통해 소수의(蘇守毅·수서우이) 신임 이사장을 선출하고, 새 집행부 구성을 마무리했다. 오랜 기간 공공 중의의료 현장과 공회 회무를 맡아 온 그는 타이난시중의사공회 이사장을 역임하고, 전국연합회 이사로 활동하며 제도 정비와 의료 품질 향상에 기여해 왔다. 특히 침 치료를 활용한 뎅기열 대응 등 전통 중의학 기반 감염병 치료 활동에도 앞장선 인물로 평가된다. 소 신임 이사장은 ‘대만 국민 건강 수호와 중의약 가치 제고’를 회무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중의약 제도의 현대화 △중의사 전문성 강화 △중의약의 사회적 가치 증진 △예방의학과 현대 기술의 결합을 통한 공공보건 역량 제고 등을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국연합회는 중의약을 대만 의료체계의 핵심 축으로 발전시키고, 전국 중의사들과 협력해 중의약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며, 지역 의료 역량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소 신임 이사장은 침 치료의 안전성과 진료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중의사의 초음파진단기기 활용 확대와 급여화 추진에 힘쓰고 있다. 현재 대만에선 다수의 중의사들이 초음파 관련 학회 연수 과정을 이수했거나 이수 중으로, 이번 추진은 초음파 제도화의 마지막 단계다. 소 신임 이사장은 “기후 변화, 감염병, 초고령화 등 대만이 직면한 건강 문제에 대응하고자 예방의학과 현대 의학기술을 결합하고, 공중보건 체계의 회복력을 높이겠다”면서 “중의약의 지속적 발전과 일차의료 역량 강화를 통해 국민 건강을 견고히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1일에는 집행부 임원들과 함께 총통청을 방문, 뇌청덕 총통과 간담회를 갖고 △중의사의 공공 정책 참여 확대 △감염병 대응에서의 TCM(전통 중의학) 활용 촉진 △국민 의료선택권 보장 △중의 시술자 관련 규제 개선 △전문 인력 환경 개선 등을 건의했다. 이 자리에서 소 신임 이사장은 “중의학 관련 건강보험 지출이 2018년 240억 대만달러에서 2025년 340억 대만달러로 증가했다”며 “총 지출을 안정적으로 확대하고, 과잉 공급에 따른 경쟁 심화를 막기 위해 기존 중의 인력의 활용도와 자원 배분을 면밀히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서 뇌청덕 총통(양방의사 출신)은 자신이 직접 쓴 ‘재예성흠(才叡成欽)’ 휘호를 전달하며 중의사공회를 격려했다. 이는 ‘재능과 슬기를 갈고닦아 마침내 우러러보는 경지에 이른다’는 뜻으로, 지도자의 덕성과 지혜를 통해 공동체의 번영을 기원하는 길상문구다. 한편 이종안 대한한의사협회 국제부회장(국제동양의학회 사무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중의약제제 청관 1·2호를 제약화한 사례에서 보듯, 대만 정부가 중의학의 가치와 역할을 높이 평가하며 제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감염병과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중의학이 국민 건강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성과가 정부와 사회 전반의 신뢰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리 정부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우리나라와 대만은 의료이원화 체계를 공유해 온 만큼 그동안 연구·학술 협력을 기반으로, 이번 새 집행부와의 교류를 더욱 강화해 양국 전통의학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협력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
한반도 평화공존 위한 보건의료 협력방안 모색[한의신문] 통일부는 오는 5일 서울 명동 소재 로얄호텔에서 ‘대북 보건의료 협력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는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와 공동으로 개최하며, 북한의 보건의료 현황을 진단하고 향후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토론회는 특별세션을 포함해 총 3개의 세션으로 구성됐으며,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대북 보건의료협력 관련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제1세션에서는 ‘지속가능한 한반도 보건의료협력 모색’을 주제로 △남북 보건의료협력의 회고와 로드맵 구상(이요한 고려대 한반도 보건사회연구소장) △북한 보건의료 정책·기반시설 현황 및 협력 모색(문진수 서울의대 통일의학센터 소장)을 주제로 발표된다. 또 ‘북한 보건의료 현황 진단과 과제’를 주제로 진행되는 제2세션에선 △북한의 감염병 대응현황 및 협력 방안(권준욱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대북 보건의료협력 거버넌스 구축 방안(황나미 국립암센터 대학원대학교 교수)이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특별 세션인 ‘한의학을 통한 남북교류 가능성’에서는 이은경 한국한의약진흥원 정책본부장이 ‘북한 고려의학 최근 동향과 남북협력 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한편 이날 김남중 통일부 차관은 축사를 통해 남북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남북 보건의료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또한 남북은 공통의 보건 위협에 노출되고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보건의료협력은 남북 모두에게 꼭 필요한 협력임을 강조하는 한편 기존에 남북간 합의한 사항들을 포함해 실질적인 보건의료 협력방안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가고, 이 과정에서 민간, 국제사회와도 적극 소통·협력해 나갈 계획임을 밝힐 계획이다. 한편 통일부는 앞으로도 학계, 국제기구, 민간 등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면서, 한반도 평화공존 기반 구축을 위한 대북 보건의료 협력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
