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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박물관 작은 전시, ‘무게, 어디까지 재 봤니?’[한의신문] 강서문화원(원장 김진호)·허준박물관(관장 김충배)은 약의 무게를 재는데 사용했던 ‘약저울’을 주제로 2025년 12월 5일부터 2026년 2월 22일까지 3층 로비에서 ‘무게, 어디까지 재 봤니?’ 작은 전시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길이·부피·무게를 재는 도구 또는 단위인 ‘도량형(度量衡)’ 가운데 무게를 뜻하는‘형(衡)’을 중심으로 무게를 재는 데 사용된 다양한 저울을 소개한다. 또한 조선시대의 약저울을 비롯하여 서양의 천칭 저울, 현대의 바늘 저울까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른 특징을 가진 저울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외에도 저울의 구조와 작동 원리, 과거의 무게 단위 등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특히 동의보감에서는 한 처방에 들어가는 약재의 양과 가짓수가 많으면 약효가 나타나지 않으므로 적당한 양의 약재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러한 기록을 바탕으로 올바른 약효를 얻기 위해 정확하게 무게를 재고자 했던 선조들의 노력, 과거부터 이어져 온 도량형 제도, 그리고 저울 속에 담긴 과학적 원리를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와 관련 김충배 관장은 “약효를 지키기 위한 정확한 계량은 옛 의학의 기본”이라며 “정확한 무게를 통해 올바른 약효를 얻고자 했던 정신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가치다”고 말했다. -
임상 한의사 3인, <동의보감> 初稿本 발견 주장 반박[한의신문] 의성 허준의 역저인 <동의보감> 초고본 발견과 관련한 진위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경향신문 7월24일자에는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허준의 <동의보감> 초고본이 발굴된 것으로 보도됐고, 9월에는 최영성 교수(한국전통문화대 무형유산학과)에 의해 ‘<동의보감> 초고본(初稿本)에 관한 연구-허준의 집필 구상이 담긴 초고본’이라는 제목으로 연민학지(淵民學志)에 논문으로 발표됐다. 이 <동의보감> 초고본은 중국 옌볜 일대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하던 선교사 김만식 씨가 입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영성 교수는 “초고본의 내용 구성과 미완성 항목, 표지 및 배접지의 기록, 연대 추정을 뒷받침하는 기록 등 다양한 물증을 통해 <동의보감> 편찬 과정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자료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 교수의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는 논문(<동의보감> 初稿本 주장에 대한 반론-筆寫本의 底本과 오류를 중심으로-)이 지난달 25일에 발간된 대한한의학원전학회지에 게재돼 학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서정철(우리경희한의원)·한기춘(MC맥한의원)·최순화(보광한의원) 원장 등 3인의 임상 한의사는 언론에 보도된 개인 소장본이 초고본이 아니라는 주장을 서지학을 전공하지 않은 한의사 독자도 쉽게 이해하도록 사진 위주로 논증했다. 임상 한의사 3인이 일부 공개된 김만식 씨의 소장본에 대해 초고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김만식 씨의 소장본 필사 당시 저본으로 추정되는 목판본의 발견이고, 둘째는 김만식 씨 소장본에서 초간본에 없는 글자가 있고, 게다가 거기에 아무런 교정부호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셋째는 김만식 씨의 소장본에 적힌 단어나 문장이 초고를 작성한 자가 전문가의 식견을 가졌는지 판단 여부로 봤다. 즉, 너무나 터무니없는 단어나 문장 등의 오류를 이후 초간본에서 고쳐진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초고본이 아니라 후대 비전문가가 잘못 필사하여 빚어진 傳寫本으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김만식 씨의 소장본은 잡병편 권11 禳法에서 辟穢散의 ‘麄末’이 ‘治客’으로, 再甦散의 ‘一橡’이 ‘十橡’으로 잘못 기재돼 있고, <동의보감> 初刊本과 甲戌完營重刊, 甲戌嶺營開刊과 己亥嶺營開刊에는 모두 ‘麄末’과 ‘一橡’으로 바르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제1유형고본부터 제7유형고본까지 해당 부분을 조사한 결과 유일하게 제5유형고본(일본 동양문고 소장본)에서 김만식 씨 소장본과 동일한 오류가 확인돼 김만식 씨의 소장본은 제5유형고본을 傳寫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내경편 권1 神門의 驚悸 항목의 ‘朱砂末三分’, ‘桅子’와 ‘桅子炒’로 보아 김만식 씨의 소장본은 筆寫本으로 보이고, 底本은 제6유형고본으로 추정됨으로써 김만식 씨 소장본의 底本은 제5유형고본과 제6유형고본 등 최소한 2종류의 판본이 혼재된 목판본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3인의 한의사는 일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김만식 씨의 소장본이 初刊本, 古本, 甲戌完營重刊, 甲戌嶺營開刊, 己亥嶺營開刊 중 어느 판본을 底本으로 삼아 筆寫했는지를 판본간 교차 비교를 통해 검토했다. 