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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9일 (월)

[칼럼] 환자의 신뢰를 돈과 바꾸는 의료인을 더 이상 의료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칼럼] 환자의 신뢰를 돈과 바꾸는 의료인을 더 이상 의료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khw[한의신문=강환웅기자] 병원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환자의 동의 없이 집도의사를 바꿔치는 이른바 ‘유령수술’.



유령수술을 통해 병원은 엄청난 이윤을 창출할 수 있고, 병원내 조직관리만 잘 되면 절대로 발각되지 않으며, 유령의사 역시 면허가 있는 의사이기 때문에 수사기관조차 유령의사로 인한 범죄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에서 지난해부터 유령수술을 커다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11단독 재판부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유령수술’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남에서 유명한 성형외과 원장인 A씨는 유명한 스타 의사라는 간판을 보고 찾아온 환자들에게 직접 수술할 것처럼 설명한 뒤 실제 집도는 비전문의에게 맡기는 수법으로 지난 2012년부터 1년간 1억 52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했으며, 증거와 진술이 확보된 사례만 33명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성형외과의사회가 지난해 말 기자회견을 통해 이 병원에서 7년 동안 최대 20만명의 환자들을 수술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하는 등 실제 피해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유령수술로 인한 피해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령수술 관련 재판이 열렸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소 아쉬움이 따른다.

왜냐하면 유령수술을 자칫 환자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위험한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A씨를 사기죄로만 고소하고 상해죄에 대해서는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사례를 보면 유령수술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실제 미국 뉴저지 대법원은 지난 1983년 환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사람이 환자의 신체를 칼로 절개해 손을 집어넣는 행위는 의료가 아니라 사기, 상해, 살인미수로 기소해야 한다고 판시, 정당한 수술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의사면허증 유무보다 환자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우선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유령수술에 대해 사기죄만 적용하는 것은 정당한 수술에 있어 환자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사실을 간과한 것으로, 향후에는 상해죄 등으로도 기소하는 등 강력한 처벌과 함께 관련 법령의 개정을 통해 유령수술을 뿌리뽑을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 한 이 같은 유령수술의 행태는 쉽사리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 들어 외모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남녀노소 구분 없이 성형수술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받고 있으며, 성형수술의 메카로 알려진 강남구와 서초구의 유명 성형외과들은 항상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고, 외국에서조차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환자들도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풍조 속에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유령수술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 해당 병원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병원가 안팎에서 서울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들이 유령수술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사람들의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을 빌미로 병원의 수익을 위해 유령수술이 자행되고 있는 것은 한 시민단체의 주장처럼 그야말로 신종 사기이자 반인륜적인 범죄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들어 양의계에서는 유령수술뿐만 아니라 의약품 리베이트로 3억 6000여 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의사, 수면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 마취에 빠져 잠든 환자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의사 등 의료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사건들을 언론을 통해 자주 접할 수 있다.



이는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인명을 다루는 의료인으로서 단지 경제적인 이익 등을 위해 의료윤리를 내팽개치는 행태는 자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일부겠지만 환자들의 신뢰를 돈과 바꾸는 의료인을 더 이상 의료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들에게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나오는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나의 양심과 위엄으로서 의술을 베풀겠노라’라는 문구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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