항생제 내성균 감염사례 8년 새 8배 증가[한의신문] 국내에서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된 사례가 올해 들어 4만5천건을 넘어서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 항생제 내성균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청이 제공 중인 ‘감염병 포털’에 따르면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CRE) 감염증’ 발생 건수는 ’25년 현재 기준 4만5086건(잠정)으로 조사됐다. CRE 감염증은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장내세균목 균종에 의한 감염질환으로 항생제 내성의 심각성을 판단하는 대표적 지표 중 하나로 여겨진다. 주로 의료기관 내에서 감염된 환자나 병원체 보유자와의 직·간접 접촉, 오염된 기구 등을 통해 전파된다. 항생제 오남용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히며, 감염되면 대부분의 항생제가 잘 듣지 않아 치료가 어렵다. 구체적인 통계를 살펴보면 집계가 시작된 2017년 5717건을 시작으로 이듬해인 2018년 1만1954명으로 2배 증가했고, 올해 4만5천명을 넘어서며 8년만에 약 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60∼69세가 7620건, 70세 이상에서 3만1171건 등 60세 이상 환자의 신고 건수가 3만8791건으로 전체의 86.3%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26일 공청회를 통해 향후 5년간 적용될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6~2030)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제3차 대책의 비전은 사람·동·식물·식품·환경의 항생제 내성 관리를 통해 국민의 지속가능한 건강 달성이며, 목표는 항생제 사용량 감소를 통한 항생제 치료 효능 보호와 적극적인 감염예방 및 관리를 통한 항생제 내성 발생 최소화다. 또 목표 달성을 위한 4대 핵심 분야로 △항생제 사용 최적화 △내성균 발생 예방 △전략적 정보 및 혁신 △거버넌스 및 인식개선을 제시했다. 질병관리청은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관계부처와 협의·보완 후, 감염병관리위원회(위원장 질병관리청장)의 심의 등을 거쳐 12월 말 최종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확정된 제3차 대책은 2026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되며, 매년 추진성과를 점검할 예정이다. 임숙영 질병관리청 차장은 “항생제 내성은 전 세계가 다부분 협력을 통해 함께 해결해야 할 보건 의제”라며 “이번 제3차 대책은 사람과 동·식물, 식품, 환경이 함께 항생제 전주기(생산-판매-사용-폐기) 관리를 통해 항생제 내성 관리체계를 완성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지역의사제·비대면진료 법안, 국회 통과…지역의료 개편 속도[한의신문] 이재명 정부가 지역의료 공백 해소에 대한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해온 ‘지역의사제’를 제정하는 한편 비대면진료의 상시 허용 근거도 ‘의료법’에 명문화됐다. 국회는 2·3일 열린 제429회 정기회 제14·15차 본회의에서 두 법안을 포함해 총 108건의 안건을 의결하며 지역의료 체계 개편의 물꼬를 텄다. 또한 본회의에서는 ‘2026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까지 모두 처리했다. 이에 따라 2026년도 예산은 정부안 728조590억원에서 1268억원이 순감액된 727조8791억원으로 확정됐다. ■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 핵심, ‘지역의사 양성지원법’ 제정 지방 공공의료 인력난을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지역의사 양성지원법(대안) 제정안’은 △김원이 의원의 ‘지역의사 양성법’ △박덕흠 의원의 ‘지역의료 격차 해소 특별법’ △강선우 의원의 ‘지역의사 양성법’ △이수진 의원의 ‘지역의사법’ 등 4건의 제정안을 통합·조정한 것으로, 복무형·계약형 투트랙 구조로 설계됐다. 복무형 지역의사는 의대 정원에서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전형으로 선발해 10년간 지역에서 의무복무하며, 계약형 지역의사는 지자체·지역의료기관과 근무계약을 체결해 일정 기간 지역의료에 종사하는 방식이다. 