서정철 원장은 “현재 공개된 범위가 제한돼 있어 단지 잡병편 권11과 내경편 권1만을 대상으로 분석했으나 향후 전체가 공개된다면 김만식 씨 소장본 전반에 걸쳐 <동의보감>의 어느 판본을 근거로 筆寫했는지를 보다 정확히 규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 원장은 이어 “이번 반박 논문 발표를 계기로 왕성한 토론 문화가 형성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동의보감> 초고본 주장 논문에 대한 반론은 대한한의학원전학회 홈페이지(https://jkmc.jams.or.kr)에서 누구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한편 이들 임상 한의사 3명은 공동으로 동의보감 판본을 연구하고 있으며, ‘동서의학’ 잡지에 ‘동의보감의 판본 종류와 간행시기 연구’를 발표했고, 동의보감 판본학을 다룬 서적인 ‘사진으로 보는 동의보감 판본 연구(교보퍼플)’ 시리즈 3부작(4권)을 출간한 바 있다. -
“역사적 진실을 지키는 건 공동체의 의무”“무릇 세상에 병(病)이 없으면 의서(醫書) 또한 쓸모없을 것이니 서재에 감추어 두고서 영원히 찾지 않길 바란다.” <편집자주> 서울에서 IT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유철호 박사(경희대학교 한의사학·75세). 그의 여생 최고 목표는 질병 없는 세상을 염원한 조선의 히포크라테스이자 선비 의사인 ‘유이태’를 바로 알리는 것이다. 바로 알리기 위해선 잘못된 것부터 바로잡는 게 우선이다. 그의 투쟁기는 1965년부터 시작됐다. ‘류의태’라는 이름이 학술논문에 처음 등장한 시기다. 올바름을 찾기 위한 그의 발걸음을 쫒아봤다. 1965년 출판사 박우사가 펴낸 ‘인물한국사’에 동의보감의 저자인 허준을 조명하는 글에 처음으로 유의태(柳義泰)라는 이름이 등장하고, 그는 허준의 스승으로 소개됐다. 이 글을 참조하여 제작된 1975년 MBC-TV의 허준 일대기 드라마 ‘집념’에서도 유의태는 허준 스승으로 묘사됐다. 이후 1990년에 발간된 이은성 작가의 ‘소설 동의보감’, 1991년 MBC-TV의 드라마 ‘동의보감’과 1999년에 방영된 ‘허준’에서 유의태는 늘 허준에게 자신의 시신을 맡겨 해부학 실습을 도운 스승이었다. 1984년부터 이때부터 유철호 박사는 논문 저자, 소설 작가, 드라마 작가를 찾아다니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의태’는 소설과 드라마 속의 허구 인물 “인물한국사 논문 <허준>을 쓴 저자로부터 ‘논문 오류를 인정한다.’라는 사과를 받아냈고, 드라마 작가들로부터도 간접적인 사과를 받거나, ‘유의태의 모델 인물은 유이태’라는 것을 ‘문학포럼’에 직접 발표하는 등 잘못된 점을 시인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소설과 드라마를 통해 ‘허준’ 광풍이 불자, 이를 기회로 삼아 경남 산청군은 1999년 유의태를 산청의 의학 인물로 선정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동의보감촌 조성, 한의학박물관 건립 등을 하면서 온갖 곳에 류의태 초상화 전시, 류의태 동상· 가묘·묘비·기념비를 설치했고, 류의태 약수터와 류의태/허준 해부동굴을 조성했고, 류의태를 기리는 숭모제를 지내고 있으며, ‘유의태와 허준 이야기’ 도서 발간 등 성역화 작업에 열을 냈다. “산청군청을 수도 없이 찾아다녔다. 산청군청에서는 나를 단군 이래 최고 악성 민원인으로 선정할 정도였다. 관계자들에게 류의태는 허구의 인물이고, 실제 의원은 유이태라는 사실을 사료를 근거로 귀가 따갑도록 외쳐댔으나 그들은 철저히 외면했다. 이미 엄청난 예산을 들여 조성된 류의태 성역지를 백지화시킬 수 없다는 고집 때문이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왜곡된 역사를 후손들에게 물려주면 그것은 큰 죄를 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또, 산청의 어느 가문은 허구 인물 류의태를 족보에 등재하고, 그 마을에 유허비를 세웠다.” “역사 왜곡은 후손들에게 큰 죄를 짓는 것” 그가 잘못된 점을 바로잡기 위해 산청군청의 군수, 관계자 면담은 물론 1인 시위, 궐기대회, 학술토론회, 유이태 기념관 개관 등 끊임없이 노력했음에도 아직까지도 산청군청의 류의태 미화는 여전하다. 그렇다면, 유 박사는 왜 그토록 조선의 명의 ‘유이태’에 집착할까? 산청군 생초면 출신의 유 박사에게 같은 생초면 출신인 유이태(1652~1715)는 조선의 히포크라테스와 다를 바 없는 의사이기 때문이다. 유의태가 소설과 드라마 속의 가상 인물이라면, 유이태는 역사 속에 실재했던 입신양명의 뜻을 접고 질병으로부터 고통받고 있는 백성과 생사고락을 함께하였고, 백성을 위한 진정한 의원이었다. 유이태는 40년간 산청군의 향의(鄕醫)로 백성들의 질병을 치료했으며, 노년기에는 임금 숙종 의 위중한 병을 치료했고, 조선인 최초의 홍역 전문 치료의서 ‘마진편’을 저술한 것을 비롯 ‘인서문견록’, ‘실험단방’ 등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의서를 저술함으로써 효과적인 치료법을 후대에 전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또 훌륭한 의서를 남긴 것 외에도 일생을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인생5도(삶의5도), 효도(孝道), 시도(施道), 정도(正道), 의도(醫道), 수도(壽道,修道)와 환자를 치료하면서 의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도리인 ‘仁術 5道를’강조하고 실천한 인물이다. 