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메니우스대학 의대서 올 가을부터 진행…한의사 교수요원 파견
한의협의 한의학 외교 ‘결실’…‘난치병 관련 공동연구’ 추진도 협의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이하 한의협)가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한의학 외교’의 결실로 슬로바키아 최고의 국립의대이자 현지 최고의 병원으로 손꼽히는 마틴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코메니우스대학 예세니우스 의과대학에 ‘한의학 강좌’가 개설된다.
김필건 회장과 정연일 국제이사 등으로 구성된 한의협 방문단은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슬로바키아를 방문해 주슬로바키아 박상훈 대사와 함께 코메니우스대학 예세니우스 의과대학 Jan Danko 학장 및 Erika Halasova 부학장 등과의 면담을 통해 현지에 올해 가을학기부터 ‘한의학 개론’ 강좌를 선택과목으로 개설키로 합의했다.
이번 ‘한의학 개론’ 강좌 개설은 코메니우스대학 예세니우스 의과대학 Jan Danko 학장의 제안으로 성사됐으며, 학생들의 관심도 등을 파악하여 향후 강좌 수와 내용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의학 개론’ 강좌는 1학기(15주) 동안 1주일에 2시간씩 진행(총 30시간)되며, 한의학에 대한 학문적 이해도 제고를 위해 스터디 그룹을 운영하는 한편 학생 이외에도 관심 있는 교수들도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개방해 운영된다.
한의협은 강좌를 맡게 될 강사 1명(한의사)을 슬로바키아에 파견키로 했으며, 해당 강사에 대한 숙소 및 비자, 체류허가 등에 관련된 사항은 코메니우스대학 예세니우스 의과대학측에서 지원하게 된다. 이와 함께 양측은 이번 면담을 통해 ‘한의학 개론’ 강좌를 성공적으로 개설한 이후 EU(유럽연합)에서 지원되는 펀드로 한의학을 활용한 ‘암 등 난치병 관련 공동연구’ 추진을 협의키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김필건 회장은 “이번 한의학 강좌 개설에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주슬로바키아 박상훈 대사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한의학은 학문으로서의 유용성과 상업적인 유용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큰 학문이며, 예세니우스 의과대학에 개설되는 한의학 강좌가 한의학의 핵심과 진수가 전달될 수 있는 통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김 회장은 “슬로바키아에 한의학 강좌를 개설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한의학의 우수성과 경쟁력을 증명하고, 슬로바키아 의학 발전에 기여하는데 있다”며 “분석적인 관점에서 병을 바라보는 서양의학과 통합적인 차원에서 병을 보는 동양의학이 접목될 때 그 효과는 배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회장은 “현재 코메니우스대학 예세니우스 의과대학에는 2000여 명의 학생들이 수학 중이며, 이 중에는 노르웨이·스웨덴·캐나다 등 12개국에서 온 600여 명의 외국학생들이 포함되어 있어 비록 하나의 대학에서 한의학 강좌가 개설된 것이지만 이곳에서 강의가 이뤄지면 12개국에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가톨릭 국가인 슬로바키아에서 중·고등학교에 요가수업을 도입하려고 했지만 종교적인 반발이 있어, 한의학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Danko 학장의 지적에 대해 김 회장은 “한의약은 종교와는 전혀 무관하며, 한국은 기독교 인구 비중이 30% 이상으로 가장 높은데 기독교인들도 한의약을 전혀 거부감 없이 이용한다”고 한국의 현황을 소개했다.
김 회장은 이어 “한의약은 환자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며, 종교·민족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하며, “지난해 슬로바키아 자연의학회를 방문해본 결과 슬로바키아에 소개된 동양의학의 상당 부분이 ‘플라시보 효과’에 의존하고 있다는 등 동양의학의 핵심과 정수가 잘못 전달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번 한의학 강좌를 통해 동양의학의 정수와 핵심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한의협 방문단은 이번 방문을 통해 지난해 상호 협력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는 슬로바키아 자연의학회 구스타브 솔라 회장과도 면담을 가졌다.
이 면담에서 솔라 회장은 “자연의학회 학회지가 슬로바키아뿐만 아니라 영어로 번역돼 유럽 각국에 배포되는 학술지인 만큼 한의학 관련 논문이 자연의학회 학회지에 게재된다면 한의학을 유럽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제안하며, “특히 침 치료와 관련된 논문을 중심으로 자연의학회 학회지에 게재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김필건 회장은 “앞으로 한의협을 중심으로 각 대학 및 학회에서 논문을 취합해 자연의학회 학회지에 논문이 지속적으로 게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한의사협회에서는 8월 중으로 Danko 학장을 비롯한 코메니우스대학 예세니우스 의과대학 관계자를 한국으로 초청, 한의과대학 및 한방병원 등의 소개를 통해 한의약에 대한 인식 및 이해를 제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한의약의 우수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의학 강좌’에 대한 관심도 제고를 위해 학생들이 수강신청 전에 이번 강의의 목적이나 어떠한 내용들로 구성되는지 등에 대한 안내문을 만들어 코메니우스대학 예세니우스 의과대학측에 전달할 방침이다.