적용 직능은 우선 의사로 한정하고, 한의사·치과의사에 대해서는 향후 필요에 따라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복무형 지역의사의 선발 규모는 의과대학 입학생 중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전형으로 선발하도록 하되 세부 비율과 적용 지역은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지역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지역 고교 출신을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도록 규정했다. 학비는 국가와 지자체가 공동 지원하며 수업료·교재비·기숙사비 등 실질적 교육비를 포괄한다. 지원 중단 및 반환 사유도 명확히 규정됐다. 또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역 의료수요에 맞춰 전문과목 및 수련병원 범위를 지정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의무복무 지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되, 학생 선발 단계에서 미리 공고하도록 했다. 복무기관을 특정하지 않고, 필요한 경우 복무 가능 기관의 종류·범위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의무복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면허정지→면허취소’ 절차가 적용되며,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1년 이내 면허가 정지되고, 3회 이상 정지 시 위반 사유 등을 고려해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아울러 국가와 지자체가 학비를 공동 지원하고, 지역의사의 경력개발·복무관리를 담당할 ‘지역의사 지원센터’ 설치 근거도 마련됐다. ■ 비대면진료 상시 허용 근거 마련…‘의료법 개정안’ 통과 이번 ‘의료법 개정안’은 그동안 감염병 위기 시에만 한시 허용되던 비대면진료를 법제화한 것으로, 의료접근 취약지역·만성질환자·희귀질환자 등의 상시 이용을 가능하게 했다. 비대면진료는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심각 단계 이상의 감염병 위기경보가 발령된 경우 한시적으로 허용되나, 현행 ‘의료법’에선 비대면진료에 대한 근거가 없어 시범사업 형태로 시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의료기관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감염병 확산 여부와 관계없이 비대면진료를 상시 허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개정안은 대면진료를 원칙으로 하되 △환자가 동일 의료기관에서 일정 기간 내 동일 증상으로 대면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는 경우 △환자의 거주지와 의료기관 소재지가 동일 지역에 위치한 경우 △희귀질환자, 제1형 당뇨병 환자 등 동일 지역 밖에서 비대면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는 환자의 경우 비대면진료를 허용하도록 했다. 또한 정부가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을 구축·운영하며, 위탁기관은 개인정보보호 등 안전조치를 준수해야 한다. 비대면진료에선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 등 오·남용 우려 약물의 처방이 금지되며, 환자가 타인의 정보를 도용해 진료를 받는 행위도 금지된다. ■ 2026년도 예산안 727조8791억원으로 확정 국회는 새 정부가 추진하는 핵심 국정과제 중 일부는 감액하지 않는 대신 AI 지원사업·정책펀드 등 일부 항목을 조정해 총지출 규모를 정부안 대비 1268억원 감액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민성장펀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 등은 감액 없이 유지됐다. 한편 지역의사제 법제화를 통해 지역 필수의료 인력 확충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참여도·실효성 측면에서 한의사·치과의사의 적용 여부가 향후 주요 정책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
면역·염증성 질환의 한의학적 최신 지견 ‘공유’[한의신문] 대한융합한의학회(회장 양웅모)는 지난달 30일 경희대 한의과대학에서 ‘면역·염증성 질환의 통합적 접근: 병태생리 이해와 한의학적 치료전략’을 주제로 정기학술대회를 개최, 관련된 질환에 대한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 이날 양웅모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학술대회에는 면역 및 염증성 질환과 관련된 전문가들을 모시고 최신 지견을 듣는 자리로 마련했다”면서 “오늘 강연이 임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 1부에서는 면역·염증 질환에 대한 한의학 치료전략을 주제로 △알레르기성 질환의 병태생리와 한의학적 해석(김미혜 우석대 한의대 교수) △장내미생물 관점에서 바라본 아토피피부염 치료 전략(김규석 경희대 한의대 교수) △Re:bEO 천연 에센셜 오일 등 한의학적 비염 치료 전략(이선행 경희대 한의대 교수)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아토피피부염과 장내미생물과의 관계는? 