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은행은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약을 체결하고 이 달부터 병·의원 종합병원 한의원 약국 등을 대상으로‘메디컬 네트워크론’을 취급키로 했다.
기업은행은 이 제도를 통해 요양기관들이 공단으로부터 수령받는 건강보험 급여비 범위 내에서 매출액의 3분의 1까지 대략 4%의 금리로 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은행권의 네트워크와는 차이가 다르지만 최근들어 의료시장 개방과 영리법인 도입,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의료기관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여러 병의원이 하나의 브랜드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네트워크 형태의 개원이 눈길을 끌고 있다.
프랜차이즈 병의원이라고도 불리는 네트워크 병원은 1992년 예치과가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이후 양방 의료계에선 이지함 피부과, 밝은세상안과, 아름다운 피부과 등 주로 비보험 중심과목 위주로 형성된데 이어 속편한 내과, 프랜닥터 등 보험과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네트워크 의료기관 운영 눈길
이에반해 한방 의료계에는 비보험, 보험의 영역을 떠나 체계화된 진료 메뉴얼을 공유한 의료서비스 제공과 통합 마케팅 및 홍보 극대화 차원에서 네트워크 한의원이 속속 개설됐다. 현재 네트워크 한의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함소아한의원, 청담아이누리한의원, 호호호일침한의원, 여성한의원, 일맥한의원 등이 있고, 명칭은 다르지만 당뇨병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한의원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일단 네트워크 한의원의 장점으로는 약재를 비롯한 의료소모품의 공동구매에 따른 비용절감과 전략기획 및 의료경영 및 운영관리로 인한 통합적 전략 추진, 의료장비 공동관리 및 정보기술 공동지원에 따른 기술관리 체계화, 교육 및 정보의 공유, 법률 서비스 지원 등이 손꼽히고 있다.
네트워크 한의원의 출현은 환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시대적 요구 상황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향후 다가올 의료시장 개방 파고에 대비키 위한 준비 전략으로서 대두된 측면도 있다.
이와관련 의료기관 컨설턴트 PMCG 박준배 대표는 “의료시장 개방이 어떤 양상으로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취약한 국내 개원가가 여러 가지 형태로 결합해 힘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전개될 의료시장의 이해, 의사의 특성,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의료기관이 실질적인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수익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료시장 개방 및 치열한 의료시장의 전개를 둘러싼 한의인들의 고민 역시 만만치 않다.
최근 IMS 사태를 겪으면서 한의협의 역할과 기능을 생각해 보게 됐다는 한 회원은 “한의사협회는 한의사 이익을 지키고 교육을 통해 회원들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며 “개개 한의사가 쉽게 할 수 없는 사회와 국민을 상대로한 수준높은 활동을 도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 회원은 “협회의 존재 이유는 회원들을 등 따스하게 하고, 배부르게 하는 것”이라며 “현안 해결을 위한 태스크 포스팀의 운영은 물론 회원 개개인의 의료기관 경영과 직결될 수 있는 의료경영연구소 등의 운영을 통해 실질적으로 어떻게 하면 한의원의 운영을 더 잘하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모범답안도 제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의료경영 지속적 연구 교육 필요
물론 일제시대 이후 서양의료 위주의 편향된 정책에 의해 왜곡과 핍박을 받아오는 과정에서 한의학 사수, 의권 수호로 대별되는 투쟁의 역사와 우선 순위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의료경영’ 부분을 별도의 중요 시책으로 설정, 지속적인 연구와 교육이 뒷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리드교육연구원 김병직 원장의 말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김 원장은 “세상이 빨리 변화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실감하고 있지만 변화의 방향을 읽고 환경을 리드해 나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며 “성공한 의료기관들의 공통점은 변화를 즐기며 변화를 기회로 활용한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한의원의 경영에 있어 무엇을 특화의료 기술로 삼을 것인가. 한의원이 고객에게 차별화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 무엇인가를 판단할 수 있는 교육기회를 적극 제공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회원 개개인도 어떤 의료 서비스의 질을 담보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의료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