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이규철 기자] 전 세계적으로 산업용 헴프(대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용 대마의 활용 방안과 국내 연구개발 동향을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경상북도, 안동시, 김형동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한 '2023 대한민국 헴프산업 공동 학술대회 & K-HEMP EXPO(이하 헴프 엑스포)'이 24일 서울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특히 이번 헴프 엑스포에는 대한약침학회가 공동주관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산업용 헴프의 최신 동향을 분석하고 산업화 방향을 전망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헴프 엑스포는 △대한민국 헴프산업의 발전방안 △칸나비노이드의 임상적 활용 △한의학에서의 대마 사용 △의료용 대마 국내 연구개발 동향 △글로벌 헴프 산업 법규 및 규제동향 등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김형동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대마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과 함께해 왔지만 1977년 대마관리법이 시행되면서 대마 산업의 길이 가로막히게 됐다”며 “21대 국회 남은 기간 동안 이 매듭을 풀어 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기창 안동시장도 “외국에서는 대부분 대마 관련 규제가 풀리는 상황인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큼은 규제가 너무 심화되어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대마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최소한 산업용과 의료용에 한해서라도 대마관리법이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엑스포에서 안병수 대한약침학회장과 배웅진 가톨릭양한방융합연구소 교수가 좌장으로 나선 ‘한의학에서의 대마 사용’ 세션에서는 한의에서의 대마의 임상적 고찰(조성훈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Identification of Target Genes using mRNA-seq Analysis on Cannabinoids in Human Cancer Cells(김근철 강원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Cannabis & Prostate Disease in Oriental Medicine(M. Raj Rajasekaran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교수) 등이 발제가 이어졌다.
조성훈 교수는 “과거부터 우리 선조들은 대마를 의료용으로도 실생활에서도 많이 사용해 왔다”며 “대마의 각 잎과 뿌리, 씨, 꽃 등 부위별로 세밀하게 나눈 이용법과 환각작용 등에 대한 주의 등이 이미 여러 차례 다양한 고서에 기록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또한 “과거에도 우리가 안전하게 이용 가능했던 대마가 기술 발전으로 위험성을 더욱 컨트롤할 수 있는 오늘날 사용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암세포 속 칸나비노이드에 대한 mRNA-seq 분석을 통해 표적 유전자 규명 연구를 소개한 김근철 교수는 “대마의 칸나바노이드 성분은 농도의존적으로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항암효과가 있으며, 각 칸나비노이드 별로 고유한 분자적인 기작에 의해 세포 사멸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ajasekaran 교수는 “의료용 대마초는 통증 관리에 잠재적인 효용을 나타낸다”며 “대부분의 암 환자들에게는 오피노이드(아편에서 유래하거나 합성된 진통제) 요법 등 다른 진통 방법이 통증 완화에 완전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기에 의료용 대마의 칸나비노이드를 사용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헴프 엑스포 행사장에는 대한약침학회 협력기관인 AJ 바이오의 제품 소개 부스가 운영돼 참석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본초강목, 아유르베다, 동의보감 등에 수록된 천연물 분석 및 발굴에 나서고 있는 AJ 바이오는 의료용 대마와 독성 한약재 등 천연물 기반의 의약품 개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