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한 비도덕적 진료행위 시 ‘면허 취소’, 동료평가제도 도입도
복지부, 의료인 면허관리 제도 개선방안 발표
다나의원 사건을 계기로 의료인에 대한 면허관리가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9일 의료인 면허관리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방안의 주요 골자는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한 관리 강화 △의료인 면허신고 제도 효과성 제고 △보수교육 내실화 등 크게 3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먼저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한 처분을 강화했다.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하는 의료인은 면허를 취소시킨다.
‘다나의원 사건’과 같이 일회용 주사 의료용품을 재사용해 보건위생상 중대한 위해를 입힌 의료인이 이에 해당된다.
수면내시경 등 진료행위 중 성범죄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도 면허가 취소된다.
다만 이는 의료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인 만큼 법 개정전이라도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상 의료기관 취업제한(10년)이 내실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협의해 의료기관에 관련 정보가 활용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장기요양등급을 받는 등 건강상 진료행위가 현격히 어려운 경우에도 면허가 취소된다.
해당 질환의 구체적 범위는 의료계 등과 협의해 마련할 계획으로 복지부는 3월 중 건강보험공단의 빅 데이터를 활용해 장기요양등급 등을 받아 진료행위가 현격히 불가능 하리라 예측되는 의료인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현지조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한 범위를 △의학적 타당성 등 구체적 사유 없이 의약품으로 허가 받지 않은 주사제 등을 사용하는 경우 △음주로 인해 진료행위에 영향을 받은 경우 △1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으로 국민건강 상 위해를 끼친 경우 △의료인이 마약․대마․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여한 상태에서 진료한 경우 △환자 대상 향정신성 의약품을 고의로 초과투여한 경우 △고의로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 사용 등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처분기준을 환자에 미치는 중대성에 따라 현행 1개월에서 최대 1년으로 세분화할 예정이다.
자격정지명령제도 도입도 추진된다.
재판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진료행위가 계속될 경우 중대한 위해가 우려되는 의료인에 대해서는 긴급하게 자격정지명령을 내림으로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한 제재수단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최근 복지부가 故 신해철 집도의가 운영하는 의료기관에서 재판 중에도 환자가 사망하는 등 문제가 계속 발생하자 2월 24일부터 26일까지 합동 현지조사를 실시, 해당 의사에 대해 비만 관련 수술․처치 중지명령을 3월 7일부터 실시했는데 ‘자격정지명령제도’가 도입되면 이러한 경우 적용받게 된다.
자격정지명령은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1개월 이내 실시하고 자격정지 기간은 3개월로 하되 필요 시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연장가능하며 중대한 위해를 가할 우려가 없어지면 즉시 자격정지를 해제할 방침이다.
또 전문적인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분야에 대한 심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진료행위 적절성 심의위원회’가 운영된다.
심의위원회에서는 중대한 신체적․정신적 질환여부, 법령에 규정되지 않은 비도덕적 진료행위 등에 대해 심의를 하게 되며 의료인단체 중앙회 윤리위원회가 이를 수행하도록 하되 외부인사의 참여를 통해 심의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복지부와의 공동조사 등 심의 권한을 강화시킬 계획이다.
의료인의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한 신고를 쉽고 상시화 할 수 있도록 의료인단체 중앙회 및 지역의사회, 보건소에서 ‘신고센터’를 운영하도록 할 예정이다.
의료인 면허신고 제도에 대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면허신고 시 진료행위 적절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항목이 확대되고 진료적절성에 대한 검증도 강화된다.
현재 취업상황, 보수교육 이수여부만 신고하면 의료인 면허가 갱신되지만 뇌손상, 치매 등 진료행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 질환여부, 마약 또는 알코올 중독여부 등이 항목에 포함된다.
단지 신체적․정신적 질환으로 진단을 받았더라도 전문의로부터 진료행위에 지장이 없다는 진단서를 첨부해 제출하면 진료행위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의료법 개정을 통해 해당 항목의 허위 신고가 확인될 경우 면허취소, 과태료 등 행정처분이 가능하도록 처벌규정을 마련할 방침이다.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동료평가제도(peer-review)도 시범 도입한다.
의료계 자율적 시범사업으로 우선 실시하고 평가항목, 방법 등 우리나라에 적합한 제도모형을 확정해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게 된다.
지역의료현장을 잘 아는 의료인 간 관찰과 주의를 요하는 의료인에 대한 상호 평가와 견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동료평가제도는 면허신고 내용상 진료행위에 현격한 장애가 우려되는 경우, 면허취소 후 재교부를 신청하는 경우, 2년 이상 보수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경우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지역의사회에서 ‘현장 동료평가단’을 구성해 진료적합성을 평가하고 문제가 있는 경우 ‘진료행위 적절성 심의위원회’에서 심의, 필요시 자격정지 등 복지부장관에게 처분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보수교육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먼저 보수교육 이수 시 의료법령, 의료윤리, 감염예방 등 환자안전에 관한 교육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의무화한다.
그동안 매년 8시간 이상 보수교육을 이수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면허신고 시 마다 필수이수 교육을 2시간 이상 반드시 이수하도록 하겠다는 것.
참가자 대리출석, 중도이탈 등을 방지하기 위해 신분증 본인대조, 서명기입 의무화 등 출결관리를 강화하고 바코드 시스템 도입 등 자동출결시스템 운영도 확대한다.
의료인 중앙회에 위탁해 수행하고 있는 보수교육 운영의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한 ‘보수교육평가단’을 복지부 내에 설치, 보수교육 내용 및 운영의 적절성에 대한 평가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교육 수요조사를 통해 장기 휴무자에 대한 실습교육, 개원의․봉직의 특성 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을 확대하고 실제 진료현장에서 필요한 교육내용으로 개편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번 의료인 면허관리 개선방안으로 국민들이 보다 안전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이 조성되고 의료인들은 일부 의료인의 부적절한 진료행위를 스스로 발굴해 징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됨으로써 국민들에게 더 신뢰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2개월여에 걸쳐 ‘의료인 면허제도 개선 협의체’를 운영해 이번 개선방안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