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까지 오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질병의 치료방법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환자들이 가장 경제적이고도 손쉽게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갈 것이다. 또 단기간의 이익에 치중하기보다는 100년 앞의 먼 미래를 생각하면서 차츰 토대를 닦아나갈 생각이다.”
지난달 18일 개소식을 갖고 본격 진료에 들어간 동국대 일산한방병원(이하 동국대 한방병원) 이원철 병원장은 앞으로의 병원 운영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하 2층, 지상 12층에 한방 200개·양방 850개의 병상을 갖춘 동국대 병원+한방병원은 한방 8개 과와 양방 24개 과로 구성돼 있다.
이원철 병원장은 한·양방 협진을 표방하고 있는 동국대 한방병원에 대해 “단순한 영리목적의 협진 표방이 아닌 ‘환자를 위한, 질병 치료를 위한 진정한 협진’이 될 수 있도록 ‘1+1=2’가 아닌 ‘1+1=3’이라는 제3의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며 “이러한 토대가 갖춰지기 위해서는 우선 서로의 학문에 대한 이해라는 밑바탕 위에 상호간의 신뢰 구축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이 원장은 “현재 이뤄지고 있는 협진 자체는 오히려 환자들에게 혼란만 야기시키고 있다”며 “앞으로는 환자의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닌 한·양방을 포함한 의료진들이 질병에 따라 환자를 분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이 병원장은 현재 한·양방의 질환명(번호) 등의 용어통일, 차트 공유 외에도 앞으로 한·양방 학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위원회 구성 등 교육 및 연구에 치중할 계획이다. 특히 동국대 한방병원은 길병원과의 협진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히 한 건물에서 한·양방이 함께 진료를 한다는 피상적인 개념에서 탈피, 동서의학의 조화로운 협진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병원을 운영하면서 젊은 양방의사들의 한의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군의관 시절 한·양방이 함께 진료하면서 한의학의 우수성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두 학문을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면 한·양방 사이에 존재하는 벽은 자연스레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
또한 동국대 한방병원은 ‘문서없는 병원’을 모토로 초현대적인 대형병원을 지향하고 있다. 이와관련 이 병원장은 “현재 구축된 자동의무기록(EMR), 의료영상전송시스템(PACS), 처방전달시스템(OCS) 등 전산화된 시스템 구축을 통해 진료 대기시간이 짧아지고 진료 후에도 처방전 발행과 진료비 계산에 걸리는 시간도 대폭 줄어들었으며, 앞으로 한의학의 시스템화·표준화에도 모뎀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병원장은 향후 동국대 한방병원의 특화 방향에 대해 △지역병원특화 △전국병원특화 △연구 및 교육 특화를 강조했다. 즉 소아·부인·노인질환을 중심으로 한 지역병원특화와 더불어 골관절질환·뇌혈관질환 등은 전국적으로 특화시켜 나갈 예정이다. 실제 동국대학교 한방병원에서는 중풍클리닉센터, 두통클리닉센터가 있고, 각 진료과별로 보양, 소화기, 순환기, 홧병, 두통, 여성건강증진, 성장소아비만, 알레르기피부미용, 추나, 비만, 체질, 디스크, 관절 등의 질환을 전문화시킨 클리닉을 운영 중에 있다. 이와 더불어 향후 알레르기 등 면역성 질환으로도 영역을 확대시켜 나갈 예정이란다.
또 연구·교육 특화 차원에서 의료기술 및 약재에 대한 집중적인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특히 약재에 대해서는 제형변화와 새로운 처방을 중점 연구해 나가는 한편 엑기스제 외에 환제 등도 건강보험 수가에 포함될 수 있는 자료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불교는 베푸는 종교다. 때문에 동국대 한방병원 역시 ‘환자는 모두 부처님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진료에 임할 생각이다. 즉 질병을 치료하는 데만 모든 힘을 쏟기보다는 진료진이 환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병원의 이미지를 심어줄 생각이다. 육체적인 치료도 중요하지만 질병으로 인해 지친 마음까지 치료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의술을 펼치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생각”이라는 이 원장의 말에서 동국대 한방병원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