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미국신경과학회(Society for Neuroscience) 연례학술대회에서는 ‘통증 치료를 위한 심신의학적 접근’을 주제로 미니심포지엄이 개최됐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은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지엔 콩(Jian Kong) 교수와 경희대 한의과대학 채윤병 교수가 기획해 진행돼 더욱 관심을 끌었다.
만성 통증은 11∼14% 수준의 유병률을 보이고, 건강보험 재정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오피오이드 약물 남용에 대한 우려가 증가되는 상황에서 비약물요법에 대한 요구가 증가되고 있다.
이에 지난 2017년 발표된 임상진료지침에서 만성 요통 환자에게 침 치료, 태극권, 요가, 명상 등 비약물요법이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명상 등 마음 중심의 치료 방식과 침 또는 마사지 등의 몸 중심의 치료방식, 그리고 요가, 기공 등과 같은 명상을 동반한 운동요법 등 다양한 심신의학적 접근 방식(mind-body approach)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심신의학적 전인적인 치료방식은 통증 조절에 어떤 영향을 주고, 관련된 신경학적 기전을 규명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대만 중국의약대학 침구연구소 이홍 천(Yi-Hung Chen) 교수가 오렉신과 오피오이드의 작용을 통해 침 진통의 신경생물학적인 기전에 대해 발표하고, 미국국립보건원 보완통합의학센터 헬렌 란제빈(Helen Langevin) 소장은 근막동통증후근의 퍼즐이라는 주제로 방아쇠점의 새로운 접근방식을 제시했다.
또 미국 스탠포드 의과대학 쟝티 콩(Jiang-Ti Kong) 교수는 머신러닝 방식을 통한 침 진통 임상반응 예측모델을 제안하는 한편 채윤병 교수는 침 치료의 인지적 요소의 신경학적 기전과 임상적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이와 함께 미국 터프스 의과대학의 천천 왕(Chenchen Wang) 교수는 만성근골격계 통증 질환에서 태극권의 치료 효과와 관련된 신경학적 기전에 대해, 또한 지엔 콩 교수는 침 치료와 기공 치료의 통증 조절의 기전으로 뇌의 신경연결성의 변화를 중심으로 최근 연구를 소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코로나의 전세계 유행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지만, 미리 녹화된 강연에 이어 실시간 패널 토론의 형식으로 진행돼 활발한 질의응답과 주제 토의가 이뤄졌다.
토론에서는 헬렌 란제빈 소장은 근육과 근막을 중심으로 한 치료와 신경자극을 중심으로 한 치료의 두 가지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천천 왕 교수는 전통의학적 관점이 잘 보전된 아시아의 연구진과 국제 협력 연구를 통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채윤병 교수는 다양한 종류의 심신의학적 중재 방식의 서로 다른 치료 기전을 이해하고, 다양한 중재 방식이 결합돼 통증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함을 제안키도 했다.
이와 관련 채 교수는 “미국 신경과학회는 매년 3만명 이상 참석하는 신경과학 연구자들의 축제와 같은 곳으로, 최근 침 치료 및 다양한 통합의학적 접근 방식을 통해 통증 조절에 대한 근거가 누적돼 왔고, 관련 신경학적 기전 등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저널에 발표되고 있다”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다양한 통합의학적 접근 방식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