그가 실천한 인술5도는 다음과 같다. △인의도(仁義道): 어질고 의로운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였다. △정성도(精誠道): 환자를 정성을 다하여 치료했다. △근면도(勤勉道): 끊임없이 의학 연구에 매진했으며, 환자 치료에 헌신했다. △청렴도(淸廉道): 진료 과정에서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 △화목도(和睦道): 환자의 마음을 평안하도록 했다. 5道를 실천한 선비 의사 유이태 유이태를 평생 연구한 유철호 박사는 그동안 ‘유이태의 생애와 마진편 연구’(박사 논문), ‘조선의 명의 유이태 연구’, ‘마진편 저자와 저술시기에 대한 고찰’(이상 연구논문)을 비롯 ‘기억하고 싶은 조선의 참 의원 유이태’, ‘조선의 명의 유이태와 허준의 스승 류의태는 누구인가’, ‘설화 속에서 현실로 나온 산청의 신의 유이태’, ‘조선의 히포크라테스, 5道를 실천한 선비 의사 유이태’, ‘유이태’ 등의 숱한 책을 펴냈다. 유 박사는 많은 연구 논문과 저술 활동을 하면서 마지막 문장 또는 표지에 꼭 표기하는 글이 있다. 유이태의 저서 ‘인서문견록’에 나오는 그의 유훈 시(詩)의 한 대목이다. “무릇 세상에 병(病)이 없으면 의서(醫書) 또한 쓸모없을 것이니 서재에 감추어 두고서 영원히 찾지 않길 바란다(盖無病都無用/개무병도무용, 願書閣長不尋/원서각장불심).” 그는 말한다. “드라마와 소설 속 허구 인물 류의태를 마치 실존 인물인 것처럼 포장하고, 그를 중심으로 온갖 기념사업과 홍보를 펼치는 행위는 매우 개탄스런 행태다. 허구의 역사, 왜곡의 역사는 단절돼야 한다. 올바른 역사관을 회복하고 정직한 길을 걸어야 할 때다. 역사는 바로 잡혀야 한다. 역사적 진실을 지키는 것은 공동체의 의무다. 거짓된 역사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순 없다. 산청군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진실된 역사를 물려주겠다는 용기를 발휘해야 할 때다.” -
“故이순재 명예 한의사님의 영면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는 25일 한의학의 대중화에 큰 공헌을 한 故이순재 배우의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기원했다. 故이순재 배우는 대한민국 역대 사극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TV드라마 ‘허준’에서 한의사 유의태 역을 맡아 한의학의 역사와 정신을 국민들에게 친숙하게 전달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며, ‘2013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한의약의 가치 확산과 세계화에 큰 힘을 보탰다. 이같은 공로로 고인은 한의협으로부터 ‘명예 한의사’로 위촉됐으며, 경희대 한의과대학으로부터는 ‘한의학 명예학사’ 학위를 수여받은 바 있다. 한의협은 “故이순재 배우님은 단순한 국민 배우를 넘어, 한의사의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대중에게 온전히 전달해 주신 소중한 분이셨다”면서 “3만 한의사 일동은 한의약 발전과 국민건강에 기여해 주신 고인의 공로를 길이 기억할 것이며, 다시 한번 고인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바친다”고 밝혔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308)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최근 대학원 수업에서 대학원생들과 함께 자유로운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 정확하게는 질문을 던질 것을 요구하고, 내가 대답하는 수업을 해보았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질문을 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따라 대답하는 Chat GPT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것 같은 느낌이 이어졌다. 정해진 수업시간에 요약된 질문과 명확한 대답과 추가된 보충 질문에 대해 답변을 이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문제의 중심으로 다가가는 듯한 느낌이 계속 이어졌다. 대학원생들에게 납득할 만한 논리를 제시하기 위해 나는 오랜 기간 한의학계의 현장에서 연마하면서 습득한 경험과 책, 각종 미디어에서 수집해 온 정보들을 하나로 녹여서 설득력 있는 논리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귀가하면서 나는 학창시절부터 읽어온 허준의 『동의보감』이야말로 AI와 맥락적으로 상통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허준 선생은 문제를 절차적으로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해결하고 추상화하는 컴퓨팅 사고력을 지닌 진정한 프로그래머가 아닌가 상상해보았다. 