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되면서 의료 수요 또한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스마트하게 개선해 이를 대비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6일 ‘제8차 미래 건강전략 포럼’을 개최한 가운데 이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활용한 국내 보건의료 이용체계 개선 방향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과 미래 보건의료 전략(김주한 서울대 의과대학 정보의학실장) △지역사회 스마트 통합케어 서비스(홍윤철 서울대 환경의학연구소장) 등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 디지털 헬스케어 도입하면 의료자원 효율적 사용 가능
김주한 실장은 “현대 의료시스템에서 가장 많이 낭비되는 의료자원은 환자 자신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환자 한 명을 제대로 돌보려면 의료인 10명이 가서 돌봐야 하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이 말을 뒤집어서 풀이하면 본인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필요한 이유와도 연관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의 의료시스템은 정작 소비자가 소외돼 있다는 한계가 있다. 김 실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소비자 중심의 정보통합과 개방형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마이데이터가 도입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통제하는 것은 물론 이러한 정보를 의료서비스 등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마이데이터를 이용하면 각종 기관 등에 분산된 자신의 정보를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으며, 기관에 자신의 정보를 제공해 맞춤형 서비스를 추천받을 수 있다.
마이데이터는 정보주체의 자기정보통제권, 데이터 이동권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마이데이터가 의료용으로 쓰일 때는 철저한 보안이 요구된다.
김 실장은 “데이터는 단 한 번의 유출로도 무한복제 및 2차 판매의 위험으로 안전한 유통은 불가능하다”면서 “현재 동형암호화 등 보안을 높이기 위한 기술이 있지만 이조차도 완벽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마이데이터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안성을 높여 환자들이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게 해야 하고, 이러한 과정이 수반돼야만 디지털 헬스케어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고령화로 의료비 지출 증가…디지털 통한 개선법은?
이어 홍윤철 소장은 “현재 한국은 인구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의료비 또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홍 소장에 따르면 GDP 대비 경상의료비는 2022년 기준 최대 9.9%로, 2030년에는 1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홍 소장은 “연령별로 살펴보면 75세까지는 의료비가 빠르게 늘다가 75세 이상이 되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한다”면서 “이는 75세 이상이 되면 병이 줄어들기 때문이 아닌 병원에 제대로 갈 수조차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 소장은 “때문에 통합적 관점의 새로운 미래의료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75세가 넘어 80세가 넘어서도 지역사회에서 통합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를 병원 중심에서 집과 거주지 중심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 소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AI 등을 사용해서 환자 스스로가 건강관리를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또한 현재의 수직적 의료전달체계에서 분산형 의료협력체계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홍 소장에 따르면 현재의 의료체계가 계속될 경우 지방의료 부족 문제, 공공의대의 문제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때문에 디지털과 새로운 형식의 의료체계를 통해 지역사회 중심의 일차의료 수준을 높여야 하고, 책임의료기관이 지역 보건의료기관과 필수의료 협의체를 구성토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홍 소장은 “미래의료 서비스와 의료플랫폼을 활용한 지역사회 의료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보건과 복지가 연계되는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 체계를 만들어 놓으면 협력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서비스는 돈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지불보상 체계의 개선도 이뤄져야 이러한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