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로운 요체를 잡자”
周命新의 醫門寶鑑論

[한의신문]周命新은 조선 중기 숙종 때 활동했던 醫家로 號는 岐下이며, 경상북도 상주 출신이다. 그는 1724년 『醫門寶鑑』이라는 책을 저술한다. 아래에 그 서문을 소개한다.
“세상에서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널리 베풀어 백성들을 구제하는 뜻을 가지고 황제와 기백을 숭상하지 않음이 없다. 화타와 편작 이하로 장중경, 황보밀 등 어진 사람들이 태어나 신기한 의술이 있어서 질병으로부터 구해주었고 세상을 떠나서도 저서를 남겨서 후학들을 가르쳐 주었으니, 옛 사람들의 마음씀이 부지런하고 또한 극진하다. 다만 말이 뜻을 다하지 못하고 글이 말을 다하지 못하니 스스로 하나를 들어서 열을 아는 재능이 없다면 묵묵히 알아서 교묘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므로 그 책을 읽어 그 의술을 배운 사람도 여전히 그 묘한 이치를 다 전달할 수 없었으니 즉 방금 이른바 널리 베풀어 백성들을 구제하는 뜻은 비록 능히 생전에 행할 수는 있겠지만 그 공적이 몸이 죽은 후에도 드러나지 않게 된다. 내려가 위진시대부터 원나라, 명나라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의사들의 무리들이 나와서 저서들이 더욱 많아졌지만 상세하고 간략하기가 같지가 않고 정미롭거나 거친 것이 각각 달라서 간혹 발산하는 방법에만 힘씀이 있어서 보익하는 방법에는 소홀함이 있었고 또 혹 약물을 사용함을 전문적으로 말하였지만 증상을 진단하는 데에는 미치지 못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까닭에 옛 사람이 ‘이동원은 양기를 올려서 기운을 보충하였고, 주단계는

음기를 길러서 화기를 내렸는데, 서로 보아서 아울러 취한다면 가할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이 말은 진실로 이치를 꿰뚫은 말이라 할 것이다. 우리 동방의 양평군 허준이 고금의 의방들을 모아서 동의보감을 저술하였으니, 거의 뭇 현인들의 학설들을 모아서 크게 이룬 것이로되, 그 책을 돌아보건데 그 책갑이 진실로 드넓어 끝이 없고 말이 중복되어 상세한 것은 너무 상세하고 간략한 것은 너무 간략하니 세상에서 이것을 고통으로 여겼다. 내가 장년의 나이에 이러한 문제에 뜻을 두어서 세상의 일에서 벗어나 수십년동안 경영하면서 정신을 수고로이 하고 정력을 소비해가며 고금의 의서들을 두루 섭렵하여 그 정미로운 요체를 쥐어서 간간이 혹 나의 뜻을 몰래 덧붙여 이 책을 만듦에 먼저 병의 근원을 논하여 그 원인을 나누었고 그 다음에 치료법을 말하고 약물을 사용하는 법으로 마쳤다. 또한 고금의 명의들 및 내가 경험한 것들을 아래의 끝에 부기하였으니, 배우는 사람들로 하여금 책을 열면 분명하여 병의 뿌리를 보는 것이 마치 손바닥을 가리키는 것과 같을 것이다. 즉 비록 만약 처음 공부하는 사람이나 용렬한 의사라도 증상을 좇아 처방을 찾는다면 거의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그 사소한 것도 경중이 마땅함을 얻고 있고 그 본말이 순서가 있어서 가히 만세의 요절의 운명을 구제하여 백성들을 봄경치 구경하는 장수의 영역 가운데에 있게 할 것이라. 진실로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참람되게 지나친 것을 용서하시고 널리 전하여 진단과 치료의 도움을 베푼다면 어찌 세상에 보탬이 안된다고 할 것인가. 갑술년(1724년) 늦봄 상주의 주명신이 서문을 씀.”(필자의 번역)
즉 周命新이 『醫門寶鑑』을 저술한 것은 『東醫寶鑑』이 나온지 100년이 넘은 시점에서 이 책의 ‘그 책갑이 진실로 드넓어 끝이 없고 말이 중복되어 상세한 것은 너무 상세하고 간략한 것은 너무 간략하니 세상에서 이것을 고통으로 여겼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금의 의서들을 두루 섭렵하여 그 정미로운 요체를 쥐어서 간간이 혹 나의 뜻을 몰래 덧붙여 『醫門寶鑑』이라고 이름 붙였던 것’이다.
김남일 교수·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