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확대 위한 제약사의 영업 전략과 병원의 환자 유치 경쟁 때문
과잉진단으로 정상인이 환자 취급받게 되고, 의료비 과지출 초래
우리나라에서 과잉진단이 늘어나는 이유는 제약회사들이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영업 전략과 병원이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안형식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최근 보험공단의 건강보장정책세미나에서 ‘과잉진단 및 과잉치료’란 주제 발표를 통해 과잉진단의 주요 원인은 제약회사의 시장 확대 전략과 병원의 환자 유치 경쟁과 더불어 언론에서 새로운 질병의 광고와 새로운 치료법을 선전하고 있으며, 환자의 광범위한 의료선택권이 보장되고 있는 현실이 과잉진단과 과잉진료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국립암센터의 2011년 암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암의 연평균 증가율이 갑상선암의 경우는 1999년 7.2%에서 2011년 68.7%로 연 23.7%씩 늘어났고, 전립선암은 3.2%에서 11.8%로 13.5% 증가했으며, 유방암은 12.5%에서 25.2%로 5.9% 증가했고, 대장암은 21.2%에서 39.0%로 연평균 5.6%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 같은 암 발생률의 증가세와는 다르게 2012년 기준 유방암으로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명당 2,013명으로 전체 암 사망률의 2.7%에 불과하고, 전립선암은 1,460명으로 2.0%이며, 대장암은 8,198명으로 11.1%에 해당하고, 갑상선암은 아예 10위권 안에 들지도 못했다. 이 가운데 갑상선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9.9%로 거의 사망하지 않았으며, 전립선암도 5년 생존율이 거의 100%에 달하고,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갑상선암보다는 조금 낮지만 다른 암보다 높은 97.8%에 이른다.
이 같은 수치는 갑상선암, 전립선암, 유방암 등의 환자 수는 대폭 늘었지만 사망률에는 변화가 극히 적다는 것으로 결국 과잉진단이 범람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처럼 과잉진단에 의해 과잉진료에 따른 수술이 뒷따르게 되면 엄청난 액수의 진료비 지출에 따른 보험재정의 악화는 물론 갑상선암을 수술한 경우 수술부위 출혈, 성대 신경 손상(목소리변화),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으로 고생하면서 평생 호르몬조절제를 복용해야 하는 후유증이 있다.
또한 전립선암의 경우도 수술 후 합병증으로 요실금, 발기부전, 요도협착, 혈전 등이 올 수 있고,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으로 급성방광염, 직장염 등이 생길 수 있다. 호르몬 치료로 발기부전, 성욕감퇴, 근육량 감소, 근력 약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유방암의 경우 유방과 팔에서 순환되는 림프액이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로 제거되거나 막히면서 팔에 고여 손과 팔이 붓는 림프부종을 겪게 되거나 피부의 괴사, 절제부위의 신경손상 및 감각상실, 균형감 상실에 따른 목이나 등의 통증으로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 안형식 교수는 “갑상선암, 유방암, 전립선암, 흑색종, 간암 등의 경우 과다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이런 질병에 대한 건강검진이 확대되기 전과 확대된 이후의 사망률이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통증이나 생활의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정상인이 과다진단으로 환자가 되고, 불필요한 후유증을 겪거나 의료비 지출로 고통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 문제다.
안 교수는 “과잉진단과 과잉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 아니기에 치료로 인해 불필요한 위해를 받을 수 있게 되며, 정상생활이 ‘의료화’로 변질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과잉진단과 과잉치료를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는 과잉진단의 존재와 규모가 정확이 파악되어야 하며, 각각의 질환의 정의와 건강결과를 연구해 정부나 학회에서 치료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환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환자용 가이드라인도 제작해 환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