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무 교수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부인과
월경통은 월경기간 혹은 월경기간을 전후해 나타나는 하복부와 치골상부의 동통을 말하는 것으로, 통증의 원인이 되는 골반 내 기질적인 병변의 유무에 따라 원발성과 속발성 월경통으로 나눠진다.
월경통은 전 세계적으로 가임기여성의 약 50∼90%에서 경험하는 흔한 부인과적 질환으로 월경통으로 인한 여성들의 학업이나 업무 효율성의 감소는 사회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여성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월경통 치료에서 양방에서 사용되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나 경구피임약은 각종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고 치료 중단시 재발되는 문제점이 있는데 반해 한의학적 치료는 비교적 양호한 치료효과와 부작용도 적고 장기적인 치료효과가 있어 이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한의임상현장에서 월경통 치료에는 한약, 침, 뜸, 약침, TENS, 기타 추나 등 수기치료 등과 같은 다양한 치료법이 활용되고 있는데 이의 근거를 확인하고 권고수준 등을 정하는 월경통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임상현장에서 진료에 적용하기 위한 가이드로서 한의사들에게 월경통 진료 혹은 연구에 있어 근거 중심적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월경통 환자에게 양질의 한의학적 치료를 제공함으로서 국민보건 향상과 월경통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건강보험 적용 등 보장성 강화의 기초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상현장의 실상, 요구 파악 및 반영
월경통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은 임상현장의 실상과 요구를 파악하고 반영코자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또한 개원의들의 권고와 조언을 참고해 연구를 진행했다.
월경통 진료에 필요한 내용을 한약, 침 등 각 intervention별로 임상질문을 구체화하고, 이에 대해 그동안 발표됐던 국내외 논문들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론에 따른 권고등급과 근거수준을 정하는 한편 이에 대해 전국 한의과대학 한방부인과 교수들의 전문가 합의과정인 델파이기법을 이용한 권고안 도출 등의 과정을 거쳐 진료지침 초안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부족한 근거 부분과 건강보험에서의 한약처방 확대를 목표로 비용효과분석 등이 포함된 임상시험연구 프로토콜 개발과 3년간에 걸쳐 5개 한의과대학병원이 참여한 다기관임상시험을 진행했으며, 지난해 초에 그 결과와 추가 문헌검색과 분석을 포함한 최종 진료지침을 개발하게 됐다.
이번 월경통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원발성 월경통을 대상으로 했고, 월경통의 한의학적 치료 중 많이 활용하고 있는 약물, 침구치료뿐만 아니라 온침, 이침, 약침, 매선, 추나를 포함한 수기요법, TENS 등 다양한 치료에 대해 살펴보고 분석해 폭넓은 임상적 치료적용근거를 마련하고자 했다.
다만, 임상현장에서 요구되는 팔강변증, 장부변증, 사상체질변증, 육경변증 등 다양한 한의학적 변증진단에 따른 진료에 적용할 수 있는 임상질문에 대한 권고안이 포함되지 못한 한계점이 있다.

임상진료지침, 통상 5년 주기로 개정 ‘원칙’
문헌검색 결과 중국논문 중에는 변증에 따른 임상시험논문이 있으나 대부분 각 중의사들의 주관적 변증에 따른 것으로 한의학적 변증진단에 따른 치료와 그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질 높은 임상연구가 많이 부족한데 이는 월경통의 각 변증 진단에 대한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객관적인 평가도구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임상진료지침은 보통 5년 정도 주기로 개정됨이 원칙이라 할 수 있는데 앞으로 이에 대한 연구와 함께 이를 적용한 임상시험연구가 필요하며,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포함된 지침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2020년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에 월경통이 포함돼 이에 대한 준비로 본 연구진은 △1차 진료기관용 △공공의료기관용 △한방병원용 △협진병원용 등 4가지 월경통 CP도 개발·교육했는데, 전체적인 알고리즘에서 보였듯이 월경통 환자를 진료할 때 통증강도, 동반증후평가와 원발성과 속발성의 감별진단을 하고 한의변증진단이 선행된 후 이에 따른 치료를 한다.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월경통 치료에 대한 근거수준과 권고등급이 포함된 권고안을 중점적으로 기술한 것과 함께 월경통의 증후평가 및 원발성과 속발성 감별진단, 변증진단에 대한 것과 예방 및 관리에 대한 것도 기술했다.
이번 진료지침에는 한의학적 변증진단에 따른 치료 권고안은 없으나 처방 등을 살펴보면 한의사라면 비교적 처방선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권고안에서는 ‘임상적 고려사항’을 꼭 살펴보는 것을 권한다. 이는 임상시험연구에서 적용한 것으로 치료기간 등 참고해 실제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임상적 고려사항’, 반드시 살펴봐야
월경통은 많은 여성들이 겪고 있는 질환으로 한의학적 치료가 단순한 진통제가 아닌 근본적인 원인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건강보험에 포함된 한약제제로는 다양한 변증치료에 대한 부족함이 있어 가감이 가능한 첩약은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된다. 현재 시범사업은 처방일수 등 많이 부족한 부분이 있으나 이를 바탕으로 점차 확대되어갈 것이고, 이번에 개발된 월경통 임상진료지침이 이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개발은 한의학적 치료의 근거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국민들의 한의의료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함으로써 접근성을 높이고, 이 과정에서 한의약 산업 육성과 국제경쟁력 강화한다는 정부의 한의약 발전 정책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첩약건보 시범사업에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다양한 질환에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개발은 첩약건보 사업뿐만 아니라 추나, 약침, 온침, 이침, 매선 등 다양한 한의학적 치료가 건강보험에 포함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건강보험에 적용되기 위한 표준화된 치료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