인간의 몸에 대한 이해와 생리적 과정, 병리적 변화, 자연과의 관계, 유형적 인식 등 인체와 관련된 각종 인문학적 지식이 융합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동의보감』은 문제해결형 프로젝트를 실행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콘텐츠 소스이다. 오랜 기간 정답만 찾는 교육과 훈련에 길들여져 생존해온 한국의 엘리트 집단에 속하는 우리들은 한의학과 AI의 융합을 통해 데이터를 읽는 힘을 길러나가야 할 것이다. AI의 데이터를 읽는 힘은 잘 구성된 알고리즘의 힘에 의해 이루어진다. 허준의 『동의보감』이 바로 제대로된 알고리즘을 구현한 천재의 독창적 창조물이다. 학창시절 본과 4학년 때 임상특강에 강사로 오신 『동의보감』 전문가 김정제 교수님(1916〜1988)께서 내경편, 외형편, 잡병편, 탕액편, 침구편으로 이어진 다섯 개의 편을 각각 생리학, 해부학, 병리학, 본초학, 방제학, 침구학 등으로 연결지워 설명하시면서 “한의학의 모든 지식의 융합적 실체”라고 『동의보감』을 찬양하셨던 것이 기억난다. 『동의보감』의 융합적 모습은 허준의 융합정신의 소산이며, 이것은 현대 AI가 지향하는 컴퓨팅 사고와 통한다. 허준은 한의학뿐 아니라 역사학, 철학, 천문학, 지리학, 문학, 서지학, 과학, 환경학, 사회학 등 각종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춘 ‘융합형 지식인’이었다. 이러한 지식의 중심에는 상상력과 통찰력에 근거한 실행력이 작동하고 있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동의보감』은 원의를 손상하지 않는 범위에서 유명 의서들의 내용을 자신의 견해에 따라 조합하고 있다. 이것은 알고리즘을 활용한 데이터 트렌드에 부합하는 결과를 생성해내는 AI의 본질과 통한다. 패턴에 따라 최적화된 결과를 제시하는 AI의 구성의 미학 정신이 흐르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실용적 지식과의 융합을 추구해온 과거의 한의학의 선구자들의 노력은 허준의 『동의보감』 구성의 과정적 정신에 이미 녹아져 있다. 너무 오랜 동안 멀리서만 찾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가까이에 있는 『동의보감』을 경시해온 것이 아닌가 반성해본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306)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2009년 허준의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되었을 때의 감동을 떠올릴 때마다 온몸에 전율이 온다. 벌써 16년이나 흐른 일이지만 그 때의 감동이 여전히 영육에 깊숙이 새겨져 있다. 한의학은 동아시아 전통의학의 총아로서 문화유산적인 요소가 강하다. 문화유산이라면 유형유산, 무형유산, 기록유산, 자연유산, 고고유산, 지역유산 등으로 구분되는데, 한의학은 이러한 유산에 속하는 영역의 콘텐츠가 풍부한 학문 분야라 할 수 있다. 침과 뜸, 약연, 약탕관, 환약제조기, 약볶기, 약두구리, 협도 등의 각종 의료기와 근현대 개발된 맥진기, 물리치료기 등은 유형유산에 속하는 것들이며, 사암침법, 태극침법, 사상체질의학, 부양론 등의 무형유산,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의방유취 같은 기록유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산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고고학적으로 발굴되는 돌침과 골침, 철제 침, 竹簡 의학기록 등은 고고유산이다. 이것이 다가 아니다. 현재 한국의 지방지자체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한의학 지역문화유산 관련 사업들은 문화유산으로서의 한의학의 학문적 저변이 얼마나 다양한지는 보여주는 증거이다. 학자로서의 삶에서 대부분의 시기를 인문학적 연구에 매진해온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문화유산으로서의 한의학에 대한 우리 사회와 국가에서의 관심도는 많이 실망스러운 정도라고 생각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4차혁명의 시대를 맞이하여 AI라는 새로운 희망에 고무되어있다. 문화유산의 측면에서 최근에 ‘문화유산의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변환의 과제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한의학의 강점인 문화유산적 측면에 대한 재인식과 강화는 의료로서의 재연성과 실천적 당위성을 담보해주는 자료로서 큰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다. 기존의 과학적 연구의 근거중심 의료적 연구에 덧붙여 역사 근거 중심의 의료(Historical Based Medicine)를 구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한의학의 커다란 강점으로 작용될 수 있는데, ‘디지털 대전환’의 힘이 여기에 보태진다면 충분히 가능해질 수 있는 것이다. 아마도 ‘디지털 대전환’은 한의학의 발전에 있어서 큰 전기가 될 것이다. 