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이향숙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해부학교실
KMCRIC 제목
Too good to be true?
서지사항
Wan H, Yan SX, Yan Z, Zhang SW, Wang X, Zhao M. [Simple obesity of stomach heat and damp obstruction treated with acupoint thread embedding therapy: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Zhongguo Zhen Jiu. 2022 Feb 12;42 (2):137-42. Chinese. doi: 10.13703/j.0255-2930.20210120-k0003.
연구 설계
무작위배정, 거짓 매선침 대조군 비교 임상연구
연구 목적
위열습조형(胃熱濕阻型) 단순 비만에 매선침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함.
질환 및 연구대상
위열습조형 단순 비만 환자 144명.
시험군 중재
[매선침군]
1)매선 혈위: 천추(ST25), 중완(CV12), 간수(BL18), 수도(ST28), 귀래(ST29), 비수(BL20), 담수(BL19), 위수(BL21), 대장수(BL25), 삼초수(BL22), 대맥(GB26). 0.6mm×60mm polylactic glycolic acid(PGLA) 매선침을 깊이 2cm로 시술해 2주 1회씩 12주 치료, 이후 3개월간 추적 조사.
2)생활습관 개선(lifestyle modification): 신체 활동 증가 및 식이 조절 병행
대조군 중재
[거짓 매선침군]
1)시험군과 모두 동일하되 PGLA 봉합사 매입만 안 함.
2)생활습관 개선(lifestyle modification): 신체 활동 증가 및 식이 조절 병행.
평가지표
◎1차 평가지표: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WC), 허리 대 엉덩이 비율(Waist-Hip Rario, WHR), 체지방률(fat%)을 치료 후(12주), 이후 3개월 추적 조사 시에 측정.
◎2차 평가지표:
a. 혈당 및 인슐린 관련: 공복 혈당, 공복 인슐린, 인슐린 저항성.
b. 아디포 사이토카인 관련: adiponectin, vaspin.
c. 염증 관련: TNF-α, IL-1β, IL-6.
주요 결과
체질량지수, 허리둘레, 허리 대 엉덩이 비율, 체지방률 모두 치료 전후 비교 시 유의하게 감소했고, 거짓 매선침군과 비교하여 치료 후(12주), 이후 3개월 추적 조사 시 모두 유의하게 차이가 남(모두 p<0.01).
저자 결론
위열습조형 단순 비만에 매선침 치료는 효과적이고 안전함.
KMCRIC 비평
본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연구에서는 위(胃)에 열이 많고 습(濕)이 저체된 변증 진단을 받은 단순 비만 환자들 144명을 대상으로 복부 및 배수혈 매선침 치료와 거짓 매선침 대조군을 비교하여 매선침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거짓 매선침 대조군으로는 PGLA 봉합사 매입만 없고 선혈이나 시술 방법, 치료 기간 및 신체 활동과 식이 제한을 포함하는 보조적인 생활습관 개선 등의 내용은 모두 동일하게 했다.
이 논문이 쓰인 대로 따라 읽으면 매선침이 비만 환자에서 감량 및 2차 평가지표로 제시된 혈당 및 인슐린, 아디포 사이토카인, 염증 인자 관련 다양한 지표들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그런가?
우선 모든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연구는 CONSORT statement를 따라 보고하고 참여자 모집부터 추적 분석까지 CONSORT flowdiagram을 제시하는데 본 연구에서는 해당 내용이 누락돼 있다[1]. 매선침군에서는 5.6%가 탈락했고 대조군에서는 12.5%가 탈락했는데 보통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연구에서는 치료 의향대로 분석(intention-to-treat analysis), 즉 탈락자들도 포함해서 통계 분석하는 것이 통상적임에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는 탈락자 처리를 어떻게 했는지 CONSORT flowdiagram 및 해당 기술이 없어 탈락 비뚤림(attrition bias)의 위험을 배제하기 어렵다[2].
본 연구에서는 144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현재 수행되는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연구들의 규모를 생각해 보면 비교적 큰 규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 표본 수 계산을 어떻게 했는지 보고가 없고 언제 측정한 어떤 지표를 1차 평가지표라고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 채 비만 관련된 여러 가지 지표들을 1차 평가지표라고만 기술해서 본 연구가 적절한 검정력을 갖는지 확실하지 않다.
대조군으로는 봉합사가 없는 매선침 시술을 거짓 매선침 대조군으로 삼았는데 대조군에서도 체질량지수와 체지방률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물론 군간 비교에서 매선침군이 유의하게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왔지만 눈가림 성공 여부에 관한 평가 내용을 보고했다면 결과를 해석하는데 보다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3].
또한 두 군 모두에서 매일 최소 30분 이상의 중등도의 신체 활동을 하도록 했고 식이 제한도 했는데 이 중요한 변수들에 대한 보고가 전혀 없다. 그럼 두 군 간의 차이가 매선 치료 때문인지 보고에 드러나지 않은 이들 변수들의 (차이로 인한) 영향 때문인지 알 길이 없다.
이런 모든 내용들은 임상시험 전에 프로토콜을 등록하면서 상세히 밝히고 그에 따라 수행을 해야 하는데 본 연구는 역시나 프로토콜 사전 등록에 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결과의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4].
최근 들어 중국에서 높은 영향력 지수 학술지들에 임상연구들을 많이 발표하고 있지만[5, 6] 본 연구의 결과는 위에 언급한 여러 이유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too good to be true?이다. 연구자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고생스럽게 수행한 연구 결과를 이렇게 불량한 보고로 마무리하다니 같은 연구자 입장에서는 안타깝다.
참고문헌
[1] Schulz KF, Altman DG, Moher D; CONSORT Group. CONSORT 2010 statement: updated guidelines for reporting parallel group randomised trials. BMJ. 2010 Mar 23;340:c332. doi: 10.1136/bmj.c332.
[2] Tierney JF, Stewart LA. Investigating patient exclusion bias in meta-analysis. Int J Epidemiol. 2005 Feb;34(1):79-87. doi: 10.1093/ije/dyh300.
[3] Bang H, Ni L, Davis CE. Assessment of blinding in clinical trials. Control Clin Trials. 2004 Apr;25(2):143-56. doi: 10.1016/j.cct.2003.10.016.
[4] Dechartres A, Ravaud P, Atal I, Riveros C, Boutron I. Association between trial registration and treatment effect estimates: a meta-epidemiological study. BMC Med. 2016 Jul 4;14(1):100. doi: 10.1186/s12916-016-0639-x.
[5] Acupuncture Studies In High IF Journals #1
[6] Acupuncture Studies In High IF Journals #2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RCT&access=R202202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