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의원, 의료기기 관리당국인 식약처의 무책임한 태도
안철수 의원, 상위법 위반 알면서도 고시개정 강행은 심각한 자기모순
창조경제 구현에 부응한다며 의료기기를 공산품으로 전환시키는 식약처의 웰니스 제품 도입 추진은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김승희․이하 식약처)가 국민건강과 직결된 의료기기의 관리를 포기한 것이라는 비판이다.
14일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식약처가 추진하고 있는 웰니스 제품 도입은 국회 입법권을 무시한 행정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안철수 의원은 웰니스 기기 판단 기준 마련 위해 사용목적에 따른 의료기기 구분을 위한 연구를 추진했는데 이 연구 책임자가 유헬스케어 회사 사외이사로 있었다며 어느 국민이 식약처의 행정에 신뢰를 보낼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이에 김승희 처장은 “연구 용역을 준 것은 사실”이라며 “연구결과를 활용을 했으나 연구용역 결과에 전적으로 의존한 것이 아니라 내부 의견으로 결정한 것도 많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답했다.
그러자 안철수 의원은 “국민에게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잘라말한 후 갤럭시 S5 출시를 앞두고 의료기기에서 제외하는 고시개정을 하면서 불거진 의혹을 지적했다.
행정입법으로 고시개정을 할 때 상위법 위반 여부를 검토해야 하고 당연히 행정입법이 상위법에 위반돼서는 안된다는 것.
그래서 고시개정안이 상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면 충분한 법적 검토를 한 후 입법발의해야 함에도 식약처는 갤럭시 S5 출시를 앞두고 법률전문가에게 상위법 위반 여부를 의뢰했는데 의료기기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 2명, 의료기기가 아니라는 판단이 2명, 유보 입장이 2명으로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자 법제처에 질의를 요청했으나 돌연 전문가 회의를 열어 의료기기가 아니라고 결정을 내리고 법제처 질의 요청을 철회한 후 의료기기로 판단되지만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며 고시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상위법에 위반되는 줄 알면서 고시를 개정한 것은 심각한 자기모순이며 국민과 언론이 삼성을 위해 맞춤형 고시 개정이라고 지적하는 이유라고 질타했다.
김성주 의원은 웰니스 제품 판단기준을 내놓은 데 대해 “산업부에 의료기기 관리권한을 넘겨버리는 처사이자, 비의료인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만연시키는 등 국민건강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식약처가 제시하고 있는 의료기기와 웰니스제품의 첫 번째 판단기준은 ‘사용목적’이며 ‘사용목적’의 판단기준은 제조자등에 의해 제공된 규격(specification), 설명서(instruction), 정보(information) 등에 표현된 제품의 사용방법 등에 관한 제조자의 객관적인 의도로 판단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만으로 웰니스 제품인지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은 결국 제조자의 의사에 따라 사용목적이 결정된다.
김성주 의원은 “건강상태 또는 건강한 활동의 유지·향상 목적을 가진 웰니스 제품의 개념은 의료기기법 상 질병을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료기기와 유사한 개념으로 이를 기준으로 웰니스 제품과 의료기기를 구분하겠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식약처가 제시한 의료기기 해당여부 관련 판례가 마치 해당 제품의 객관적 기능이나 원리를 무시한 채 ‘사용목적’에만 중점을 두고 의료기기 여부를 판단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불과 얼마 전인 2015년 6월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의료기기 판단 여부’를 ‘객관적인 성능과 원리’를 기준으로 의료기기임을 판단해야 한다고 선고(서울중앙지법 2015. 6. 18. 선고 2014노4967 판결)한 바 있는데도 이를 인용하지도 않고 자의적인 해석을 통해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식약처의 태도는 국민의 안전을 도외시하는 잘못된 행태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김 의원은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 상 공산품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안전관리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식약처가 공산품인 웰니스제품을 관리, 감독할 권한이 없는데도 식약처가 웰니스제품을 공산품으로 구분하는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부처 간 업무영역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식약처가 김성주의원실에 제출한 서면답변에 따르면 식약처는 산업부 등 유관부처와 웰니스제품 도입 관련 업무회의 등 협의한 사실도 전혀 없었다.
김성주 의원은 “웰니스제품 판단기준만 만들고 산업부로 넘기버리는 것은 의료기기 관리당국으로서 매우 무책임한 태도이며, 식약처가 진정 국민의 건강을 위해 의료기기를 규제하는 기관인지, 경제부처 지원기관인지 헷갈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공산품 안전인증만 얻으면 되는 웰니스제품이 만일 측정오류나 오작동 등을 일으켜 적절한 치료나 예방을 할 기회를 놓치게 되면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웰니스제품으로 예시하고 있는 응급처치 안내 앱, 공황장애 환자 호흡훈련, 인지훈련 방법 안내 앱 등은 자칫 비의료인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만연시킬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웰니스 판단기준은 국회 입법권의 훼손이며, 행정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질타했다.
현행 의료기기법에서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제품은 △약사법 상 의약품과 의약외품 △장애인복지법 상 장애인보조기구 중 의지(義肢)·보조기(補助器) 뿐임을 들며, 법적근거도 없이 웰니스제품을 의료기기에서 제외할 수 있는 권한은 식약처에 없다는 것.
이에 김성주 의원은 “법적 근거도 없이, ‘판단기준’이란 가이드라인을 통해 웰니스 제품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국회의 입법취지를 무시하고, 회피하려는 나쁜 꼼수다”라며 “웰니스제품에 대한 행정입법의 한계일탈 문제, 제품관리에 대한 부처소관 문제, 안정성 문제 등에 대해 국민과 국회가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해결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한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로서 향후 웰니스제품과 관련된 법, 제도, 예산 관련 전 분야에서 면밀하게 심사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김승희 처장은 “저희가 국민들의 안전을 무시하고 판단을 제조업체에 한 것은 아니고 계속 의료기기 해당 여부에 대한 민원이 많아 좀 더 투명하고 예측가능하게 정부의 정책이나 방향을 정확하게 알려주고자 지침으로 발표하게 된 것”이라며 “의료기기 보다 웰니스 제품으로 관리함으로써 첨단기술을 이용한 기술개발자들에게 보다 신속하게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어 질의에 나선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김승희 처장에게 “설득하려면 국민 앞에 어떻게 유용한지를 말해야 하는데 ‘개발자가 유용하게 개발하도록’, ‘허가받도록 용이하게’, ‘판로 개척할 수 있도록’이라고 계속 말하는데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안전하게 관리할 부서가 없어지는 것인데 불안하지 않겠나?”며 “식약처 국감에서 질의하는데 이것은 무슨 공산품 판로개척 회의에 온듯하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