김미혜 교수는 발표를 통해 알레르기성 질환에 대한 개요 설명과 함께 기존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인 △Budesonide △Centirizine △Formoterol의 적용병증과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등에 대해 공유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한의학에서도 예전부터 효천병이나 비옹·비구와 같은 현재의 천식·비염과 관련된 질환을 치료해왔다”고 밝히며, 융합한의학회에서 전나무 잎·세신·박하 등을 주요 성분으로 개발한 호흡기질환 개선용 천연물 스프레이 제제인 ‘Re:bEO(Nasal spray 비강 스프레이)’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Re:bEO는 에센셜 오일로, 네트워크 분석 및 동물실험 등을 통해 호흡상피세포의 증식 및 잔세포 활성화의 현저한 감소를 확인했으며, 특히 천식에서 Th2 특이 사이토카인과 주근위 유래 상피-중간엽 전이를 억제해 섬유화를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규석 교수는 장-피부 축과 미생물-숙주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 연구성과를 공유하면서,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먼저 장내미생물은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침 치료 효과를 매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장내미생물 구성 및 안정성은 침 치료 효능의 핵심 결정 인자일 수 있다”면서 “이를 토대로 장내미생물 정보를 반영한 개인 맞춤형 침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성 비염을 보는 한의학적 관점은? 또 곽향정기산의 아토피피부염 효과와 장내미생물 연구결과를 공유한 김 교수는 “곽향정기산은 아토피피부염 환자에 대해 피부장벽 및 장 장벽 개선, 장내미생물 환경 개선을 통해 치료 효과를 보일 수 있다”면서 “기존 염증 및 면역 조절 한약부터 장내미생물 조절, 장벽 기능 개선 등 개인별 증상에 따라 다양한 타켓의 개인 맞춤형 한약 처방을 선택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이선행 교수는 “만성 비염은 문진, 전비경 또는 비내시경검사, 방사선 검사, 알레르기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서양의학적 치료로는 △환경요법 △약물요법(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혈관수축제) △면역요법 △수술요법 등이 활용되고 있다”며 “반면 한의학에서는 조습의 경우에는 코막힘이 심한가? 콧물이 심한가?로, 또한 한열은 묽은 콧물이 잦은가? 끈적한 콧물이 잦은가? 등의 증상으로 변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알레르기 비염의 변증을 △화열(火熱) △肺氣虛寒 △肺脾氣虛 △腎元虧虛로 제시하며, 각 변증에 따른 증상 및 처방을 공유하는 한편 청체·탁체·농체·코막힘·재채기·코가려움증·비강건조 등 증상에 따라 가감하는 한약재도 함께 공유했다. 골관절염, 치료 후에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 어려워 이어진 학술대회 2부에선 ‘근골격계·면역반응 최신 치료 전략’을 주제로 △근골격계 염증질환의 현대의학적 치료 동향과 한의학적 접근(양웅모 경희대 한의대 교수) △관절염 타겟 약침요법 플렉사(FLEXA) 임상 적용 전략(남동우 경희대 한의대 교수)이 발표됐다. 양웅모 교수는 발표를 통해 “골관절염은 연골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파괴되면서 발생한다”면서 “특히 골관절염은 관절의 퇴행성 변화에 의한 만성질환으로 치료를 하더라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할 수 없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양 교수는 또 “현재 골관절염 치료를 위해 NSAIDs, 국소외용제, 관절내 주사제, 인공관절 치환술 등이 활용되고 있지만, 기존 치료법들의 광범위한 부작용과 위험성으로 인해 관절 손상에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천연물을 이용한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양 교수는 “대한융합한의학회는 한의학과 현대과학의 융합을 기반으로 새로운 진단 및 치료 기술을 연구하는 학술단체로, 학회에서 진행된 연구개발의 성과들이 실제 임상가로 확산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히며, 학회에서 개발한 골관절염 치료용 약침제제인 플렉사(FLEXA)의 치료효과를 공유했다. 이와 함께 남동우 교수는 “약침치료란 침 자극과 약물을 결합시킨 것으로, 이는 경락학설에 의거해 선용된 약물을 유관 부위, 압통점 혹은 체표에 촉진으로 나타나는 양성 반응점에 주입함으로써 생체의 기능을 조정하고, 병리생태를 개선키셔 질병 치료의 목적을 달성하는 치료법”이라며 “장점으로는 자침과 약물의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비롯해 적응증이 광범위하고 치료효과가 신속하며 시술방법이 간편하고 응급환자나 침을 무서워하는 소아환자 등에게 시술이 용이하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이어 한의 임상가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봉독약침과 자하거약침에 대한 작용기전 및 약리학적 작용 등을 설명한 데 이어 최근 경희대 한방병원에 도입한 플렉사(FLEXA)의 활용에 대해 소개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의료기기 특별세션’ 운영을 통해 △3차원 맥영상 검사기(강희정 대요메디 대표) △디지털 자동약침 주사기 ‘아이젝’(염현철 메디허브 대표)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전시부스 운영을 통해 최신 의료기기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
