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이 낸 '영문 명칭 사용 금지 소송' 2심서도 勝
"한의협 영문 명칭에 '오리엔탈'(oriental)넣지 않아도 돼"
[한의신문=윤영혜 기자]법원이 '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AKOM)이라고 표기되는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의 영문 명칭에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재차 내렸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지난 2012년 의협의 영문명칭인 'Korean Medical Association(약칭 KMA)'과 오인 또는 혼동의 우려가 있다며 신청한 사용금지 가처분 소송이 대법원까지 모두 패소한데 이어 본안 소송에서도 한의협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민사5부(한규현 부장판사)는 지난 24일 의협이 한의협의 영문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1심과 동일하게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한의학(韓醫學)의 한문 명칭을 고려하면 한의협의 영문 명칭 중 'Korean Medicine'이 그 자체로 한의학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며 한의협의 영문 명칭이 의협과 혼동을 일으킨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위구르 전통의학에 대한 영문명칭이 'Uyghur medicine'이고 티벳 전통의학에 대한 영문명칭이 'Tibetan medicine'인 만큼 'Korean medicine'이 그 자체로 '한의학'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것.
이어 재판부는 "한의협의 영문 명칭 사용이 상법 상 타인의 영업으로 오인시키는 상호사용행위 및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 주체 혼동 초래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용금지 청구권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정연일 한의협 국제이사는 "이번 영문명칭 승소는 협회와 회원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이루어낸 쾌거"라며 "한의학은 기존에 'Oriental Medicine'등으로 불리며 전통중의학(Traditional Chinese Medicine)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새 영문명을 대외적으로 사용할 경우 중의학과 다른 독립된 정체성 회복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더욱 인정받을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法, 의협의 가처분 소송 전부 기각
"혼동 우려 없다"
한의협은 지난 2011년 한의약육성법 개정으로 인해 한의약의 개념이 달라지고 세계 각국과의 교류 증대 및 세계보건기구(WHO), ISO의 전통의학 용어 변화 등 국내외 환경 변화에 따라 지난 2012년 3월 제57회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당시 혼용되고 있던 한의학 영문 명칭 'Korean Oriental Medicine(약칭 KOM)'과 'Oriental Medicine(약칭 OM)'을 단일명칭인 'Korean Medicine(약칭 KM)'으로 변경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그 결과 한의협의 영문명칭은 'The Association of Korean Oriental Medicine'에서 '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약칭 AKOM)'으로 바뀌었다.
의협은 한의협의 새로운 영문 명칭을 두고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것을 사용, 타인의 영업상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을 크게 하면 안 된다'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항을 위배한다고 주장하며 지난 2012년 '영문명칭 사용금지 가처분' 소송을 신청했다.
그러나 서울남부지방법원 제51민사부는 지난 2012년 가처분 소송 1심에서 "한의협은 상인이 아니기 때문에 한의협의 영문명칭을 상호라고 볼 수 없다"며 "의협의 주장은 이유가 없으므로 기각한다"고 밝혔다.
잇따라 열린 2심과 3심에서도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재항고를 기각한다"는 최종 판결이 나왔다.
한의협은 "가처분 소송에 이은 본안 소송에서도 일관된 판결을 내린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향후 한의약 세계화 사업을 추진할 때 'KOREAN MEDICINE'이라는 경쟁력 있는 명칭을 사용해 국격을 높이고 한국 한의학의 독창적인 점을 부각시키기에도 유리할 뿐 아니라 ISO 문제에 있어서도 정당한 논거를 세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