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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26일 (일)

제기동에 되살아난 보제원의 긍휼지심

제기동에 되살아난 보제원의 긍휼지심

동대문구한의사회, 지역 내 어르신 무료진료

제24회 약령시 한방문화축제 성료…향으로 치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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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윤영혜 기자]제24회 서울약령시 한방문화축제가 열린 지난 26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약령중앙로 거리 ‘외국인 한방 문화체험장’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두 명의 외국인 여성이 부스를 찾았다. 스웨덴에서 왔다는 제니퍼는 평소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다 보니 승모근 쪽이 많이 뭉쳐 침을 맞았다가 한결 나아진 경험이 있어 한국을 방문한 김에 이곳 부스를 찾았다고 한다. 침을 맞고 나온 뒤 "Feel better"를 외친 그녀는 무료 진료라는 말에 더욱 화들짝 놀라며 진료실을 떠났다. 그러나 잠시 뒤 화장실만 가도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유럽문화에 익숙한 탓일까. 공짜 동양 정서에 익숙지 않은지 그녀는 손수 사온 커피 한잔을 의료진에게 건넸다.



외국인 진료를 맡은 김정희 한의사는 “호주에서 살다온 경험 덕에 영어가 가능하고 지인이 동대문구한의사회(이하 동대문구분회·회장 한진우) 소속이다 보니 소개로 진료를 맡게 됐다”며 “외국인들에게 한의약을 알릴 수 있는 보람찬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동대문구분회가 운영하는 보제원 무료진료소 대기소에는 아침 10시부터 20여명의 환자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동대문구분회는 사전에 동대문구 주민센터와 협조해 주로 독거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진료권을 발급했다고 했다.



현장에서 진료를 보던 최재영 한의사는 “보통 때는 90%가 통증 질환 환자들인데 특이하게도 오늘은 암 수술 후유증 환자들이 유달리 많다”고 말했다.



실제 기자가 현장에 있던 70대 환자 분과 대화를 해보니 다리 골절로 10년 전에 핀을 박았으나 수술 뒤 다리가 저리고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 때문에 진료를 보러 왔다고 했다.



현장에서 진료를 맡은 손태구 한의사는 “보통 때 같으면 5시간 동안 70~80명의 환자를 보는데 오늘은 평소보다 환자가 적은 듯 싶다”며 “비 오는 궂은 날씨에도 근골격계 질환 외에 수술 부작용 등을 호소하며 오늘 이 곳을 찾은 60여명 정도의 주민들은 의지의 환자들”이라고 전했다.



24년째 약령시 축제에 참여했다는 박순재 동대문구분회 부회장은 “한 해를 마무리 하는 행사로 좀 더 많은 환자들에게 의술을 베풀고 싶지만 예산이 한정돼 있어 아쉽다”며 “그나마 진료를 받는 분들은 주민센터가 지정한 혜택받은 분들”이라고 운을 뗐다.



또 최근 10여년 동안 예산이 10분의 1로 줄면서 자체적으로 100만원에서 500만원 정도 금액이나 물품을 기부하는 분들에 의지해 보제원 진료를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도 했다. 예산도 풍족하고 참여하는 한의사도 많던 시절에는 개별 한의원에서 진료를 하기도 했다는 것.



마침 40~50분을 기다려 겨우 한약재를 받아가는 할머니 두 분이 “약을 어떻게 복용하냐”고 질문하자 박 부회장은 “약탕기에 한 봉지 넣고 물을 3분의 2정도 넣은 뒤 약한 불에 끓여서 하루 두 번 드시라”고 설명했다.



환자들이 한약재를 받아가서 직접 달여 먹기는 번거롭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는 “개별 한의원에서 진료 하면 직접 약을 달여 드릴 수 있어 좋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양약이라면 미리 처방해놓고 주면 되지만 한약은 환자의 상황과 체질에 따라 약 종류가 달라지니 미리 끓여 놓을 수가 없다”고 답했다. 또 “한약은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첫 번째고 사실 용기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정에서도 충분히 달여 드실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향으로 치유하다’를 주제로 서울한방진흥센터 개관 1주년 기념을 맞이하는 시점에 치러진 제24회 서울약령시 한방문화축제에서는 보제원 제향, 주제 마당극 및 캐릭터 쇼, 국악실내악 여민과 국악 비보이 율의 퓨전 국악 공연 등 다양한 문화 행사는 물론 한방 무료 진료 및 투약, 어린이 직업 체험, 한방 전시행사, 약초 전시, 한방 건강 미술대화, 한방 약초 썰기 대회 등이 열렸다.



앞서 열린 개막식에서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숙원사업이던 한방진흥센터를 1년간 운영했는데 서울시에서도 한방 산업 활성화에 관심이 있는 만큼 동대문구청에서도 서울시민, 국민들과 외국인들이 찾는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한의약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규 동대문구 의회 의장은 “최고의 한의 진료기술과 한의약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약령시가 세계 최대 한약재 전문 시장으로 발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동대문구 의회에서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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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약령시는 조선시대에 백성과 병자들의 치료를 담당하던 구휼기관인 ‘보제원’이 소재하고 있는 곳으로 1960년대 말부터 교통이 편리해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한약재를 취급하는 상인들이 모여 자연적으로 생겨난 전문 한약시장으로 현재 동대문구 제기동과 용두동 일대에 한의원, 약국, 한약국, 한약방, 한약수출입 및 도매업, 상회, 제분소, 탕제원 등 약 1000여개 업소가 모여 전국 한약재 물동량 70%의 유통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1995년 6월 1일 서울시로부터 서울약령시(전통한약시장)으로 지정받았으며 2005년 7월5일에는 재정경제부로부터 한방산업 특구로 지정 고시되면서 환경개선사업을 통해 낙후된 시설을 개선했다.



이후 2013년 7월에는 서울시로부터 ‘서울약령시 한방특구개발진흥지구’로 지정돼 지난해 10월 서울한방진흥센터를 완공해 보제원을 복원하고 부족했던 주차장 시설도 확보해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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