“척추정렬회복술, 자가치유력 극대화 시키는 치료의학”[한의신문] 척추도인안교학회(회장 김형민)는 지난달 30일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척추정렬회복술을 통한 어깨 질환 접근법’을 주제로 하반기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형민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진행된 정규강의는 전면 개정을 통해 보완된 최신 교육과정으로 진행됐으며, 참여해준 원장님들의 높은 만족도와 뜨거운 관심이 큰 힘이 됐다”면서 “내년에는 올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회장은 “내년에는 영상강의 개설과 더불어 현재 보완된 이론에 기반한 새로운 교과서 편찬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정규강의 또한 임상실습 중심으로 더욱 강화해 실제 진료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끊임없는 성장을 추진하면서 척추정렬회복술이 한의계의 대표적인 비급여 술기로 자리잡아 더 많은 환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홍무창 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격려사를 통해 “한의계의 새로운 치료술기를 살펴보던 중 척추정렬회복술을 알게 됐고, 환자의 치료사례 등을 통해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학회에는 아꼈던 많은 제자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학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새로운 치료기술을 익혀 나간다면 임상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학술대회에서는 △척추정렬회복술을 통한 어깨 질환 접근법(금동준 척추도인안교학회 부회장·리봄한방병원 대구점 원장) △어깨 질환에 대한 척추정렬회복술 임상접근법(박재현 척추도인안교학회 부회장·경희바람한의원장)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척추정렬회복술의 철학은? 금동준 부회장은 발표를 통해 “척추정렬회복술은 중추신경계를 보호하고 전신의 생리적 기능과 중력에 대한 적응을 조절하는 생존의 기둥인 ‘척추’가 중력 중심선 위로 바르게 정렬될 때 인체는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으며, 치유의 조건이 갖춰진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금 부회장은 이어 “이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학회에서는 인체를 골반, 흉곽, 두개골의 3개의 복합체로 구성된 전신복합체로 보고 통합적 관점(상하-좌우-전후-내외)에서 문제를 파악해 나간다”며 “이후 큰 하중을 받는 하부구조를 중심으로 전신 척추의 정렬이 중력중심선에 위치하도록 재정렬해 근골격계, 신경계, 혈액순환계, 내분비계, 호흡기계, 소화기계의 자가치유력이 극대화되도록 만드는 치료의학이 바로 척추정렬회복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금 부회장은 척추 후관절, 상부 경추, 흉곽복합체, 코어근육 등 어깨 질환과 관련된 각 부위에 대한 해부학적 구조 및 어깨 질환에 대한 상관관계를 사진자료 등을 활용해 세부적으로 공유했다. 특히 금 부회장은 “어깨 관절 질환을 접근하는데 있어 어깨 관절 자체를 바라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척추정렬회복술을 통해 경추부·흉추부 극돌기의 틈과 꼬임을 해소하고, 흉곽복합체를 정상화하며 전신 척추의 부정렬을 해소해 코어 근육을 안정시키는 것이 어깨 관절 질환이 발생한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가 된다”면서 “즉 한의치료에서는 어깨 질환 등 근골격계 질환의 치료에 있어 많은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기존 한의치료와 더불어 척추정렬회복술을 함께 병행해 나간다면 임상에서 치료효과는 물론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상서 자주 접하는 어깨 질환의 치료과정은? 박재현 부회장은 강의를 통해 견관절의 뼈와 관절, 주변의 근육 및 견갑골의 움직임에 대한 구조적인 설명을 진행한 데 이어 진단법 시연 및 임상 현장에서 접할 수 있는 주요 어깨 질환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박 부회장은 “최근 5년 동안 어깨 병변 환자는 7.0% 증가(연평균 1.7% 증가)하고 있으며, 인구 100명당 약 5명을 어깨 질환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어깨 관절의 경우 안정성이 떨어져 잘 다치고, 근육이나 건에 문제가 많아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재발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어깨 관절 질환의 경우에는 이학적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며, 치료 직후 효과를 확인해 볼 수 있어, 한의원에서 충분한 치료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밝히며, ‘병력 청취→진단검사→치료계획 수립→치료→생활티칭’ 등의 진료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박 부회장은 한의원에서 쉽게 응용할 수 있는 △Apley’s Scrahch