지난 9월30일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한국한의약진흥원과 대한한의사협회 공동주관과 보건복지부 후원으로 ‘디지털 대전환시대의 한의약: AI와의 동행’이라는 제목의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한의학 분야에서 AI 관련한 연구를 하는 연구자분들과 AI 관련 시스템 전문가, 관련 정책입안자, 행정가, 관련 단체의 대표, 학계 관계자 등 다방면의 관련자들이 모여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AI 관련 한의계에 R&D 자금이 충분하게 계획되어 있지 못하다는 슬픈 이야기도 여기에서 듣게 되었다. ‘디지털 대전환’으로 이루어질 한의학의 미래에 대한 충분한 확신이 형성되어 있지 못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토론회에서는 현실적으로 진료에 필요한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구축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 강력한 언급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이원화된 의료체계에서 한의학을 담고 있는 빅데이터가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 확대될 한의건강보험, 한의약디지털헬스케어, 한의학산업생태계에 혁신적 활력 부여, 한의학을 통한 지역의 활성화 등 현실적 문제뿐 아니라 ‘K-Medicine’의 글로벌 확산을 위한 ‘한의학 빅테이터’의 구축이라는 공동 목표의 공감으로 모아지는 것이다.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는 Netflix 에니메이션 영화로 인하여 세계인들에게 한국 한의학이 홍보되어 한의학 의료관광을 오는 외국인의 숫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한의학의 글로벌 확산을 위해 ‘디지털 대전환’이 크게 필요하다는 것을 공감하게 되는 대목이라 하겠다. -
강서구 한의학 축제, “우리는 허준이다!”[한의신문] 18일과 19일 양일간 허준 선생의 정신과 한의약의 가치를 기리는 ‘제23회 허준축제’가 강서구 일대에서 펼쳐졌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의약 체험부터 외국인 진료부스, 레이저 진단기기 시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며, 특히 준비 물품이 조기 소진되는 등 현장의 열기가 연일 뜨거웠다. 준비물 조기 소진·체험 프로그램 폭발적 인기 축제 첫날 아침 마라톤 참가자 및 행사 방문자를 위해 준비된 파스·테이핑·쌍화탕 3000포가 예상보다 빠르게 동났다. 또한 어린이 대상 ‘소건중탕’ 만들기 및 ‘동안약침’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양일간 소모할 것으로 예상한 수량이 하루만에 소진돼 급히 재주문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더불어 추나요법·약침·레이저 치료 체험 부스 역시 예상치를 뛰어넘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함께 허준축제에서 한의학 홍보와 진료 체험의 한 축을 담당한 동안약침 부스는 열띤 반응을 얻었는데, 특히 여성 관람객들이 집중적으로 찾아왔으며, 시술을 맡은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황지혜 교수는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밖에 경옥고 시음 행사 역시 준비한 수량을 조기 소진하며 마감됐고, 외국인 진료부스에는 여러 국적의 외국인환자들이 침·추나·약침 등을 받으며 한의학의 글로벌 저변 확장의 가능성도 엿보였다. 한의진료 부스, 한의진료의 접근성 돋보여 이번 축제에서 한의진료 부스는 한의약의 우수성을 적극 알리겠다는 포부 아래 착실하게 준비해 진행한 한의진료 및 한의약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들은 관람객들의 접근성이 돋보였다. 반면 일부 양방 부스가 의료기기 홍보 중심으로 운영되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축제 관계자로부터 “의료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포터블 초음파 한대, 혈압·당뇨 체크가 전부였다”는 언급이 나왔으며, 한 대형종합병원은 가훈 써주기 형태의 체험만 진행해 향후 평가에서 문제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도 제기됐다. 강서구한의사회에서 이처럼 원래 계획대로 축제를 운영할 수 있었던 데에는 부족한 예산을 추가로 지원해준 박성우 서울시한의사회장과 더불어 각 구 분회장님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지면을 빌어 이 분들에게 꼭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와 함께 진교훈 구청장도 성황을 이룬 축제 현장을 둘러보면서 ‘내년 예산을 더 인상해 주겠다’는 약속을 얻어낸 것도 이번 축제의 커다란 성과이며, 이번 축제를 준비하면서 대한한의사협회와도 협의를 통해 내년도 예산 확대와 함께 향후 강서구한의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한의학 홍보 및 허준축제 강화에도 힘쓰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의학의 세계화, 우리가 대비해야 할 과제는? 특히 이번 허준축제 현장에서는 한의학 세계화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케데헌 열풍’ 등으로 인해 외국인들의 한의원 방문 및 한의학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이번 허준축제를 진행하면서 내년에는 이슬람권 환자를 위한 여성 추나 원장 참여 등 민감한 의료문화 대응도 필요하다는 과제를 남겼으며, 실제 진료에 참여한 회원들도 “내년에 예산이 좀 더 확보되면 여성 추나 원장님들을 모셔서 이슬람 환자들도 케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제언도 있었다. 