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도 대한한의학회 미래인재상 최우수상 수상자의 특전으로 지난달 16일부터 19일까지 일본 후쿠오카에서 개최된 ‘일본동양의학회 및 한·일학술교류심포지엄’에 참가할 기회를 얻었다.
16일 후쿠오카에 도착해 등록 후 둘러본 학회장의 분위기는 사뭇 진지하고 열정적이었다. 바다가 보이는 후쿠오카 국제 congress center에서 학회가 진행됐고, 학회 기간 동안 2, 3, 4, 5층에 걸쳐 동시에 최대 총 8개의 회장에서 다양한 주제로 강연이 진행돼 흥미로운 주제를 골라서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또 각 회장 모두 대부분 인원이 꽉차 강연이 진행되는 모습이 일본 내 kampo medicine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학구열을 엿볼 수 있어 자극이 됐다.
급성기 병원에서의 한의치료 역할 ‘관심’
인상 깊었던 강연 주제 중 하나는, 급성기 병원에서 한의치료의 역할에 대한 내용이었다. 강연자는 kampo medicine 의사로 외래와 입원진료를 실시함과 동시에 내과의로서 내과진료 업무도 겸임하며 주로 소화기 질환을 담당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따라서 주로 내과질환에 대한 한의치료에 대한 경험을 공유해주었다.
최근 인플루엔자, COVID-19와 같은 호흡기감염, 경부 림프절염, 인두통 등에 다양하게 한의치료를 활용하는 의사가 늘어나고 있고, 타박과 염좌 등의 급성 근골격계질환에는 외상 후 통증을 억제하고 부종을 줄여주는 治打撲一方의 활용이 늘어나는 등 외과계에서 한의치료의 수요가 높다고 했다.
또한 강연자는 기존 치료에 호전되지 않는 복통, 변비, 구토와 같은 증상에 한의치료를 통해 입원률이 감소한 사례, 소화성 궤양·두통 등에 진통제 사용이 줄어든 사례, 반복되는 감염에 항균제 사용 빈도 감소로 이어진 사례, 항생제가 듣지 않던 MRSA, C. difficile 감염 등에 유효했던 사례 등을 공유했다.
만성 질환뿐만 아니라 각종 급성기 통증이나 감염, 수술 후 합병증 등에 한의치료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일본의 의료환경을 엿볼 수 있었다.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한의치료 적극 활용돼야
필자는 장기적으로 국내에서도 환자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 한의치료가 적극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내에서 한·의협진은 일부 질환에 있어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입원환자의 급성 증상에는 제도 및 절차상 활발한 협진이 어려운 면들이 많다.
일본의 모델을 보며 급성기 병원뿐만 아니라 장기 입원 위주의 요양병원이나 호스피스 병동에서도 충분히 한의치료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적극적인 한의치료가 뒷받침될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드는데 좋은 예가 될 수 있다고 느꼈다.
국내 한의 임상의들도 이러한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 개입을 하는 한편 한의 연구자들은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한의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도구와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최적의 한의치료를 수행하는 것은, 효과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경제적 비용을 절감하고,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국가 의료재정의 부담을 더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이번 학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함께 진행하는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진행돼, 온라인페이지를 통해서도 실시간 참여가 가능했다.
또 흥미로웠던 점은 학회 전에 인터넷을 통해 ‘한의입문세미나’ 녹화 강연을 들을 수 있게 했는데, 한의학의 기초 개념, 한의진찰법, 진단학, 그리고 한약과 침구치료에 대한 강연으로 구성돼 있어 초심자들도 한의학에 대해서 먼저 접하고 학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있었다.
또 학술대회에서 진행된 강연 내용들도 모두 6월30일부터 7월23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수강할 수 있다고 하니, 관심 있는 한의사 회원들은 수강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