Test △Hawkins Kennedy Test △Empty can Test △Prich roll test 등 어깨 질환 진단법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실제 시연을 진행해 큰 관심을 끄는 한편 △석회성건염 △어깨의 충돌증후군 △회전근개 파열 △오십견 등 임상 현장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질환을 중심으로 증상, 진단검사법, 치료계획 등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와 함께 박 부회장은 “고관절, 골발, 요추 등 하부 구조의 변형이 인체 중심을 이동시키고, 척추 공간 축소로 인해 흉추의 만족 변형이 일어나며, 흉강-견갑골-쇄골의 변형을 일으켜 상부(견관절·상완)의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어깨 질환의 척추정렬회복술 적용과 관련한 관점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흉추의 변형이 상부 변형을 유발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상부교차증후군 △일자목 △흉곽출구증후군 등에 대한 증상 및 치료법, 척추정렬회복술 관점을 설명했다. -
한의학과 첨단 뇌과학의 공존 방안 ‘모색’[한의신문] 통합뇌질환학회(회장 박성욱)는 23일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별관 차후영홀에서 ‘뇌질환의 통합적 접근: 전통에서 미래 첨단 과학까지’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 한의학이 첨단 뇌과학과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박성욱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다양한 뇌질환에 대한 기초 및 임상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의학을 중심으로 한 통합의학적 뇌질환 치료기술 개발과 체계화를 위해 매진해 왔다”며 “더불어 한의학적 통찰을 첨단과학과 접목하는 시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가운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뇌과학·인공지능(AI)·정밀의료가 교차하는 최전선의 논의를 함께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그동안 통합뇌질환학회가 임상 현장 중심의 통합진료체계 구축에 집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결합된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을 제시함으로써 한의학이 첨단 뇌과학과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나가려 한다”며 “이 자리가 임상 현장은 물론 연구자에게도 실질적인 영감을 얻어갈 수 있는 뜻깊은 학술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대규모 의생명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정밀의료 기반 정신질환 연구 사례(정재균 서울대학교병원 연구교수) △고령 뇌신경질환 환자의 노쇠와 다약제사용 문제에 대한 한의진료(권승원 경희대 한의대 교수) △Therapeutic Strategies for Neurodegenerative Diseases via Neuroinflammation Suppression: Precision Modulation of Microglial Activation(박건혁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 △A NeuroAI approach to normative principles of the brain(김창업 가천대 한의대 교수) △급변하는 AI시대, 뇌 영상기반 진단의 미래: 뇌 신호 파운데이션 모델(홍석준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등이 발표됐다. 한의학, 정밀의료에 최적합한 의학 정재균 교수는 발표를 통해 “정밀의료라는 패러다임이 대두되면서 기존 임상시험으로는 한계가 있어,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정밀의료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기존 임상시험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바이오마커 확보를 위한 별도의 기존 연구 필요 등의 단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정밀의료 임상시험의 어려움을 보완할 수 있는 임상시험 시뮬레이션 체계를 연구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정 교수는 이어 50만 여명의 데이터가 구축돼 있는 ‘UK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활용한 전향적·후향적 연구모델을 제시, 우울장애 환자들의 운동을 통해 신체기능이 개선되는 효과 및 유전자형 특이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한의사 출신인 정 교수는 “정밀의료 관련 임상시험에서는 바이오마커 등이 활용되고 있는데, 유전자 정보 외에도 다양한 지표들이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한의계에서도 한의학의 특성을 반영한 바이오마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 “항상 정밀의료에 최적화된 의료가 바로 한의학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앞으로 