이와 함께 행사 준비 측면에서는 물량 부족과 공급 재조정이라는 숙제도 남았다. 실제 이번 행사 중 ‘소진 → 재주문 → 재공급’ 과정이 여러 차례 반복됐으며, 이는 내년도 축제 준비에 있어 좀 더 여유 있는 물품 등을 준비할 필요하다는 교훈으로 남았다. 보다 많은 외국인에게 한의학 알릴 것 허준축제를 마무리하면서 짧은 경과보고 시간을 갖기도 했는데, 이 자리에는 축제 기간 동안 참가한 회원들과 관계 기관의 관계자들이 참여해 성공적인 행사를 치를 수 있게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은 전하면서, “내년에는 예산을 더 확보해 외국인·이슬람권 대상 한의진료도 확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올해 허준축제는 한의학 콘텐츠와 진료체험이 중심이 된 운영모델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다만 양방 부스 구성의 적절성, 물량 대비 준비의 여유, 그리고 한의학의 글로벌 진료 확대는 향후 풀어야할 과제로 제시된 것 같다. 앞으로 강서구한의사회는 관련 기관 등과의 지속적인 협의와 협력을 통해 주어진 과제를 개선, 허준축제가 보다 체계적이고 풍성한 축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
이주연 시의원 “과천 발전과 함께 한의약 중요성 증가”[편집자주] 과천시의회 이주연 의원이 발의한 ‘과천시 한의약 육성 조례’가 시행됨에 따라 과천지역의 한의약 발전에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한 전망을 이 의원으로부터 들어봤다. Q. 프로필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이화여자대학교 과학교육과 졸업 후, 초중등 과학교과서·참고서·학습지와 과학 관련 전집 등의 제작(편집, 집필, 교정 등)을 오래 했다. 교정·교열·자료 검토 등의 직업적 습관이 시의회에서 조례 등 각종 서류 검토시 활용돼 자료들을 꼼꼼히 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낸 후 학교운영위원회 등 학교교육에 관심 갖고 참여하던 중, 마침 교육감선출이 직선제로 바뀌어 좋은 경기도교육감 선출을 위해 교육감 선거운동을 하게 됐다. 그 후 경기도교육청에서 위원회 활동을 하며 ‘과천교육희망네트워크’라는 교육 관련 시민단체를 구성, 지역에서 교육·교류활동을 했다. 그 외 주위 추천을 받아 시민정책 제안을 위해 주민자치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과천시협의회), 과천시자율방재단, 법무부 청소년범죄예방위원회(과천지구) 등에서 활동하면서 지역을 위한 봉사와 정책 제안 등을 했다. Q. 주요 의정활동을 소개한다면? 이 경험을 바탕으로 시의원이 된 후, 처음 제안·주도한 일은 ‘청소년 의정학교’를 여는 것이었다. 청소년 때부터 주변 일에 관심을 갖고, 문제 개선을 위한 방안을 생각해 보고, 시의원을 직접 만나 시의원이 하는 일을 들어보고, 국회 견학과 지역 국회의원과의 만남을 통해 국회의원이 하는 일 등을 배우는 것은 민주시민의 역량을 기르는 교육활동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모의의회를 통해 토론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서 자신감과 발표력을 기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회를 거듭할수록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인기가 높아져, 대기 신청자가 늘고 있다. 또 발의한 조례에는 ‘과천시 한의약 육성 조례안’을 포함해 △과천시 장애인 이동기기 수리 등의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과천시 시민옴부즈만(시민고충처리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과천시 직장 내 괴롭힘 금지에 관한 조례안 △과천시 자동차정비업 지원에 관한 조례안 △과천시 학교 등 급식 식재료 방사성물질 검사 조례안 △과천시 작은 도서관 활성화 지원 조례안 △과천시 정신건강 위기대응체계 구축에 관한 조례안 △과천시 부모교육 지원 조례안 △과천시 장애인 평생교육 지원 조례안 △과천시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 조례안 등이 있다. Q. ‘과천시 한의약 육성 조례’ 발의 계기는? 집에 허준의 동의보감(만화책)이나 수지침, 혈자리 등의 내용이 담긴 한의학 관련 책들이 있었던 탓인지, 한의학에 관심이 있었다. 치료나 건강 회복을 위해 한의원도 종종 이용했다. 그러다 타 지자체에 있는 ‘한의약 육성 조례’가 과천시엔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느꼈다. 관련 법률과 타 지자체 조례 등을 검토해 ‘과천시 한의약 육성 조례(안)’을 만들고, 이 조례와 가장 관련 있는 과천시한의사회 소속 한의사분들을 모시고 간담회를 열어 의견 청취와 토론을 통해 조례 제정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었다. Q. 한의약이 과천시에서 갖는 의미와 기대하는 바는? 과천시는 타 지자체에 비해 인구나 면적 등 규모가 작아 한의원 수도 적다. 최근 아파트 재건축과 지식정보타운이란 새 지구가 개발되면서 그나마 늘어난 한의원 수가 20개 정도다. 