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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25일 (수)

“위헌 ‘자배법’…‘나이롱’ 아닌 ‘실제 회복’ 중심에서 바라봐야”

“위헌 ‘자배법’…‘나이롱’ 아닌 ‘실제 회복’ 중심에서 바라봐야”

한국소비자학회, ‘자보제도 개편 소비자 인식·권익제고 방안’ 세미나 개최
이은희 교수, ‘교통사고 치료 개편, 소비자 권익·정책적 시사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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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 한국소비자학회(공동회장 유현정)가 지난달 30일 ‘자동차보험 제도 개편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권익제고 방안’을 주제로 특별세미나를 개최한 가운데 이날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교통사고 치료제도 개편이 소비자 권익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적 시사점’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자배법) 개정안’이 국민의 건강권·치료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헌법적 문제를 제기했다.

 

‘자배법 개정안’은 자동차보험 상해 12~14등급에 해당하는 교통사고 피해자에 대한 △8주 초과 요양급여 시 진료자료 제출 의무화 △지급보증 여부는 손보사 또는 보장위원회 심의로 결정 △보장위원회 업무는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에 위탁 가능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은희 교수는 “국토부가 한의진료비 급증, 과잉진료 만연, 보험사 손해율 급등을 이유로 이를 추진하고 있으나 이는 보험업계의 의견만을 반영한 것으로, 객관적 데이터와 소비자 니즈에 기반한 균형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교수가 제시한 ‘교통사고 후 한의치료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21년)’에 따르면 교통사고 후 한의치료 경험 환자 3000명 중 91.5%가 치료효과에 만족도를 나타냈으며, 건보공단의 자동차보험 진료건수·진료비 추이(보건의료 빅데이터)에서도 양방진료에 비해 한의진료가 상승세(‘18~‘21년 집중상승)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우리나라 총 진료비(한·양방) 상승은 사실이나 보험업계는 오직 증가의 책임을 한의의료기관에만 전가해 과잉진료, 수가기준 미비, 허위청구 등의 프레임을 씌워 몰아가고 있다”면서 “한의진료 수요 상승은 소비행태 변화에 따른 ‘새로운 자동차보험 질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교수는 교통사고 환자의 83.7%를 차지하는 상해 12~14등급 피해자들에 대한 이른바 '나이롱환자' 프레임을 언급하며 “이들 환자의 경우 ROM(관절가동범위)·초음파·이학적 검사 등을 통해 진단이 가능하며, 특히 충격 후 내부조직 손상은 지연된 미세 손상의 형태로 발현되기에 환자들은 실제로 통증과 기능장애를 호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양방의료기관의 경우 실손보험 보장을 바탕으로 고가 비급여 치료 위주로 선호하는 반면 한의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고가 시술이 아닌 소액 반복 치료 △환자 수요에 부합하는 진료 △‘환자 의지’에 기반한 지속적 치료가 특징인 점을 들며, “정부는 ‘자배법’에서 과잉진료 여부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환자의 자발적 내원 구조와 회복 의지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자배법 세미나 발제1.jpg

 

또한 이 교수는 보험업계가 주장하는 한의진료의 ‘과잉진료’ 문제에 대해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른 △4주 이상 진단서 의무화 △과실비율 상계 적용 확대 △상급병실 기준 마련 △비급여 인정 횟수 제한 △치료비 단가(건강보험 고시 포함) 및 심의 사례 기준(심평원)에 따른 내원 간격 및 빈도 제한 등 다양한 통제장치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보험사의 자보 손해율 주장에 대해선 △심평원에 심사를 위탁 후에도 합의 노력 미흡 △보험사가 임의로 정하는 ‘향후 치료비’ 구조의 이차적 이득 야기 △의료비는 전체 보상금의 12~13% 수준(대부분 자동차 수리비, 합의금) 등의 자보금 구성 구조와 더불어 지난해 △보험손익 2조 이상(흑자) △4대 보험사 시장 점유율 85% △이익률 급등 등을 제시하며 “이러한 실적에도 전체 손해율을 진료비 단일 요인으로 귀속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 교수는 이번 개정안이 ‘피해자 권익’보다 ‘지급 억제’에 집중된 구조이며, 현 정부의 기조와도 맞지 않을 뿐더러(전 정부 말기 논의된 사안) 소비자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제도라는 점을 들어, 데이터와 현장 상황을 기반으로 한 정책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비자 인권 측면에서 이번 개정안을 분석한 이 교수는 “교통사고 피해 당사자인 소비자(국민)에 대한 치료 접근 제한은 건강권과 치료선택권을 침해하는 구조이며, 치료 여부 판단을 의료인과 환자가 아닌 공적기구 심의로 제한하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개정안에 따라 보험사 보험금 지급 중단 통지 후 ‘이의제기 절차’에 대한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도 “이의제기 권한이 자동 부여되지 않고, 요청해야 진행되는 방식으로, 절차와 기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환자가 실질적으로 이의제기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헌법적 우려도 제기됐는데, 8주 치료 제한을 명시한 개정안은 △건강권에 있어 제36조 제3항(보건에 대한 국가의 보호)을 △치료선택권에 있어 헌법 10조(행복추구권), 제12조(신체의 자유)를 △과잉금지원칙에 있어 제37조 제2항(국가안전보장을 위한 제한)을 위반하는 사안이라는 것.

 

이 교수는 “자동차보험 제도 개편은 단순한 비용 절감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의 기본권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소비자의 시각에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정책 방향, 그리고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종합기사 보기

'자배법 개정안'에 소비자 반발 확산…“환자 회복·정보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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