한의 분야에서도 더 나은 연구결과의 도출을 위해 인공지능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권승원 교수는 “기성 한약처방을 지금까지 지탱하게 한 핵심은 바로 ‘역사성’과 ‘유효성’에 있다”며 “한약처방도 처음에는 처방이 만들어지면 소규모로 활용하다가 효과가 확인되면 다수 의가의 활용을 통해 많은 의서에 등재되면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권 교수는 이어 “한약처방도 현대에 활용되면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적응증이 발견되는 등 계속해서 진화해 나가고 있다”고 밝히며, 최근 대두되고 있는 주요 개념인 ‘노쇠’에 활용할 수 있는 ‘인삼양영탕’의 근력, 인지, 호흡기, 소화기 기능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이 확인된 다양한 연구결과를 공유했다. 다약제사용 개선, 통합의료적 접근 모색해야 최근 다약제사용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하나의 한약처방으로 복합질환에 대응할 수 있는 한약의 장점을 강조한 권 교수는 “실제 다약제사용 뇌혈관질환 환자에게 한의치료를 포함한 통합의학적 접근은 사망률 감소를 비롯한 전체 예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며 “초고령사회에서 다약제사용 역시 의료를 통해 해결해야 할 부분인 만큼, 한약을 포함한 통합의료적 접근을 활용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건혁 박사는 ‘동의보감’에 경련·경직에 대한 효능이 기술된 ‘선퇴’에 대한 세포 및 동물 실험을 통해 파킨슨병 치료 효능과 그 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연구를 소개했다. 또한 발표에 나선 김창업 교수는 “Neuro AI에 대해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크게 신경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AI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것과 역으로 AI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인간의 뇌를 이해하고자 하는 것으로 나눠볼 수 있다”면서 “인간의 뇌를 모방해 AI를 발전시키는 것에 대해 흔히들 ‘비행기와 새의 날개짓’에 비유를 하곤 하는데, 즉 비행기에 기대하는 목적이 승객이나 물건의 운송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새의 날개짓을 연구할 필요가 없지만, 비행기의 보다 효율적인 비행을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새의 날개짓에 대한 연구 또한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히며, 모든 것을 모방할 필요는 없지만 필요한 만큼은 모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LLM, ‘Brain network model’ 될 수 있어 김 교수는 이어 “인간의 뇌를 흉내내며 발전한 AI를 들여다봄으로써 뇌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에 의문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열역학이나 전자기학 등 도구의 발명이 과학적 발전을 이끄는 사례는 과학사에서 흔한 패턴”이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대규모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자연어 이해와 생성 작업에 탁월한 성능을 보이는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 모델인 ‘LLM(Large Language Model)’은 세상에 대한 높은 수준의 상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복잡한 인지기능을 수행하는 ‘Brain network model’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그동안 이를 활용해 자신이 수행했던 연구 내용을 공유했다. 더불어 홍석준 교수는 “뇌 데이터의 복잡성과 방대함이 폭증함에 따라 특정 질병 진단에 특화된 기존 AI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뇌 신호 파운데이션 모델’이 등장했다”며 “2023년부터 뇌 영상 파운데이션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는 더 이상 학문적 호기심이 아닌 실제 임상 적용을 목표로 하는 주류 연구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뇌가 본 이미지의 재구성 및 미래 뇌 신호 예측과 관련해 현재 수행하고 있는 자신의 연구 내용을 소개한 홍 교수는 “뇌 이미지 재구성 모델의 강점은 강력한 Prior를 활용해 적은 신호로 풍부한 해석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또 예측모델의 경우에는 뇌의 작동 원리를 학습해 미래 반응과 상태를 예측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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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보건복지부 조직개편, 돌봄통합지원 정책 등 대비”
- 10 한의학연구원, 상해중의약대학과 전통의학 국제표준·연구교류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