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이며, 아이들은 새 학기에 새로운 친구들과 공동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에 정신적·신체적으로 단단한 면역력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실제 매년 3월이 되면 아이들은 본격적인 학업에 돌입하면서 학업 스트레스로 의료기관에 내원하는 비율이 다른 시기보다 다소 높고, 환절기인 만큼 약해진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이선행 교수(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센터·사진)는 "일반적으로 새로운 학교에 진입하는 6∼7세, 13∼14세, 16∼17세의 학생들이 주로 내원한다"며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가 변화가 많은 시기에 아이들이 몸과 마음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오장(五臟)으로 확인하는 아이들 건강
소아 환자의 질환은 오장 중 어느 장부가 허약한지를 검사한 후 판단하는데, 크게 △폐계 허약아 △심계 허약아 △비계 허약아 △간계 허약아 △신계 허약아로 나뉜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폐계 허약아'는 호흡기계가 약한 소아로 감기에 자주 걸리고 오래 지속되는 특징을 갖고 있고, 순환기 혹은 정신신경계가 약한 '심계 허약아'는 일반적으로 겁이 많고 예민하며, 밤에 자주 깨곤 한다. 또한 '비계 허약아'는 소화기계가 약해 밥맛이 없고 먹는 양이 적은 특징을 갖고 있고, '간계 허약아'는 간 기능 및 대사가 저하된 소아로 쉽게 피로해 하며, '신계 허약아'는 비뇨생식기 및 골격계가 약해 보통 왜소한 체격을 갖고 있다.
소아질환에는 침치료, 전자뜸, 레이저침, 첩부요법, 한약치료 등의 치료법을 적용하는데, 이 중 한약에 대해 많은 부모님들이 관심이 많다.
이 교수는 "아이가 감기가 잦고 발열 및 경련, 편도염, 중이염 등을 앓으며 면역력이 약할 경우 면역을 조절하는 한약을, 또한 쉽게 흥분하거나 자주 불안해하는 아이라면 정서를 안정시키는 한약이 도움이 된다"며 "더불어 식욕이 없고 변비와 설사를 자주 하는 아이에게는 소화 기능을 개선하는 한약을 처방하며, 중증 황달이나 태열, 경련, 야제(밤에 계속 우는 증상), 구토, 배꼽염, 안질환 등을 앓는 신생아에게도 처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생후 6개월 이전의 경우에는 의학적 필요 외에는 모유나 모유 대체품만을 섭취하도록 권고되는 기간인 만큼 탕약은 6개월 이후에 처방한다"며 "이는 생후 6개월 이후가 되어야 장 점막이 성인과 거의 유사하게 발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많은 부모들이 감기에 너무 자주 걸리는 아이들을 걱정하곤 하는데, 생각보다 잦은 감기의 기준은 꽤 높은 편이다. 실제 만 2세까지는 연간 8회 이상, 2∼6세는 연간 6회 이상, 6세 이상은 연간 4회 이상 감기에 걸려야 '재발성 호흡기 감염'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이 교수는 "5세 아동이 1년에 4번 감기를 앓는다고 해도 감기에 자주 걸리는 편이 아닌 셈"이라며 "과도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