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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7일 (수)

“말기 간암 환자에게 한약을 준다는 것?”

“말기 간암 환자에게 한약을 준다는 것?”

존엄한 임종에 한약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되면 충분히 시도할 가치 있어
한의학 웰빙 & 웰다잉 4

김은혜 (1).jpg


김은혜 연구교수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 주] 

화가 베이먼은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면 죽는다고 믿던 이웃을 위해 나뭇가지에 직접 잎새를 그렸다. 이웃은 이 잎새를 보며 생의 의지를 다잡았다. 오 헨리의 소설 ‘마지막 잎새’ 이야기다. 본란에서는 죽음을 눈앞에 둔 말기 암 환자에게 한의사로서 희망을 주고자 한 김은혜 임상교수(강동경희대한방병원)의 원고를 싣는다.


암 환자가 나에게 찾아와서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을 하나만 꼽자면 단언컨대 “한약 먹으면 간이 안 좋아진다는데 암 환자인 제가 먹어도 되나요?”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 말을 들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는 굳이 나에게까지 찾아와서 이 질문을 하는 상황들이 조금은 언짢았다. 그런데 몇 개월 지나지 않아서 같은 말을 한 또 다른 환자가 질문과 동시에 나에게 건넨 작은 책자 하나를 보고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 책자는 우리나라에서 5대 병원으로 꼽히는 대형 병원에서 암 환자가 항암치료를 받게 되면 교육적 목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나눠주는 책이었다. 환자가 펼쳐준 페이지에는 너무나도 눈에 띄는 위치에 큰 글씨로 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암 치료를 받는 동안 한약 등의 대체요법이나 불확실한 것들은 절대 드시지 마세요.’


“모든 약은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잠재력 있어”


그 글을 읽는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고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이 문장을 읽고서도 나를 찾아온 사람들은 어떤 기대를 가지고 왔던 것 인걸까. 의료 현장에서 보기 드문 단어인 ‘절대’가 들어간 명백한 부정문을 읽고서도, 결국은 더 살고 싶다는 단 하나의 기대로 나를 찾아온 그들에게 나는 어떤 감정을 앞세워 맞이해야 했던 걸까. 

 

이 의문을 시작으로 많은 환자들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복잡한 감정이 얽혔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언짢음을 앞세울 이유는 없어졌다는 점이었다. 덧붙이자면 저 문장은 몇 년 뒤 다시 확인해보니 조금 부드럽게 바뀌어져 있었다. ‘한약 등은 반드시 복용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세요’와 같은 말투였던 것 같다. 

 

의료계 전반적인 갈등이나 이런 티칭(teaching)이 활자로까지 남을 수 있게 되어 버린 과거의 행태들을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결과론적으로 여느 평범한 때와 같이 진료를 열어 둔 어느 날, 갑자기 암 환자가 찾아와서 저런 질문을 한다면 그 사람은 어떤 심정일지,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해야할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말들을 나누고자 한다. 

 

‘한약은 간에 부담을 주지 않아요’라는 말은 앞뒤 맥락 없이 사용하면 엄연히 틀린 말이다. 모든 약은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일상에서 영양제로 5~6개의 약을 한꺼번에 챙겨먹다가 간수치가 오르는 례가 드물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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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 치료 부작용의 근거 정리에 있어 조금 소홀


대부분의 항암제는 약물의 부작용 목록에 ‘간독성’이 꽤 높은 순위에 등재되어 있다. 등재되어 있다함은 환자나 보호자가 상시 조회 가능하게 게시되어 있다는 뜻이며 동시에 전 세계가 동일하게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라는 뜻이다. 

어떤 항암제는 항암치료를 시작하는 동시에 간을 보호하는 약물도 함께 주입할 것을 표준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으며, 임상에서는 함께 투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간수치가 오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항암치료를 받던 환자가 의사로부터 치료 약물로 인해 간수치가 일시적으로 올랐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컴플레인(complaint)을 강하게 하거나 치료 거부를 선언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 점이 한의진료현장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이는 순간이다. 

 

조금 더 확장된 례를 말하면 항암치료와 한약치료를 병행하던 환자에게 예상하지 못한 간수치 상승이 확인되었을 때, 필수 약을 제외한 약들은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약치료를 끝까지 받겠다고 고집하는 환자는 없다. 당연히 항암치료는 필수 약에 속하므로 계속 유지하며 우리 또한 항암치료는 계속 하시라고 티칭해야 한다.

 

암 환자를 살릴 수 있다고 보고된 치료제의 종류가 몇 안 되는 현실이 분위기를 그렇게 형성했을 것이다. 하지만 간독성과 관련된 부작용이 약마다 명확하게 기술되어 있고 그것을 의료진이 사전에 고지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현장 또한 그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음은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동종 업계에 있는 한의사로부터 내가 받았던 질문 중 상당수가 ‘이미 간수치가 오른 암 환자 또는 간암 환자에게도 한약을 줘도 되는가?’였다. 반면 ‘암 환자가 침을 맞고 많이 어지러워하는데 괜찮은 것이냐?’는 질문은 거의 없었다. 

이것만 봐도 우리가 그간 한의암치료, 특히 한약의 ‘유효성’에 대한 근거를 창출하고 정립하는 과정에 노력을 쏟아 붓느라 ‘부작용’에 대한 근거를 정리하는 것에는 조금 소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선 질문에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약을 드려도 된다. 다만, 간수치가 올라있는 암 환자에게 혹은 간암 환자에게 왜 한약을 주려 하는가가 명확해야 된다. 갑작스러운 수치 상승으로 인해 한창 관련된 검사를 하고 있는 환자에게는 한약의 사용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경도의 상승이고 수치의 호전에 가능성 있는 시도라고 판단될 경우 관련 한약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때 시호, 황금, 마황, 하수오 등의 약재는 이론적으로 적정 용량 이상 사용 시 간수치를 높인다는 근거가 수두룩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시도해야 한다. 

 

반면 이미 말기 암이라 어느 정도 상승된 간수치는 의학적으로 큰 의의를 가지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당신의 삶의 질, 신체적 고통, 또는 존엄한 임종에 한약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되면 이 역시 충분히 시도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간암 초기를 진단받고 표준치료를 잘 받아가던 분이 여정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기력 회복을 위한 보완치료를 요구한다면 정확한 논의를 거쳐 시도할 수 있다.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한의 암치료 시행”


이외에도 경우는 다양하나 맥락은 동일하다. 암과 관련된 표준치료를 정확히 파악한 상황에서, 환자와 충분한 논의 끝에, 어떤 치료든 효과가 있다면 부작용도 있음을 인지하고 또 미리 고지한 상황에서,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한약치료와 한의암치료를 시행하자는 것이다. 

 

말은 간단하지만 쉽지 않은 길임은 직접 경험하고 있기에 잘 안다. 더욱이 짧다면 짧을 길다면 긴 시간동안 암 환자를 보아왔기에 나의 생각이 무조건 맞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우리의 사고와 진료 현장이 뚝심은 지키면서도 대중이 원하는 모습이 잘 반영된 방식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도처에서 힘을 쓰고 계시는 모든 한의의료진들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며 이번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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