한의약 위주의 사업을 하기에 충분한 환경이라고 할 순 없지만 올해 3월부터 ‘한방 난임치료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관내 한의사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난임 진단을 받은 부부에게 한의학적 치료비를 1인당 최대 180만원까지 지원하는 내용이다. 과천시는 향후 과천과천지구, 과천주암지구, 과천갈현지구 개발을 앞두고 있어 인구가 늘어나면서 한의원 수도 늘 것이다. 그때가 되면 더 안정적으로 다양한 한의약 사업을 실행하면서 한의약이 과천시민의 건강증진에 더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과천시는 ‘개인맞춤형식품 연구지원센터’를 구축해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식이설계 플랫폼을 개발·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한의약적인 체질·기질·특성 등을 접목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Q. 과천시 한의사단체들과 함께 할 사업은? 현재 운동 부족으로 인해 청소년의 체력이 점점 떨어지고, 한의학이나 건강 상식으로 거론되는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간과된다. 몸을 따뜻하게 하면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청소년들(특히 여자 청소년들)에게 자기 몸을 소중히 여기고 몸을 따뜻이 유지하는 생활습관이나 다양한 방법을 한의사 분들이 이론과 함께 소개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사업화하는 것에 대해 과천시보건소와 함께 구상 중이다. Q. 과천지역의 지역의료가 처한 현실은? 지역의료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과천은 현재 병원이라고 부를 만한 의료기관이 거의 없고,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 의원도 없으며 의원급인 내과, 치과, 소아과, 피부과, 정형외과 정도가 있다. 하지만 지난 9월 ‘과천시 막계동 특별계획구역’에 아주대학병원 컨소시엄을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해 3백 병상 규모의 병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2030년 이후에는 과천시에 종합병원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통합돌봄사업과 관련한 준비사항은? 통합돌봄사업이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의료 요양 돌봄서비스를 통합 연계해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과천은 이 사업에 대비해 보건소 내 지원 전담팀을 신설했고, 사업 대상자와 대상 규모 산출을 논의 중이며, 유관기관과 협력을 위해 협의 중인 단계로 파악했다. 현재 상세 계획은 수립되지 않은 상태로, 작은 규모의 시범적 실시를 통해 과천형 통합돌봄사업을 만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범적으로 통합돌봄서비스를 미리 실시 중인 지자체의 사례 스터디가 필요해 보인다. Q. 한의약 발전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것은? 요즘 의료서비스는 단순한 의료적 행위(치료)를 넘어 환자의 복합적인 상태를 파악해 정신적·심리적 만족감까지를 포함(또는 요구)하는 것 같다. 특히 한의약의 경우 다양한 진단방법(체질 파악을 위해 오링테스트도 하고, 기질 파악을 위한 문진이 긴 경우도 있음)을 사용하고, 침·뜸·약복용 등의 의료 행위 시간이 짧지 않은 점 등의 특징으로 인해 환자를 상대하는 시간이 긴 편인 것 같다. 그런 만큼 환자를 다방면으로 파악할 수 있는 여유가 있으므로 심리상담 기본을 공부해 접목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정신적 병인도 많은 편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의와 양의간 활발한 교류가 필요하고, 한의약의 특성을 현대의학의 관점에서도 설명할 수 있는 연구도 필요하다고 본다. 환자에 따라 한·양방간 보완적 처방,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협력적 의료행위가 어렵지 않게 이뤄지면 좋겠다. -
“전통의학의 가치 되새긴 제23회 허준축제”[한의신문] 서울 강서구(구청장 진교훈)는 18일부터 19일까지 서울식물원 잔디마당, 마곡중앙로 일대에서 ‘제23회 허준축제’를 개최해 전통의학의 가치를 되새기는 데 적극 나섰다. 진교훈 구청장은 18일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허준축제가 전통의학의 우수성과 과학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동시에 구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개막식에는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회장 등 많은 내빈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올해 축제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한방문화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AI로 복원된 허준이 무대에 등장해 ‘동의보감’의 지혜와 현대의 건강 메시지를 전한데 이어 3D 홀로그램 비전 선포식을 통해 ‘사람을 살리는 따뜻한 의술’이라는 비전도 선보였다. 