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위 관계자, “양의계 반대 상식적으로 납득 어렵다”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양의계가 의료사고의 상대적 약자인 환자의 조정신청을 돕는 ‘신해철법’을 반대하고 나섰다. 해당 법인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의료현장의 재정적·행정적 낭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건복지위원회 관계자는 양의계의 반대를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전국의사총연합회(이하 전의총)는 18일 성명서를 통해 신해철법에 대해 “의료분쟁조정 강제 개시 법안”이라며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신해철법이 ”피해자를 돕는다는 선의의 탈을 쓴 위헌적이고 폭압적인 법안“이라면서 ”이 법이 실현될 경우 일선 의료현장에서 벌어질 극심한 혼란과 과도한 재정적, 행정적 낭비가 발생할 것이 불을 보듯 뻔 하므로 법안 수용은 절대로 불가하다”고도 했다.
전의총은 이어 “이 법안은 국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안”이라며 “우리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있어 법원 영장주의를 엄격히 시행하고 있는데 이번에 개정될 의료분쟁조정법에는 ‘의사의 동의 없이 의료기관에 출입해 의료기관의 문서, 물건을 강제로 조사, 열람 또는 복사’ 할 수 있는 의료기관 현지조사 강제개시 규정을 명시하고 있고, 53조 2항에서는 만약 강제현지조사를 거부, 방해, 기피한 사람은 3000만원 벌금형에 처하도록 명시, 이를 거부할 권리조차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또 전의총은 “의료분쟁조정이 일상화 되면 의사들은 불가피하게 방어 진료를 할 수 밖에 없다”면서 “사망 가능성이 높거나 중상해로 판명될 가능성이 높은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기피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대한평의사회도 성명을 내고 “ ‘신해철법’은 판사의 영장없이 의사에 대한 강제수색을 가능하게 한 위헌적인 법률이다”라면서 “의사개인에게 가혹한 책임을 물어 의료분쟁문제를 해결하자는 포퓰리즘은 의사와 국민을 분열시키고 대립시키려는 편가르기 선동행위이다”라고 말했다.
또 “보건복지위는 의료분쟁조정제도를 의사에게도 좋은 제도로 만들어 의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높이고 국민과 의사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본연의 역할을 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의총과 평의사회의 성명은 17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신해철법과 관련된 보도자료를 낸 후에 나왔다. 의협은 이 날 보도자료를 통해 “보건복지위원회의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안 의결은 의료 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배제한 졸속 심의”라고 밝혔다.
의협은 그러면서 “이번 의결은 포퓰리즘에 휩싸인 졸속 입법의 결과”라며 "(의료인의) 방어 진료를 부추키고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저해할 것“이라는 등 법안 심의 중단을 요구했다. 의료사고에 따른 ‘중상해’의 판단 기준이 모호한만큼 의료 전문가가 면밀히 검토하고 사회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위원회 관계자는 “언론 등에서 접하는 신해철법 관련 입장을 보면 신해철법을 반대하는 이들은 의사들뿐인 것 같다”면서 “(신해철법은) 환자와 국민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라 의학계의 반대를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해철법은 고(故) 신해철 씨가 지난해 10월 복강경을 이용한 위장관유착박리술과 위축소술을 받은 뒤 고열과 심한 통증, 심막기종 등 복막염 증세를 보이다 끝내 숨진 뒤 발의됐다. 김정록·오제세 위원 등 보건복지부 소속 의원이 발의한 이 법은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에서 의결되면서 통과에 탄력을 받았다. 신해철법은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와 전체위를 거친 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발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