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방심위’ 업무협약으로 의료정보 악용 사전 차단 방침
지난 9월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와 ‘건강의료정보 프로그램 공공성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의료정보의 상업적 악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료전문가 단체의 자발적 노력이라고 보건의료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배경에는 최근 의료관련 프로그램의 방심위 제재조치 급증에 따른 사회적 요구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방심위의 제재 조치가 10배 넘게 증가하며 이에 대한 사회적 환기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쇼닥터’ 등 방송 제재 조치 1년 사이 11배 증가
특히 의료 정보 및 행위를 이용해 의료인 개인이나 병원의 인지도 상승 등을 목적으로 방송에 출연해 자극적인 정보를 쏟아내는 의료인을 일컫는 ‘쇼닥터’ 문제의 심각성은 국회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새정치민주연합 남인순 의원은 방심위로부터 제출 받은 국정감사자료를 바탕으로 ‘쇼닥터’ 문제를 집중 질타했다. 남 의원은 방송에서 의료행위에 대한 심의규정을 어겨 제재조치를 받은 경우가 지난해는 5건에 그친 반면 올해는 8월까지 56건에 이르러 무려 11배가 넘는 증가폭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증가세는 최근 방송가에서 의료 정보 및 행위를 자극적인 소재로 활용하며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한 케이블 방송사에서 전신 성형을 소재로 한 자극적인 방송은 물론 지상파 시사교양프로그램은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방송으로 내보냈다가 방심위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이 중에서도 tvN의
(렛미인)은 ‘의료행위 등’, ‘광고효과의 제한’, ‘인권 보호’ 조항에 의거, 주의 및 경고 등 8번이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이 방송은 “거대 잇몸녀”를 “여신 급 모델 비주얼”로 따위의 자막으로 ‘주의’를 받고, ‘1시간짜리 성형외과 광고’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MBC ‘리얼스토리 눈’은 ‘회춘 약초 백수오 10개 중 1개만 진짜’라는 부제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특정인의 체험 사례를 근거로 제시해 ‘권고’를, KNN-TV '메디컬 24시 닥터스‘는 특정 한의사의 치료법으로 피부질환을 극복했다는 내용을 방송해 ’징계‘를 받았다.
의료법 등 관련 법규 준수 난항…한의협 “‘자문·검증’ 도울 것”
이런 무분별한 방송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의료법」 제56조에 다양한 금지조항을 적용하고 있다. 소비자를 현혹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나 시술행위, 중요 정보 누락 등이 대표적인 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2조(의료행위 등)은 의료행위나 약품에 관해 다룰 때는 과학적 근거를 들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 표현에 있어서도 시청자들을 불안하게 하거나 과신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는 단정적 표현을 삼가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오해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방송업계의 이 같은 노력에도 여전히 관련 법규 준수는 난항을 겪고 있다. 방심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규정 위반 사례 46건 중 96%가 ‘의료행위나 약품을 다룰 때에는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다루어야 한다’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42조(의료행위 등)를 위반했다.
한의협은 이에 ▲방송에 소개되는 한의의료행위 등의 안전성과 유효성 등에 대한 자문 및 검증 ▲방송을 이용한 특정 한의원 홍보 방지를 위한 상호협력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방심위와의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의료가 상업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된다는 기존 입장을 적극 지켜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