이번 축제는 18일 ‘허준런’으로 개막의 문을 열어 한강과 서울식물원을 배경으로 3km, 5km, 10km 등의 코스에서 누구나 부담 없이 마라톤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허준 오징어게임·랜덤 플레이 댄스부터 허준 갈라 퍼레이드(전통의상을 입고 행사장 순회), K-POP 다이어트 댄스(운동 유튜버 흥둥이) 등 서울식물원, 마곡중앙로, 마곡광장에 이르기까지 총 5개 구역에서 80여 개의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또한 강서구한의사회(회장 안영성) 주관의 의료건강체험존에서는 △허준의 AI진단 △허준의 약침 △어린이 허준 체험 △허준의 추나 △허준의 레이저 치료 △허준의 외국인 진료 등 테마 부스가 운영돼 관람객들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 냈다. 특히 허준축제에서 한의학 홍보와 진료 체험의 한 축을 담당한 동안약침 부스는 열띤 반응을 얻었다. 여성 관람객들이 집중적으로 찾아왔으며, 시술을 맡은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황지혜 교수는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어린이 허준 체험 부스에서는 어린이들이 직접 감초, 대추, 작약 등 다양한 한약재주머니를 직접 만들면서 한약재의 향과 질감을 느껴봄과 동시에 한의학의 기본 원리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장도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안영성 회장은 “AI 진단부터 약침, 추나 등 다양한 한의치료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이 한의학을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생활 속 한의학 실천 문화를 확산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한 ‘허준 동의보감존’에서는 허준박물관, 한독의약박물관이 마련한 특별전 ‘돌멩이 약방’을 만나볼 수 있었으며, 실제 동의보감 속 약초 꽃의 전시와 어린이들의 체험을 위한 놋쇠약연·멧돌과 한방약재를 활용한 경옥고 만들기 체험 등 전통 의학을 체험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이날 김경태 전 강서구한의사회장이 지역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강서구민상을 수상했다. ‘허준콘서트’에서는 케이윌, 김희재, 김완선, 설하윤 등 인기가수들이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였고, ‘허준음악회’에는 개그맨에서 지휘자로 변신한 김현철의 오케스트라가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넘나드는 공연으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
허준박물관 ‘돌멩이 약방-약이 되는 돌 이야기’ 개막[한의신문] 허준박물관(관장 김충배)이 제23회 허준축제를 기념해 ‘돌멩이 약방-약이 되는 돌 이야기’ 특별전을 개막했다. 16일 열린 개막식에는 진교훈 강서구청장을 비롯해 박성호 강서구의회 의장·정정희 의원, 김진호 강서문화원장, 김지호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안영성 강서구한의사회장 등 많은 내빈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진교훈 구청장은 “광물은 인체에 직접 작용하기보다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번 전시가 한의학의 원리와 자연의 조화 속에서 약이 되는 돌의 의미를 새롭게 이해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충배 관장은 “이번 전시는 ‘동의보감’을 비롯한 여러 고의서에 기록된 광물성 약재의 약리적 가치를 조명하면서, 동시에 돌이 지닌 미적 아름다움과 예술성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동의보감’을 비롯한 여러 의학서에 기록된 광물성 약재와 그 효능을 알아보고, 동시에 우리 민족의 생활과 문화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해 온 광물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아름다움과 예술성을 담은 광물, 전통 회화나 단청을 물들인 안료로 쓰인 광물, 무기와 도구로 활용된 광물, 생물에서 돌이 된 광물까지 우리 민족의 삶 속에 늘 존재했지만 드러나지 않았던 돌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광물 약재 중 활석·운모와 같은 비금속 광물, 금·은·납·철 등 금속 광물, 용골(대형 동물의 뼈)·산호와 같은 생물 화석 등도 살펴볼수 있다. 특히 ‘동의보감’ 탕액편에서는 광물 약재를 석부, 금부, 옥부로 구분하고 100여 종에 달하는 약재와 그 활용법을 소개하고 있어 전통 한의학의 다채로운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한편 ‘돌멩이 약방-약이 되는 돌 이야기’ 특별전은 내년 3월 1일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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